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과 떠나는 인문학 기행 딸과 떠나는 여행시리즈 1
이용재 글.사진 / 디자인하우스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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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와 닮았다. 세상의 기준과 시선에 척을 지고 고독하게 살아가지만 자기 인생의 주인임을 부정할 수 없는 사람....  
 
건축평론가로서 건축잡지의 편집장까지 엮임하다 사임하고 아산시에서 택시 기사를 하며 주말에 딸과 함께 건축과 국보 등을 관람하러 떠나는 인문학적 글쓰기의 작가 이용재 선생님...  
 
문체는 가볍고 서술은 서운하리만치 딱딱 끊어지는 이 책은 조선시대부터 이어지는역사적 흐름에 따른 연대적 구성으로 딸과 함께 우리나라의 건축 유산들의 관람을 위한 여행문으로 건축 평론가의 시각에서 건축물에 대한 해부학적 견해의 측면이 아닌 인문학적 분석을 토대로 대한민국에서 이 건물이 왜 소중하며 소중해야만 하는지 잔잔하지만 큰 깨우침을 일깨워 주는 책이다.   
 
 책의 후미에서 홍익대 임채진 교수가 평가하는 이용재론은 이렇다.  
 
현대 건축과 건축가의 뱃속을 칼질하며 속살을 헤집어 보고 이마에 퍼런 핏발이 선채로 그 뱃속에다가 고래 고래 고함을 쳤던 현대건축의 해부학자라고...  
 
삐딱함과 거친 말투들로 대중과 소통하기 어려운 성격을 가진 저자가 50이란 나이에 접어들며 십대의 딸이라는 용광로에 녹아들어 비로소 대중과 소통하는 전기를 마련한 것이 아닌가 평가하고 있다.  
 
좌파 지식인이라기 보다는 올곧은 선비에 가까운 이분은 세상을 등지고 낙향하여 뜻을 품고 때를 기다리거나 혹은 후학 양성을 위해 평생을 바치는 그런 류의 사람인 듯 싶어 이분에 대한 관심도가 상승하였다.  
 
그리고 들어가 본 저자의 블로그에는 2014년 수 많은 여행을 함께 했던 저자의 딸 이화영씨가 아버님의 작고 소식을 알리고 있다.  
 
안타깝다. 난 매번 이렇게 한 발자국이 부족하다.  
 
아마도 따님에게 많은 위로가 전해졌으리라 믿는다. 내가 쓴 한 줄의 서평이 무슨 의미가 있겠냐만은 '아버님은 참 훌륭하셨고, 아버님의 인생의 주인이셨고, 자기만의 방식으로 따님을 너무나 사랑하셨을 꺼라고... 21세기라는 서슬퍼런 시대를 맨몸으로 맞선 당당하신 분이시라고 말씀 드리고 싶다.  
 
이 분이 평생에 걸쳐 남긴 흔적을 톺아보며 인문학적인 삶이란 무엇인지 고민해보고 성찰하는 시간을 좀 가져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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