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의 스캔들 1
필리파 그레고리 지음, 허윤 옮김 / 현대문화센터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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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세기의 희대의 바람둥이 왕으로 이름 높았던 헨리8세와 불린 자매의 이야기를 다룬 『천일의 스캔들』. 헨리 8세의 두번째 부인이었던 앤 불린이 결혼 1000일 만에 아기를 낳지 못해 부정한 여인으로 몰려 참수를 당하기까지와 그녀의 동생 메리 불린과의 팽팽한 관계.

무엇보다 앤 불린Anne Boleyn, 1504~1536 ! 에게 눈길이 가는 건 어쩔 수 없다.
그녀의 격정적인 삶과 권력에의 욕망과 집착, 금지된 사랑, 불린가의 가문의 명예를 위한 욕망의 재물, 암투. 그녀는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행동으로 옮기고 말을 했으며 또 그것에 당당했던 어찌보면 도박과도 같은 삶을 사는 듯한 이해할 순 없지만 대단한 욕망을 가진 여인.

고전 사극은 권력에 대한 욕망과 시기, 암투 등 별로 알고 싶지 않은 것들로 얼룩진 역사의전개를 보고 있노라면 저렇게까지 해서 저들이 얻는건 무엇일까? 라는 회의감과 불쾌감에 잘 보지 않았었다. 하지만 막상 손에 들고 읽다 보면 그 자리에서 다 읽어야 직성이 풀리게 되는 강한 매력을 가지고 있는 사극물은 이번에도 여지없이 나를 사로잡았다. 이젠 그들의 삶에 대해 연민으로 인간적인 나약함까지… 가슴을 후비는 아픔에 눈물까지 흘려버렸으니….
더군다나 이 책은 영화를 먼저 보고 읽게 되어 영화와 책의 내용이 오버랩되어 오히려 읽기에 약간의 방해가 되었다. 하긴 앤에 대해 잘 모르는 나로서는 이 책을 먼저 잡았더라면 역사공부를 먼저 하고 읽었어야 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래도 책의 첫 부분은 약간의 혼란이 있었다.
아쉬운 건 전체적인 문맥이 원작에 충실한건지 아니면 작가가 캐나다에 살고 있고 첫 번역작품이어서인지 조사의 표현이 좀 부자연스러웠고 궁중에서의 생활이라면 웬지 표현이 일상적인 문맥과 다를 것 같은데 다른 일반적인 글들과 별다른 차이를 못 느꼈기 때문이다.(이건 어쩌면 나의 고정관념일지도 모른다.)

영국 왕 헨리8세의 2번째 왕비이자 엘리자베스 1세의 어머니, 헨리8세가 민족주의 성격의 영국 종교개혁으로 교황청을 거부하고 영국 성공회를 로마 카톨릭에서 분리시키게 한 결정적 인물. 결국 앤 볼린은 불륜과 이단, 모반죄 등의 혐의로 1536년 5월 19일 사형당하고 헨리8세는 그로부터 11일 후 제인 시무어와 결혼.(웬지 탐욕스럽고 어떤 면에서는 무능해 보이기까지한 영화로 보나 책으로 읽으나 헨리8세의 정신과 분석을 받아야 할 것 같은 행동에 격분의 감정과 아이러니하게도 연민의 감정을 똑같이 느낀다.)

앤 볼린은 흑발에 까만 눈의 매력적인 여인으로 유행의 최첨단을 걸었던 프랑스 궁정에서 받은 교육으로 세련된 기품이 배어 있었으며 화술도 뛰어났으며 도도하고 잡힐 듯 잡히지 않는 앤의 매력에 흠뻑 빠져 이미 앤의 누이(책에선 동생으로 설정하고 소설을 시작한다.) 메리불린을 정부로 두었던 전력이 있는 헨리8세는 앤을 정부로 삼으려 한다. 앤은 왕의 유혹을 거절하며 정식 결혼을 요구하고 왕비 캐서린에게서 아들을 얻지 못했던 헨리 8세는(헨리8세는 캐서린 왕비가 낳은 아이가 계속 죽어나가자 형수와 결혼하여 신의 노여움을 산 탓이라고 생각하고 캐서린을 점차 멀리했다.) 젊은 앤 불린이 왕자를 낳아 줄 것이라는 희망을 품는다.
그리고 헨리 8세는 아라곤의 캐서린과의 이혼을 시도하지만 캐서린의 거센 저항과 교황청의 끈질긴 반대에 부딪히자 헨리 8세는 영국 종교개혁을 일으켜 성공회를 로마 가톨릭에서 분리시킨 뒤, 교회의 우두머리가 되고 수도원을 해산하고 수도원의 자금과 영지를 몰수하는 등 종교개혁을 단행한다.(당시엔 왕의 이혼 청구가 큰 문제가 없었으나 캐서린과의 결혼 뒤에 교황청의 승인이 있었고, 신성로마제국의 황제가 된 카를 5세가 캐서린의 조카여서 큰 방해세력이었다.) 1529년부터 앤은 왕의 총애를 받으며 영국 궁정에서 출세가도를 걷지만 신실한 캐서린 왕비를 왕궁에서 쫓아낸 여자라고 백성들의 반감을 산다.

로마와 결별하면서까지 결혼한 앤 불린과의 열정적 사랑도 그녀와의 사이에 딸(엘리자베스)가 태어나자 싸늘하게 식어가기 시작하고 결혼한지 3년만에 앤마저 단두대의 이슬로 사라지게 만든 헨리8세. 교만하고 허영심이 가득한 왕, 헨리8세와 그를 둘러싼 여자들과 종교관계 및 왕위계승을 둘러싼 이야기.

숨가쁘게 소설을 읽고 마지막 부분에 회한에 찬 메리와 윌리엄의 주고 받는 대사를 읽으며 입안에 감도는 씁쓸함과 가슴 속을 휘감는 쓸쓸한 바람은 옮긴이의 말로 결말지어진다.

화려하지만 위태로운 앤의 삶과, 초라하지만 안정적인 메리의 삶.
둘 중 어떤 삶을 택하든 아무도 잘못된 삶, 잘된 삶이라고 단정지어 말할 수 없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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