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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을 걷다 - 중국 800년 수도의 신비를 찾아
주융 지음, 김양수 옮김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08년 7월
평점 :
품절
『베이징을 걷다』는 베이징 건축의 역사를 담은 베이징 문화유산을 담아 기록한 책이다.
이 내용은 2년 전, TV 다큐멘타리 작품으로도 만들어졌다는데 저자가 책으로도 엮었다고 한다.
답사기라고도 할 수 있는 『베이징을 걷다』는 제목만 보고 느꼈던 이미지와는 확연히 달라 좀 당황스러워 한 책이었는데 『베이징을 걷다』라는 어감은 웬지 베이징에 대한 여행 에세이 같은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표지느낌도 살짝 그랬고...
하지만 책을 읽다 보니 흑백 톤의 잔잔한 고도시의 사진과 차분한 글로 구성된 베이징에 대한 이야기는 주융의 [중축선의 도시 북경]을 완역한 베이징의 유서 깊은 도시의 자연조건과 대표 건축물들 그리고 그들의 질서에 대한 개념, 또 1949년 이후 북경이 현대적 신도시로 거듭나는 과정을 세세히 기록해 한 도시의 전통적 가치를 널리 알리고자 한 책으로 다시 인식되기 시작해 베이징에 관해 박식한 어느 지식인과 함께 베이징을 걸으며 그 문화에 대해 도시의 건축물에 대해 역사에 대해 잔잔히 이야기 하는 듯한 느낌도 받게 되었다.
『베이징을 걷다』는 상, 하로 나뉘어져 上편에서는 도시 건설 이야기를, 下편에서는 도시 변모 이야기를 다루어 800년을 관통하는 도시를 둘러싸고 도성이 왜 사각인지 문의 이름을 둘러싼 신비로운 이야기 들을 엮어냈고 하편에서는 고도의 도시가 새로운 문물과 문화를 접하면서 빚어지는 변화의 모습을 다루어 때론 아쉬워 하면서도 저자만의 도시에 대한 애착을 책에 수록해 놓고 있다.
책의 앞 부분에서는 북경 구시가지의 중심을 이루는 도시 중축선을 주목하여 그 중축선상의 건축물들에 얽힌 역사와 재밌는 일화를 소개하여 읽는 재미를 더 해준다.
옛날 중국 사람들은 도시를 건설할 때 중심대를 세워 도시 전체의 기하학적 중심으로 삼고자 했다고 한다. 북경은 3000여 년에 걸친 도시 건설 역사와 800여 년이라는 도읍 건설 역사를 가지고 있어 서주시대부터 요, 금 시대까지 지방 정권의 수도로서 도시의 중심점과 중축선이 계속 이동하여 원 대에 이르러 몽골의 기마 부대가 천하를 통일하고서야 북경이 진정으로 전국의 정치 중심이 되어 중심점이 확정되자 도시 중축선과 도성의 위치도 자연스럽게 정해지게 되었다고 한다.
신기한 건 자금성의 화려함이 고대 궁전의 자금성 건설자가 만들어 둔 축조 비밀의 숫자에 있다는 것이다. 중국 봉건 황제들은 “집이 국가가 된다”라는 관념을 가지고 있어 황제의 집, 즉 후침을 계수로 삼아 그 비율로 전조와 기타 건축물을 설계하여 9대5의 비율로 자금성의 전조 부분 궁전 수가 모두 음의 수가 되고 양의 수에서는 9가 가장 크고 5는 한가운데에 있기 때문에 고대에서는 언제나 9와 5로서 제왕의 권위를 상징했다고 한다. 그것을 九五之尊구오지존이라고 하며 이 숫자들은 화려한 수사를 동원한 송가들과 마찬가지로 왕권에 대한 절대적 복종을 나타냈다고 한다. 이 말은 우리나라 경복궁에서도 적용되는데 자세히 설명은 실력이 딸려 하지 못하겠지만 경복궁의 건축물의 양식에 대해 듣다가 9대 5의 비율을 설명하며 왕실의 침소에도 5라는 숫자의 강조를 했던 기억이 나 그 비율을 적용했다는 생각이 언뜻 들어 고대 건축물들의 아름다움이 왜 오래도록 그 아름다움의 깊이가 변하지 않고 날로 새로운 것인지 새삼 깨닫게 되고 감탄하게 된다. 그리고 레오나르도 다빈치 그림에 적용된 ‘황금 분할 비율’은 고대 그리스 건축양식에서나 보편적으로 사용한 서양건축의 비례숫자로 알고 있었는데 태화문의 정원의 길이가 130미터이고 너비가 200미터이며, 그 길이와 너비의 비가 0.65로 0.6018의 황금분할 비율에 매우 근접함에 중국 고대 건축의 전통적 심미안의 출발점이 정원의 중심일진데 인류가 추구하는 아름다움의 기준이 서로 비슷하다는 데에 놀라울 뿐이다.
저자는 말한다. 모든 공식은 궁극엔 일치된 결말로 통하는데, 바로 예 시스템, 질서와 美라고......
저자는 베이징에 대해서 신비롭고 고요하며 거대한 북경에 대해 썼다. “도시는 그릇처럼 만물을 담는다. 우리는 보통 그 내부의 현란한 사물만을 보고 그릇 자체는 보지 못하지만, 오히려 그것이 가장 중요하며 그 그릇은 북경의 역사이자 맥이자 정신이라고 한다. 현실이 아무리 화려하다 해도 그걸 채우는 것에 불과하며 거기서 살아가는 존재에 불과하다. 후자는 때에 따라 변하지만 전자는 변하지 않는다 그렇기에 이 화려한 도시는 시간 속에 소멸되지 않고 영원할 수 있는 것이다.” 라는 말은 저자의 북경에 대한 자긍심을 엿볼 수 있었다.
지금 베이징엔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이 열리고 있는 그곳은 이 책이 강조하고 있는 중축선의 정북쪽에 해당되는 곳인데 풍수적으로 보자면 정치적 중심이 더욱 강화되는 것을 의미한다고 한다. 그것은 중축선은 지금도 살아서 자라나고 있다는 말인데 올림픽 이후 도시의 새롭게 변모할 모습을 온 세계가 예의 주시하고 있다.
냉전 이후 수교 후 한국인들이 많이 관광을 가고 있는 곳의 하나라는 중국은 요즘 그들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은 달갑지 않다. 하지만 그들의 역사적 유물에 대해 도시에 대한 자긍심 등 그들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자긍심은 우리의 소시민적 삶을 부끄럽게 한다. 베이징올림픽 이후의 그들의 변화! 과연 어떻게 변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