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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크 아메리카니즘을 논하다
하야사카 다카시 지음, 윤홍석 옮김 / 북돋움 / 2008년 5월
평점 :
절판
요즘 미국이라는 나라에 대해 고운 시선을 가지고 쳐다보는 한국인이 몇이나 될까?
혹... 공기 좋고 산 좋은 도둑 하나 없을 치안도 막강한 곳에 오롯이 도 닦으며 앉아계신 이마가 훤한 분은 아직도 미국말에 순종(?)해야 해... 라며 혼자 명상하고 있을지도 모르지만 아마도 일반적인 사람들이라면 ‘원수’보듯 할지도 모르겠다.
설령 있다 할지라도 말을 잘못 꺼냈다간 아마도......
좋을 땐 나에게 유리한 것만 바라보고 좋아하고, 나쁘면 ‘이런, 무슨무슨 나라’ 라며 앞뒤 꼬리 다 자른 채 무턱대고 비방하거나 좋아하는 것은 자칫하면 군중심리만 발동 걸린 채 아무런 소득 없이 끝나버릴지도 모른다. 어쨌든 이번 일로도 미국이라는 나라는 자국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피도 눈물도 없는 아주 냉정한 나라라는 것을 다시 또 입증한 셈이니 우린 더욱 더 치밀한 분석과 데이터로 우리가 해야 할 것들을 냉정하게 대처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얼마 전 광우병 사건으로 한참 떠들썩거리는데 모 방송뉴스에서 일본에서의 대처방법을 보게 되었다. 일본에서는 소고기 수입 건으로 문제가 되는 부분을 치밀한 분석과 데이터로 미국을 앞지른 연구결과로 자국의 입장을 분명히 하게 되어 일본이 유리한 쪽으로 협상이 결말짓게 되었다는 보도였다. 그 방송을 보고 그들의 대처방법에 대해 얼마나 부러웠는지 모른다. 우리나라 또한 기술적인 부분에서나 연구진들의 수준이 일본보다 뒤쳐진다고 생각하지 않는데 길게 앞을 내다보지 못하고 단편적인 시각으로 의견을 수렴해서 대화의 세련됨과 자국의 이기를 표방함에 있어 턱없이 부족한 우리나라의 전략에 어찌나 아쉽던지...
내 생각을 자유로이 냉정하게 이야기하는 것이 다른 사람들 마음을 불편하게 할지도 모르고 왠지 석연찮은 부분도 많으니 이렇다 저렇다 평가할 확실한 데이터도 없고 지식도 많지 않아 미국이라는 나라를 뭐라고 말하기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그 점에서 봤을 때 『조크 아메리카니즘을 논하다』는 미국이라는 나라가 얼마나 모순이 많은 나라인지, 그들의 속성은 우리나라와의 갭이 또 얼마나 많은지, 또 내가 잘못 알고 있었던 단편적인 지식들의 오류가 얼마나 많았는지를 이 책을 통해 부분적으로나마 알게 되니 한 나라에 대해서 문화와 역사를 제대로 아는 것이 정치와 비즈니스를 함에 얼마나 큰 도움이 될지 또 한번 깨닫게 된다.
지피지기면 백전불태[知彼知己百戰不殆]라 했다. 즉,
상대를 알고 나를 알면 백 번 싸워도 승리할 수 있다는 말로 가르치는 게 아니라 상대와 나의 약점과 강점을 충분히 알고 싸움에 임해야 한다는 자기준비의 중요성을 각성시키는 말일진데... 지피(知彼)보다 지기(知己)가 중요한 이유가 바로 그것인 것이다.
학교에서 배웠고 사회에 나와서도 수없이 많이 들었을 《손자(孫子)》 〈모공편(謀攻篇)〉에 실려 있는 이 내용은 머리로는 이해하는데 가슴으로 제대로 알고 실행으로 옮기기엔 아직은 우리들에겐 많은 내공이 필요한 듯하다.
물론 『조크 아메리카니즘을 논하다』가 미국이라는 나라의 모든 것을 섭렵한 책은 아니다. 일본인 하야사카 다카시라는 일본 르포작가가 쓰고 윤홍석 정치학박사가 편역한 책으로 조금은 가벼워 보이는 책의 흐름은 우리나라 사람들의 매사를 진중한(?) 시각으로 바라 봐 무겁고 지루한 글로만 엮여진 정치역사학 책으로 기대했다면 중간에 나오는 Joke글은 글의 흐름에 집중이 안 됨에 짜증날지도 모른다. 일본인 르포작가가 쓴 글이고 한 나라에 대해서 쓴 책인데 역사서는 ‘무게감‘이라는 어이없는 고정관념 때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가지며 가볍게 책의 흐름을 따라간다면 자칫 무거워질 수 있는 책의 내용에 금방 책장을 덮어버리지 않고 부담 없이 읽을 수 있을 것이다.
한편으론 대리배설 효과와 그들의 모순됨과 어이없는 행동 등에 따른 결과가 어떻게 흘러가는지도 대략적으로 파악할 수 있어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시점에 타산지석의 기대도 살짝 해 보며 때론 통쾌함도 맛 볼 것이다.
미국인이 자기 나라를 사랑하고 자기나라의 이익을 중시하는 기질과 태도를 논했다는 책의 첫 머리에 작게 쓰여진 글을 읽으며 현재의 위치가 어디에 있느냐에 따라 그 말뜻이 어떻게 받아들여지고 느껴지는 것도 다르다는 생각을 하며 어서 우리나라도 자국의 이기를 충분히 누릴 수 있는 중심을 가진 큰 소리 뻥뻥치는 그런 날이 빨리 오기를 내심 고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