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꺼비 아줌마 킨더랜드 픽처북스
맛토 가즈코 지음, 황진희 옮김 / 킨더랜드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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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 개구리 마을에 두꺼비 아줌마가 살았어요. 아줌마는 매우 심술궂어서 사람들의 이야기를 방해하고, 빨래에 물을 뿌리고, 아기를 재우는 아이 엄마 옆에서 시끄럽게 나팔을 불어대고 이가 아픈 애 옆에서 약을 올리며 과자를 먹었어요. 개구리들은 두꺼비 아줌마를 피했어요.



그러던 어느 날 마을에 큰 비가 내렸어요. 개구리들이 큰 비에 대비하며 집안을 정리할 때 두꺼비 아줌마는 무슨 이유에서인지 시름시름 앓았어요. 큰 비가 내리고 아무도 찾아가지 않는 두꺼비 아줌마 집에 작은 개구리 한 마리가 찾아갔어요. 뱀에게 잡혀먹을 뻔했던 작은 개구리를 두꺼비 아줌마가 구해줬었거든요. 작은 개구리는 두꺼비 아줌마를 도울 수 있을까요? 두꺼비 아줌마는 왜 아팠던 걸까요?



그 이후에 개구리 마을에 신기한 일이 생겼어요. 두꺼비 아줌마를 멀리하던 개구리들이 아줌마를 찾아왔고, 두꺼비 아줌마는 더 이상 심술을 피우지 않게 되었어요. 도대체 무슨 일이 생긴 걸까요?



***

<두꺼비 아줌마>는 따뜻한 말이 건네는 힘을 담고 있다. 저자는 '잘 부탁드립니다. 고맙습니다'라는 두 문장이면 모든 것을 얻을 수 있다는 할머니의 말을 떠올리며 두꺼비 아줌마 이야기를 그려냈다. 우리나라에도 '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갚는다'라는 속담이 있듯 상냥하고 친절한 말이 사람을 변하게 한다.



두꺼비 아줌마는 자신의 심술을 고치고 싶어서 마법사 선생님에게도 찾아갔지만 실패했다. 마법으로도 고칠 수 없는 것에 낙담하고 자신이 좋을 대로 심술을 피우며 살았다. 남들 눈치 보지 않고 마음대로 행동하기에 편했겠지만 한편 다가오는 이들이 없어 외롭고 쓸쓸했을 것이다. 기운이 없고 무기력해서 누워있는데 아무도 오지 않으니 얼마나 속상했을까. 두꺼비 아줌마의 심술은 어쩌면 자신을 봐달라는 신호였는지도 모른다. 말썽꾸러기 어린이의 장난처럼 말이다.



두꺼비 아줌마는 심술쟁이였지만 사실은 누군가를 도와주고 칭찬받고 사랑받고 싶은 여린 사람이라는 이야기를 읽으며 개구쟁이나 사고뭉치 아이를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지 배우게 된다. 심술 피우고 싶을 때의 본심도 알게 된다. 짜증 나서 가시 돋친 말을 하는 상대를 대할 때 이 그림책이 떠오르면 좋겠다. 자신을 보호하는 마음속에 숨겨진 진심을 헤아릴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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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의자 반달 그림책
황숙경 지음 / 반달(킨더랜드)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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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의자가 있었어."



하얀색 바탕에 고급스러운 빨간 의자가 그려진 그림책 <빨간 의자>의 첫 문장이다. 한 명이 앉기엔 넓고 아무나 앉기엔 위화감이 느껴지는 왕좌의 의자처럼 보인다. 이렇게 불편한 빨간 의자에 누가 감히 쉽게 앉을 수 있을까.


누군가 관심을 보이며 앉아도 되냐고 묻는다. 앉아도 될 거라는 대답에 빨간 의자에 앉고 싶어 눈치만 보던 동물들이 한 마리씩 다가와 앉는다. 토끼, 다람쥐, 돼지, 코끼리, 악어, 사자 등 이 많은 동물들이 앉기엔 좁아 보이는데 의자의 크기에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들의 자리를 찾아 앉는다. 다 같이 빨간 의자에 앉으려고 위로 쌓아가다 자리를 바꿔 꽃 모양, 나비 모양을 만들다가 다른 곳에도 올라탄다. 그렇게 즐겁게 놀고 미련 없이 빨간 의자를 떠난다.



빨간 의자는 숨은 뜻을 발견하기 위해 읽고 또 읽은 그림책이다. 황숙경 저자는 빨간 의자를 우리의 욕망이라고 말한다. 차지하고 싶었던 값비싼 물건이나 쟁취하고 싶었던 사랑, 성공일 수도 있는 빨간 의자는 한마디로 우리가 갖고 싶은 대상을 뜻한다고 한다. 빨간 의자가 멋지고 우아하게 그려진 이유가 바로 여기 있던 것이다.



<빨간 의자> 그림책의 재미있는 점은, 앉아도 되냐고 물어보는 것과 앉고 싶은 이가 많음에도 다툼이 생기지 않고 사이좋게 앉는 방법을 찾아간다는 점이다. 다 같이 즐기고 놀면서 무언가를 갖겠다는 경쟁의식이 희미해지고, 함께하는 기쁨으로 만족하고 행복해한다. 더 갖겠다고 치열하게 싸우며 상처 주고 경쟁하는 사회 속에서 더불어 사는 법을 고민하게 하는 그림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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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일 반달 그림책
허정윤 지음, 고정순 그림 / 반달(킨더랜드)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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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형처럼 귀여운 강아지가 63일이라는 컨테이너 위에서 옮겨지다 똑하고 떨어진다. 떨어진 강아지는 어디로 가는 것이며 컨테이너 63일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표지에 숨겨진 의미가 궁금해서 얼른 책을 펼쳐보았다.



63일의 의미는 강아지들의 평균 임신기간을 뜻했다. 작고 예쁘고 귀여운 강아지를 찾는 사람들의 수요에 따라 판매자는 팔리는 강아지를 만들어낸다. 63일이라는 강아지 임신 기간도 줄여서 더 짧은 시간 내에 더 많이 만들어 낸다. 공장에서 물건을 찍어내듯 그렇게.



턱이 어긋나거나 털이 부실한 강아지는 고치거나 버린다. 빠르고 쉽게 만들어진 만큼 쓸모가 없으면 사라진다. 공장에서 찍어낸 인형 같은 강아지는 경매로 팔린다. 조금 불량인 강아지는 한 데 모아 상자째 팔린다.


더 많이 팔기 위해, 더 많이 벌기 위해 강아지 공장에서는 강아지를 만들어낸다. 만들어지는 과정에 강아지가 어떻게 되든지 상관 않고 판매자들은 열심히 일한다. 무표정으로 일만 한다.

<63일>은 만들어지는 강아지의 진실을 담은 그림책이다. 인형 같은 강아지들은 아무런 힘이 없고 선택권도 없이 생산되고 옮겨지고 버려진다. 그저 장난감처럼 쉽게 사고팔고 버리는 사람들에 의해서 말이다. 강아지 공장에 대해 들어본 적이 업는 나는 이 책을 읽고 경악했고 슬펐다. 인간의 욕심이 이렇게 잔인한 일을 만들어내는구나 싶어서 말이다.

동물들이 진열장 위에 전시되고 보이고 드러나다 보니 아이들이 지나가다 보고 애완동물을 사달라고 조른다며 고민이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동물을 기르는 일은 돈을 주고 사는 구매의 행위가 아닌 가족으로 입양하는 개념에서 시작되며, 무한한 사랑과 책임과 수고가 동반되는 일이다. 장난감 고르듯 애완동물을 키우는 사람들로 인해 강아지 공장이 생겨나고 소중한 생명이 무참히 짓밟히고 있다.

더는 우리의 이기심으로 작은 생명들이 아파하지 않기를, 잘못된 방식이 바로잡아지기를, 애완동물을 집에 들이는 일에 더욱 신중하게 생각하고 책임감 있게 행동하기를 바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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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국에 간 도깨비 킨더랜드 지식놀이터
송혜정 지음, 지우 그림 / 킨더랜드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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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비전에 내가 나왔으면 정말 좋겠네~ 정말 좋겠네♬♪"라는 동요가 있다. 그 동요의 가사처럼 텔레비전에 나오고 싶은 아이들이 보면 딱 좋을 그림책이 <방송국에 간 도깨비>이다.



도깨비들이 모여사는 도깨비 마을에 도깨비 학교가 있다. 선생님 도깨비는 학생 도깨비들에게 인간 세상에서 가장 재밌는 것을 가져오는 조별 과제를 주었다. 도깨비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조를 이루어 교실을 떠나자 똘비, 소비, 뚱비만 남게 되었다. 셋은 한 조가 되어 인간 세상으로 내려갔다. PC방, 카페, 역, 지하철을 둘러보고 가장 재밌어 보이는 텔레비전을 가지고 돌아갔지만 켜지지 않았다. 전파가 터지지 않아서 텔레비전이 먹통이 된 걸 알게 된 도깨비 삼총사는 방송국을 찾아간다.


도깨비 삼총사는 방송국 견학홀, 구내식당, 스튜디오, 대기실을 둘러보며 방송 프로그램 제작 과정을 배우고 역할을 나누어 프로그램을 제작한다. 셋이 함께 만든 도깨비 마을 뉴스, 예능 프로그램, 드라마는 도깨비 친구들에게 환호를 받으며 선생님 도깨비의 상을 받는다. TV 속 주인공이 되는 재미를 맛본 도깨비 삼총사는 계속해서 방송 프로그램을 만들기로 한다.

<방송국에 간 도깨비>는 도깨비들을 따라 방송국의 이곳저곳을 구경하면서 방송국에서 하는 일을 관찰할 수 있다. 방송국에서 일하는 다양한 사람들과 각종 프로그램 제작 과정도 배울 수 있다. TV 프로그램을 제작 과정에 많은 사람의 수고와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도 알게 된다.

텔레비전은 참 볼거리가 많은 물건이다. 재미와 정보, 즐거움과 유익을 제공한다. 막연히 텔레비전 속에 나오고 싶다는 꿈을 넘어, 직접 방송 프로그램을 만들어보면 방송을 만드는 사람들의 보람도 느낄 수 있다. 이 책을 통해 방송을 만드는 경험을 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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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꽃 반달 그림책
김영경 지음 / 반달(킨더랜드)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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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잔한 호수처럼 보고 있으면 편안해지는 그림책을 만났다. 반달출판사에서 나온 김영경 작가의 <작은 꽃> 그림책이다.

표지만 보면 힐링이라는 단어가 쉽게 떠오르진 않는다. 파란색 아이가 들고 있는 노란색 작은 꽃을 바라보는 분홍색 아이가 있다는 걸 쉽게 발견하기 어려울 만큼, 커다랗고 빨간 벽 위에서 파란색 아이가 손을 내밀어 작은 꽃을 집고 있는 모습이 꽤 강렬하다.

그런데 표지를 계속 보다 보니 궁금한 것들이 생겨났다. 파란색 아이는 어디에서 작은 꽃을 발견한 걸까? 분홍색 아이는 왜 파란색 아이의 손바닥만큼 작은 걸까? 파란색 아이가 잡고 있는 노란색 작은 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등. 파란 아이와 분홍 아이 그리고 노란색 작은 꽃의 이야기가 궁금해 얼른 책을 펼쳤다.


파란 아이는 벽돌로 자기만의 성을 쌓고 있다. 쌓는 성의 크기만큼 자신도 자란다. 그렇게 쌓은 성에 갇힌 파란 아이에게 분홍색 작은 아이가 노란색 작은 꽃을 건넨다. 파란 아이는 그 꽃을 받아서 벽돌 위에 두고 다시 성을 쌓는다. 그러다 벽돌 위에 놓인 작은 꽃을 보게 되고, 작은 즐거움을 발견한다. 그 즐거움을 찾아 새로운 경험 속으로 나아간다.


자신의 성에서 빠져나온 파란 아이는 분홍색 작은 아이를 따라 작은 꽃들의 향기를 맡기도 하고 식물을 관찰하기도 하고 해바라기를 바라보기도 한다. 자기 성의 벽돌을 옮겨 분홍색 작은 아이가 해바라기를 볼 수 있도록 계단을 만든 일을 계기로 파란 아이는 자기만의 성을 부수고 분홍색 작은 아이와 함께 살아갈 성을 짓는다.

이 책은 그림으로 된 그림책이다. 미술관에서 미술 작품을 보듯 천천히 그림책을 감상할 수 있는 책이다. 글이 없어도 그림이 주는 메시지를 읽으며 자신만의 성을 부수고 세상으로 나오는 경험을 하게 된다. 자기만의 성을 쌓는 일도, 그 성을 넘어 밖으로 나오는 일도 딱딱하고 거칠어 보이는데 <작은 꽃> 그림책은 작은 노란 꽃으로 문제를 해결한다. 세상을 향해 나아가는 일은 알을 깨는 어마어마한 결단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누군가가 건넨 작은 배려 혹은 삶에서 발견한 작은 즐거움이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자신만 알던 파란 아이가 작은 꽃을 통해 즐거움을 맛보고 함께하는 기쁨을 알아가는 과정이 참으로 예쁘다. 삶에 지쳐 소소한 행복조차 느낄 수 없을 때 <작은 꽃>을 읽으면 다시 삶의 작은 즐거움을 사랑할 수 있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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