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성공이 너무 뜨겁거나 실패가 너무 많거나 - 나는 생각 한다 그러므로 일이 일어난다
마티아스 브뢰커스 지음, 이수영 옮김 / 알마 / 2007년 12월
평점 :
절판
사회초년생 때 입사해서 얼마 지나지 않아 나에게 일이 떨어졌다.
어플리케이션 디자인 작업이었는데 처음에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한참을 책상 앞에서 끙끙거리고만 있었다. 디자인스케치를 먼저 해서 대장한테 보여주고 몇 가지 디자인을 선정해서 다시 레이아웃 작업을 마무리 하고 가공작업에 들어가야 하는데 머리와 가슴이 꽁꽁 막힌 것 같은 답답함과 막막함에 마냥 노트만 뚫어져라 바라보고 연필만 끄적 거리고 있었다.
그렇게 실마리를 풀지 못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데 친절한 선배가 내 곁으로 다가와 “마음을 비우고 편하게 생각하라고 하며 처음부터 잘 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실패를 두려워 하지 말라”고 하며 나에게 참고 자료를 가져다 주며 훑어보라고 건내주고 갔다. 그때 어찌나 고맙던지... 실패할까봐 잘 못할까봐 창피해서 아무에게도 말도 못하고 전전긍긍했던 내 마음이 눈 녹듯 사라지고 조금씩 스케치작업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물론 첫 작업이라 명함 내밀 수준도 못되었지만 충분한 시간배려와 많은 테스트와 배움으로 첫 작업을 무사히 마무리 할 수 있었다. 그때 선배가 말해주었던 ‘실패를 두려워 하지 말라’ 라는 말은 내 맘속에 계속 남아 있어 그 후론 후배들이 왔을 때 어떤 실수와 금전적인 손해를 조금씩 입었어도 그 후배를 책망하지 않았다. 오히려 하나 실패했으니 열 가지를 배운 것이라고 동료들끼리 서로 다독거려 주었으니 말이다.
신기한건 정말 실수로 인해, 또는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실패했을 때 가슴 아프고 나에 대한 책망과 부족함 때문에 많이 힘들었지만 그 힘든 것 만큼 나를 찾아오는 건 그 이상의 노하우와 깨달음이었다. 그래서 “실패를 두려워하기보단 실패할 땐 실패하더라도 도망가지는 말자. 그리고 그 후에 올 배움의 기쁨과 희열, 깨달음을 만끽하자”라는 나름의 소신을 갖게 되었다. 소심한 나로서는 큰 발전이었던 셈이다.
실패의 어원을 잠깐 들여다보자면 독일어로 ‘실패하다 scheitem'를 뜻하는 동사의 어원은 명사 ’땔나무 Scheit'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이 땔나무라는 말에는 나무로 엮어 만든 배와 농업용 차량, 마차 등이 부서질 위험이 내포되어 있는데 ‘실패하다’는 말도 원래는 수레가 부서지도록 끌고 가는 것. 뱃사람들의 말에서는 배가 난파하는 것을 뜻했다. 이러한 원래의 뜻에서 연유해 실패는 좌절, 좌초, 패배 등과 동의어가 되었고, 화형이나 화장에 쓰이는 ‘장작더미 Scheiterhaufen'란 의미로도 쓰여 평판이 나쁘고 인기가 없는 사람들을 대중에게 강한 인상을 주는 방식으로 제거할 때 사용하는 말로서, 실패한 사람들을 뜻한다고도 한다.
‘실패는 무슨 일이 있어도 피해야 할 그 무엇이 아니라 새로운 질서상태를 창조하기 위해 꼭 필요한 수단이자 성공의 촉매다.’
이렇게 우리가 실패에 대한 생각을 1%만 바꿔 생각했어도 실패를 두려워하지도, 피하려고도 하지 않았을 것이다.
인간은 행복하고 성공하기를 바란다. 그러나 성공을 제대로 소화하는 것은 적어도 실패를 떨쳐버리고 다시 일어서는 것만큼이나 어렵다.
실패는 자연스러운 일일 뿐만 아니라 모든 발달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요소이다.
실패의 경험 없이 성공할 수 없는 것은 실수를 통해 배우는 바가 많기 때문이다.
우리가 넘어지려 하지 않고 무슨 일이 있어도 실패하지 않으려고 한다면 발전은 불가능하고 제자리에 멈춰 있게 된다. 실패만이 우리에게 삶을 다시 발견하고, 새로운 출발을 감행하게 해준다. 따라서 실패의 불가피성을 덮어버리려는 것은 정체를 의미한다.
배우는 사람은 결코 실패하지 않는다. 그는 오직 경험을 쌓을 뿐이고, 그 경험을 통해 계속 배워나간다. 이미 모든 것을 알고 있어서 더 이상 배울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실패를 두려워한다. 그들은 실패를 피할 방법을 짜내기 위해 이런저런 생각을 하게 되고, 바로 그런 생각 때문에 실패하는 것이다.
《성공이 너무 뜨겁거나 실패가 너무 많거나》는 실패란 인간의 삶 속에 애초부터 내장되어 있는 것이며, 또한 실패의 불가피성을 인식한다는 것이 체념과 냉담함에 빠지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성공의 덫’에서 벗어나는 일이라고 말하고 있다.
좌절의 경험이란 다시 일어나 좌절안에서 성공의 기술을 찾아내는 현명한 재활용의 기술을 찾아내는 것이다. 결핍과 타격, 패배를 개인적인 실패가 아닌 배움의 경험으로 이해하기를 작가는 감성적인 책표지의 첫인상과는 달리 49가지의 결코 녹록치 않은 글들을 통해 독자들에게 꼭꼭 꼬집어 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