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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은 발가락 사이로
이광이 지음 / 삐삐북스 / 2024년 10월
평점 :
ㅡ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료로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된 리뷰입니다 ㅡ
부쩍 늘어난 흰머리카락에 가까이 있는 글자도 흐릿흐릿~
책볼때는 안경을 쓰는것보다 벗는것이 편해진 나이
안경을 벗고 봐도 흐릿하기만 한 이광이 산문집은
표지부터가 신경을 거슬리게 하네요^^;;
그런 와중에 노트북 한켠에 올려둔 책을 보고
행복이 발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면~~
그럴 틈없이 재빠르게 발가락에 힘을 똭~ 줘서
오므리면 되는거지~~~ㅋㅋ
아들래미의 한마디에 빵 터졌네요
행복이 발가락 사이로 들어오는건지~~
나가는건지 어떻게 알고~~
힘을 줘서 오므리냐~~~~ ㅎㅎ
상황을 보고 판단해야되는거야~ 라고 해줬네요
아이들 교육관련 도서만 주구장창 읽다가
간만에 만난 사람사는 냄새나는 이야기~~
이광이 산문집은 스스로를 오할스님, 반승, 뻘수저라고 말하는
말재주 있는 분의 이야기인데요
다소 어려운 문장도 조금은 철학적인 메세지도
삶에 살살 녹여서 풀어주시니 읽으면서
미소짓고 잠깐 멈추고~ 그렇게 쉼의 시간을 가지며 읽기 참 좋았어요
(뒤로 갈수록 묵직해졌지만....)
나보다 연배가 있는 분이지만...
촌태생인 나이다보니 특히나 공감대가 많이 형성되고
중년에 접어든 나이기에 비슷한 이야기가 많아서
생각도 많이 하게 되더라구요
도입부부터 빵 터트려주는 헤어 소수자의 길
제목만 봐도 어떤 글인지 그려지시지요?
아이의 재롱잔치에 할아버지 소리를 들을 정도이니
헤어소수자는 더이상 설명 안해도^^
헤어소수자는 아니지만 내나이대에는
누구나 하는 스트레스~~ 흰머리에 대한 고민..
희든 검든, 있으면 되는 것 아니냐는 한 줄의 글에
핀셋으로 조심조심 하나 뽑던 흰머리가
그렇게 며칠은 생명을 보장받았습니다^^
"벌이 그런거여 벌이"
궁금한것 하나도 어디 물어보지 않고
지식인검색이나 챗지피티에 물어보면
따박빠닥 해결할 수 있는 요즘~
어른들의 지혜를 배울 수 있는 것에 대한 이야기
오이고추를 심었는데 오이고추가 청양고추같이 매워
그 이유를 알 수 없어 어른께 물어보니...
같이 심는 것이 아니고 밭에서도 멀찌감치 심어야 되는 것이고
집안에 심을 때는 특히 하나만 심어야 된다는 가르침
사람도 마찬가지지요
쉬~ 물들지 않으려면 어디에 자리를 잡아야 하는지
80년 농부의 농사에 대한 지혜가
농사에만 해당 되지 않음은 단박에 알 수 있더라구요
노모와 함께 시골생활을 하면서
학을 떼는 노모에게 절대조건 3가지를 제시하며
같이 생활하는 저자의 이야기
그중에서도 특히 불교와 관련된 글들이 많았는데요
종교가 불교는 아니지만 절에 가면 마음을 편하게 느끼는 저는
특히나 사찰과 노스님과의 이야기가 나오는 부분이
풍경소리도 들리는 듯 참 좋더라구요
아이들을 키우면서 내맘같지 않은 순간들에
혼자만의 시간이 힐링이라는 마인드로
만보걷기를 시작한지 햇수로 4년
"지금 행복해야지 나중에 행복하면 뭐하냐
나는 이것을 할 때 행복하구나"
하는 것을 깨닫게 해주는 두 분의 대화
조건없는 행복을 바라되 멀리 보지 말고
그저 지금 나에게 행복을 주는 것이 무엇인지
그것에 감사하며 하루하루 이어가라는 조언
따스하게 와닿는게 있지요?
나이가 나이인지라 삶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
당연히 자연스레 따라오는 것이 죽음에 대한 것
책 중간중간 죽음에 대한 이야기도 나오는데
늙으면 여기저기 피해주지 말고 요양원에 가야지
우리 세대의 마지막은 요양원이지
그런 마음을 먹고 있는데
막상 그게 내가 아닌 내 부모에 대한 이야기라면
그건 또 달라질 것 같은 느낌
아이들 학원비에 우리 부부노후는 대비도 못하다가
내 자식도 이런 감정 고스란히 느낄까 섬뜩했던 부분
겨울방학 애들 학원 특강비에 넋을 놨다가
기분전환겸 가볍게 읽으려고 받아든 산문집이
끝으로 갈수록 노모, 세월호로 이어지는 묵직한 메세지
웃다가 진지해져 생각도 하고
그렇게 한장한장 넘기면서 읽는 사람사는 이야기
일상이야기로 깨달음을 얻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