쉴드
무라카미 류 지음, 이영미 옮김, 하마노 유카 그림 / 문학수첩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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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의왼데...하고 놀랐다!

충격을 받아서 훌떡 뒤로 넘어가는 놀람은 아니고 어?? 싶은 다시 확인하게 되는 허를 찔린데 대한 놀람이었다고나.

무라카미 류!

당신 이제 정말 나이가 든 거야? 그런거야? 슬쩍 묻고 싶어지는 책이었다.

책 내용을 떠나 책의 분위기가 달라진데서 오는 일종의 당혹감이랄까...

이런 '류'의 글을 쓰던 <류>가 아니었는데 말이야...이상한 일이군 혼자 자꾸 되뇌게 되었다.



무라카미 류를 안 건 얼마 되지 않는다. (처음 그의 이름을 들었을 때, 상실의 시대와 최근 엄청난 인기를 얻은 소설  IQ84를 쓴
무라카미 하루키식의 작품을 쓰는 작가들의 분류해 놓은 말인가..했었다. 일본 작가와 소설에 전혀 관심이 없었으니..그럴수도 있지만 지금 생각하면
이 무슨 자다가 형부 다리 긁는 망발이었나 싶어진다.--;)

그의 수많은 작품들중 읽지 않은 작품이 읽은 작품보다 훨씬 많고, 그를 진지하게 들여다 보며 관심을 갖고 차분히 그의 작품들을 탐독하진
못했지만 내가 읽는 몇 몇의 작품에서 느낀 무라카미 류의 이미지는 에둘러 말하지 않는 직설과 형식에 얽메이지 않는 파격으로 자,
강속구다 받을 수있는 사람은 받고 자신없으면 피해라.. 그런 메세지들을 읽었었다.


그런데,

이 책...쉴드를 읽는 동안에는 한 번씩 표지를 들쳐봐야 했다.

내가 (조금)아는 그 <류>맞는거지? 호쾌하고 자유분방하던 그 <류>말이야.. 이렇게 물으면서.



내용인 즉,

성격은 다르지만 같은 마을에서 자라는 두 소년이 마을의 은둔자 노인에게서 인생의 비밀인 자신만의 '쉴드'가 필요하다는 말을 듣고 그들만의
쉴드를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 책이다.



장르로 치자면 성장소설에서는 약간 비껴서 있고, 자기 계발서보다는 융통성이 있지만 교훈적인 메세지를 담으려는 흔적은 농후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 의문이 들 때 펴면 좋을 우화집(?)쯤 된다.

내용은 나무랄데 없이 아주 건실하고 정답이 있을리없는 인생행로에 방향의 지침이 될 만한 내용들로 네 귀퉁이를 탁,탁 쳐서 반듯하게 정리해
놓았다.

그러나,  아직은 뉘우치며 살기 싫은 나 같은 청맹과니족이 읽기엔.... 좀 그랬다.

가르치려고 하는 책, 정중히 사양하고 싶더라는 게다.



sixty nine에서 피력하던 '즐겁게 살지 않는 것은 죄'라며 경찰을 물멕이고 주변 사람들에게 어퍼컷을 날리던 류는
어디로 갔는지 ...


그도 이젠 인생을 회고 할 나이가 되고 보니, 아버지 말씀대로(?) 인생을 즐기면서 살다가는 쪽박차기 딱 좋더라, 얘들아 그게 아니더라
인생은 충분히 진지하고 신중하게 살아야 하는 거더라는 중저음의 목소리를 무엇때문에 낼려고 했는지가 궁금해졌다. (내가 읽지 못한 책 중에서
교훈적인 내용을 담은 책이 있을지는 모르나, 내가 읽은 책들에서 느낀 목소리하고는 확연한 차이가 있으니..더 어리둥절 할 뿐이다.)



그의 작품 수 만큼이나 다양한 이력을 가진 그가 적기에는 이른감이 있는 무게있(?)는 책이다.

이렇게 좋은 내용과 감동을 주는 책을 읽고 이건 아니잖아요..하는 글을 적자니 기껏 따순밥 멕여 준 사람에게 쉰소리나 하는 거 같아서
미안하지만, <류>아저씨, 조금 참지 그러셨어요. 이런 책 20년 후에 발표해도 늦지 않았을거라구요...!!  그말이 맴도는 건 어쩔
수 없다.



락을 하던 아이돌 스타가 어느날 부채를 들고 나와 흥부가 완창을 하겠다고 나선다면 모두가 뜯어 말릴것이다.

그가 흥부가 완창을 해 낼 수 없다는 불안감에서가 아니라 아직은 그가 헤드뱅잉을 하며 들려주는 락의 폭발적인 무대를 더
보기를 원하기 때문이다.


나도 그런 마음이었다고 굳이 덧붙인다. 진짜, 그런 마음이기도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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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서각 - 한밤에 깨어나는 도서관 보름달문고 43
보린 지음, 오정택 그림 / 문학동네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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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에 깨어나는 도서관, 귀서각!!!

책을 펴기전에...(귀서각의 문을 열기전에...)심호흡 먼저한다!!

설마 귀서각 문이 열리자마자 귀신들이 한꺼번에 문 밖으로 우르를 쏟아져 나오는 건 아니겠지?

집요하게 따라다니며 같이 죽자고 물귀신 작전을 펴는 귀신이 있을지도 몰라..

설마 꿈속에 까지 따라와서는...?

워,워... (세차게 도리질)



마음을 졸이고 심호흡을 하면서도 끝내 뿌리치지 못하는 일 중에 하나가 귀신이야기 듣기다.

소름돋는 오싹한 기운과 자꾸 등뒤를 돌아보게 되는 으스스한 기분은 옵션!!

들을 때보다 듣고 난 뒤의 잔상이 더 무섭게 다가오는 귀신 이야기.

귀서각에는 우리가 들어왔거나 아직 듣지는 못했지만 없으리라는 법도 없지..싶은 귀신들이 총망라되어 있다.

물귀신을 보러 물에 가지 않아도 되고 계란귀신을 만나러 양계장(?)에 가지 않아도 된다.

이 모든 귀신들이 한 집에 모여살고 있으니!!



엄마도 아빠도 없이 할아버지와 '만권책방'에서 지내는 <구오>.

비오는 밤 급하게 사람을 구하러 찾아 온 송영감의 손에 이끌려 귀서각으로 향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두둥!!!!

드디어 귀서각의 문 앞에 선 <구오>!!

이 문을 열고 들어가지 전에는 이 문 안에서 펼쳐질 기이하고 오싹한 경험을 상상이나 했을까?

거.. 누구였지?

옷장문을 열고 들어가서 적을 물리치고 사자와 결탁해 반인반수의 나라를 구하는 애들...맞다!!!! 나니아 연대기 네 남매!!^^

나니아 연대기 스릴은 구오의 귀서각에 비하면 껌이다. 걔네들은 단체(?)였고 어쨌기나 사람의 형상이 반은 남아있는 애들이랑 결투를
벌였지만, 우리의 불쌍한 구오는 혈혈단신 아무런 비장의 무기도 없이 준비도 없이 어떨결에 귀신의 소굴에 떨어진거나 마찬가지니까.

흠, 그래서 더 기대된다는..ㅎㅎ

엄마야, 놀래라!!!@@



구오는 귀신에게 책을 읽어주는 책선생. 소문을 듣고 구오를 찾아 온 첫번째 손님, 손각시!!

파리한 모습의 한복을 차려입은 예쁘장한 손각시였지만, 혀를 빼 물고 죽은 전력이 있는.. 화가나면 이렇듯 무시무시한 얼굴로

변신!!



귀신에게 책을 읽어 줄 때 주의할 점



귀신이 원하는 책을 읽어 줄 것.

감정을 넣지 말고 읽어 줄 것.

귀신의 얼굴빛을 잘 살필 것.



이 세 가지 주의점을 전혀 모르고 있었던 구오는 엉뚱한 책을 감정을 넣어 낯빛을 살피지도 않은 채 읽어 주었으니 손각시의 얼굴이 울그락
푸르락 할 수 밖에. ^^



구오, 다행이 혼자는 아니었구나.

누렁이 덕분에 손각시의 노여움에서 겨우 풀려 난 구오 앞에 등장한 <제이>.

귀신이 아닌 사람을 만난 기쁨도 잠시...바깥 세상의 시계와 귀서각 시계 사이에는 12시간이라는 차이가 있고, 귀서각지기 송할아버지가
스스로 나타나기 전에는 찾을 수도 없고 문을 열어 줄 사람이 없다는 것,시간이 되어도 귀서각 문이 열리지 않는다면..귀서각 안에 흩어진
신령스러운 물건을 모두 모아 처용의 얼굴로 변신해 귀신들을 물리치는 게 귀서각을 빠져 나갈 수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것을 전해 듣는다.



그나저나..제이 귀엽고 우리 구오랑도 참 잘 어울린다.



귀서각의 귀신들과는 격이 다른 여인천하 삼인방, 세 신령!



눈도 밝고 귀도 밝고 머리까지 좋아서 보고들은 일을 모조리 기억해 두었다가 하나도 빠짐없이 하늘님께 일러바치는<부뚜막 할멈>,
죽령 산신령이자 귀신 탐정을 자처하는 시끄러운 참견쟁이 <다자구 할멈>,뒷간에 사는 신령이자 잘못을 저지르면 벌을 주는 <뒷간
각시>.

범상치 않아 보이는 세 신령들, 그 중 다자구 할멈의 탐정 활약은 부뚜막 할머니의 복숭아 나무 지팡이, 야광이에게 구구단을 가르쳐주고 얻은
책선생 길라잡이와 더불어 구오가 귀서각을 빠져 나갈 수 있는 처용 얼굴을 만드는 단서들을 모아가는데...



쉬운 여정이었다면 이렇듯 많은 귀서각의 엑스트라들이 필요치 않았겠지.

역경이 심할 수록 성취의 기쁨도 큰 것이니..쌈박질에 이골이 나 있는 구오가 귀서각 안에서 귀신들과의( 족히1600 : 1의 대결을 될
듯싶은..더구나 1이 구오라니!!)결투를 어떻게 헤쳐나가게 될지 사뭇 기대!!^^



귀신잔치에 참가한 이름조차 생소하고 망라하자니 끝이 없는 수많은 종(?)의 귀신들!!

우리 곁에 이렇듯 많은 귀신들이 살고 있었구나..갑자기 등 뒤가 서늘해진다.

특히, 무시무시함을 넘어 집요함과 사악함까지 갖춘 창귀, 빠각빠각빠각 소리마저 기분 나쁜 귀신도 되다만 수비, 눈이 마주치면 혼을 빼가는
그슨대, 제몸까지 활활 태우는 지귀...엄청나다.



"그렇지 않아, 실은 보고 싶은걸."(P.261)

송헌의 이야기는 구오의 아픈 상처와 오버랩되고 송헌의 아픔이 구오의 아픔으로 승화되면서 치유로가는 실마리를 보여주는 대목은 따뜻하면서도 짠
하다.

창귀속에 든 송영감과 구오의 이야기 속 송헌의 엎치고 메치는 반전이 거듭되면서 이야기는 절정으로 치닫게 되는데...





" 책 속에 길이 있다. 글자로 만들어진 그 길은 마음이 안과 밖을 잇고, 생각과 생각을
잇고, 세계와 세계를 잇는다."(P.239)




책 속에 길이 있다는 은유적 표현을 이렇듯 직설적인 해석으로 풀어 낼 수있는 작가의 구성에 나는 빙긋
웃는다.^_____^


그렇지, 그렇지... 책은, 마음을 잇고 생각을 잇고 세계와 세계를 연결하는 통로지!!

우리가 헤쳐나가야 하는 수많은 난관과 어려움, 내 자신도 믿을 수없는 희안한 세상에 내동댕이 쳐졌을 때라도.. 책을 손에서 놓지 않는다면
반드시 길을 찾을 수있다는 교훈을 우리가 눈치채지 못하는 사이에 구오를 통해 우리에게 가르쳐 주시다니...멋지다!!



드라큐라, 흡혈귀, 좀비, 강시...그동안 외래종 귀신들 이야기에 밀려 설자리를 잃었던 순수 토종 국산 귀신들을 모처럼 한자리에 모이게 해
신명나는 잔치를 벌이게 한 흥겨운 책이기도 했다.

우리것의 경쟁력은 옷이나 음식에만 있는 게 아니라 귀신들에게도 충분히 자격이 있음을 이 책을 통해 깨달았다!^^



해리포트 이후 비슷비슷한 아류의 판타지물이 아이들을 현혹하고 난립하는 이 때, 우리의 주제로 그려낼 수있는 판타지의 세상을
보여준 것에 대해 작가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



세상의 모든 길이 책에서 비롯됨을 알려주는 귀서각으로의 초대...흔쾌히 응할 용의가 있으나 비오는 밤 만큼은 사양하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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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t's Go to the English World! 3A (교재 + CD 2장) - 초등 3~4학년 렛츠고 잉글리쉬
천재교육 편집부 엮음 / 천재교육(학원물)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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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영어를 처음 접하는 아이들이 즐기면서 공부할 수있는 책..학교교과 과정과도 비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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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이야 진메야
김용택 지음, 정순희 그림 / 살림어린이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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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더분한 듯 멋진 모습, 개구장이같은 맑은 눈빛, 가르치는 아이들과 나누는 격없는 대화...김용택시인의 모습은 언제나 인간미가 흐르는
모습이었다.

인간미가 흐르는 시인이 쓰는 시는 넘치는 기교없이도 마음을 보듬어 줄 줄 알고 화려한 수사가 없음에도 마음에 스미어 더 좋았다.



나는 언젠가부터 김용택시인의 팬이다.

특별히 좋아하는 시인이 있을리없고 요즘의 현대시들은 하나같이 어렵고 어려워 시의 깊이를 파내려가 작가의 의도를 파악하고 감동받기엔 나는
너무 시와 동떨어진 삶을 살아 온지라.. 시라는 게 좀 무섭고 멀게 느껴질 즈음 읽은 김용택시인의 시들은...흠, 좋았다. 참 좋았다.

설명없이도 고개가 자꾸 끄덕거려지고 눈앞에 풍경이 펼쳐지고 시 속 목소리가 가진 그 마음이 어땠을지 나도 알 듯 싶었다.

베껴 써 보기도 하고 더러는 짧은 싯귀를 인용한 엽서를 보내기도 하였다. 받는 사람도 물론 좋아해서 더 좋았다.





그런 김용택 시인이 장편소설을 썼다니..

퇴직했단 소식을 들었는데,글의 방위를 넓혀가나보다..싶었다.

물론 그의 글의 시에만 국한되어 있진 않았었기에 새삼스러울 것도 없었지만, 아이들을 위한 장편 동화라니...아이와 함께 읽던

<콩 너는 죽었다> 시집 이후 다시 아이와 읽을 수있는 동화를 만나게 되는구나..싶어 기대하고 있었다.

내가 좋아하는 시인을 아이도 같이 좋아한다면 우린 오랫동안 얘기를 나눌 통로가 하나 더 생기는 거니까!!





그런데,

이 책....의외로 연륜이 있다.

15년 전 <옥이야 진메야> 산문으로 나왔다가 동화로 고쳐 쓰고, 청소년용 <정님이>라는 책으로
만들어졌다가 다시 이번에 살림출판사의 <옥이야 진메야>로 나온
아이보다 훨씬 나이가 많은 책이었다.

김용택시인의 글의 방위는 그러니까..내가 알기전부터 확장되어있고 터가 넓었다는 말이다.

그의 글은 동화도 시같고 시도 동화같다.

어떤 글에나 아련함이 묻어있고 눈에 익은 풍경들이 들어있다.





섬진강변 진메마을을 항공사진으로 찍어 줌 인으로 끌어당긴 듯한 묘사는 진메마을의 풍경이 눈 앞에 펼쳐지는 듯 했다.

마을 이곳저곳에 있는 돌, 나무, 산, 강 배경이 되는 곳곳마다 얽힌 전설과 사연들, 니집 내집 할 것없이 모두 어울려 살아가는 동네
사람들, 풍경과 사람사이에서 잔잔한 이야기거리를 만들어가는 옥이와 나의 이야기는 동화를 너머 우리 어머니들이 살아왔던 그때 그시절의 비망록이라
해도 좋을 듯 싶었다.





벚나무 밑 칠판만 매달고 수업하던 교실, 엿 바꾸어 먹던 총알, 빨치산 아버지, 사진을 찍어주러 다니던 사진사, 비닐우산, 칡잎에 싼
산딸기, 징검다리, 섣달그믐날 밤 치던 굿, 정월 대보름 쥐불놀이, 동네잔치나 마찬가지였던 운동회의 생생한 표정들...지금은 사라지고 없는
모습들이지만 나는 어렴풋이 기억하고 아이는 신기해 하는 모습들을 얘기해주며 읽어가는 동안 참으로 행복했다.

고즈늑한 풍경속이지만 시대의 아픔을 비껴가지 못한 채 꾹꾹 억누르고 살아야했던 옥이네 사연들이 아프게 겹치면서 책은 재미와
감동을 함께 주었다.






이야기의 흐름을 같이 하면서 이해를 돕게하던 그림들은 또 얼마나 곱고 이뿌던지!!

벚꽃 흐드러지게 핀 운동장에서 꽃비를 맞으며 수업하는 아이들,징검다리를 건너 학교로 향하는 아이들, 비닐우산 을 함께 쓰고 집으로 돌아오는
옥이와 나,눈싸움 풍경, 운동회때 달리기하는 엄마들 모습, 모닥불 앞에서 굿판을 벌이던 농악놀이, 진달래 핀 산에서 지게를 내려놓고 누워 하늘을
바라보는 모습..

이 모든 그림이 그림 아닌게 없었다.

야, 그림같다..하는 말이 그대로 그림이 되어 보여졌다고 보면 된다.

보는동안 마음이 따뜻해지고 내가 겪은 일이 아닌데도 어쩐지 아련해지는 그리움같은 것들이 스멀스멀 피어오르는 그림들이 수묵담채로 담겨 책의
감동을 배가 시켰다.





양장본이라 약간 무게가 있기도 했지만, 227쪽으로 아이들 보기에도 얇은 책은 아니다.

아이들이 한자리에 앉아서 뚝딱 읽고 일어설 분량이 넘는대다 갖가지 옛 모습들이 그려질 때마다 '옛날엔 이랬다더라...' ' 엄마도 이런
때가 있었어...'

'할머니한테 들은 적이 있는데..' 이런 얘기로 책에 나오는 풍속과 풍경을 설명하다보면 이 책은 하루를 잡고 읽기엔 너무 많은 얘기거리를
만들어 내는 책이었다.

하지만,

그 시간 내내 아이와 눈을 맞추며 내 얘기를 들려주며, 할머니 얘기를 곁들이며 함께 읽어나가는 동안 얼마나
행복했었는지...
아이도 얼마나 재밌어하며 듣는지..아이와 나는 어느새 책과 함께 또 다른 이야기를 써가는
중이었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진메마을 풍경은 옥이와 나의 추억이 덧칠되면서 더 아름답게 채색되어갔다.
책을 읽는 동안의 내 마음도
덩달아 아름답게 물들었음을 책을 덮는 순간 느낄 수 있다.

어른이 읽으면 그 시절을 살아 온 내 이야기에 아련해 질 것이고,

아이들이 읽으면 그 시절을 살아 낸 어른들의 얘기가 새롭게 다가올 것임을 느낄 수 있다.





진달래꽃 향기가 맡아졌다가 싱그런 나뭇잎 사이로 떨어지는 소나기의 시원함이다가 어느새 흰눈이 마음을 덮는 따뜻하고 고요한
느낌으로 각인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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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미
구병모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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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태롭지 않은 글쓰기를 향해 나아가는.. 독자에게 새로움을 안겨주는 이야기에 만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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