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덩이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53
안드레이 플라토노프 지음, 정보라 옮김 / 민음사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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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1920년대 30년대에 소비에트의 토목기술자였다가,

가족들과 떨어져 사는 지방 출장 근무 중에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표현들에서 비치는 시적인 섬광이 전례 없다.

래디컬한 꼬뮤니스트이면서도, 그 래디컬함이 체계를 구축하는 관료들 및

요제프 스탈린 동지로부터 오히려 미운털이 박히게 했다.

작품 속의 인물들은 부유하고 독백을 하고

당의 강령을 반복하고 그 속에서도 도처에 선연하고 처연한 슬픔이다.  

읽는 사람의 마음을 뒤흔들 정도로 어둡고 반-진취적이다.

할 일이 산더미 같고 새로운 미래를 실험하기 시작한 인류에게 닥친,

두렵고도 엄혹한 그 시대에는 적당하지 않다고 판단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문학은 어떠한 시대에도 적당하지 않을 것이다.

적당함을 찾아다니는 그들에게는, 유행에 휩쓸려

진한 에쎈스에 물을 4분의 3쯤 섞은 듯한 

소문과 개론서의 오해를 무릅쓰지 않고서는,

결코 적당해지는 순간이 오지 않을 것이니까.

또한 적당함을 아는 것이야말로 어른이다.

남들도 하는 그 걱정에 간혹 꿈자리까지 사나운 정도라면 어른되기에 성공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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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우와 유방 - 전3권 세트
시바 료타로 지음, 양억관 옮김 / 달궁 / 200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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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바 료타로는 처음 읽는다.

내가 과문하고 무식한 탓이겠지만 이제서야 이 작가 작품을 읽게 되다니!

밤새 읽으면서 몇 번이나 혼자 낄낄 댔는지 모르겠다.

신문기자 출신답게 인간성에 대해서는 가차 없이 시니컬하지만

어둡거나 축 쳐지지 않고, 선악구분으로 재단할 수 없는

캐릭터의 모호하고 부조리하며 다층적인 면면들이 겹쳐 쌓인

덩어리감을 손상하지 않으려는 자세만으로는 독보적이라고

할 순 없을 것이다.

인간사를 기저에서 떠받치고 작동하는 사회 경제적이고

군중심리학적인 통찰을 들이대서 줄거리의 흐름을 가로막으면서까지

과감하게 일반론을 펼치는 대목들이

종종 출몰하는데 거슬리지 않고 호쾌하기까지 하다.

(그러면서 이론이나 소화되지 않은 개념적 지식을 위에서 일괄적으로

찍어누르는 듯한 현학은 전혀 없다. 자기화된 쉬운 일상어로 명쾌함에

도달해 있으면서도 진부한 도식을 빌리지 않는다.)

사물의 실질만을 적나라하게 쥐려고 드는 필치만 가지고서,

그로부터 자연스럽게 배어나오는 골계적인 재치가 상당하다.

사놓고 안 읽은 이 작가 것이 세 작품이나 되니 벌써부터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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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절제 사회 - 유혹 과잉 시대 어떻게 욕망에 대항할 것인가
대니얼 액스트 지음, 구계원 옮김 / 민음사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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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저자의 독학고투는 눈에 띌지 몰라도 두께에 비해 그다지 영양가 있는 책은 아니라고 생각된다. 자기 절제에 관해서 대개는 예측할 수 있는 개탄과 해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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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공 짝사랑 팩
카와치 하루카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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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한 눈빛의 여주인공 느낌 좋네요. 대충 그린 것 같으면서도 노출된 여고생 다리가 나오는 어떤 컷은 한획에 힘주어서 미묘하게 제대로 그린 것 같습니다. 우중충한 죄의식에 사로잡히지 않고 엉뚱한 듯 멋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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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와 용기 - 범우사상신서 46 범우사상신서 46
롤로 메이 지음, 안병무 옮김 / 범우사 / 199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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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가신 영감님께 죄송한 말씀이지만 안병무 님, 해방신학을 하면 뭐합니까? 번역이 비양심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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