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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 1 - 神秘
하병무 지음 / 밝은세상 / 2009년 11월
평점 :
품절
1995년 <남자의 향기>로 전국민을 울음바다로 만든 하병무씨의 신작 <신비>가 출간되었다.
2년간의 잡지사 기자 생활을 거쳐 2년간 출판기획 프리랜서로 활동하였던 저자는
<남자의 향기>로 베스트셀러 작가의 대열에 올라섰다.
한 남자의 지고지순한 사랑을 처절할 정도로 가슴 절절하게 그려내
모든 여성들의 마음을 빼앗아 버린 <남자의 향기>는 이후 책의 인기에 힘입어
드라마와 영화로 제작이 되었지만 원작의 강렬한 감성을 잘 잡아내지 못해
흥행에는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사랑하는 여성을 위해서라면 자신의 목숨을 바쳐도 아깝지 않을듯한 한 남자의 아름다운 순정을
하병무씨는 강렬하면서도 감동적으로 선보였다.
그는 늘 소설에 사랑을 담았고, 그 무대는 과거가 아닌 현재였다.
하지만 7년 만에 다시 나타난 그는 예전과는 다른, 전혀 그답지 않은 소설을 선보인다.
대왕으로 지칭되는 한 남자, 전국민이 존경하고 사랑하는 위인 광개토대왕이
바로 그의 신작 <신비>의 주인공이다.
고국양왕의 태자로 18세에 왕위에 올라 고구려 제19대 왕이 된 광개토대왕.
남북으로 영토를 크게 넓혀 만주와 한강 이북을 차지하는 등
고구려의 전성시대를 이룩한 자랑스러운 우리의 선조 광개토대왕.
광개토대왕에 대해서 모르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대한민국 모든 역사 교과서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고 있는 광개토대왕은
우리들이 잊을 수도, 잊어서도 안되는 위인이다.
배용준이 주인공인 담덕으로 출연하여 많은 화제를 뿌리며 인기를 얻었던 드라마
'태왕사신기'를 통해서 2007년 전국은 다시 한번 광개토대왕의 열풍에 휩싸이기도 했다.
하지만 광개토대왕의 일대기는 베일에 쌓여있는 부분이 많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비석인 광개토대왕릉비가 1882년도 쯤에
일본 군인에 의해 발견되었지만 비문의 내용이 크게 훼손되었고 왜곡 되었다.
최근에는 중국의 동북공정으로 인해 고구려사를 비롯한 고조선, 발해 등
중국의 한국 고대 사와 관련된 연구들이 한국사를 크게 왜곡 또는 말살하고 있기 때문에
광개토대왕에 관한 연구는 아마 점점 더 어려워질 것이다.
이 책 <신비>는 삼국사기엔 서른아홉에 죽었다고 나와 있고,
비문에는 서른아홉에 '기국, 즉 나라를 버렸다'고 나와 있는
광개토대왕의 미스테리에서부터 시작된 작품이다.
불세출의 정복군주가 서른아홉에 죽을 이유는 어디에도 없다.
그렇다면 왕은 서른아홉에 죽지 않고, 서른아홉에 어딘가로 떠난 것이다.
그는 어디로 갔으며, 어떻게 살았던 것일까.
백두산에 오르기 위해 중국으로 떠난 나가 날씨로 인해 백두산에 오르지는 못하고
중국에서 만난 어느 조선족 노인의 집에서 1600여 년 전 한 고구려 무사가 쓴 책을
발견하게 되면서 시작하는 이 책은 실제인지 허구인지 모를 듯한 분위기를 풍긴다.
무덤에서 발견된 이 책의 제목은 <신비>, 글쓴이는 두절로
광개토대왕의 호위무사이자 벗이였던 인물이다.
그리고 이제부터 <신비>는 두절과 광개토대왕의 깊은 우정, 두 사람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던
백제 장수의 딸 진초영과의 사랑이야기가 아름답게 펼쳐진다.
용맹한 정복군주의 모습이 아닌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에 가슴 아파하고 외로움을 느끼는
한 사람, 광개토대왕을 만나게 된것 만으로도 좋았던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