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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장삼부경 강기 - 지장보살본원경ㆍ대승대집지장십륜경ㆍ점찰선악업보경
몽참 지음, 무량수여래회 엮음, 설오 옮김 / 비움과소통 / 2022년 4월
평점 :
완독한 건 아니고 물건을 받아보고 약간 속은 느낌이 들 만큼 게시된 제목 및 상품 정보와 실내용이 다르다고 여겨져 다른 구매자들에게 주의를 주기 위해 이 글을 씁니다.
이책은 지장삼부경 중 하나인 <점찰선악업보경占察善惡業報經>에 대한 중국 몽참스님의 강의를 법등사 설오 스님이 번역한 게 들어있을 뿐이고, 여기에다 나머지 두 지장 경전, <지장본원경>과 <십륜경>은 동국대 한글대장경으로 나온 기존의 번역문을 본문만 가져다 붙인 것입니다. 즉, 점찰경을 제외한 다른 두 경전에 대한 강의는 없다고 보는 것이 맞습니다. (초심자 문외한을 위한 기본 용어에 대한 각주는 약간 달려 있습니다.)
구색을 맞추기 위해서인지 책 초반에 정공법사의 14페이지 쯤 되는 지장신앙 관련 법문이 실려 있는데, 이것은 지장신앙 일반의 공덕에 대한 찬탄으로 보입니다. 물론 <지장본원경>을 건드리는 부분이 있지만 본원경 최초반에 붓다가 나투는 광명구름의 빛 10가지에 대한 언급과, '<본원경>은 불교계의 효경이다' 라는 의의를 지적한 정도입니다.
책 말미에는 대원사 현장 스님이 쓴, 구화산 김지장이라고도 불리우는 교각 스님에 대한 행장이 붙어있습니다. 문장마다 넘버링이 되어 있는데 마지막 99번은 누가 봐도 현장스님이 쓴 게 아닌데 왜 편집자가 덧붙인 글과 현장 스님의 글을 이렇게 표시 없이 뒤섞는지.. 그런데 그보다도, 행장에 따르면 교각 스님은 생전에 지장 보살의 공덕을 신자들에게 강조했다던가, 지장보살과 관련한 이적을 보였다던가 하다 못해 꿈속에서 지장보살을 봤다는 기록도 없으며 오로지 젊은 시절부터 토굴 고행과 함께 아미타 신앙 수행자였다고만 나오는데 무슨 근거로 '지장보살의 화신'이라고 일컬어지게 됐는지.. 교각 스님이 신격화된 것은 송 나라 때부터 이미 그러했더라고 명 시절 문헌에서 밝히고 있는데 민간신앙의 비논리성은 동서고금이겠지만 이게 어떻게 가능했던 건지 납득이 잘 되지 않습니다. 신라 스님이 중국에서 유명해졌으니 국위선양인지는 모르겠으나 말입니다.
요컨대 이 책은 전체 650 페이지 중에 약 40퍼센트에 해당하는, 몽참스님이 강설하고 설오 스님이 번역한 <점찰선악업보경>이 오리지날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 경전은 목륜상법(木輪相法)이라고, 과거생의 업보를 (주사위 비슷한) 목륜 10개를 굴려서 '점을 치는'(占察) 행위를 동반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지장신앙이 주로 <지장본원경> 위주로 이루어져서 그런지, 대만의 웹싸이트에서는 이 주사위(?) 세트를 구할 수 있는 듯 한데 한국에서는 구하기 쉽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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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작 패처럼 생겼습니다.. 7세기에서 8세기 사이 중국 수나라 당나라 시대 산둥이나 광저우 등지에서 이 점치기가 유행했고, 한국에서는 통일신라의 진표율사가 이 점찰법을 동반한 수행을 유행시켰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