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로 개념이 빵 터지는 초등 사회 개념이 빵 터지는 초등 시리즈 (개빵초) 1
박단비 지음, 이혜영 그림, sam 기획 / 노란우산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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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개념'이라는 말!!

인터넷에 올라와 한때 이슈가 되는 '개념 연애인'이니, '무개념 00녀' 같은 기사를 접하다 보면, 살면서 '개념'잡고 살기가 쉬운건 아니구나..싶은 생각이 든다.

정작 '개념'이라는 정확은 뜻을 알고 있지도 못한 채 두루뭉술 생각해 온 게 '개념'이 있으면 똑바로 사는 거고 '개념'이 없으면 부도덕한 행동을 하게 되는건가..싶지만, 나와 생각이 비슷한 연예인을 보면 '개념 00인'이고 생각과 이념이 다르면 '무개념 00인'이 되는걸 보면 꼭 그렇지만도 않은 것 같다.

그렇다면, 개념의 정확한 뜻은 무엇인가?

개념 (槪念)

①여러 관념() 속에서 공통()된 요소()를 추상()하여 종합()한 하나의 관념()

②판단()의 결과()로 얻어지며 판단()을 성립()시키는 것으로 인간()의 사고()는 개념()에 의()해서 됨

네이버 국어사전에서 찾은 뜻인데 ... 언뜻 읽어서는 '개념'의 정확한 뜻을 잡기엔 너무 어려운 '개념'의 뜻이다.

뭔 뜻인지 알아야 개념을 잡고 살것 아닌가... 이래서, 개념을 제대로 못잡는 사람들이 많은건가?^^

아무튼, 공부에서도 기본적으로 잡고 시작해야 할 것이 '개념잡기'인데..위의 뜻대로라면 '개념잡기' 만만찮아 보이는게 사실이다.

그래서, 학년이 올라갈 수록 성적이 떨어지는 아이들이 많아지는 건가보다.

<한자로 개념이 빵 터지는 초등사회>는 고학년으로 올라갈 수록 어려워지는 사회과목의 낱말들의 정확한 뜻을 쉽게 전달해주기 위한 참고서 같은 책이다.

 

 낱말이 쓰이는 상황을 만화로 재미있게 풀어 이럴때 이런말이 쓰이는구나..를 알게 한 다음, 그 어휘에 대한 정확한 뜻을 한자로 풀이해 설명주는 구성이다.

어른들이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낱말이면서도 정확한 뜻을 모른채 뭐, 그런뜻..아냐? 쯤 으로 생각해 오면서 사용해 온 낱말도 많고, 어른인 내가 봐도 이게 이런 뜻이었구나..싶은 낱말도 많다.

(요즘 아이들 그러고 보면 수준이 얼마나 높은지..^^:)

우리말의 70 ~ 80%가 한자로 되어 있다는 걸 안다면, 이 개념잡기에 꼭 필요한 것이 한자를 아는 것이다.

낱말의 뜻을 유추해 내고 그 말의 이해정도를 높이려면 한자를 모르면 더 힘들어진다.

그런 점을 파악해 제목마다 소개된 용어에 대한 해석, 용어가 나오는 학년, 한자의 음과 뜻, 부수, 획순을 알려주면서 시작한다.

그 아래 용어를 풀어서 어떤 경우에 이 용어가 쓰이는지 ,말의 유래는 어디서 부터 왔는지, 실 생활에는 어떻게 적용되는지 친절한 설명이 덧 붙고, 개념 다지기 문제풀이를 통해 그 뜻을 정확히 이해했는지의 확인할 수있는 커너도 마련되어 있다.

단원도 사회에 국한된것이 아니라 지리, 역사까지 범위를 넓혀 아이들이 어려워 하면서도 궁금해할 용어들을 정리해 주어 생각날 때마다 펼쳐보면 궁금해 하는 용어의 뜻만 알게 되는 것이 아니라 지식의 확대까지 꾀할 수있어 아주 유익하다.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흔히, '사전찾아봐라'하는 말을 많이 하는데 사전이란 기능성을 최대화시키기 위해 압축된 많은 정보들로 채우려 하다보니 아이들이 흥미를 갖고 오래 들여다 보기가 힘들다.

그런점에서 이 책은 아이들의 흥미를 유발하면서 사전의 기능적인 측면을 최대화 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어른이나 아이나 재밌어야 자주 들쳐보고 오래 친하게 지낼 수 있다.

사전이 많은 것을 알고 있지만 딱딱하고 재미없는 선생님이라면, 이 책은 꼭 알아야 할 내용을 쉽고 재밌게 가르쳐 주는 스타강사 같은 생각이 든다.

누가 더 훌륭한지에 대해선 말하지 않기로 하자!!^^;

 

아이에게 건네주었더니 (의외로) 진득하니 앉아서 끝까지 다 읽는다. 생소한 단어가 많이 나오고 어려운 뜻을 가진 용어도 많아 중간에 덮거나 설명을 해 달라고 할 줄 알았는데 의외다.

읽은 소감을 말해보라고 하니..."재밌네!"였다.

그게 다야? 하니.."공부에도 도움이 되겠어!" 한다.^^

한 번에 휘리릭 읽고 덮어 두어야 할 책은 아니라는 건 알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도 되려나..^^

 

국어 사전만 필요한 게 아니라는 걸 아이를 키우면서 알게 된다.

쉬우면서도 재미있는 용어정리와 풀이를 갖춘 참고서가 많다면 아이들이 공부에 좀 더 재미를 갖고 포기하는 일은 없지 않을까 생각된다.

어려워지는 고학년 사회에 정말로 개념을 확실히 잡아 빵 터지는 '개념학생'으로 명명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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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인민군 우편함 4640호 - 1950년, 받지 못한 편지들
이흥환 엮음 / 삼인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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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념을 생명보다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들로 인해 세상은 나아갔거나 후퇴했고, 각자가 생각하고 있는 이념의 실현되는 이상향의 세상을 위해 지금도 목에 핏대를 세우며 싸우고 있는 사람들이 분명있다.

몽매한 사람들의 의식을 깨우고 지금보다 더 새로운 세상을 개척해 나가기 위해서 먼저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 의식의 전환을 꾀하는 이념무장이다. 왜 싸워야 하고 무엇때문에 이 일에 목숨을 걸어야 하는 기본적인 이해가 없으면 싸움에서 이길 수가 없고 이기기 위해서는 맹목에 가까운 믿음이 있어야함을 상식으로도 알 수있다.

 

그렇지만,

이념이라는 거창한 형태의 생각에는 관심없이 제 앞에 놓여진 삶만을 위해 꾸역꾸역 살아가는 사람도 많다.

세 끼 밥 잘 먹고, 내 새끼 내 형제가 편안하고, 이웃끼리 잘 지내며 하루하루 안분지족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을 '이념'이라는 금 앞에 세워두고 너는 어느편이냐? 종용한다고 해서 그어진 금만큼이나 뚜렷한 이념이 생기는 것일까?

이념을 위해 목숨을 바치는 사람이 있 듯, 아무런 이념없이도 생명을 유지해 가야할 수 많은 이유가 있는 사람도 있는 법이다.

 

이념 없이도 무슨 무슨 주의 없이도 잘 살아온 사람들이 편 갈린 이념으로 인해 물결에 휩쓸려 표류하고 난파당하는 비극을 맞아야 했다면, 이건 누구의 책임일까?

이념없이 살아 온 무지랭이 민초를 탓해야 할까?

목숨을 걸고 싸워야 할 이유가 분명한 이념가들을 탓해야 할까?

 

누구도 말해주지 않는 답이 여전히 의문부호로 남아있는 만큼 격랑의 시간속에 새겨진 한맺힌 아픔은 아픔대로 오롯하게 남아있다.

<1950년, 받지 못한 편지들, 조선 인민군 우편함 4640호>

이 편지들은 발신인의 손을 떠나서 격랑의 시간을 62년 간을 표류하다 발신인의 손에는 끝내 닿지 못한 채 이 책안으로 정박하고 있다.

엽서를 포함한 113통의 편지의 사연은 제각각이다.

전쟁이 일어난지도 모르고 면회를 가겠으니 기다리라는 아내의 사연이 있는가 하면 , 집 세간에 연연해하지 말고 몸이라도 어서 피하라는 다그치는 남편의 목소리가 있고, 떠나와 있을 지언정 사랑을 모르는 사람이 아니라는 애틋한 연서에서 부터 결혼날짜를 받아 놓았으니 속히 돌아오기만을 기다린다는 편지도 있다.

쓴 장소도 사연만큼이나 다양해서 평양의 관리가 요동성의 애인에게 , 모스크바의 아내가 평양의 남편에게, 남에서 북으로, 북에서 남으로 , 흑룡강성, 산동성, 블라디보스톡에서 보낸 사연들도 보였다.

정돈된 글씨로 깨알처럼 편지지를 가득 메운 형식에 맞는 편지가 있었는가 하면, 빛바랜 종이와 고쳐 가며 쓴 비뚤한 글씨, 사모하는 마음을 얹어 그림을 곁들여 쓴 편지, 위문편지를 쓴 아이들 편지, 편지가 어서 가서 님의 손의 닿기를 바라는 마음을 숨김없이 드러낸 편지들로 가득하다.

 

1950년에 보내진 편지들이라 6.25전쟁이 발발했거나 발발하기 직전의 편지들에 담긴 사연들을 읽다보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념을 위해 목숨을 걸고 싸운 사람들이라기 보다는 가족의 안위가 걱정되고 사랑하는 사람들 곁에 돌아가고픈 보통의 사람들이다.

 

어떻게든 아이들 목숨만 붙어놔주시요, 발싸게, 난닝구, 반소데 삿쯔를 속히 가지고 와주시길, 끗트로 악수 키수, 자식을 서이나 전선에 보낸 우리 어머님,토기 두 마리, 돼지 두 마리 모두 데리고 큰집에 와 있다.... 편지에 적힌 내용을 끄집어 낸 제목만 읽어도 그들이 어떤 사람들이었는지 어떻게 살아갈 사람들이었는지를 짐작할 수있어 코끝이 시큰해 진다.

이 편지들은 한국전 당시 미군이 노획한 북한 문서로 미군이 북한 지역을 점령했을 때 평양을 비롯해 북한 지역 전역에서 노획한 문서라고 한다. 비밀로 분류된 후 누구나 볼 수있는 공개 문서가 된 지 30년이 넘었지만 대부분의 편지는 손 댄 흔적이 없어 사연들이었다니 사연의 일부를 공개해서라도 수신인에게 편지의 존재를 알리고 싶은 마음이 이 책이 나오는데 한 몫했다고 한다.

 

'이건 내가 쓴 편지이다.' '이건 내가 받았어야 할 편지이다.' 라고 말하는 사람이 단 한명만이라도 나선다면, 그래서 출판사의 문을 두드리는 사람이 나타나기만 한다면 이 책이 출판된 소임을 다한 것이라는 펴낸이의 글을 읽고 또 한 번 가슴이 뭉클해져 왔다. 그렇게 된다면, 정말 수신인이나 발신인이 한 사람이라도 나타나 표류하던 세월을 건져 올릴 수만 있다면, 이 책속에 담긴 113통의 주인공 모두가 다 위로 받을 수 있을텐데...싶은 기도하는 마음이 되었다.

 

개인의 사사로운 기록들이고 누렇게 변색된 비뚤한 글씨들이지만, 애틋함이 뚝뚝흐르는 사연들을 읽다보면 사상이라는게 이념이라는게 이름없는 민초들의 삶을 피폐하게하며 피어난 허울뿐인 꽃은 아닐까..싶은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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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출판 삼인 2012-10-09 23: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조선인민군 우편함 4640호」를 토대로 구성,창작된 연극 <달아나라, 편지야>가 2012년 10월 10일 (수)부터 15일 (월)까지 홍대입구 인근에 위치한 '가톨릭청년회관 다리 CY씨어터'에서 무대에 오릅니다.

공연정보 바로가기 ▶ http://daristory.tistory.com/61

특히 원작을 포스팅해주신 분들을 대상으로 티켓 할인 이벤트(1만5천원 → 1만2천원)를 진행하고 있으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관람을 원하시면 메일을 통해 제목 [달아나라편지야/포스팅이벤트/관람일/성함/연락처]으로 예약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cycdari@daum.net
 
스타터스 블랙 로맨스 클럽
리사 프라이스 지음, 박효정 옮김 / 황금가지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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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능하다고 생각한 수많은 영역들에서 길게는 백 년 짧게는 몇 십 년 사이에 우리는 <상상하는 모든 것이 현실이 되는 세상>을 체험해 왔고, 이런 문구가 더 이상 첨단 제품을 홍보하는 선전문구가 아닌 '언젠가는 가능한'이라는 열려있는 메세지로 인식되고 있다.

설마? 했던 의문의 문장들이 역시! 하는 감탄의 문장으로 바뀐 사례가 얼마나 많은가?

그러는 동안 발전이라는 것이 무조건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걸 우리는 어느 순간 엄청난 속도의 자동차를 탔을 때 느낀 멀미처럼 흔들리며 알게 되고 각성의 분위기도 만만찮다.

 

과학적 진보가 인간에게 끼치는 영향이 어떤 변화를 가져 올 것인지..명확하게 어떤 분야의 학문에서도 정의를 내리고 있지는 못하지만, 영화와 소설 분야에서 나타나는 전망은 그리 밝아 보이지 않는다. 밝아 보이지 않는 정도가 아니라 거의 암울에 가깝다.

그 암울한 세상 속에서도 사람이 희망이고 사람이 해답인지라 어떤 악한 조건의 상황이라도 살아가야는 방법을 찾고 희망의 명분을 남겨 둔다는 메세지가 있어 디스토피아를 다룬 얘기는 충격이 클수록 재미가 더하다.

 

첨단기술에 의한 부작용이 초래한 세상과 그 세상에 속한 인간들의 운명을 다룬 디스토피아 스릴러, 스타터스!

생물학 전쟁으로 백신을 맞지 못한 중장년층은 바이러스 감염에 의해 모두 사망하고 [스타터스]라 불리는 10대 들과 [엔더]라 불리는 노인들만 살아 남은 세상.

중간이 계층이 없는 처음과 끝만 존재하는 양극화의 세상이 조화로운 삶을 이루어 가리라곤 애초에 생각되어지지 않지만, 인간의 욕망은 언제나 내가 가진 것에 만족하기 보다는 가지지 못한 것을 탐한다는데 비극이 시작됨을 여기서도 볼 수 있다.

 

다시 젊어지고 싶은 부유한 노인들 [엔더]는 10대의 몸을 대여받아 젊음을 다시 만끽해 보려하고 부모도 일자리도 없이 굶주림에 시달리는 어린 [스타터]들은 돈의 노예가 되어 '바디뱅크'에 몸을 맡기는 모습을 통해 우리가 지키고 있는 윤리의 기준마저 혼란해진다.

소설에서 몸을 바꾸어 타인이 된다는 설정은 이미 진부해진 소재이긴 하지만, 어린 미성년자의 몸을 통째로 리스해 그 몸을 쾌락의 도구로 사용하는 노인들..이라니, 디스토피아가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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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몸들을 렌탈한 [엔더] 리가 인용한 격언 '젊음은 젊은이들에게 허비된다'는 영국의 유명한 극작가 '버나드 쇼'의 명언 중 <젊음은 젊은이들에게 주기엔 너무 아깝다> 는 말과 오버랩된다.

이런 말을 한 버나드 쇼는 젊었을 때 그토록 아까운 젊음을 한 점 오차없이 알뜰히 다 소진하며 썼을까?

젊음을 허비해 본 젊은이들의 시행착오를 통해 만들어진 세상을 우리는 살아왔으며 또 살아가고 있는 걸 생각한다면 젊음의 허비는 어쩌면 세상이 돌아가는 원동력의 한 부분이 아닐까..싶기도 하다.

허비되는 젊음이 아까운 건 사실이지만 내 것일 땐 아까운 줄 모르고 허비하다가 사용기한이 지난 후에 다시 뺏고 싶어 하는 마음, 소설의 소재로 흥미롭다는데는 인정하지만 이런 세상이 정말 올까싶어 나도 소름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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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터스>는 어디서 많이 본 듯한 진부한 소재임에도 독자를 끝까지 끌고 가는 힘이 있다.

렌트를 당한 상태에서도 나를 찾기 위한 정체성, 반짝이는 젊은 사랑의 불꽃, 동생을 향한 희생정신, 음모를 파헤치려는 모험정신..그런 것일 수도 있었지만, 이게 가까운 미래의 실현가능한 이야기가 될 수도 있겠다는 묘한 위기감이 주된 이유였다.

몸을 빌려주는 세상, 나는 아니(..라는 보장도 없지만!)겠지만 내 아이, 내 손자들이 이런 세상을 살아갈 수도 있다는 생각이 제발 그들이 [엔더]들을 물리(?)치고 [스타터]로써의 권리와 희망을 되찾기 바라는 마음이 이 책을 끝까지 읽게 했다.

이야기 시작의 장황함에 비해 후반부로 갈 수록 쫒기는 듯한 사건 마무리와 영화제작을 염두에 둔 듯한 공간(감옥)의 산만함, 주변 인물들의 개연성 부족한 진퇴로 인해 이야기의 맥이 풀어지고 느슨해짐은 아쉬웠다.

책의 인쇄 상태가 좋지 않아 일부분이(P.324)비어 있어 당황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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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가지>의 장르소설에 대한 정평은 익히 들어왔지만, 블랙 로맨스 클럽에 대해선 처음이다.

나 같은 독자들을 위해 '블랙 로맨스 클럽'을 이해시키기 위한 첨부된 페이지를 보니 '기존의 로맨스 소설의 공식을 깨는 개성 넘치는 작품들을 엄선, 시대를 초월한 재미를 추구하는 작품만을 선정한 기대할 수있는 모든 이야기에 로맨스라는 양념이 덧붙여진 종합 선물 세트와 같은 다양한 소설의 색다른 재미'를 담은 장르라고 한다.

 

그래서, 표지도 로맨스 소설로 대표되는 다채로운 색상을 뒤집어 개성넘치는 로맨스 소설을 담고자 하는 출판사의 마음을 담은 '블랙'으로!!

독자의 흥미를 유발시키고 재미를 충족시켜 준다면이야 블랙도 상관없고 화이트도 상관없지만, 야심차게 선보인 블랙 로맨스 클럽의 시리즈가 어떤 책으로 이어질지는 사뭇 기대가 크다.

'종합 선물 세트'라고 했으니..분명 다양한 장르가 책 한 권에 공존한다는 얘기인데 부디 블랙 로맨스의 새 지평을 여는 출판사로 거듭나기를 바래본다. 출판사만 믿고 책을 택해도 후회하지 않는 선택이 된다는 건 독자로서도 고마운 일이니까!!

 

우리가 살아가야할 미래 세계의 삶이 어린 사람에게나 나이든 사람에게나 모두 축복이 될 수있는 그런 세상이었음 좋겠다. 유토피아가 멀어진다고 해서 디스토피아를 가까이 할 순 없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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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무사리 숲의 느긋한 나날
미우라 시온 지음, 오세웅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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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을 읽다보면 스토리의 전개가 작가의 상상력을 바탕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지만, 간혹 '이건 발로 쓴 책이군' 싶어질 때가 있다.

재미도 없고 감동도 없는 책을 읽을 때 <발로 썼다>는 표현을 하곤 하는데, 이건 그때 말하는 <발>하곤 다른 <발>이다.^^

현장의 목소리가 생생히 전달될 때 쓰는 <발로 뛰면서 쓴>의 표현이 함축되어 있는 <발>이다!

쿵쿵쿵..발자국 소리까지 책 안에 담는 다는 건 역시 작가의 필력 덕분이겠지만, 무엇보다 경험이 스며든 펄떡이는 생동감은 필력으론 다 담을 수 없는 땀냄새을 느껴본 작가의 글이기 때문일 것이다.

미우라 시온의 <가무사리 숲의 느긋한 나날>은 쿵쿵 울리는 발자국 소리와 시큼한 땀냄새가 베인 '체험 삶의 현장'같은 소설이다.

이 책 이전에 미우라 시온의 <흰뱀이 잠든 섬>을 읽었는데, 몽환적이고 신화적인 요소가 결합된, 발은 땅을 밟고 있는데 머리는 구름에 휩싸인 ...난해한 괴리들이 공존한 내용이어서 스토리의 몰입에 속도를 붙이지 못하고 처음부터 끝까지 맨손체조만 하다 책을 덮은 기분이었다.

<흰 뱀이 잠든 섬>보다 앞서 나온 <바람이 강하게 불고 있다>의 평이 좋아 호기심을 갖고 있던 차에 만난 책이라 기대가 컸었는데 맨손체조만으로 책을 덮다 보니 '강한 바람'에 맞설 용기가 생기지 않아 잊고 있었는데, '가무사리 숲'으로 나를 데려가 주는 바람에 다시 '강한 바람'에 대한 호기심이 강하게 불고 있는 중이다.^^

책 날개에 밝혔 듯,

외조부가 미에 현에서 임업에 종사하고 있어 어렸을 때부터 100년 후에 팔릴 나무를 기르는 일에 대한 호기심을 키웠다고 한다.

어렸을 때 부터 호기심만 키워 온게 아니라, 외조 부가 귀찮을 정도로 나무를 심고 가꾸고 베고 하는 일들에 대해 묻고 직접 지켜보고 (아마는)작업장에서 같이 일도 해 보았음이 틀림없다.

외조부에 대한 이야기를 모른채 책을 읽는 동안 ' 이 양반, 글쓰기에 지쳐 우연히 임업 관리소에서 일하다 너무 재밌어 이걸 소설로 옮긴 거 아냐?' 하는 생각이 무시로 들었으니까.

바다물 다 마셔봐야 짠 걸 아냐? 간만 봐도 알지! 한다면, 바닷물을 다 마셔도 짠 정도를 딱 바닷물 만큼 표현해 낼 수없는 나로서는 할말없다.ㅠㅠ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딱히 하고 싶은 것도 잘 하는 것도 없이 아르바이트나 적당히 하면서 살려고 생각하던 '유키'가 자시도 모르게 '녹색 고용' 제도에 접수되어 있어 일손이 부족한 임업회사의 연수생으로 가무사리 마을로 가면서 펼쳐지는 1년 동안의 이야기다.

'나아나아'( 천처히 하자, 마음을 가라앉혀 정도의 뉘앙스를 풍기는)라는 사투리를 입버릇처럼 사용하는 마을이다.

('나아나아'는 어쩐지 전라도의 '거시기'를 연상시킨다.^^)

삼림 조합 사무실 소속의 가무사리 지구 나카무라 임업 주식회사에 배치(?)된 유키의 1년은 새롭고 신기하고 놀라운 일들의 연속이다. 나무를 심고 가꾸고 베고 관리하는 동안 가무사리 사람들과의 근끈한 유대감, 자연에 대한 경외와 아름다움, 빠지면 서운한 로맨스와 스스로의 미래에 대한 그림을 그리는 자연친화적 성장소설로 읽혔다.

미우라 시온의 책을 읽은 건 딱 두 권 뿐인데, 공교롭게도 두 권 다 속세와 단절된 동네 얘기라서 그런지 자연과 무속신앙에 대한 얘기가 많다.

일본이 많은 무속신앙을 숭배한다는 얘기를 얼핏 알고 있지만, 책 속에 나오는 신들은 근엄하고 무게 잡힌 경건의 대상이라기 보다는 우리가 흔히 음식을 먹기전에 버릇처럼 행하는 '고수레'와 같이 친근하고 삶과 밀접해 있다. 날을 정해 찾고 예의와 격식을 갖추어야 하는 신이라기 보다는 오래 친하게 지내 챙기지 않으면 서운한 친구같다.

'신과 함께 호흡하는 순박한 사람들의 그들만의 리그' 쯤 되는 공통의 요소가 있긴 하지만, 전에 읽었던 책보다 이번 책이 훨씬 재밌다. 생명력 넘치는 가무사리 숲으로 소풍을 다녀온 느낌이다.

잘 써야겠다고 생각하지 않고 겪은 걸 재밌게 들려줘야 겠다고 생각하며 쓴 듯한 글의 흐름도 유쾌하다.

숲에서 숲의 향기를 맡아 본 적이 언제였지...?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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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FM 라디오 고교 영어듣기 - 2012, 수능연계교재 EBS FM 라디오 고교 2012년 1
EBS교육방송 편집부 엮음 / 한국교육방송공사(중고등)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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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들릴때까지 듣겠다는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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