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토리 민화관 호시 신이치의 플라시보 시리즈 24
호시 신이치 지음, 윤성규 옮김 / 지식여행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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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호시 신이치의 작품을 두 번째 만났다. 바로 스물네 번째 쇼트 쇼트 스토리의『도토리 민화관』이다. 모두 35편의 쇼트 스토리를 담고 있는 이번 작품은 “옛날 옛날에 아주 먼 아주 오랜 옛날에 ...가 살았는데 ...로 시작하고 끝을 맺는 옛날 이야기의 시리즈를 호시 신이치만의 독특한 문체로 엮은 쇼트 시리즈로 역시 호시 신이치의 작품이구나 싶을 정도로 짧은 글이지만 결말에 그만의 독특한 엉뚱함이 때론 맥 빠지는 감탄사를 절로 나오게 하고 때론 어? 뭐야? 라는 결론으로 도저히 내 머리에선 결말지을 수 없는 독특한 결말로 그 글의 끝을 맺는다. 그만큼 호시 신이치의 글은 임펙트가 강해 한번 더 되짚어 생각해야 할 독특함이 있다.

“대중이 없으면 천재도 존재할 수 없어. 천재가 늘어나면 대중은 소수파가 되지만, 바보인 것은 변함이 없어.”

“빌어먹을. 빌어먹을이라니, 그 말은 급소를 찔렸을 때 무의식적으로 나오는 말이지. 자기를 빌어먹을 사람이라고 인정하게 되는 거야.”의 ‘취중대화’에 나오는 이 대화들은 사회생활 갓 시작했을 때 동료들과 어쭙잖게 술 한잔 마시며 나누던 대화와 비슷해 갑자기 말장난 많이 하던 그 시절로 돌아간 듯한 느낌이 들어 역시 취중대화의 진수를 맛보는 듯 했다.

또한 ‘임금님’에서는 매일 똑같은 일을 반복하면서 평생을 산다는 것은 너무 재미없는 일이니 새로운 일을 찾아 보라는 아버지의 유언에 따라 딱히 목적지도 없이 길을 정처없이 걷다가 유령을 만나 곤란한 지경을 구해주고 무엇이든 즐겁게 해 주는 피리를 선물로 얻어 어느 성앞에 도착하여 그 성에 살고 있는 임금에게 공주와의 결혼을 청혼하고 임금에게 그 결혼을 위한 약조로 그 마을의 수입을 배 이상으로 늘려주어 청년의 재능을 높이 산 임금이 자신의 딸과 결혼시키고 그 청년은 사위가 된다. 그러나 장인이 된 임금은 3일마다 주변 나라들과의 경계에 일정한 간격으로 돌을 놓고 윗 부분을 붉게 칠하러 가는 임금만의 할 일을 알게 되었고 선대의 임금은 보름달 밤에 날씨가 맑으면 탑 위에서 술을 뿌리며 달에게 절을 하여 홍수나 지진, 화산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달의 의식을 치른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결국 자신도 피리부는 것부터 시작하여 이웃 나라의 경계를 돌며 색을 바르는 일과 보름달 의식을 죽을 때까지 똑같이 반복해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렇게 해야 백성들이 만족하고 또한 그것을 당연하다고 생각하여 누군가의 덕분이라는 것은 생각지도 못할 것이라는 걸 알게 되는데....

호시 신이치의 이 글에 대한 결말은 또 나에게 웃음을 자아내게 한다.

아이가 생겨 남자아이이면 죽기 전에 임종의 말을 매일 똑같은 일을 반복하는 건 재미없으니 여기를 떠나서 다른 곳으로 가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할 것이며, 공주라면 적당한 때에 묘한 젊은이가 나타나 멋진 생활을 꿈꿀 것이라고 결말짓는데...

또 다시 허를 찌르는 여운이라고 하기엔 뭔가 좀 아쉬운 읽는 사람에 따라 그 해석이 저마다 다르겠구나 라는 결론을 갖는다.

 

역시 그는 전통적인 이야기도 새롭게 각색하는 이 시대의 진정한 스토리텔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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