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을 만들 수 있습니까
히사이시 조 지음, 이선희 옮김 / 이레 / 2008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음악은 나를 행복하게 만들어주지 않는다. 그만큼 나를 고민에 빠뜨리고 괴로움 속으로 밀어넣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는 음악을 그만둘 수 없다. 아무것도 없는 백지 상태에서 곡을 만들어내는 순간, 그것이야말로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내 최대의 행복이기 때문이다."

절대 공감이다. 아마도 창작을 하는 사람이라면 히사이시 조의 이 말에 공감할 것이다.
작업하고 있는 동안에는 정말이지 나의 모든 것이 허공에 가루로 날려지고 싶을 만큼 힘들고 괴로울 때가 한 두번이 아니다. 왜? 라는 질문이 한번 나오기 시작하면 더 힘들어져 나 외에 다른 사람들까지도 눈치를 슬금슬금 보게 만들어 버리는 민폐의 원조가 된다.

하지만 100% 완성품이라기 보다는 어느 정도 나와의 타협점이 맞아 떨어지고 그것을 완성했을 때의 희열감이란 세상 어떤 것에도 비교할 수 없고 내가 진정 살아있음에 감사하는 마음이 절로 든다.
더불어 그 작업을 누군가가 나와 같이 공감할 수 있는 대상을 만난다면 그 이상 더 큰 희열이 어디 있을까?

일본 영화음악계의 거장 히사이시 조!
그는 2005년 ‘웰컴 투 동막골’, 2007년 ‘태왕사신기’를 통해 우리나라와도 음악적 교류를 가진 작가라고한다. 나는 음악을 좋아하고 즐겨듣는 편이지만 실은 히사이지 조가 어떤 사람인지는 잘 몰랐었다.
특정 장르의 음악인만 빼고는 (프로그래시브 음악을 좋아하여 반젤리스라든가 카멜 같은 부류의 음악인은 눈에 불을 켜고 스크랩하고 음반을 미친 듯 사서 모은 적이 한 때 있었다.) 음악만 듣고 작곡가, 작사가 등은 별 관심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내가 좋아하는 일본 애니메이션의 상징인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거의 모든 영화음악을 담당했던 작가라니.. 나의 무심함에 고개를 숙인다.


<바람계곡의 나우시카〉의 음악으로 처음 시작되어 지금까지 이어져오고 있는 미야자키 하야오와의 깊은인연. 그의 거의 모든 영화 음악을 담당한 그는 잘 알려지지 않은 그와의 일화를 통해 좋은 음악을 만들기까지의 고통과 인내의 시간을 이 책에선 보여주고 있다.

그는 2004년 〈하울의 움직이는 성〉의 음악작업을 할 당시 메인 테마곡을 두 개 준비했었다고 한다. 하나는 애니메이션에 어울리는 음악을 준비하고 또 하나는 작품의 세계관과 다르지 않을까 하는 불안을 느끼면서도 자신이 밀고 싶은 음악을 한 곡 더 준비한 것이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은 두 곡을 다 들어 본 뒤 그가 따로 준비한 곡을 선택하게 되었는데, 그때의 기쁨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였다고 한다.

이러한 일화에서 보듯 그는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음악을 담당할 때마다
“한 번이라도 음악이 좋지 않으면 다음에는 나에게 의뢰를 하지 않을 것이란 사실을 알고 있다. 나는 항상 그런 절박한 심정으로 일을 하고 있고, 매번 진검승부이다.”라고 할 정도로 그는 매 순간순간마다 최선을 다하는 진정한 프로음악인이었던 것이다.

그의 작업에 대한 열정, 성실성, 겸손함…

그의 경지까지 이르다보면 겸손함을 잃어버리고 세상과 타협하고 게을러지는 경우가 많이 있을것임에도 그는 오십이 넘은 음악에 대한 진지함으로 지금까지도 그의 타고한 감성을 잃지 않고 늘 배움의 자세로 열린 마음과 열린 귀로 작업 하나하나에 그의 혼을 부여한다.

좋은 음악을 만들기 위해 악전고투하며 철저한 자기관리를 잃지 않는 자신이 보여주고자 하는 음악을 청중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음악을 만들고자 철저하게 본인이 만족하지 못하는 작품은 세상 밖으로 내 놓지 않는 끊임없이 노력하는 작곡가 히사이시 조.

그의 시대와 음악과의 흐름 속에 자신이 어떤 위치에 있어야 하는지 늘 고민하며 새로운 도전을 시도하는 진정한 음악인. 그의 열정이 마냥 부럽기만 하다.

예전의 나와 많이 달라졌다고 늘 불만족해 하면서도 노력을 게을리 하는 작업의 열정을 자포자기 해 버린 것이나 다름없는 지금의 나를 히사이시 조로 인해 따끔한 질책과 그의 삶을 가치관을 멘토해 보려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