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받은 아이들 이마주 창작동화
황선미 지음, 이명애 옮김 / 이마주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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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받고 싶은 모임이 있는가?

친해지고 싶은 사람과 가까워지지 않아 속상한 적이 있는가?

혼자만 동떨어져서 소외감을 느끼고 속상했나?

그렇다면 이 동화가 딱이다. 황선미 작가의 동화책 <초대받은 아이들>은 초등학교 저학년용이지만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읽고 공감할 이야기가 담겨 있다. 우정, 갈등, 소통 중 하나라도 고민하고 있다면 이 책을 통해 위로받게 되길 바란다.

주인공 민서는 성모를 좋아하고 친해지고 싶지만 인기인 성모는 늘 친구들에게 둘러싸여 있다. 조용하고 말주변이 없는 민서는 성모의 생일에 초대받고 싶다. 성모는 싸운 친구, 전학 온 친구를 포함해 여러 친구들에게 생일 초대장을 분배한다. 민서는 성모의 초대장을 받지 못한다. 민서는 속상하고 화가 나서 엄마에게 짜증을 낸다. 엄마는 평소와 달리 성무를 나무라며 민서의 짜증을 받아주지 않는다. 대신 성모의 생일날 민서를 피자집으로 초대하고 민서는 생일 파티 중인 성모 무리를 발견한다. 민서는 성모를 보고 어떤 반응을 보일까. 왜 초대하지 않았냐고 따질까, 성모를 피할까. 아니면 기발한 방법으로 성모의 생일을 축하해 줄까.

<초대받은 아이들>을 읽으며 민서에게 공감이 많이 되었다. 나도 민서처럼 초대받고 싶어서 설렜고, 초대받지 못해서 서운했던 적이 있기에 민서의 감정이 하나하나 내게 박혔다. 어렸을 때 나는 상처받은 감정을 잘 소화하거나 풀지 못해서 고대로 쌓아뒀는데, 민서는 솔직하고 지혜로운 엄마 덕분에 똑똑하게 화내고 생일도 축하해 준다. 좀 더 일찍 이 책을 읽었더라면 초대받지 못했을 때 민서처럼 행동할 수 있지 않았을까. 초대하지 않는 것만 가지고 실망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좋은 사람인지 아닌지 판단할 수 있었을 텐데 제대로 알아보지 않고 선을 그어버린 일들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이 책은 2001년에 출간된 책에, <플라스틱 섬>, <내일은 맑겠습니다>, <10초>를 그린 이명애 작가님의 그림이 더해져 새 단장을 하고 나왔다. 개인적으로 이명애 작가님의 그림책을 좋아해서 눈에 확 띄었다. 삽화가 생동감이 넘쳐서 이전보다 보는 재미가 있다.

초대받고 싶던 마음을 위로받으려는 분들께 추천한다.

부모와 자녀가 함께 읽고 초대받지 못했던 경험을 서로 나누는 것도 좋을 것 같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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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지 않아 매일 먹고 싶어지는 구움과자
마오 슈엔훼이 지음, 김수정 옮김 / 윌스타일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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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븐이 생긴 뒤로 종종 베이킹 레시피를 찾아본다. 주로 유튜브에서 동영상을 보며 베이킹 레시피를 익히는데, 발효과정이 없어서 빵보다 쉽게 빨리 만들 수 있는 구움과자 만들기에 관심이 많이 간다. 재료를 준비하고 버터를 녹이고 가루류를 채에 치고 섞고 모양을 내서 오븐에 굽는 과정이 담긴 영상을 두 번 세 번 보면서 레시피를 숙지하지만 처음 하는 레시피는 늘 하나씩 빼먹는다. 처음 하기에, 잘하고 싶기에 긴장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레시피를 종이에 적어 보고 있다. 그렇게 스콘 레시피, 쿠키 레시피, 파운드케이크 레시피를 적어서 냉장고에 덕지덕지 붙여놨다. 레시피 종이들은 요리하면서 물에 젖고 오염되고 찢어졌다. 이쯤 되면 레시피 북을 직접 만들던가 베이킹 북을 사고 싶어진다.

그리하여 구움과자 레시피 북, <달지 않아 매일 먹고 싶어지는 구움과자> 요리책을 선택했다. 마들렌, 쿠키, 스콘, 파운드케이크 등 다양한 구움과자 레시피가 들어있는데 얇다. 얇아서 자주 펼쳐볼 수 있을 것 같다. 책을 펼치면 마들렌부터 그래놀라 레시피까지 달지 않는 구움 과자를 판매하는 과자점 시노노메의 과자 레시피가 나온다. 첫 레시피부터 마음에 들었던 것은, 다른 레시피 북보다 요리 과정이 상세하게 담겨있기 때문이다. 모든 레시피가 상세하게 사진으로 과정을 보여주진 않지만, 대표 레시피는 친절하게 설명하고 확장된 레시피는 글로 설명되어 있다. 베이킹은 기본 레시피만 잘 숙지하면 여러 재료로 다양한 결과를 만들 수 있기에 기본을 충실히 익히는 게 중요한데, 이 책에는 그 기본이 잘 나와있어서 좋았다.

게다가 구움 과자를 보관하는 방법이나 쿠키 반죽을 휴지시키는 이유 등 베이킹하면서 궁금했던 점들이 적혀있어 도움이 되었다. 구움과 자 레시피를 찾는 시간을 줄여주고 다양한 구움 과자를 만들 수 있도록 돕는 <달지 않아 매일 먹고 싶어지는 구움과자>, 얇지만 알찬 정보가 가득한 레시피 북이다. 오븐 옆에 두기에 딱이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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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의 현관
요코야마 히데오 지음, 최고은 옮김 / 검은숲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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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향이 따스하게 깃드는 집을 지었다. 세간의 주목을 받으며 완공한 집의 열쇠를 의뢰인 요시노에게 넘겨주고 프로젝트를 멋지게 마무리했다고 생각했다. 몇 달 후 같은 디자인의 집을 지어달라는 다른 의뢰인이 북향집에 다녀왔는데 아무도 안 사는 것 같다는 말을 한다. 어떻게 설계한 집인데, 그 집에 그동안 담아온 꿈과 소망과 열정을 모두 담았는데, 아니 그보다 무슨 문제가 있길래 집을 버린 걸까. 아오세는 북향 집에 찾아가지만 요시노가 없다는, 아무도 살지 않는 집이라는 사실만 확인하고 돌아온다. 의뢰인인 요시노 가족은 어디로 갔을까. 아오세는 의뢰인이 자신이 지은 집에 대한 불만이 아닌 피치 못할 이유가 생긴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그래서 요시노를 찾아 나선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대체적으로 북향으로 집을 짓지는 않는다고 한다. 그런데 <빛의 현관> 주인공 아오세는 북향에서 오는 빛만으로 집안을 환하게 채울 수 있도록 설계했다. 구상에서 끝나지 않고 공들여 집을 지었다. 그렇게 노력해서 지었는데 아무도 안 산다면, 돈을 받고 끝낸 작업일지라도 기분이 나쁠 것이다. 이것은 돈 받고 글을 썼는데 출간되지 않는다거나 돈 받고 그림을 그렸는데 누구도 보지 못하고 폐기처분 당하는 것과 비슷하다. 잘 끝냈다고 생각하고 잊었는데 어떤 피드백도 받지 못한 상태에서 사용하지 않는다는 소식을 듣는다면 지구 끝까지 찾아가서 "왜 사용하지 않나요?"라고 묻고 싶지 않을까. 그런 심정으로 아오세는 요시노를 찾았고, 일가족은 사라지고 집만 남은 미스터리가 하나씩 파헤쳐 진다.

솔직히 말해, <빛의 현관>은 미스터리 소설이라기보다 드라마에 가깝다. 한 남자의 성장 배경이 현재에 얼마나 영향을 끼치는지 볼 수 있는 드라마라고나 할까. 이야기는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천천히 진행되지만, 이상하게 손을 놓을 수 없다. 마지막 페이지까지 읽어야만 요시노 가족의 행방, 북향 집과 요시노의 관계 그리고 아오세의 대처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스펙터클한 긴장감은 다소 약하지만, 한 사람의 내면을 깊이 들여다볼 수 있는 소설이다. 심리 미스터리 소설을 좋아하신다면 추천한다.

이 책을 읽는 팁을 말하자면, 주인공 아오세에게 깊게 감정이입하라. 좀 더 스릴 넘치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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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 때 먹는 자가 일류 - 식욕 먼슬리에세이 5
손기은 지음 / 드렁큰에디터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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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 받으면 매운 게 당긴다. 우울하면 느끼한 게먹고 싶다. 힘들 땐 더 잘 먹어야 한다. 그래야 힘을 내서 닥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으니까. 그런 생각으로 맛있게 먹고 먹은 걸 글로 써서 돈을 벌고 다시 신나게 일하는 에디터, 손기은 작가의 <힘들 때 먹는 자가 일류>라는 책을 읽었다. 참 맛있고도 힘이 나는 책이다. 배고플 때 읽으면 위험하기도.

시중에 나온 책들 중에서 '식욕'에 관련된 책들은 많다. 그런데 먹는 걸 업으로 한 사람의 글은 아직 보지 못했다. 즉, 사람들이 환호하는 푸드 에디터의 삶을 생생하게 들여다볼 수 있는 책은 이 책뿐이다. 물론 직업 소개를 한다고 재미있는 건 아니다. 손기은 작가의 톡톡 튀는 맛 표현이 새롭고, 현장감 돋는 사례가 날 그 자리로 데려가 배고플 때 맛있게 먹었던 기억들을 소환했기 때문이다. 자취하면서 받았던 엄마의 손맛 가득 담긴 택배, 맛있는 아침을 먹고 싶어서 일찍 잠자리에 들었던 날, 성격에서 나오는 음식 취향, 새로운 음식을 맛보고 느낀 신세계, 고급 레스토랑의 친절함과 세심함 등 내가 음식을 대할 때 느꼈던 비슷한 감정이 담겨 있어 공감이 많이 되었다. 반면 술이나 홈바, 르 꼬르동 블루 요리학교, 차에서 즐기는 혼밥은 내가 경험하지 못한 에피소드라서 흥미로웠다. 앞으로도 따라 하지 못하는 경험들이라 진귀하고, 눈길이 갔다.

<힘들 때 먹는 자가 일류>는 드렁큰에디터 출판사의 먼슬리에세이 시리즈 중 다섯 번째 욕망, 식욕 편이다. 드렁큰에디터 출판사에서 나온 신간이라 믿고 봤는데 기대 이상으로 재밌고 잘 읽혔다. 이전 편보다 공감하며 읽었던 것으로 보아, 아니라고 말해왔지만 나도 '식욕' 앞에서 어쩔 수 없는 사람이라는 걸 인정하게 된다. 맛있는 음식을 먹는 걸 좋아하고 즐기는 사람이라는 걸 말이다.

힘이 빠지는 날 읽으면 좋겠다.

스트레스 받는 날 읽고 맛있는 걸 먹으면 좋겠다.

또 즐겁게 먹을 날이 있다는 걸 기억할 수 있도록 이 책을 읽고 기운 차리면 좋겠다.

누구든지-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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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 믿지?
송순진 외 지음 / 폴앤니나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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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들의 언니들에 대한 이야기를 읽었다. 그들은 누군가의 딸이고, 누군가의 엄마이며, 누군가의 아내이고, 누군가의 누나이거나 동생이었다. 한 명의 여성이라면 하기 힘든 일, 헤쳐나가기 어려운 문제를 '언니'가 있기에 이겨나간다. 그 모습에서 나를 보고 나의 엄마를 보고 내 주위의 여성들을 보았다. 나를 일으키고 끌어당겨주고 위로하고 격려해 주었던 나의 여성연대, 언니들에게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언니 믿지?>는 여덟 명의 여성 작가가 '여성'과 '언니'라는 테마로 쓴 단편소설을 엮어낸 소설집이다. 여덟 명의 여성 작가들이 살면서 여성에게 느낀 유대감을 적어내려갔다. 이야기는 거침없다. 현실을 제대로 담았다. 여성들의 힘겨운 삶의 현장을 말이다.

8개의 단편선 중 제일 와닿았던 이야기는 '우리들의 방콕 모임'과 '언니네 빨래방'이었다.

'우리들의 방콕 모임'라는 손자를 돌보던 엄마가 팔을 다쳐 주인공 여성의 집으로 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이다. 갑자기 엄마랑 같이 살게 되면서 살림은 편해졌지만 사소하게 부딪히는 일도 발생한다. 따로 살기에 숨길 수 있었던 초라한 모습, 힘든 일이 같이 살면서 드러나고 사소한 일로 폭발한다. 엄마랑 살게 된 이야기가 내 마음에 꽂힌 이유는 엄마가 생각나서이다. 엄마는 일찍 일어나시고 삼시 세끼를 챙겨줄 의무를 가지신 분이시고 가족 눈치를 보시고 나의 살림살이를 자신의 방식으로 바꿔놓으신다. 딸네 집에 와서도 굳이 손수 밥을 차려주시고 쉬지 않으시고 계속 뭔가를 하시려는 분, 고맙고 감사하지만 안쓰럽기도 하고 답답하며 안 맞는 부분도 있다. 나의 이중적인 감정은 늘 엄마한테 들켜서 엄마는 매번 "나이 들면 부모가 자식이랑 같이 못 살아. 너희가 살던 습관이 있고 우리가 사는 방식이 다른데 어찌 같이 사니?"라고 말씀하신다. 엄마랑 같이 살고 싶은데 엄마랑 부딪히는 부분 때문에 같이 살기 힘들다는 엄마의 말에 공감한다. 그래도 어쩔 수 없이 같이 살아야 할 일이 생긴다면 어떤 모습일까를 좀 더 구체적으로 그려보게 한 소설이 '우리들의 방콕 모임'이었다. 불편하고 귀찮은 일이 생기겠지만 더 친해지고 더 돈독해지는 시간이 되기라는 소망을 갖게 되었다.

'언니네 빨래방'은 유쾌하지 않은 사건을 유쾌하게 펼쳐낸 이야기이다. 경자 아줌마의 둘째는 늦게 결혼했다. 노처녀 딱지를 떼면서 한 결혼이지만 훤칠하고 문제없는 사윗감을 데려왔기에 동네에서 주선하라는 요청이 많았다. 오지랖이 넓은 경자 아줌마의 주선으로 몇 명이 결혼했다. 그러나 둘째도, 주선으로 결혼한 은주도 이혼했다. 은주는 내려와 빨래방을 열고, 주선한 죄(?)로 경자 아줌마는 은주네 빨래방을 돕는다. 경자 아줌마가 은주를 도와 단단한 배후를 만드는 모습에서 여성연대를 만드는 과정을 배우게 된다.

이 책은 출간 전에 기획자이자 소설가인 김서령 작가의 소개를 듣고 관심을 갖게 되었다. 여덟 명의 여성 작가가 함께 주제를 정하고 스토리를 점검하고 만들어가는 과정이 재밌어 보였다. 무엇보다 즐겁게 작업했다는 말에 꼭 읽고 싶었다. 가치관의 차이로 손을 들어주지 못한 소설도 있지만, 단단한 배후가 되어주는 언니들을 만나 든든해졌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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