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의 숲에서 사랑을 만나다 - 신화 속에 감추어진 기이한 사랑의 이야기들
최복현 지음 / 이른아침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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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하나뿐인데, 사랑의 사본은 갖가지이다. -F.라 로슈푸코

사랑해선 안 될 상대를 택하다 : 제우스와 에우로페
첫 장부터 심상치 않다. 웬지 가슴저리고 아플 것 같아 가슴 졸이며 읽었다.
에우로페의 눈부신 미모에 흠뻑 빠진 바람둥이 난봉꾼 제우스가 그의 아내 헤라의 감시에서 벗어나 아름다운 황소로 변신하여 에우로페를 꼬여 아무도 찾지 못하는 크레타섬으로 데리고 간다.(예전엔 바람둥이 제우스가 애인 이오를 암소로 변신시킨 경험이 있어 이 사실은 파격적이다.) 그리고 그들은 서로 사랑을 하게 되고 미노스, 라다만티스, 사르페돈이라는 세 아이를 낳아 살게 된다.(그들이 사랑을 나누었던 버짐나무는 후에 제우스의 축복을 받고 늘 푸른나무, 즉 상록수가 된다.) 에우로페의 아버지 아게노르는 딸이 없어진 것을 알고 아들들에게 찾기 전까진 돌아오지 못하도록 불호령을 내렸고 부인마저 아들들을 따라 딸을 찾아 헤메게 된다. 결국 찾지 못하고 아들들 마저 머나먼 타지에서 카드모스는 그리스 테베를 건설했고, 포이닉스는 리비아에 머물렀으며, 킬릭스는 킬리키아에서 이름을 드높이며 살게 되는 등 집으로 돌아가지 못한다.

에우로페는 제우스와의 사랑이 영원할 것이라 믿었으나 역시 제우스의 바람기는 잠자고 있지는 않았는지 결국 새로운 상대를 찾아 크레타 섬을 떠나고 만다. 이에 비관한 에우로페는 눈물로 밤을 지새우고 크레타섬의 왕 아스테리오스는 그런 그녀에게 진심어린 청혼을 하여 같이 살게 되고 딸을 얻게 된다. 에우로페는 감당할 수 없는 대상과 꿈 같은 첫사랑을 했지만 그 사랑의 대가를 쓰라린 이별의 아픔으로 겪게 되지만 다시 찾아온 따스한 사랑으로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깨닫게 된다. 이후 에우로페(Europe, Europa)는 유럽(Europe) 대륙 이름의 어원이 되었고, 제우스가 변신했던 황소의 형상은 별자리가 되어 지금도 하늘을 비추고 있다고 한다.

신화의 상상 속의 매력 넘치는 이야기들은 언제 읽어도 드라마틱하고 흥미롭다. 어릴 때 읽었던 신화에 대한 느낌과 어른으로 성장해서 읽게 되는 신화의 이야기는 역시 확연히 다르다. 어릴 때 느꼈던 몽상적이고 꿈같던 감동은 조금 떨어졌으나 신의 이야기이지만 인간의 욕망과 사랑 또 이별의 아픔은 인간보다 더 치열하고 뜨거운 열정적임에 친근감마저 느껴진다.

신화는 ‘세상을 바라보는 또 하나의 눈’이라고 한다.

저자는 그리스 신화 가운데 신들의 사랑이야기로 이 책을 서술하였다. 그리스 신화의 여러 판본들과 비교하여 널리 알려진 이야기들을 취합하여 필자의 상상력을 덧붙여 재구성된 『신화의 숲에서 사랑을 만나다』. 19편의 신들의 사랑이야기로 엮어진 이 책은 짤막짤막하게 정리된 내용 때문일까? 아니면 내가 이제 사랑에 대한 감동을 받기엔 너무 나이든 탓일까?
신들의 사랑의 열정의 감동이 웬지 2% 부족한 느낌이다.

“사랑이란 뜻하지 않은 곳에서 시작되어 서로를 향해 은근한 걸음으로 다가서곤 한다. 운명의 여신은 서로 다른 방향을 바라보고 있는 남녀를 같은 곳을 바라보도록 우연 같은 인연을 만들어주곤 한다.” 인간의 사랑과도 같은 신들의 사랑… 이 책을 통해 이 봄 한껏 느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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