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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개의 찬란한 태양
할레드 호세이니 지음, 왕은철 옮김 / 현대문학 / 2007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소련의 침공, 탈레반으로 종족간의 혈투 그 속에서 힘겹게 살아가는
아프카니스탄 여인들의 비극적인 삶!
"잡초지. 뽑아서 던져버리는 잡초 말이다."(P.16)
여자는 "단하나의 기술만 있다. 그것은 타하물(참는것)이다."(P. 30)
인내만을 강요당하는 여성들의 힘겨운 삶.
또한 자신의 존재에 대해서 알려고 하지도 않고 그저 자신의 삶만 한탄하고
아무데나 쳐박혀 사는 것을 자신의 타고난 운명으로 알고
세상을, 자신의 환경만 탓하며 무용한 존재로 한 인생을 살아가는 나나.
인정받지 못하는 삶에 대한 한탄으로 인해 분출되는 그녀의 말투와 행동은
참으로 짜증스럽기만 하다. 그것을 고스란히 다 듣고 감내해야 하는
마리암은 어땠을까?
당연히 그녀의 말은 믿고 싶지도 않고 늘 존재감을 인정받지 못하는
그녀의 행동에 마리암은 갑갑해하기만 한다. 가끔 찾아오는
아버지의 말을 더 믿게 되고
같이 살기를 희망하지만 정실자식이 아니라는 비참한 자신의 처지를 뼈져리게
통감하게 된다. 결국 어머니는 그로 인해 자식에게까지도 버림받았다는 것에
절망을 이기지 못해 목매달아 자살을 한다.
어머니 나나에게서 늘 하라미자식이라는 욕만 듣고 성장한 마리암의 인생은
엄마의 자살로 결국 나이 많은 구두공 라시드에게 시집을 가게 되고
계속되는 유산에 갖은 구박과 폭력, 수모속에서 고통의 인생을 살아가게 된다.
그와 반면 그녀의 환경과는 젊고 예쁘고 다른 지식인의 부모를 두었고
사랑하는 남자도 있었던 라일라는 폭격으로 인해 부모를 잃고
라시드의 도움을 받다가 결국 라시드 또한 마리암과 비슷한 처지가 되는
피할 수 없는 운명을 지닌 채 마리암과 라일라의 운명은 시작된다.
미래를 꿈꿀수도 없는 삶, 아무런 희망과 꿈도 없이 모진세월을
견뎌야 하는 두 여인.
새 생명의 탄생으로 그 둘은 가족이라는 것을 느끼게 되고
남편의 폭력과 전쟁이라는 갖은 고난속에서 둘은 서로 의지하며
시련을 이겨나간다.
고통속의 진정한 사랑을 다시 얻었다고 할까…
어쩌면 대물림과도 같은 마리암의 운명은 1960년대의 아프가니스탄이…
한국의 힘들었던 시절과 여자의 남자로 인해 희생을 강요당했던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는걸 느낀다. 오히려 이슬람문화권의 여성에 대한
가혹한 사고방식의 답답함은 읽으면서 내내 나의 가슴을 짖눌렀다.
어떻게 그들은 그렇게 살아갈 수 있었는지…
전쟁이라는 어지러운 상황에서 역시 약자들은 늘 어디서나
부속물 취급을 받는건지…
폐허속의 버석거리는 가슴과 모진 상황과 고통의 순간들.
그 속에서 싹튼 두 여인의 사랑…
나라면 과연 견뎌냈었을까 싶을 정도로 이해안되고 받아들일 수 없는 그 현실은
지금의 내 현실을 다시 돌아보게도 한다.
아프가니스탄 여인들과 아이들이 더 이상 이런 고통을 받지 말았으면 하는
기도와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