왜 사랑하기를 두려워하는가 - 사랑에 관한 심리학 강의 16장
한스 옐루셰크 지음, 김시형 옮김 / 교양인 / 2008년 8월
평점 :
절판


 

왜 사랑하기를 두려워하는가!

사랑에 관한 심리학 강의 16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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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이 우리를 갈라놓을 때까지

-사랑은 사건이 아니라 노력하는 과정이다.-

한국 미혼 남녀들의 결혼을 망설이게 하는 가장 큰 요인에 ‘배우자와 조화롭게 잘 살 수 있을지에 대한 두려움’을 꼽았다고 한다. 즉 부부 관계를 어떻게 풀어야 할지 모르는 데서 오는 두려움이 상당히 크다는 이야기로

“결혼하고 딱 6개월만 지나봐. 둘이 얼굴 마주보고 할 이야기가 없다니까.”

“결혼한 사람들 사는 건 다 거기서 거기야. 그냥 참고 사는 거지. 별 거 없어.”

이런 말을 듣는 미혼인 사람들은 “그렇다면 결혼을 굳이 하는 이유가 뭐지?”라는 의문을 갖게 된다.

결혼하기 전엔 모두 결혼 준비로 힘들다고 투덜거리면서도 정작 그들의 눈빛은 새로운 자신만의 가정을 사랑하는 사람과 꾸려간다는 희망에 초롱초롱하고 사랑스럽고 설레임 가득한 눈망울을 굴리며 이것저것 살림살이와 그것들을 어떻게 꾸릴지 구상하며 준비한다. 물론 때론 양가집과의 의견충돌로 심각하게 결혼을 다시 고려해 보는 커플도 있지만 대부분 예비신랑, 신부들은 그렇다는 말이다. 여자들 같은 경우는 평소에는 잘 엄두도 내지 않는 전신 마사지 등으로 왕비대접을 톡톡히 받고 자신들의 달라져가는 모습에 자신도 모르게 물속에 비친 사슴 얼굴 들여다보는 심정으로 행복에 겨워 어쩔 줄을 몰라 한다. 그리고 그들은 결혼하고 지지고 볶는 신혼생활이 시작된다.

가까이 있는 동료의 이야기를 빌리자면 신혼 때였을 때만 해도 밤만 되면 서로 와인 한 잔 때론 맥주 한 잔 주고받으며 서로의 미래의 달콤함을 꿈꾸기도 하며 행복해 하지만 아이를 잉태하고 낳기 시작하면서 그들의 생활은 180도 달라져 갔다.

맞벌이 부부라 주말에만 아이와 같이 있는 데 이틀을 아이와 같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이와 있는 날은 아이의 재롱에 즐겁긴 하면서도 잠들기 전까지의 아이와의 시간은 굉장한 스트레스라고 한다. 먹을 것 챙겨주는 것부터 놀아주기, 생리적 현상 돌봐주기, 어지러 놓은 것 치우기 등이 너무 힘들어 남편이 같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남편이 조금만 도와주지 않는다면 너무 밉고 원망스러워 같이 있기도 싫다고 한다. 그리고 아이를 평일 동안 키워주는 시부모님에게 데려다 주고 나서야 겨우 제정신으로 돌아와 남편의 밉상이 용서된다고 하니 매일매일 아이와 같이 있는 주부들은 어떨까 싶다.

가끔 결혼 문제들을 상담하는 사례들을 듣고 보게 되는데 충돌의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그들의 호소하는 고민거리는 비슷하다. “나를 봐 주세요” "내 존재를 확인해 주세요“ 뭐...그런 것.

아직 누군가와 살아보질 않았으니 그들의 문제점이 얼마나 깊고 큰지는 잘 모르겠지만 결혼을 하건 안하건 누군가와 살면서 겪는 문제점은 비슷하지 싶다. 기대치 차이로 인한 강도의 크고 작음이 클 뿐이지.

‘사랑은 발전하는 과정이지 한번 일어났다가 어느 순간 끝나버리는 사건이 아니다. 사랑은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여러단계를 거쳐 발전하고 달라지는 그 무엇이다. 더욱이 우리 스스로 뭔가 하고 직접 능동적으로 설계해야 생겨나는 것이다.

연애 감정에 푹 빠졌을 때는 굳이 노력하지 않아도 저절로 잘 되던 것도 부부가 각자, 함께 부지런히 일하지 않으면 지속적으로 유지되기 어렵다. 일한다는 표현이 사랑이란 말과 안 어울린다고 생각할지 몰라도 이것이 진실이다. 연애 감정에 빠져 있을 무렵에는 의도적으로 노력하지 않아도 저절로 상대방을 다정하게 대한다. 하지만 5년이 지나보면 상냥한 태도를 취한다는 것이 큰 일로 다가올 때가 얼마나 많은지!‘

얼마나 끔찍한 말인지... 누군가와 산다는 것을 기대조차도 하지 말아야 하는 건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며 인간은 어쩔 수 없는 이기적인 동물이라는 것을 다시 되새김해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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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과거의 연애 감정에 사로잡혀 그 시간에만 얽매여서 살아간다면 그 결혼은 흔들릴 수밖에 없다고 말하고 있다. 상대방이 결혼 전과 왜 달라졌는지 고민하며 괴로워할 게 아니라, 관계가 질적으로 달라졌다는 걸 인식해야 한다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질적인 변화의 이해. 여자친구와 아내가 다른 것의 인정. 질적인 변화를 이해하면 상대가 변했다고 책망하거나 자책할 일은 없다는 저자의 단호한 말은 점점 더 나를 미궁에 빠뜨리는 것 같다.

하지만 이것은 알 것 같다. 행복한 커플은 의사소통의 기술이 좋다는 것을.

시시콜콜한 이야기라도 말을 이것저것 잘 하는 사람이 있다. 그들의 모습은 말이 좀 많긴 하지만 그들에게선 존재가 무거워 보이거나 음흉해 보이지 않는 장점이 있다. 사람이 같이 살다보면 ‘상처 주고받기’ 게임은 필연적인 필수옵션으로 들어간다. 거기서 사람들은 대부분 엎어지는데 인간관계의 심리적 메커니즘을 제대로 알지 못하면 매번 다른 문제가 생길 때마다 당황하고 답을 찾아 동분서주할 수밖에 없다. 저자는 자신의 마음이 어떤 방식으로 작동하는지 내면의 그림자를 들여다본다면 오히려 자신이 성숙해지고 관계가 풍요로워지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아내나 남편이 자신에게 준 상처를 자기만의 비밀 장부에 적어두어 목록을 하나하나 늘려나가 상대를 점점 죄질이 나쁜 인간으로 치부하고 어느 날 갑자기 상대의 코앞에 그 장부를 불쑥 들이밀어 자신의 우월성을 찾고자 한다면 상황이 나아지기는커녕 화해와 치유는 점점 더 요원해지기만 할 것이다. 또한 담담한 척, 대범한 척 쿨하게 그냥 덮고 넘어가자는 반응 또한 무시무시한 관계의 덫을 치게 되므로 잘 싸우는 데도, 화해를 하는 데도 용기가 필요하다고 저자는 조언한다.

상처를 받았을 때는 나의 불만을 정직하게 표현하고 진심으로 화해하는 것이야말로 나와 상대 모두를 구제하는 바람직한 해결방법이며 해결하지 못한 채 그냥 덮고 넘어간 상처는 마음 깊은 곳에 쌓이고 결국 분노가 조금씩 자라나 배우자와의 사이를 멀찍이 떨어뜨려놓는데 그것은 큰 문제가 없어보여도 가슴 깊은 곳에서는 사랑이 죽어가는 지름길이라고 한다.

부부간에도 사회적 관계의 필수요소인 소통의 기술과 통찰력이 필요한 것임은 이 책에서도 여지없이 증명되고 있다.

『왜 사랑하기를 두려워하는가』실린 글들은 오스트리아 여성지 ‘벨트 데어 프라우’에 실렸던 칼럼을 모은 것이라 구체적인 생활과 얘기들을 담고 있다. 또한 각 장 끝마다 체크포인트로 요약정리, 조언, 쓸모 있는 규칙을 정리해 놓아 한 번 더 되짚어볼 기회를 주고 있다.

결혼은 언제나 내 곁에서 나를 지지해주고 인정해주고 믿어주고 사랑해주는, 세상에서 가장 든든한 친구를 얻는 멋진 모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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