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꽃이 핍니다 한솔 마음씨앗 그림책 35
김근희 글.그림 / 한솔수북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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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에서 자란 나는 돌보지 않아도 피고 눈만 뜨면 지천으로 보이는 들꽃에게 관심도 없고 친절하지도 못했다.

토끼풀은 토끼 식량으로, 자운영은 논의 지기를 북돋는 거름으로, 민들레는 심심할 때 후~ 날려 보내는 심심풀이 식물로 까맣게 익으면 제법 맛있어 자꾸 먹게 되는 까마중에게도 별처럼 생긴 하얀꽃이 있으리란 걸 생각해 본 적이 없다.

꽃마리가 피었으니 이제 봄이 오기 시작하겠구나, 뱀딸기가 익을 때니 따먹으러 가야겠다, 민들레가 지천인 곳에 염소를 매어 두어야지....'아침이니 학교에 가야겠다'처럼 아무런 의미 없이 시간이 되었으므로 정해진 규칙대로 흘러가는 풍경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다,

민들레가 백만 볼트의 환한 빛으로 세상을 비추는 햇님을 닮은 꽃이라는 걸 알게 된 건 결혼을 해서 아이를 낳은 후였다.

'어! 민들레가 피었네..'하면서 무심이 민들레 한 송이를 아이의 손에 건네는 순간, 아이의 얼굴에 어리는 환한 빛을 보는 순간!

이 작은 풀꽃 한 송이가 이렇게 환한 빛을 내게 하는 힘이 있었구나...를 느끼면 세상의 모든 들꽃을 다시 보게 되었다.

시골에서 본 비슷비슷했던 들꽃들이 각자의 색깔과 향기와 생김새가 다 달랐음을 그제서야 보이기 시작했다.

아이를 낳아 키우면서 알게 된 생명의 소중함과 신비로움이 작은 풀꽃이라고 다르지 않음을 그제서야 알게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김근희 작가의 <들꽃이 핍니다>는 자꾸 쓰다듬게 되는 책이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작은 들꽃이 얼마나 이뿌고 아름다운지 돋을새김 해 놓은 것 같다.

작은 들꽃들의 소중함과 아름다움을 아이들에게 알려 주고 싶어서 이렇듯 한 땀 한 땀 수를 놓아 책으로 만들었구나..싶은 생각과, 들꽃을 천으로 옮겨 수 놓는 정성이 내게도 전달되어 만지면 천의 까슬한 감촉과 실의 부드러움이 내게로 전해 질 것만 같은 생각이 자꾸 든다.

개미가 좋아하는 열매, 제비꽃

너무너무 작아 누을 크게 떠야 보이는 열매, 꽃마리

새빨간 사탕처럼 향긋한 열매, 뱀딸기

까만 구슬 열매, 까마중

흔들면 사랑사랑 초기 나는 열매, 나팔꽃

까만 꼬투리 속 빨간 열매, 자운영

바람을 타고 나는 민들레..

그러고 보니 보랏빛 제비꽃이 시들고 나면 작은 세 갈래의 주머니 안에 깨알보다 작은 열매가 총총히 들어 있었던 것 같다. 이걸 개미가 좋아하는 구나... 이제야 그걸 알게 되다니!!

기골서 뱀딸기가 많이 나는 곳을 알고 있었는데 지금도 그대로일까..회상에 젖어 슬며시 웃는다.

까마중은 한약재로도 쓰인다는 말에 입이 까맣게 되도록 먹었었지.

나팔꽃 열매의 '사랑사랑' 소리!!! 아, 나는 왜 한 번도 그게 '사랑사랑'소리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었지?

기회가 오면 아이의 귓가에 이 소리를 꼭 들려주고 말리라!

자운영의 열매는 콩 꼬투리 같아 소꿉장난할 때 많이 쓰였었고,

민들레는 언제나 시골아이들의 꿈을 실어 나르는 좋은 장난감이었지..

어린날의 행복한 순간들이 오버랩되고 다시 들여다 보게 되는 새로운 사실들을 책을 통해 알게 되면서 아이보다 내가 훨씬 행복해 졌다.

한 페이지에 한 두 줄 뿐인 책을 한 참만에 다 보고 다시 앞으로 돌려 쓰다듬어 넘기며 또 본다.

조금만 교외로 나가면 이 땅 어디서나 쉽게 접할 수 있는 들꽃들을 중심으로 봄비가 내리는 봄에서 눈이 내리는 겨울까지 꽃이 피고 열매를 맺고 땅속으로 들어가 잎을 피우기를 기다리며 잠드는 과정을 실로 나타내었다.

들꽃들과 친한 개미, 다람쥐, 개구리, 지렁이... 곤충과 동물을 함께 등장시켜 귀여움과 친근함을 더 한 것도 돋보인다.

저 개미들...

책 장 속에서 종종종 열을 마춰 기어나와 내 거실로 줄지어 나 올 것만 같다.^^

이제는 공장에서 만들어져 나오는 것들 말고 직접 손으로 만든 모든 물건들에게 특별히 더 애정이 간다.

퀼트로 만든 옷을 입고 가는 사람을 만나거나 직접 손으로 뜨게질한 옷을 입은 아이를 보면 한 번 더 돌아보고 유심히 살펴보게 된다.

그 옷에서 느껴지는 사랑과 따뜻한 아우라가 보는 사람을 흐뭇하게 만들곤 한다.

부럽기는 하되 내가 할 수없는 일이라 속상해하고 있었는데, 우연한 기회에 본 친구집의 커튼이 너무 이뻐 감탄을 연발하니..어렵지 않다고 도와주겠노라 해서 올 초 부터 수 놓기를 시작했다.

생각만큼 이뿌게 나오지 않고 부족한 부분만 눈에 보여 속상해하고 있다.

그러던 중에 만난 <들꽃이 핍니다> 이 책은 나에게 얼마나 많은 감동과 용기를 주었는지 모른다.

아이가 책을 받고 수놓을려고 주문한 책이야? 물었으니까!^^

어머니와 남편과 딸을 위해, 이름 모르게 피고 지는 들꽃이 어떻게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가는지 전하고 싶은 마음이 만들어 낸 책 <들꽃이 핍니다>.

우리에게 이런 마음으로 책을 만들어 주는 작가가 있어 너무 행복하다.

아이들 책이지만, 아이들이 책에 담긴 세세한 뜻까지 다 읽기엔 무게감이 있는 책인지도 모른다.

어른들이 보면서 추억과 행복한 기억이 오버랩 될 때 이 책의 가치는 더 빛날 것이다.

아이와 머리를 맞대고 어린시절을 얘기하며 읽는다면 하루밤에 다 읽기란 불가능한 책이다.

단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작가가 이 책을 만들기 위해 수놓는 동안에 든 생각이나 들꽃에 대한 작은 기억들을 담은 작가 이야기를 첨부 했었더라면 읽는 독자에겐 더 없는 기쁨이 었을 것이다.

마음이 환해 지는 행복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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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수학의 정석 수학 2 - 2015년 고3학년 대상 수학의 정석
홍성대 지음 / 성지출판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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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수학의 기본을 알고 기초를 다져가는 책, 수학의 모든 길은 정석으로 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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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도둑 창의사고력 수학퀴즈 3 수학도둑 창의사고력 수학퀴즈 3
송도수 글, 서정은 그림, 일본 동경대수학연구회 수학퍼즐연구회 콘텐츠, 여운방 감수 / 서울문화사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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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아이가 클 수록 수학을 좋아하게 만들기가 힘들다는 걸 느낀다.

저학년때는 가장 쉬운 과목이 수학이라며 수학이 제일 좋다고 하던 아이도 어느 사이 계산이 복잡해지고 응용해야 하는 문제들이 늘어나면서 수학을 멀리하고 싫어하는 과목의 맨 처음 순위에 올려 놓는 걸 많이 본다.

우링 아이도 예외는 아니어서 4학년을 올라오면서 수학이 싫어진다는 말을 자주 하는데, 그런말을 들을때 마다 가슴에 쩍~!! 금이 가는 소리가 들린다.

'올 것이 왔구나!!' 싶어서!^^;

 

수학을 싫어하게 된 이유는 학년이 올라가면서 문제가 어려워진 이유도 있지만, 원리의 이해보다는 주입식으로 많은 문제를 풀어야 하고 쉬운 문제를 겨우 이해했는데 숨 쉴 틈도 없이 어려운 문제가 기다리고 있어 문제 풀이할 의욕을 상실하고 자신감을 잃어차츰 흥미마저 잃어가는 게 아닌가 싶다.

모름지기 모든 일은 재미가 있어야 그 일을 계속 한다는 간단하고도 분명한 진리가 있다.

수학도 그러할 진데, 이 수학을 어떻게 하면 재미있는 학문이라는 걸 아이에게 알려 주어야 할 지가 가장 큰 고민이다.

수학을 잘하는 아이들의 한결같은 말이 '수학이 재미있다'이므로, 수학이 어렵기는 하지만 재미있음을 어떻게 알았는지 나도 궁금하기는 하다.

고백컨데, 수학만 잘했더라면 내 인생은 지금보다 훨씬 업그레이드 되어있을 것이라 믿고 있으므로!!^^;

 

수학도둑 <창의사고력 수학퀴즈>를 보는 순간 밑져야 본전이라는 마음이 솔직히 앞섰다.

수학도둑 <창의사고력 수학퀴즈>를 보는 순간 밑져야 본전이라는 마음이 솔직히 앞섰다.

수학도둑 <창의사고력 수학퀴즈>를 보는 순간 밑져야 본전이라는 마음이 솔직히 앞섰다.

만화를 좋아하는 아이인지라, '친근한 캐릭터들이 꾸며가는 이야기이니 무조건 싫어하지는 않겠구나' 싶은 마음으로 권했다.

퀴즈 프로그램을 좋아하는걸로 봐서 수학퀴즈도 퀴즈니 몇 개쯤 맞춰보려고 애쓰지 않을까? 싶은 기대가 없었다면 거짓말이다.

'뭐야? 수학퀴즈??'하던 아이가 책을 쓱 넘겨 보더니 '어렵잖아!'가 첫마디다.

던져 놓고 관심을 안보이면 어쩌나..싶었는데 요 Story Play 부분만 찾아 읽기 시작했다.

절반의 성공!!^^

그러더니 연필을 찾고 중간 중간 할 수있을 듯 싶은 문제는 풀어보기 시작한다.

오, 놀라울 손!!

풀다가 어렵거나 막히면 답답한지 해답편을 찾아보기도 했지만, 아주 안 할려고 덮어버리지 않아 얼마나 다행인지 가슴을 쓸어내리며 지켜보았다.

그러다 한 마디 던지는 말이 '의외로 재밌네!'

금 갔던 가슴이 순간 접착제로 딱 붙는 듯한 기쁨의 순간이었달까!^^

아이와 함께 문제를 풀기도 하고 가르쳐 주기도 하며 찬찬히 살펴 본 책은 단순한 주입식 문제만을 싣지 않은 게 특징이다.

미션을 부여받고 스토리플레이에서 이야기 속 수학퀴즐 푼 후 해답을 통해 수학실력을 점검하고 실수 한 것이 무엇인지 알도록 하는 단계로 이루어져 있다.

한가지 영역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수와 연산, 도형, 측정, 확률과 통계, 구칙성, 문자와 식, 함수의 개 영역을 고루 높힐 수있게 다양한 문제로 포진해 있다는 것도 아이들이 지루해 하지 않고 새로운 영역의 문제에 도전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었다.

전편에 비해 난이도가 약간 어려운 감이 있지만, 난이도를 구별해 두어 자신에 맞는 문제를 먼저 풀고나서 다음 난이도에 도전 할 수있는 구성이어서 아이에게 부담을 덜 준다는 것도 고마운 점이다.

난이도 별 셋 문제는 내가 풀기에도 만만찮은 문제가 많아 요즘 아이들의 수준이 이정도로 높아 졌나 싶어 반성하면서 우리 아이도 요즘아이인데...이 정도는 풀어야 하는 건 아닌가 싶은 조바심이 생기기도 했다.

 

한 번 본다고 실력이 쑥 늘리 없고 싫어하던 수학이 이 한 권으로 인해 단박 좋아질리 없다는 걸 안다.

하지만, 이 책으로 인해 수학의 재미를 조금이라도 느끼고 풀어가는 재미가 있는 학문이라는 걸 알게 된다면 이 책에 대한 고마움이 더욱 깊어질 것이다.

한 번에 휘리릭 풀고 덮어 두는 책이 아닌, 학년이 올라가고 실력이 늘어갈 때마다 자기의 실력에 맞는 문제를 풀어봄으로 수학의 재미를 알고 깊이 있는 수학적 사고를 형성하는데 도움이 되는 책임에는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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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를 위한 바람의 딸 우리 땅에 서다 1 어린이를 위한 바람의 딸 우리 땅에 서다 1
한비야 지음, 김무연 그림 / 푸른숲주니어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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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딸, 걸어서 지구 세 바퀴 반>으로 신선한 충격과 도전정신을 심어주었던 한비야씨의 이야기로 인해 우리나라 젊은이들 배낭여행의 본격적인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누구나 가 보고 싶은 아름답고 이름난 명소가 아닌 아무도 가 보지 않고 알려지지도 않은 세계 각 국의 구석진 오지를 다니면서 쓴 글을 읽으며 이렇게 멋진 여행을 하는 사람도 있구나..싶었다.

한비야씨 오지여행은 위험이 도처에 도사리고 목숨을 걸어야 하는 아찔한 순간이 허다한 여행이었지만 방안에서 읽는 독자에겐 짜릿하고도 스릴넘치는 평생에 다시 할 수 없는 멋진 여행기였다.

이런 여행을 할 수만 있다면...

나에게도 현실을 뛰어 넘을 용기와 자유가 있었더라면...

수천가지의 핑게를 가진 무덤만 세고 있을 때, 그녀의 도전은 계속되었고 더 나은 삶의 방향들을 우리에게 제시해 주고 있었다.

오, 멋지다!!

오지 여행을 통해 얻은 세상을 보는 넓은 시선과 전쟁과 기아로 고통받는 사람들을 향한 인류애의 발현으로 인해 우리에게도 자성과 성찰의 시간을 주었지만, 그녀 자신을 국제 NGO월드비전에서 긴급 구호팀장으로 일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지금도 UN에서 중앙 긴급 대응 기금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한비야씨의 도전은 어디까지이고 우리에게 또 어떤 희망의 메세지를 안겨다 줄 지 기대된다.

'해 보지도 않고 어떻게 알아?'

이 말은 한비야씨의 아버지가 자주 하셨던 말이라고 한다. 무엇이든 해 보지도 않고 지레 겁을 먹거나 포기하는 아이들에게 용기와 도전 정신을 불러 일으키기에 더 없이 좋은 말이다.

한비야 자신도 힘들고 어려운 순간마다 이 말을 기억하고 좌절보다 용기를 얻어 한 발씩 나아갈 수 있다고 했다. 힘이 되는 한마디 말이 사람의 인생에 얼마나 큰 힘을 발휘할 수 있게 해 주는지 다시 느꼈다.

 

이 책 <바람의 딸, 우리 땅에 서다>도 한 걸음의 힘을 믿고 자신의 택한 길을 따라 앞으로 걸어가는 한비야씨의 정신이 잘 담겨져 있다.

'뛰는 재주도, 나는 재주도 없다. 그저 묵묵히 한 발짝씩 옮긴것이 낵 한 일의 전부다.'라고 쓴 책 앞의 말처럼 그저 묵묵히 한 발짝씩 옮기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생각해 보게 한다.

 1권에 수록된 한비야씨의 땅끝마을 해남에서 시작된 도보 국토 종단 코스를 나타낸 그림이다.

 

그림이 깔끔하고 귀엽기도 하지만, 어떤 도시를 지나 어디까지 갔었는지가 한 눈에 보인다.

중간중간 그려진 그림을 보며 그 지방의 특산물과 자연환경도 유추해 볼 수있어 좋다.

국토 종단을 하는 동안 걸어서 종단한다는 원칙과 아무리 피곤해도 일기를 꼭 적었다는 내용을 읽으며 참으로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하루종일 걷는 일이 얼마나 힘든일인지 경험해 본 적이 있는데, 씻기는 커녕 그대로 쓰러져 잠이 들었던 걸 생각하면 일기쓰기는 내 몸위에 놓인 산을 옮겨 놓고 잠을 청하는 것 만큼이나 힘든일이라는 걸 안다.

 

해남에서 나주까지, 진안을 거쳐 문경에 이르는 여정동안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아름다운 자연속을 걸으며 우리 국토에 대한 자부심과 정 많은 시골 사람들의 이야기에 흐뭇하기도 했지만, 우리가 꼭 지켜야 함에도 간과하고 있는 일제 강점기 잔재가 남아 있는 지명들, 다문화 가정의 이해, 땅을 뒤덮고 있는 묘지와 장례문화에 대한 반성의 시간을 갖게 하는 '깊이 생각해 보고 실천하기' 코너를 통해 우리가 고쳐가야 할 문제들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이기도 했다.

3월 2일 부터 3월 31일 동안의 한 달간의 기록이 담겨있는 1권의 이야기에 소개된 재미있는 에피소드와 정감 넘치는 사투리, 뿌듯한 미담들을 읽으며 당장 베낭을 싸서 나도 한비야씨의 종단길을 함께 하고 싶은 생각이 굴뚝 같았다.

숙박을 하는 곳이 시골이거나 혼자 사시는 할머니 집이 많아서 그런지 의외로 한비야씨를 알고 있는 사람들이 없다는 것도 신기했다.

만약, 우리집에서 묵겠다고 말한다면 영광으로 알고 당장 오시라 붙잡았을 텐데, 간첩으로 오인받기도하는 걸 보면 아직도 한비야씨를 모르는 사람이 있기는 하나보다!

 

한비야씨의 여행기를 따라 나도 남도 끝 땅끝마을에서 부터 문경까지 걸어 온 기분이다.

빨리 2권으로 넘어가 나머지 여행도 같이 해야 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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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를 위한 바람의 딸 우리 땅에 서다 2 어린이를 위한 바람의 딸 우리 땅에 서다 2
한비야 지음, 김무연 그림 / 푸른숲주니어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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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첫날 전라남도 땅끝 마을에서 만나 할머니들의 '오매 징한 거, 절대로 못 간당께.' 하신 말씀을 뒤로 한 채 여행을 시작한 3월 2일 로 부터 49일 째 통일전망대에서 기쁨의 순간의 맞이한 기록들이 담긴 <바람의 딸, 우리땅에 서다> 두번째 이야기다.

첫번째 이야기가 문경에서 그쳤으니 이번 이야기는 문경에서 부터 이야기가 되겠다.

1권이 3월 한 달의 도보여행 기록이라면, 2권은 4월 한 달동안의 기록이다. 정확히는 4월 26일!

3월 2일 해남에서 시작한 여행이 4월 26일 통일 전망대에서 49일의 도보 국토 대장정의 마침표를 찍게 된다.

 

책 내용 중에 '여행이 만 권의 책만큼 값진 것'이라는 말과 함께 뉴질랜드에서 온 가족들의 이야기를 예를 들어 여행의 의미와 중요성을 이야기 한다.

이 내용은 초등학교 4학년 국어 교과서에 수록되어 있기도 하는데, 우리 아이가 마침 이 단원을 배우고 있는 참이라 이 내용이 더 절실하게 다가왔다.

아이도 책을 읽으며 책에서 본 내용이 그대로 실린 원본의 책을 읽으며 흐뭇하고 뿌듯해 했다.

'이 내용이 한비야씨의 여행기 내용중의 한 부분이었구나...' 하며 고개를 끄덕이는데 나는 또 왜그리 뿌듯하던지..^^

 

'여행이 만 권의 책만큼 값진 것'이라는 말에 대해선 전적으로 공감한다.

여행을 좋아해서 시간이 나면 떠나는 걸 좋아하고 이왕이면 아이도 되도록 많은 곳을 데리고 다니며 보여주자는 마음인지라 같이 다닐 때가 많은데, 같이 떠나있을 때는 잘몰랐던 느낌들을 다녀와서 되새기며 회상하는 말들에서 아이의 시야가 넓어지고 생각의 깊이가 달라져 있는 걸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중국의 교외의 넓은 땅과 도심안의 높은 빌딩들을 보면서 땅이 넓은데도 높은 빌딩이 필요한 이유와 넓은 땅만큼이나 소수민족을 위한 이해와 소통이 더 많이 필요하다는 것에 대해 얘기 했었다.

교과서를 통해 배웠다면 분명 지루해 하고 억지로 외우면서 이해했을 문제들을 스스로 이야기의 주제로 삼으며 깨쳤다는 것에 대해 여행이 만 권의 책 만큼이나 값지다는 말 외에 설명할 말이 더 있을까?


 

2권에서 시작된 여행코스의 처음부터 끝까지 그림이다.

1권과 마찬가지로 지역의 특성과 구간구간마다의 여정이 얼핏 보이는 재미있는 지도다.

제천까지의 여행은 꽃이 피고 상쾌한 시간이었지만, 평창을 지나면서는 날씨가 더워졌구나..홍천에 개나리가 이제 핀 걸 보니 북쪽으로 올라간게 틀림없군...눈으로 유추하며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여러 동네를 거치면서 흐뭇하고 따뜻함이 살아있는 정 많은 곳도 있지만, 생각없이 쓰레기를 버리고도 아무런 양심의 꺼리낌없이 큰소리를 치는 부도덕한 사람들의 이야기라든가, 혼자 여행하는 여자에게 추근대는 치한이야기, 불친절한 여관방 주인아저씨 이야기를 읽을 땐 부럽기만 하던 여행이 그리 만만히 볼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한비야씨가 겪은 일들을 읽는 동안 같이 웃고, 마음 아파하고, 속상해 하다보니 국토종단여행..정말 한 번 해보고싶다는 마음이 불끈불끈 솟았다.

이렇게 긴 시간을 걷는 게 아니더라도 어느 짧은 코스만 정해 놓고 사흘만 걸어 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만약, 엄마 도보 여행을 떠난다면 같이 갈 마음이 있냐고 아이에게 물었더니 한비야씨의 재밌게 쓴 책 덕분인지 망설이지도 않고 '좋아!"라고 흔쾌히 말한다.

그 대답이 벌써 백만 대군을 얻은 듯 등에 배낭이 짊어져 있 듯 마음부터 설레고 있다.

지구를 세 바퀴 반을 돌고도 모자라 중국에 이어 제주도, 국토종단까지 한 한비야씨으 발이다. 주인을 잘 못 만나 혹사 당하는 발을 위해 신발을 사거나 로션을 사는데는 돈을 아끼지 않는다고 한다.

여간해서 탈이 나지 않는 한비야씨의 발에 대한 자부심과 애정을 표현하면서 사진작가가 발을 모델로 사진 전시회를 열었다면서 출세한 발이라는 자랑과 제 발로 제 힘으로 땀흘려 무엇인가를 일궈 냈을 때 저 밑바닥에서 솟아오르는 행복감에 대해 이야기 할 땐 내 발이 부끄러워졌다.

짧은 거리도 차를 타고 다니고 한 발 한 발 디디며 발바닥에서 전해오는 뿌듯함을 느껴 본 지가 언제적 일이었나..싶은 생각에!

이러면서 도보여행에 대한 환상과 꿈을 깨고 있지 않다니...부끄럽고 슬프다.

마지막 페이지에 배려한 한비야씨의 도보여행 베스트 코스와 잘 걷는 법, 다리에 쌓인 피로 풀기, 잘 먹는 법의 소개는 도보 여행을 준비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유용한 팁이고 정보이다.

지구를 세 바퀴 반이나 발로 걸어서 돈 사람이 가르쳐 주는 정보니 알짜배개 정보가 틀림없다.

찬찬히 읽은 다음 메모해 둘 것은 줄을 그어 두었다.^^

 

꿈을 향해서 매일매일 한 걸음씩! 걷는다는 말은 물리적인 힘을 이용해 움직인다는 뜻도 있겠으나 꿈을 향해 매일매일 노력하라는 중의적인 표현이 함께 있다고 생각한다.

시작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할 수없듯이 무엇이든 첫 발 , 첫 걸음이 중요하다는 걸 한비야씨의 책을 통해 또 배운다.

 

아이와 함께 읽으면서 우리 국토에 대한 이해와 아름다움을 느낀 것도 좋았지만 끊임없이 도전하고 새로운 미래를 꿈꾸는 그녀의 정신을 읽을 수 있었던 것이 더 좋았다.

아이와 함께 같이 이 땅을 걸어보고 우리의 발자취가 담긴 일기를 적을 수 있는 날이 오길 기다리고 또 그렇게 되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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