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고전소설 30 (상) - 개정 16종 국어 교과서 전 작품을 실은 리베르 개정 16종 국어교과서 문학작품
이규보 외 지음, 김형주 외 엮음 / 리베르스쿨 / 2011년 10월
평점 :
품절


학년이 올라갈 수록 아이들은 책 읽을 시간이 없다고 한다.

공부하기도 빠듯한데 한가롭게 책 읽고 있을 시간이 어딨냐고 반문하지만, 시험출제에 영향을 주는 책 외엔 달리 읽고 싶은 마음도 의욕도 없어 보인다.

논술대비나 수행평가를 위해서 울며 겨자먹기로 책을 읽어내는 아이들은 많이 봤지만, 시험성적이나 수능대비를 위한 것이 아닌 정말 책이 좋아서 재밌어서 읽는 아이들은 많질 않다.

간혹, 그런 아이들이 있긴 하지만 그런 아이들도..'.이럴 때가 아닌줄은 알지만...'이라며 스스로를 부끄러워하고 있어 더 안타까웠다.

시험을 위해 책을 읽어내야하는, 책을 읽으면서도 부끄러워해야하는 교육이 어디서 부터 잘못되었는지 모르겠지만, 책의 효용성이 시험을 위한 수단으로 존재하는 기간이 있다는 건 정말 속상하고 안타까운 일이다.

더 속상하고 안타까운 일은 꼭 읽어야 할 책도 안 읽는 아이들이 너무 많은 것이다.

고등고전소설30(상)은 개정 16종 국어 교과서 전 작품의 핵심 써머리를 집약해 놓은 학습 참고서 같은 책이다.

작품의 줄거리 수록은 물론이고 어휘풀이, 작가소개, 작품 정리, 구성과 줄거리, 생각해 보세요 등의 다양한 콘텐츠를 실어 쉽게 읽히고 작품의 핵심을 파악하기에 좋은 구성으로 이루어져 있다.

작품도 상고시대, 고려시대, 조선시대로 파트가 나누어져 있을 뿐 아니라 장르까지 구분되어 설화와 가전체, 전기, 영웅, 우화 소설로 분류되어 있어 소설의 갈래를 파악하기에도 좋다.

상권에서는 16 종류의 소설이 소개 되어 있고 우리가 익히 알던 심청전, 흥부전에서 부터 까치전, 토끼전을 거쳐 (최소한 나에겐 생소한--:)공방전, 조웅전, 유충렬전까지 읽어 보지 못한 소설까지 두루 실려 있다.

꼭 읽어야 하지만 한국 고전문학 작품을 다 찾아서 읽기엔 시간이 부족하고, 안 읽고 넘어가자니 불안한 아이들에게 좋은 지침서같은 책이다.

작품을 이해하는 과정에서 우리 조상들의 정서와 생활 환경, 시대적 특징들을 자연스럽게 터득할 수있고 원문의 맛을 최대한 살려 어휘력을 기를 수 있도록 구성한 점도 돋보였다. 고전 문학 특성상 한자어가 많은 것을 감안해 한자어로 표기하되 현대어 풀이를 덧붙여 가독성을 높인 것도 감사한 일이었다.

작품의 소개로 그치는 것이 아닌 생각할 거리를 제공해 독서 효과를 극대화 하고 수행평가와 수능, 논술 대비용으로도 손색이 없도록 구성된 알찬 책임을 느낄 수있었다.

이 책이 물론 깊이 있는 고전문학 세계로 인도해 그동안 몰랐던 고전의 오묘한 맛을 알게 하려는 인문학의 목적으로 펴 낸 책은 아니다.

그야말로 학습 실용서로 아이들에게 고전문학으로의 입문과 학습에 도움을 주고자 나 온 책이다. 아이들에게도 고맙고, 아이들이 고민을 지켜보는 부모들에게도 고마운 책임에 틀림없다. 그래서 다음에 이어질 (하)권까지 분명 사서 아이에게 건내게 될 것이다.

그렇지만, 이렇게 고마운 책을 아이에게 건네면서도 마음 한구석이 석연찮은 생각으로 가득했다.

과연,

시간을 벌고 읽지 못한 소설들의 줄거리를 알아서 한 문제를 더 맞히고 점수를 올릴지는 모르겠지만, 한 줄 한 줄 읽어 내려 가면서 행간을 오가는 생각으로 문학을 접한 만큼의 감동이 있을까...싶은 욕심에서 였다.

'지름길을 아는 아이가 돌아가는 길의 아름다움과 낭만을 모른채 살아가지나 않을까...'

기우이길 바라며 다음 시리즈를 위시리스트에 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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