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실덩실 흥겨운 명절 이야기 알면 힘나는 우리 문화 2
장수하늘소 글, 이모니카 그림 / 깊은책속옹달샘 / 2008년 5월
평점 :
품절


『덩실덩실 흥겨운 명절 이야기』는 초등학교에서 다루는 우리의 문화이야기를 중심으로 삼국사기, 삼국유사, 고려사, 동국세시기 등 옛 문헌에 나오는 전래이야기와 각 명절의 유래와 풍습, 음식, 놀이 등을 ‘지식 in’이라는 컬럼으로 요약 정리해 놓아, 전래이야기는 이야기대로 즐길 수 있었고 명절에 대한 상식은 지식 in으로 습득하게 되어있는 우리나라의 명절을 되짚은 책이다.

첫 장부터 익히 많이 알려진 백결선생의 ‘쿵덕쿵 쿵덕, 방아를 찧자’로 시작하여 '최영장군의 초파일 행사의 이야기', '섣달 그믐날의 야광귀신 소동' 등 열두 달 명절의 이야기로 가득한 이 책은 아이들 뿐만 아니라 어른들이 다시 읽어도 제대로 알지 못했던 우리나라의 명절에 대한 지식을 흥미롭게 알 수 있게 될 기회가 될 것이다.

이 책에서 귀에 익은 말인 음력 6월 15일 유두날편의 ‘동국세시기’에 나오는 ‘고시레, 고시레!’라는 이야기를 소개해 보기로 한다.


어머니는 외부의 음식을 먹게 된다던가 집에서 만들지 않은 음식은 “고시레, 고시레” 라고 말씀하시며 음식의 일부 귀퉁이를 조금씩 떼어 창 밖에 버리셨다. 요즘은 그런 것들이 환경오염의 주범이 되는지라 조심해야 하지만 연세든 어머니는 그 것에 관한한은 꼭 당신의 생각을 고수하셨던 것이다. 그래서 늘 의아해 했었는데, 동국세시기의 '고시레, 고시레' 이야기가 실려 있어 흥미로워 유심히 읽어보았다.

옛날 충청도 당진에 고씨 성을 가진 가난한 홀아비가 살았는데, 가난한 살림에 손바닥만한 논을 가졌지만, 그 땅이 어찌나 척박한지 비가 조금만 와도 수해를 입고 며칠만 비가 안 와도 한해를 입는 박토여서 굶기를 밥 먹듯 하였다고 한다. 그래도 고씨는 곡식을 심어놓고 농사가 잘 되기만 기원하였는데 가뭄이 계속된 어느 해 애써 가꾼 곡식이 메말라가는 것을 보다 못해 안타까워하는데 아랫마을 논의 주민들이 자기들의 논에 있는 물을 퍼다 쓰라고 하여 바가지로 부지런히 아랫마을 논에서 물을 퍼다 나르기 시작했다. 하지만 뙤약볕에 노쇠한 몸을 이끌고 허기진 몸으로 일을 하다보니 제대로 몸을 추스리지 못한 고씨는 결국 힘에 부쳐 쓰러져 죽고 말아 마을 사람들이 불쌍히 여겨 고씨네 논이 바라다 보이는 건너편 산에 묻어 주었다. 그 후 윗마을에 살던 전서방이 밭에서 새참을 먹으려고 첫 숟가락을 뜨려는데 산허리에 묻힌 고씨의 무덤이 보여 한평생 일만 하고 고생만 하다 먹지도 못하고 죽은 고씨가 불쌍해 “고씨네!” 하고 이름을 부르며 첫 숟가락의 밥을 무덤을 향해 던졌다고 한다. 이 때문인지 전 서방의 농사는 다른 해보다, 마을 사람보다 곱절 잘 되었고, 이 사실을 전해들은 마을 사람들은 논이나 밭에서 음식을 먹을 때는 먼저 “고씨네!” 하고 소리치며 첫 술을 무덤을 향해 던졌는데 신기하게도 그렇게 한 사람은 모두 풍년이 들었다는 이야기로 그 이야기가 널리 퍼지며 ‘고씨네!‘ 하는 말이 ’고시레‘로 변하여 오늘날까지 전해졌다고 한다.


이 이야기를 읽으니 옛날 우리나라의 못살아서 생긴 사단이지만 한편으론 콩 한쪽이라도 같이 나누어 먹었던 우리네의 인심과 마음씀씀이의 넉넉함, 더불어 같이 잘 살자는 인본주의 사상이 이 이야기에 그대로 녹아져 있어 ‘고시레’의 유례를 잘 모른 채 ‘고시레’라는 말만 남아 있음에  정작 그대로 이어져야 할 마음은 전승되지 않고 단지 그 행위만이 남아있음에 씁쓸해졌지만 한편으론 『덩실덩실 흥겨운 명절 이야기』등의 우리의 전래이야기와 역사, 문화 등을 탐구하고 고증하며 다시 옛 선인들의 지혜를 되새겨볼 기회를 다시 만나게 됨에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이 책을 읽다가 생각해 본다. 우리의 옛 이야기들을 세계인들도 알 수 있게 영어 등 제2외국어로 번역되어 널리 알려지는 건 어떨까 하는 생각을 말이다. 우리의 고유유산이 우리들만 알고 가두어진 채 시간이 흐르며 점점 사라져 가는 것이 참 안타까울 때가 많다. 물론 우리의 정서를 외국어로 번역하는 건 참 어렵다고 한다. 그래서 우리의 문학들이 외국문학과 비교했을 때 손색이 없지만 영역의 문제가 커 우리글의 의미를 제대로 알리기 어렵다는 말을 많이 들었던 것이다.

우리의 소중한 문화유산! 관광공사의 관광을 목적으로 한 영문리플랫 속의 짤막한 형식적인 내용이 아니라 점점 이런 쪽에 관심을 가질 지식인들이 더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는 아쉬움을 가지며 옛 선인들의 마음을 다시 한번 되새겨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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