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 - 3권 합본 개역판
아고타 크리스토프 지음, 용경식 옮김 / 까치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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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의 충격과 재미, 강추. 별 다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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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 - 3권 합본 개역판
아고타 크리스토프 지음, 용경식 옮김 / 까치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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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얘기는 사실 같아서 확인해보고 싶을 때가 있다ㆍ

할배 무릎 위에서 트로이 전설을 듣고 이건 사실이 아닐까? 기대와 의구심을 갖고 기행을 떠나 트로이가 존재했음을 증명한 슐리만처럼 이건ㅡ어쩌면 존재하는 이야기일지 몰라 ᆢ혼자 한참 생각하게 된다ㆍ

몰입해서 읽었다ㆍ

연일 격무와 늦은 퇴근에 5시간 이상을 잠자 본 적이 없었는데 이 책을 읽는 이틀은 3시간밖에 못 잤다ㆍ

아ㅡ자고 싶지 않은데 격무의 내일을 위해 억지로 눈을 감으며 꿈속에서 루카스와 클라우스 쌍둥이 형제들의 삶을 생각해야 했다ㆍ

다음날 또 눈이 시뻘개져서는 새벽에 잠이 들면서 아ㅡ이럴 수가 있는가?

이것은 거짓말이다ㆍ거짓말이다ㅡ세 가지 거짓말에 기인한 쌍둥이 삶 전체에 대한 거짓말이다ㆍ

피로 연결된 쌍둥이가 서로 반목하며 산, 피를 부정해야 하는 현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감겨오는 눈을 부인하지 못하면서 꿈속까지 루카스ㅡ클라우스 쌍둥이 형제 얘들아, 어떡하니? 루카스ㅡ클라우스 쌍둥이 형제 아저씨 어떡합니까? 손을 잡고 그들의 삶과 인생에 대해 심연의 대화를 나누느라 자면서도 잔거 같지가 않았다ㆍ

헝가리 오스트리아 국경의 외할머니 집에 맡겨진 쌍둥이 형제의 성장기ㅡ1부

국경을 넘은 클라우스를 보내고 남겨진 루카스의 삶 ㅡ2부

다시 만난 형제의 이야기 3부

원래는 각각으로 쓰인 이야기였으나 3개의 이야기를 하나로 묶었다고 했다ㆍ

각각으로 읽어도 훌륭한 이야기지만 세트로 읽어도 옴니버스식으로 이어지는 감동이 있다ㆍ

첫 번째 쌍둥이 비밀의 노트가 제일 재밌었으나 두 번째 루카스의 굴곡진 인생사도 좋았고 파란만장 클라우스의 생도 짠했다ㆍ

수많은 사람들이 등장하지만 쌍둥이 형제를 개자식들이라고 부르며 홀대로 개고생을 시키지만 마지막엔 악착같이 모은 전 재산이 숨겨진 곳(쌍둥이 형제는 이미 알고 있었지만 )을 알려주는 외할머니가 가장 인상 깊었다ㆍ우리의 통념과 상상을 완전히 뒤엎어버리는 외할배를 독살하고 외손자 옷까지 싹 팔아 돈사는 외할매라니ㅡ

'다 너희를 위한 거다'라는 관용적 표현은 이럴 때 쓰는 말이 아닌가 싶었다ㆍ외할매 멋째이~^^

전쟁통이고 어수선한 시기라 정상적인 삶을 살아내기도 힘든 시대적 배경이지만 소설 속에는 온갖 비정상적으로 기생하듯 사는 사람들이 속출한다ㆍ.

마녀라고 불리는 외할머니 외에도 수간과 윤간을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는 이웃집 언청이 소녀 ㆍ 귀머거리 벙어리인 듯 사는 그녀의 어머니ㆍ

반듯하고 멋쟁이인 동성애자 장교ㆍ책을 쓰기 위해 서점을 팔고 누나 집으로 이사를 가나 누나의 잔소리에 결국 목을 졸라 죽이는 책방 주인ㆍ근친 상간 아버지의 아이를 낳은 딸ㆍ그 딸의 아들인 천재소년 꼽추 ㆍ 다른 여인을 사랑하는 아버지와 그 아버지를 권총으로 쏘는 어머니ㆍ그 어머니의 총탄에 비껴 맞아 재활원에서 지옥의 시간을 견뎌야 하는 아들ㆍ평생 트라우마로 그 기억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어머니를 모시며 피해의식에 벗어나지 못하는 또 다른 쌍둥이인 나ㅡ

복잡하고 미묘한 사건들이고 사람들의 이야기로 하나하나 떼 놓고 본다면 전부가 한 권의 소설로 엮어지기에 충분한 ㅡ 기이하고도 안타까운 내용이라 읽는 내내 충격과 안타까움으로 충혈된 눈을 부릅떠야 했다ㆍ

올해 읽은 책 중 가장 재밌는 책이 될 거라는 예감이 확ㅡ들었다ㆍ

처음 보는 작가여서 큰 기대를 안 했는데 순전히 스토리텔링의 힘만으로 꾸준한 스테디셀러가 되고 있는 듯했다ㆍ천명관의 고래를 읽을 때와 비슷한 기분으로 읽었다ㆍ 이 작가를 알게 되고 이 책을 읽게 되어 행운이다ㆍ

쌍둥이 형제가 더 행복한 결말을 갖길 바랐으나 아니어서 더 마음에 오래 살아 있을 것 같다ㆍ

교훈을 담지 않은 재밌기만 한 책은 언제나 옳다ㆍ

쌍둥이 둘을 세워 놓고 가운데서서 둘의 오른손 왼손을 잡고 올해의 베스트 어워드는 너희라고 치켜들어 주고 싶다ㆍ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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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달러구트 꿈 백화점 - 주문하신 꿈은 매진입니다 달러구트 꿈 백화점 1
이미예 지음 / 팩토리나인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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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오색창연한 꿈의 세계를 감당할 수도 이해할 수도 없군. 빌려 읽어 다행이고 나만 이상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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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달러구트 꿈 백화점 - 주문하신 꿈은 매진입니다 달러구트 꿈 백화점 1
이미예 지음 / 팩토리나인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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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습하는 곳에 층이 달라 일이 있을 때만 마주치는 사람이 있는데 빈 박스를 찾았다.

용도를 물으니(내가 아니고 그곳의 오래된 직원이) 책을 부쳐야 되는데 마땅한 박스가 없어 혹시나 하고 와 봤다며 책 세 권을 들고 있었다. 적당한 박스를 내 주면서 재밌는 책이냐고 묻는데 나도 끼여 책을 살펴봤더니 한 권은 내가 읽은 책이고 (이언 매큐언의 어톤먼트)였고 하나는 자계서 하나는 추리소설이었다. 책 주인도 어톤먼트는 읽을 만하지만 두 권을 권하지 않노라며 책을 포장했다.

하루키의 '노르웨이 숲'에 보면 '위대한 개츠비를 세 번 읽어 본 사람만이 내 친구가 될 자격이 있다' 뭐 그런 구절이 나오는데 이언 매큐언의 어톤먼트를 좋게 평가하는 걸로 봐서 책 좀 읽는 사람인가 보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고 말았는데,

퇴근 무렵, 나를 찾아와 '달러구트 꿈 백화점' 읽어 봤어요? 물었다.

이언 매큐언에 대해서도 책 내용에 대해서도 그 책 나도 읽었다는 말도 않고 어딘가로 보낸다는 책들을 눈으로 훑어보며 잠깐 고개를 끄덕였을 뿐인데 굳.이. 찾아와 최근 가장 핫하다는 베스트셀러에 대해 묻나 싶어 조금 놀랬고 당황했다.

같은 층에서 일하는 것도 아니고, 개인적인 이야기를 나눈 적도 없고, 정해진 시간만 끝내고 나면 있었는지도 모를 실습생일 뿐인 나에게 찾아와 책 이야기를 물어주어 감동할 뻔했다.

"재밌다고 소문났던데 아직 읽지는 못했습니다."했더니 내일 가져다줄 테니 읽어 보란다. 감사지 감사야.

다음날, 출근했더니 캐비닛 안에 얌전히 놓여 있었다.

펀딩으로 출판했는데 엄청난 판매를 올려 작가마저 놀라고 있다는 인터뷰를 읽었었다.

빌려준 책을 살펴보니 2020년 7월 1쇄이고 12월 230쇄다. (검색해 보니 2021년 1월 290쇄다!!!)

어어어~~ㅁ처어어~~~ㅇㅇㅇ나다!!

주말 동안 휘리릭 읽었는데 이 엄청난 판매 부수의 힘은 도대체 어디서 나오는지 도저히 찾지 못했음이 안타까웠다.

꿈을 파는 꿈 백화점에 수면 상태로 찾아오는 사람을 상대로 원하는 꿈을 팔고 그 꿈을 꾸고 난 후의 느낌이 자동으로 저장되면 돈으로 환산되는 수익구조다.

층마다 팔고 있는 꿈의 장르가 다르고 꿈 제작자들과 판매자 직원, 단골손님들이 있어 맞춤 제작으로 단골의 취향에 맞는 꿈을 적시에 안겨주는 달러구트 꿈 백화점이 그 동네 핫 플레이스다.

달러구트의 전설적인 조상 이야기, 꿈을 통해 연결되는 현실적인 해결책, 판타지 동화에서 본 듯한 이상한 이름의 동물들, 꿈을 통해 이루지 못했던 이야기를 이룰 수 있게 되는 동화적 요소, 그리고 개성 있는 직원들과 꿈 제작사들.

꿈을 팔고 사며 이루어지는 파생되는 이야기의 판타지다.

처음엔 '조앤 롤링의 해리포터 시리즈'가 떠오르더니 '히가시노 게이고의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과도 구성이 비슷하군 싶어졌다. 기시감이 들었다는 거다. 허를 찌르는 반전이나 앗, 싶은 에피소드 없이 고만고만한 이야기들이 오밀조밀 붙어 나왔다. 지루하지는 않았으나 몽환적 상상세계의 오색창연함이 내 취향은 아니었다.

매일 꾸는 꿈에 대해 어디선가 이런 꿈을 파는 곳이 있어 이렇게 반복되기도 하고 새롭기도 한 꿈이 계속 나오는 거겠지 하며 책으로 낸 번뜩이는 아이디어에는 점수를 주지만, 꿈을 신뢰하지도 판타지를 믿기엔 너무 현실에 시달린 오래된 연식의 사람이 읽기엔 안 입던 란제리를 입고 자다 꾸는 꿈처럼 신산했다.

처음 낸 책이니 당연히 그럴 수 있고 문학상이나 문예지 등단용으로 쓴 소설이 아니라는 건 알고 있지만 한없이 가벼우나 교훈이나 감동 한 줄 쯤 남기고 가야지 하는 문장들에서 화사첨족을 읽었다.

재밌다고 소문이 나서 장바구니에 담아 두었고 다음 주에 지를 예정이었는데 빌려 읽게 되어 얼마나 다행인지!

나만 그런 건 아니겠지 싶어 후기들을 몇 편 읽어 보았더니 감동해서 울었다는 사람, 시리즈 드라마로 제작되면 본방사수하겠다는 사람, 올해 최고로 재밌게 읽은 책이라는 사람, 어느 문학상을 받은 책보다 낫다는 사람...

혹평은 없더라.

결론은,

나만 이상한 사람.

늘 남의 성공을 시기하고 맛있는 포도는 모두 신 포도라 칭하며 다니는 콤플렉스가 있는 사람인 셈이다.

아무렴 어떨까마는.

빌려준 사람에게 감사하며 나도 재밌는 책을 한 권 선물할 생각이다. (내가 이렇듯 바르고 바람직한 사람임을 강조할려고 쓴 문장은 아니나, 대개는 그렇다.하하하)

그러나,

내가 아주 몹쓸 블랙 컨슈머는 아니라는 변명의 한 줄.

아직 꿈을 믿고 내가 모르는 장밋빛 세상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 거라는 기대 가득인 10대들이 읽으면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책이라는 말로 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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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번째 방 - 개정증보판
오쓰이치 지음, 김수현 옮김 / 고요한숨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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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읽었던 추리 스릴러 중 최고. 오츠이치 천재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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