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취한 코끼리 길들이기 - 몸, 마음, 영혼을 위한 안내서
아잔 브라흐마 지음, 류시화 옮김 / 이레 / 2008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영국태생의 신실한 기독교인이었던 아잔 브라흐마는 17세 때 우연히 불교서적을 읽고 자신이 이미 불교도라는 사실을 깨달았으나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이론물리학을 전공한 후, 세상의 더욱 가치 있는 일을 하기를 바라 영적인 삶에 대한 열망으로 스스로 삭발한 뒤 밀림으로 가서 위대한 스승 아잔 차의 제자가 된 아잔 브라흐마. 오늘날 불교가 탄생시킨 중요한 스승들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아잔 브라흐마는 특유의 유머와 통찰력 넘치는 법문으로 유명하다. 또한 존경 받는 명상 스승으로 뛰어난 스토리텔러이자 영혼의 치료사이다.

[술취한 코끼리 길들이기]는 완전한 삶, 사랑, 두려움, 고통, 분노, 용서, 행복, 자유 등 108가지 이야기로 엮어 자신의 마음속 코끼리를 다스리는 독특한 설정의 이야기로 불교 서적들이지만 다른 종교를 가진 사람들도 특별히 거부할 만한 불교적인 색체가 짙지 않은 잔잔한 재미와 통찰력과 깨달음을 주는 책이다.

“마음속 코끼리를 따르지 말고 그 코끼리의 주인이 되라”.

한 여행자가 갠지스 강가에 앉아 주위 풍경을 구경하고 있었다. 그는 몸집이 큰 코끼리 한 마리가 강에서 목욕을 마치고 강둑으로 올라오는 것을 보았다. 그때 갈고리가 달린 막대기를 든 남자가 코끼리에게 다가와 다리를 앞으로 내밀라고 명령했다. 그러자 코끼리는 온순하게 다리를 앞으로 내밀었고, 남자는 그 무릎을 밟고 코끼리의 등으로 올라가 앉았다. 이 광경을 보고 있던 여행자는 야생의 코끼리가 인간에 의해 그토록 온순하게 길들여질 수 있음을 보고 큰 깨달음을 얻었다. 그 길로 그는 숲으로 들어가 자신의 마음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다스려지지 않은 인간의 마음은 술 취한 코끼리만큼이나 위험하다. 명상과 깨어 있음의 밧줄로 마음속 코끼리를 붙들어 매는 순간, 문제는 사라진다.

‘술취한 코끼리'는 '행복의 부재’. 불행한 코끼리는 머지 않아 술취한 코끼리가 되어 버린다. 그 코끼리가 당신의 마음속에 살고 있지만, 당신은 그것을 마음대로 다룰 수가 없다. 완전히 놓아 버린다면 완전한 평화와 자유를 얻을 것이다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 발견할 수 있는 자유에는 욕망의 자유와 욕망으로부터의 자유가 있다.
첫 번째 자유는 세속의 자유로 우리네 주변에 늘 볼 수 있는 자유이다.
두 번째 자유는 종교적인 공동체에서만 찬미를 받는다.
물론 두 번째의 자유가 더 자유롭다고 사람들은 느낄 것이다.
아무리 안락하더라도 내가 그곳에 있기를 원치 않는다면 그곳은 나의 감옥이다.
하지만 우린 원하든 원치 않든 어쩔 수 없이 그 감옥에 머무를 수 밖에 없는 비극적인 현실을 가지게 된다. 그렇다면 삶의 수많은 감옥으로부터 어떻게 달아날 것인가. 저자는 내가 처한 상황에 대한 인식을 ‘그곳에 머물기를 원함’으로 바꾸라고 한다. 상황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자유는 내가 지금 있는 자리에 만족하는 것이다. 감옥은 지금 있는 자리가 아닌 다른 어떤 곳에 있기를 원하는 것이다. 자유로운 세상은 지금 이 순간에 만족하는 사람이 경험하는 세상이다. 진정한 자유는 욕망으로부터의 자유이지 욕망의 자유가 결코 아니다.

우리들 각자는 삶의 표현이다. 삶은 친절한 스승이면서 동시에 가혹한 스승이다 삶을 경험한다는 것은 수많은 타인들을 거쳐 자기 자신에게 이르는 것이다.

자신을 탐구한다는 것은 결국 자신을 잊는 경지로 자신을 잊는다는 것은 곧 주위 모든 존재와 하나가 되는 것이다.

세상에서 읽을 가치가 있는 책은 단 한 권이다.
그것은 바로 ‘마음’이라는 책이다.


행복과 고통을 거의 같은 비율로 얻는 것이 삶의 본질이다. 만일 우리가 지금 그 고통에 처해 있다면, 이것은 우리가 전에 받거나 잃은 행복 때문이다. 행복은 고통의 끝이 아니고 고통은 행복의 끝이 아니다. 우리는 우리의 삶을 통해서 이 순환을 돌고 있을 뿐이다. 조금 놓아 버리면 조금의 평화가 오고 크게 놓아 버리면 큰 평화를 얻을 것이다.

이 책은 이렇듯 울림의 좋은 글들이 많이 수록되어 있다.

이 책의 특징은 제본형식도 특이하여 엽서처럼 만들어진 간지와 섬세한 그림들 듀오톤의 차분한 색감은 본문 내용과도 잘 어울려 책을 읽는 이의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히며 명상에 잠기게 한다. 크라프트지로 만든 고급스러운 박스에 담긴 이 책은 책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강조하는 듯하여 읽는 이의 마음을 정갈하게 만든다. 하지만 너무 차분하여 읽으면서 무기력해지는 느낌도 받는다. 내가 가진 종교에 대한 회의감, 내가 힘들어 하고 있는 이 상황에 대한 번뇌 등이 한꺼번에 모두 내 머리속과 가슴을 차지하여 많은 생각들로 책읽기의 흐름을 때때로 막아버린다. 마음자리가 어디에 있느냐에 따라 내 남은 생의 행로도 바뀔 것이다.

늘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야만하는 생활… 누가 등떠밀지도 않는데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어디로 가는지 행로를 잘 몰라 혼란스러울 때 이 책으로 내 가슴에 작은 기도의 울림을 받아 가슴속의 멍울과 스트레스, 미움, 증오, 경쟁심, 자기속박, 자괴감 등이 하나하나씩 조금씩 덜어내지고 잠깐 쉬어가는 휴식의 마음가짐을 가질 수 있는 기회이길 바란다. 나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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