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스토예프스키, 돈을 위해 펜을 들다 - 세계적인 대문호 도스토예프스키의 가장 속물적인 돈 이야기
석영중 지음 / 예담 / 2008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고전문학이라고 구분되어진(?) 문학작품의 작가들은 보통 세인들과는 크게 동떨어진 고차원의 정신세계와 삶의 통찰력을 지니고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동경심으로 작가의 문학을 대하게 된다. 심지어 그들이 과연 살아있었던 실제 인물이었을까? 라는 엉뚱한 생각까지도 했던 어린 시절을 생각해 보면 지금 생각해도 가끔 피식 웃음짓곤 한다. 그만큼 그들의 문학에 표현된 정신세계는 나와 달라 경외감까지 들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토록 어렵고 심오하게만 느꼈던 작가들의 삶이 실제는 나의 삶과 별 다를게 없었던 ‘별종인물’은 아니었구나라고 생각하니 뭐라고 설명해야 할까... 갑자기 신비감과 그들의 높은 정신세계에서 빚어진 결과가 아니라 작가들의 삶에서 우러나왔던 삶의 통찰과 경험에서 빚어졌던 문학작품이었다고 생각하니 신비감과 경외감은 다소 떨어졌지만 역시... 삶의 고통의 뼈저린(?) 인생의 참맛을 깨달았던 사람들이 작품으로 그들의 삶을 승화시킨 작품은 ‘타고난 끼’로만 빚어진 것은 아니었구나..라는 생각이 들어 새삼 작가들의 삶을 향한 시선이 예전에 느꼈던 신비감에서 또 다른 시선으로 그들을 바라보게 되었다. 하긴 문학작품이 신화 속에 나오는 환상이 아닌 현실 속의 인간의 군상을 얘기한 것인데도 내가 그런 환상을 가졌던 것이 이상했던 것 같다.

또한 학교다닐 때 배웠던 것을 기억해 보면 실제로 살아가면서 정말 알아야 하는 그들의 삶을 바라보는 시각과 왜 그런 작품들이 한 개인에게서 그렇게 표현되어야만 했고 우리가 세상을 현명하게 살아가는데 어떤 것들을 깨우쳐야 하는지를 직접적으로 배우기보다 근대소설은 몇 년부터 몇 년까지를 통상 말하고 문학작품의 성격은 어떻고 그 장르의 문인들은 어떤 사람들이 포함되고.. 등등 문학의 연도별 구분과 서열식의 방법만 가르침 받고 시험에 나오는 문학작품의 출제경향은 무엇인지 입시위주의 내용들로 그것을 외우기도 바빠 작가와 작품에 대한 깊이를 알 시간도 없었고 그땐 그것들이 따분하고 나에겐 흥미로운 것은 아니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잠시 해 보지만 정작 그때 그런 것들을 조금씩 더 알기 시작했더라면 삶이 주는 지혜와 사람 사는 행태의 다양성을 좀 더 일찍 알게 되었으리라.......




어쨌든 『도스토예프스키 돈을 위해 펜을 들다』를 읽어보면 세계적인 대문호인 도스토예프스키의 작품 속엔 왜 돈 이야기가 빼놓지 않고 쓰여졌는지 알 수 있게 된다.

도스토예프스키의 ‘돈’에 울고 돈에 웃는, 시시때때로 일확천금을 노리며 수중에 ‘돈’이 생기면 즉각적으로 물쓰 듯 써버리고 마는 그의 어이없는 행동에 서류상으로는 귀족에 속했지만 19세기 귀족 환경이 아닌 무늬만 귀족이라 상대적으로 초라함을 더 느낀 아버지는 늘 책임감, 의무, 미래에 대한 불안 같은 것들이 소용돌이 쳤고 부를 확보하기 위해 눈물겨운 노력과 절망, 좌절, 비애로 노심초사 불안감과 자수성가한 사람 특유의 근면, 성실이 아들들에겐 상당한 정서적 압박감을 주었던 모양이다. 그로 인해 아버지의 계획대로 졸업하면 취업이 보장되고 탄탄한 미래를 보장받을 수 있는 공병학교는 마쳤지만 사색적이고 문학적인 늘 먼 곳 어딘가로 시선을 고정시킨 채 정신적인 수준도 맞지 않아 동년배와도 잘 어울리지 못하고 그에겐 더 이상 학교가 그의 삶을 결정지을 토대가 되지 못했던 그는 그가 시도했던 가장 성공적인 도박(저자의 표현)인 ‘작가’로서의 삶을 선택한 것이다.

그런 그가 돈에 관해서는 성숙하지 못해 주변 친구들의 부유함은 언제나 질투와 시기로 가득차 늘 가난의 콤플렉스로 전전긍긍하며 살았던 것이다. 결국 그는 늘 인색함과 가난하게 보임에서 벗어나기 위해 남들하는 데로 쫓아가다보니 늘 빚에 시달려 아버지에겐 늘 많은 돈을 요구했고 결국 아버지의 뜻하지 않은 ‘아껴써라’는 유언 아닌 유언의 편지를 마지막으로 지원이 끊기게 되고 나중엔 유산까지도 일시불로 받고 마는 과시용 소비의 행태를 보인다.

이런 현상들은 작가의 표현에 의하면 모친을 여읜 상실감과 독재적인 아버지의 지배욕에서 비롯된 강박증이 합쳐진 일종의 보상심리로 인한 ‘강박증’ 증세라는 것이다. 결국 그의 삶은 평생 ‘돈’ 문제로 전전긍긍 시달렸고, 그의 생애에서 언제나 가장 큰 이슈였던 ‘돈’ 이야기가 소설들에 그대로 투영되어 그의 소설을 통한 돈이야기는 계속되어진 것이다.

『도스토예프스키, 돈을 위해 펜을 들다』에서 저자는 도스토예프스키의 돈의 철학, 심리, 돈의 해부학을 들여다보며, ‘돈’에서 얻은 철학과 사상을 통해 소설을 빛낸 도스토예프스키를 보다 더 인간적인 측면으로 바라봐 그의 소설의 재미를 한층 더 흥미롭게 전개한다.

왠지 속물스러워 보이기까지 한 도스토예프스키의 삶. 하지만 그 누구보다 더 인간적일 수 밖에 없었던 입에 풀칠하기 위해, 가족의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빚을 갚기 위해, 선불로 받은 원고료를 위해 소설을 써야 했던 그의 작업 모습을 상상해 보면서 연민도 느껴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삶의 고단함 속에서도 그의 작품이 현재까지도 뛰어난 작품으로 평가되어지는 걸 보면 그의 타고난 끼와 능력 등이 마냥 부럽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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