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가의 문장 12 - 고대와 현대, 시공을 뛰어넘은 로맨스의 고전
호소카와 치에코.호소카와 후민 글 그림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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험하고 먼 캐롤과 멤피스의 사랑...이제 그만 헤어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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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세 - 2006 제38회 여성동아 장편소설 공모 당선작 미래인 청소년 걸작선 21
이근미 지음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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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이맘때 쯤의 세상은 얼마나 눈이 부신지 '눈이 부시다'라는 말은 이럴때 쓰는 말이구나.. 생각하게 된다.

꽃잎이 흩날리고 새잎을 틔우기 시작하는 나뭇가지에 부는 연두빛 바람을 보고 있으면 '열일곱 소녀' 같구나.. 중얼거리게 된다.

 

'열일곱'

젊은 날에 젊음을 모르고 사랑할 땐 사랑이 보이지 않는 법이라 그런걸까?

이제야 알게되는 열일곱의 눈부심을 정작 그때는 모든게 시큰둥하고 주변의 시선은 버겁거나 부담스럽고 하고 싶은 건 아무것도 없던 시절이었다. 세상이 다 나를 가두어 놓고 길들이려 하는 것 같았고 누구의 도움도 원하지 않으면서도 누구라도 나를 알아주고 이해해 주기를 바랬던 날들이었다. 그런 열일곱을 지내온 나지만, 인생에서 가장 빛났던 시절이 언제였나? 물어오면 아마도 열일곱이 아니었나 대답하게 된다. 열일곱의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던 그 숨막히던 날들이 내 안의 나를 키우고 내가 나를 온전히 바라보기 시작했던 시간이었다는 걸 시간이 지난 지금은 알기때문이다.

그래서,

누구에게나 열일곱은 그때는 몰랐던 반짝거림이 내 속에 가득해 있었음을 뒤늦게 알아 더 애틋하고 아름다운 나이가 되는게 아닌가 싶다.

 

이근미의 '17세' 는 열일곱 가출한 딸에게 보내는 열일곱 엄마의 비망록이다.

왜냐고 묻지 않고 가르치려하지 않고 원망하거나 애원하지 않는 담담한 어조로 내 얘기만 하는 이메일이다.

엄마인 무경과 딸인 다혜의 공통점이라고는 생일이 0707로 같다는 것과 열일곱 살에 가출한 경험이 있다는 것이 전부다.

다혜를 낳고 세 살 때 이혼해 혼자 살아 온 무경에게 갑자기 찾아 온 사춘기의 다혜를 살갑게 대하지 않았고 다혜도 무경에게 마음을 열어 보인 적 없었다.

다혜의 가출로 다혜에 대한 무경의 안타까움이 더해지면서 다혜를 부르기 위해 내는 목소리가 다혜는 모르는 무경의 열일곱 살의 얘기다.

 

그땐 그랬다...고 하면 언제나 캐캐묵은 고리짝절 시절 이야기가 되고 마는지라 그 시절을 건너오지 않은 아이들은 잘 들으려 하지도 않고 재밌어 하지도 않는다.

중학교만 졸업하고 산업체 학교에 가서 낮에는 일하고 밤에는 공부하는 아이들이 있었다거나 검정고시로 고등학교를 마친 아이들도 많았다거나하는 얘기는 먼나라 먼 옛날의 이야기처럼 듣고 지금 당장 입고 있는 옷이며 신발 얼굴에 바를 화장품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투덜거리기 일쑤다. 그런 아이를 붙잡아 눈 앞에 앉혀 놓고 이렇게 힘든 세월을 나는 견뎌왔다 도대체 넌 뭐가 부족하냐 이러쿵 저러쿵 훈계를 늘어놓아 봐야 소귀에 경읽기다. 너처럼 나도 불만 가득했던 나이가 있었고 제일 벗어나고 싶던 첫 번째 공간이 집이었을 때가 있었다는 공통분모로만 접근해야 귀를 잠깐 팔랑해 보이고 입을 벙긋한다.

내 엄마도 내가 열일곱이었을 때 이런 마음이었을까...물어보고 싶어질때가 많다.

 

아이의 마음을 이해해 보려고 펴 든 이근미의 <17세>에서 정작 위로 받은 것은 나였다.

무경의 야무지고 깊은 생각들이 안쓰럽고 대견해 보듬어 주고 싶었고, 눈치껏 부지런할 수 밖에 없었던 빨리 난 철듦이 기특해 머리를 쓰다듬어 주고 싶었다. 주변 사람들의 다양한 인생과 희비엇갈린 삶의 갈래들을 지켜보면서 나도 그들과 같은 식구가 된 듯 마음이 아팠다 행복했다를 반복했다. 생존과 경쟁이 다른 이름이 아니라는 것, 살아남기 위해서는 더 열심히 살아야 한다는 걸 피부로 터득한 체험을 통해 큰 울림으로 전달하는 힘이 있다.

 

누구를 가르치려 하는 말이 아니라 혼자 얘기구나..하면서 책장을 넘기다보면 엄마 잔소리에 들어있는 사랑의 깊이를, 왜 공부를 해야하는지의 뼈있는 설득을 읽게 된다.

아니, 그런 모범답안을 읽어내지 못해도 괜찮다. 그냥, 엄마도 태어날 때 부터 엄마가 아니었고 가출도 하고 고민도하고 방황도 했던 나이가 있었구나, 그런 시간들을 거쳐온 사람이구나..만 알아줘도 고마울거 같다.

 

눈부신 계절에 창밖으로 흩날리는 꽃잎들을 보면서 읽은 <17세>!!

17세,라는 나이는 더 실한 열매를 맺기 위해 화려하고 향기짙은 모습의 저 꽃과 같은 나이구나..또 한 번 생각하게 되었다.

 

열일곱 살 아이의 책상에 올려 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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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고전소설 30 (상) - 개정 16종 국어 교과서 전 작품을 실은 리베르 개정 16종 국어교과서 문학작품
이규보 외 지음, 김형주 외 엮음 / 리베르스쿨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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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년이 올라갈 수록 아이들은 책 읽을 시간이 없다고 한다.

공부하기도 빠듯한데 한가롭게 책 읽고 있을 시간이 어딨냐고 반문하지만, 시험출제에 영향을 주는 책 외엔 달리 읽고 싶은 마음도 의욕도 없어 보인다.

논술대비나 수행평가를 위해서 울며 겨자먹기로 책을 읽어내는 아이들은 많이 봤지만, 시험성적이나 수능대비를 위한 것이 아닌 정말 책이 좋아서 재밌어서 읽는 아이들은 많질 않다.

간혹, 그런 아이들이 있긴 하지만 그런 아이들도..'.이럴 때가 아닌줄은 알지만...'이라며 스스로를 부끄러워하고 있어 더 안타까웠다.

시험을 위해 책을 읽어내야하는, 책을 읽으면서도 부끄러워해야하는 교육이 어디서 부터 잘못되었는지 모르겠지만, 책의 효용성이 시험을 위한 수단으로 존재하는 기간이 있다는 건 정말 속상하고 안타까운 일이다.

더 속상하고 안타까운 일은 꼭 읽어야 할 책도 안 읽는 아이들이 너무 많은 것이다.

고등고전소설30(상)은 개정 16종 국어 교과서 전 작품의 핵심 써머리를 집약해 놓은 학습 참고서 같은 책이다.

작품의 줄거리 수록은 물론이고 어휘풀이, 작가소개, 작품 정리, 구성과 줄거리, 생각해 보세요 등의 다양한 콘텐츠를 실어 쉽게 읽히고 작품의 핵심을 파악하기에 좋은 구성으로 이루어져 있다.

작품도 상고시대, 고려시대, 조선시대로 파트가 나누어져 있을 뿐 아니라 장르까지 구분되어 설화와 가전체, 전기, 영웅, 우화 소설로 분류되어 있어 소설의 갈래를 파악하기에도 좋다.

상권에서는 16 종류의 소설이 소개 되어 있고 우리가 익히 알던 심청전, 흥부전에서 부터 까치전, 토끼전을 거쳐 (최소한 나에겐 생소한--:)공방전, 조웅전, 유충렬전까지 읽어 보지 못한 소설까지 두루 실려 있다.

꼭 읽어야 하지만 한국 고전문학 작품을 다 찾아서 읽기엔 시간이 부족하고, 안 읽고 넘어가자니 불안한 아이들에게 좋은 지침서같은 책이다.

작품을 이해하는 과정에서 우리 조상들의 정서와 생활 환경, 시대적 특징들을 자연스럽게 터득할 수있고 원문의 맛을 최대한 살려 어휘력을 기를 수 있도록 구성한 점도 돋보였다. 고전 문학 특성상 한자어가 많은 것을 감안해 한자어로 표기하되 현대어 풀이를 덧붙여 가독성을 높인 것도 감사한 일이었다.

작품의 소개로 그치는 것이 아닌 생각할 거리를 제공해 독서 효과를 극대화 하고 수행평가와 수능, 논술 대비용으로도 손색이 없도록 구성된 알찬 책임을 느낄 수있었다.

이 책이 물론 깊이 있는 고전문학 세계로 인도해 그동안 몰랐던 고전의 오묘한 맛을 알게 하려는 인문학의 목적으로 펴 낸 책은 아니다.

그야말로 학습 실용서로 아이들에게 고전문학으로의 입문과 학습에 도움을 주고자 나 온 책이다. 아이들에게도 고맙고, 아이들이 고민을 지켜보는 부모들에게도 고마운 책임에 틀림없다. 그래서 다음에 이어질 (하)권까지 분명 사서 아이에게 건내게 될 것이다.

그렇지만, 이렇게 고마운 책을 아이에게 건네면서도 마음 한구석이 석연찮은 생각으로 가득했다.

과연,

시간을 벌고 읽지 못한 소설들의 줄거리를 알아서 한 문제를 더 맞히고 점수를 올릴지는 모르겠지만, 한 줄 한 줄 읽어 내려 가면서 행간을 오가는 생각으로 문학을 접한 만큼의 감동이 있을까...싶은 욕심에서 였다.

'지름길을 아는 아이가 돌아가는 길의 아름다움과 낭만을 모른채 살아가지나 않을까...'

기우이길 바라며 다음 시리즈를 위시리스트에 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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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움이 세상을 구원할 것이다 - 도스또예프스끼의 삶과 예술을 찾아서
이병훈 지음 / 문학동네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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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움이 세상을 구원할 것이다>

'글로 밥을 먹고 사는 사람들중 누군가 이런말을 했다' 하면 글로 밥을 먹고 살 만 하군..싶었을 것이다.

그들은 과거, 혹은 미래의 시간속에 눈길을 던져둔 채 지금의 시간을 해석하기도 하고 현실의 고단스런 일상을 반짝이는 형용사를 섞어 역설해 보이는 기술을 가진 사람들이므로.

하지만,

눈앞에서 생사가 뒤집어지는 절체절명의 순간을 뛰어넘어 본 사람이 이런 말을 했다면....

그 사람을 휴머니스트로 생각해야 하는지 운명에 묵묵히 순응하는 숙명론자로 생각해야 하는지 잠깐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미리 계획된 일이었다고는 하지만) 눈앞에서 사형이 집행되는 극단적인 공포와 극적인 순간을 마주한 사람이라면 사상의 체계가 완전히 뒤바뀔 수 있고 이전과 전혀 다른 삶을 선택하며 살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런 순간을 실제로 맞이했고 그때의 기억을 바탕으로 세계문학사에 길이 남을 작품<백치>로 남긴 작가,

'도스또예프스끼'

그는 정말 아름다움이 세상을 구원할 수있다고 믿은 것일까?

도스또예프스끼의 이름은 낯설지 않다.

흔한말로 그는 세계 문학사에 길이 남을 주옥같은 작품들을 남겼다.

주옥같은 작품들의 이해로 삶의 진지한 성찰로 이어져 그를 기억하기도 하지만, (부끄럽지만) 그의 문학적 정신세계와 작품분석을 탐구하는 시험대비용 문제들을 통해서 그를 더 친숙히 여기게 되었음을 부인할 수없다.

그도 그럴것이 주옥같다는 작품들은 하나같이 딱딱하거나 어렵거나 심오하거나 깊이가 있어 책장이 잘 넘어 가지 않는다.

책 읽기가 무거워지고 숙제와 같이 느껴질 때 그 작품이 가지는 가치와는 별개로 흡인력없이 꾸역꾸역 삼켜야하는 고통이 따른다. 삼킨뒤에 나타나는 영양적인 측면의 효과는 맛있게 흡입했을 때나 꾸역꾸역 삼켰을 때나 별반 다르지 않겠지만 도스또예프스키의 작품은 한젓가락에 후루룩 넘길 수없는 묵직함과 침잠된 어둠이 함께 있다. 그래서, 가벼워 날리는 일 없는 그의 작품을 완독하기란 시간이 걸리고 모든 작품을 다 섭렵하기란 나같은 독자에겐 무척 힘겨운 일이다. 부끄럽다.

이병훈 교수가 쓴 이 책은 도스또예프스끼의 일생을 그려나가면서 삶 고비고비마다 태어난 그의 작품을 연결시킨 책이다.

우리가 모르고 있었던 도스또예프스끼의 성장배경, 가족들과의 관계, 영향을 받은 문학가, 감옥과 유형 생활, 편집자로서의 사업, 아내와 아이들, 도박과 앓고 있던 간질병등을 통해 그를 좀 더 가깝게 느낄 수있도록 하고 그의 작품세계로 한 발짝 다가갈 수있는 기회를 주었다.



날카롭고 형형한 그의 눈빛안에 그가 평생 앓았던 질병의 그림자가 함께 스며 있음을,

든든한 후원자이자 평생의 벗인 미하일 형과 좋은 조력자이자 헌신적인 아내,

문학적 스승으로 삼았던 고골과 뿌쉬킨,

편집자로서의 사업수단과 작가가 되어 펴낸 작품들,

질병과도 같았던 도박증세와 종교로의 회귀...

작품으로만 알던 도스또예프스끼는 멀고 다가가기 힘든 사람으로 느껴졌다면, 삶을 따라 가며 슬쩍 슬쩍 들은 그의 작품들은 그의 인생과 결속되어 있고 그가 느꼈을 아픔과도 상통해 있음을 느낄 수있어 주옥으로만 빛나고 있던 작품들을 다시 들쳐봐야 겠다는 의지를 솟게 했다.

반을 넘기지 못하고 덮었던 죄와벌, 백치, 죽음의 집의 기록 등 먼지를 뽀얗게 뒤집어 쓰고 책장의 무늬로 꽂혀있는 책들을 다시 쓰다듬어 빼 놓게 했다. 왜 도스또예프스끼가 우리곁에 머무를 수밖에 없는 작가인지를 알고 싶어졌다.

작가가 들려주는 도스또예프스끼의 일생도 흥미로웠지만, 도스또예프스끼의 숨결이 닿아 있는 곳을 발로 걸으며 그곳의 풍경과 느낌을 전해받는 것도 독자로서는 쏠쏠한 재미였다.

특히, 도스또예프스키가 주로 거주했던 모든것이 교차하는 광경을 한 눈에 볼 수있는 모퉁이 집의 전경과 (놀랍게도 도스또예프스끼는 7번이나 모퉁이를 끼고 서 있는 집에 살았다.)백야의 무대가 된 뻬쩨르부르그 거리 풍경, 도스또예프스끼가 각혈을 하며 쓰러졌던 서재의 8시38분을 가리키는 시계 등...같이 올려진 그림들을 보면서 도스또예프스끼가 살았던 도시들에 대한 궁금증

이 증폭되면서 책은 더 풍성해졌고 작품의 현장을 보여주려는 작가의 발품담긴 배려가 고맙게 다가왔다.

어두운 얼굴의 진지하기만 하던 도스또예프스끼가 인간적인 고뇌로 괴로워하며 울고 웃었던 나와 비슷한 사람이었음을 느낄 수있었던 것은 이 책이 나에게 주는 가장 큰 고마움이다.

어떤 사람을 좋아하게 되면 그 사람의 주변도 사랑하게 되고 관심을 갖게 되 듯, 도스또예프스끼 작품에서는 머뭇머뭇 나아가지 못했던 관계가 그를 이해하게 됨으로 더 가깝게 다가옴을 느낀다. 마지막장까지 읽을 수있는 에너지를 공급받은 것 같다.

절망의 시대에 던진 구원의 메세지...아름다움이 세상을 구원할 것이라는 믿음!!

나도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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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 (양장) - 세상의 모든 인생을 위한 고전 글항아리 동양고전 시리즈 4
공자 지음, 김원중 옮김 / 글항아리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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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권의 책만을 선택하라면 어쨌든 논어!! 김원중판 완역이라 더 마음에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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