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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과 그림자의 책 ㅣ 뫼비우스 서재
마이클 그루버 지음, 박미영 옮김 / 노블마인 / 2008년 1월
평점 :
절판
마이클 그루버의 <바람과 그림자의 책>은 역사적 사실과 현대적 시공간을 초월하는 픽션 스릴러 소설이라고 할 수 있다.
맨해튼의 한 고서점에서 일하는 주인공인 영화광 크로세티가 어느 날 화재로 훼손된 책 '여행기록 모음집'(1732년판) 여섯 권 전집을 정리하다가 그 책들의 표지 속에 들어 있는 폐지가 편지라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크로세티는 이 편지의 정체를 밝히기 위해 고문헌 전문가인 벌스트로드 교수를 찾아가고, 이 편지가 셰익스피어의 미발표 희곡의 소재를 밝혀줄 문서라는 사실을 알게 되어 흥분에 빠진다. 벌스트로드 교수는 이 편지의 소유권을 주장하기 위해 저작권 변호사 제이크 미쉬킨을 찾아가고 며칠 뒤 벌스트로드 교수는 살해 당하고 만다. 또한 교수의 상속자에게 편지를 전하려던 미쉬킨에게 괴한이 습격하고 사건은 급박하게 전개된다.
엄청난 금액이 걸린 희귀서적을 놓고 벌어지는 암투와 추격전의 서스펜스.
두꺼운 분량의 책 임에도 불구하고 흥미진진하게 읽혀진다.
더군다나 셰익스피어의 문학사적 중요성에 비해 사생활은 베일에 싸여 셰익스피어에 관한 자료가 거의 존재하지 않은 셰익스피어의 존재유무까지 거론되고 있는 현시점에서 셰익스피어의 마지막 미발표 희곡에 관한 소설이라는데 오죽하겠는가.
또한 번득이는 유머와 풍부한 서지학적 지식은 이 책을 지은 작가의 다양한 경력에서 나온 노하우일까?
작가의 경력 또한 만만치가 않다. 뉴욕 출신으로 영문학을 전공하고 졸업 후에 잡지사 기자로 일하다가 다시 대학에 입학해 해양생물학 박사, 대필작가, 록 밴드 매니저, 요리사, 공무원, 연설문 작가 등을 거쳐 지금은 전업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마이클 그루비의 다양한 경력은 작품속에 등장하는 많은 인물들에게 강한 개성을 불어 넣어주고 또한 거기에 따른 소설의 참 재미를 더해주어 재능 넘치는 타고난 이야기꾼일 수 밖에 없는 원동력이 되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단 <바람과 그림자의 책>은 저작권법 전문가, 문헌 전문가 교수, 신부, 암호전문가, 제책 기술자, 영화광, 러시아 마피아, 셰익스피어 전공 교수 등 다양한 캐릭터들이 등장하여 인물마다 강한 개성들이 돋보이고 소설내용이 시간과 공간의 이동으로 지루하지 않아 흥미롭고 이색적이라 재미있긴 하지만 집중하여 읽지 않으면 다시 앞으로 넘어가야 했던 집중과 몰입을 요구하는 소설이었다.
셰익스피어의 창작 비화와 숨겨진 비밀들을 정말 그런 일이 있을 것 같은 착각까지 불러일으키며 현실과 소설 속으로 오가며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매력이 있는 스릴러 소설.
하지만 <바람과 그림자의 책>은 다른 스릴러 책처럼 초반부에는 내용의 흐름을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워 다소 지루하고 혼란스러워 페이지를 넘기기가 다소 어려웠지만 뒤로 갈수록 좀 더 명확해 지는 줄거리 구성으로 읽기가 편안해졌다.
부와 명예, 음모와 배신, 암호해독, 인간들의 탐욕, 400년간 감춰진 장소가 드러나고 그를 둘러싼 치열한 추격전, 누군가가 조정하고 예측하고 있는 듯한 의문의 인물과 벌이는 쫓고 쫓기는 추격은 결국 아무도 믿지 못하는 상황까지 몰고 가는 위험한 게임 같은 <바람과 그림자의 책>은 셰익스피어에 관해 한번 더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