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후, 일 년 후
프랑수아즈 사강 지음, 최정수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7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사랑도 삶의 일부이다.
사랑을 하게 되면 그것에 온 열정을 쏟아붓지만 남는건 허탈함뿐이다.
사랑이 끝나게 되면 애벌래가 탈바꿈하듯이 나라는 것과 또 다른 나의 껍데기가
분리된 듯한 느낌이 든다.
그렇든 사랑은 열정의 열반 속의 열정의 크기 만큼 고통도 그 크기만큼 동반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린 어느새 사랑을 맞닥뜨리게 된다.
언젠간 서로를 사랑하지 않을 날이 오게 될거라는 것을…..
그리고 다시 외로움 속에 들어갈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늘 가슴엔 그 말을 되새김하며 열정의 함정에 빠져들지 않으려 발버둥치는
어리석은 행동도 하지만 또 다시 그 수렁에 들어가 버리고 만다.
사실 사랑의 수렁에 빠진다고 표현했지만 이 책에 나온 대화중
무척 공감가는 대목이 있다.

정말로 자기 자신을 바라볼 시간이 있는 사람은 결코, 아무도 없다.
대부분의 사람은 다른 사람들에게서 눈(目)을 찾는다.
그것으로 자기 자신의 모습을 보기 위해. (p. 77)”

어쩌면 사랑이라는 것은 자기자신을 상대방을 통해 들여다 보는
과정이 아닐까 생각을 했었기 때문이다. 사랑할 때도 이별할 때도 마찬가지이다.
처음엔 똑같아서 사랑을 하게 되지만 나중엔 그 똑같음에 진저리치고 힘겨워한다.
독한 아픔의 이별을 겪고 나면 그것을 깨닫게 된다.
그와 내가 서로 똑같았음을…
마치 거울을 서로 정면에 마주세운 것처럼…
그것으로도 그 사랑은 충분하고 감사한 것 아닐까?
나를 진정으로 바라보지 못하기 때문에 누군가를 통해 나를 들여다보라는
하나님의 또 다른 선물이지 않을까?

사랑! 그 모든 것에 다 의미를 부여한다면 조제의 말처럼 우린 미쳐버릴지 모른다.
그런 점에서 사강의 냉소적인 표현들은 사랑이라는 본질을
담담하게 바라보게 하는 지혜를 준다.
열정의 덫에 걸려 눈과 귀와 모든 오감이 다 숨막히기 전에
숨통을 틔워주는 사랑의 치료사라할까….

마지막으로 고등학교 때 가슴을 뭉클하게 했던 이 글들을 소개한다.

천상병 시인의 <이 세상 소풍 끝나는 날, 가서 아름다웠노라 말하리라>시구절에


두 눈을 가졌으나 가끔은 심봉사가 되고
두 귀를 가졌으나 때로는 헬렌켈러가 되며,
두 발을 가졌으나 종종 앉은뱅이가 되는 나.

열린 눈과 귀로, 그리고 부지런한 손과 발로
아름다운 세상 실컷 구경하며 즐기다 가자.

….

무언가가 내 안에서 솟아오르고, 나는 그것을, 눈을 감은채 ‘슬픔’이라는 이름으로
맞이한다.
이제 나는, 그것을 기꺼이 받아들일 것이다.
슬픔이여 안녕!!! - 슬픔이여 안녕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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