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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즈의 닥터 - 제1회 자음과모음 문학상 수상작
안보윤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09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제1회 자음과모음 문학상 수상작 <오즈의 닥터>는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어디까지가 허구인지,
어떤 기억을 믿어야 하는지 끝까지 알 수 없게 만드는 혼란스러운 작품이다.
우리는 세상을 살아오면서 수없이 많은 정보의 홍수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텔레비전, 신문, 인터넷 등에서는 하루에도 수백, 수천 가지의 정보들이 떠돌아다니고
우리들은 은연중에라도 매일 이런 정보 속에 노출되고 있다.
이렇게 바쁘게 돌아가는 세상 속에서 우리는 매일 어떤 기억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을까.
우리들의 머릿속에 남아있는 기억은 정말 진실일까.
그리고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현실은 정말 진짜일까.
영화 '매트릭스'에서처럼 누군가에 의해 만들어진 가상공간에서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우리가 매일 먹고 마시고 보고 느끼는 것이 만들어진 것이라면 어떨까.
우리가 잠들어 있을때 누군가가 우리들의 머릿속을 해킹하여 위조된 기억, 날조된 기억을
주입시키고 있는 것이라면 어떨까.
<오즈의 닥터>는 무슨 내용인지 감을 잡을 수 없는 책 제목처럼 독특하고 특이한 책이다.
괴상망측한 책표지부터 시작해서 책의 내용도 간략한 줄거리로 소개를 할 수 없을 정도로
복잡하고 혼란스럽다.
이 책의 주인공 나는 정신과 의사 닥터 팽에게 카운슬러를 받는다.
그런데 이 닥터 팽이라는 의사가 좀 이상하다.
도대체 어떤 사람인지 정체를 알 수가 없다.
어떤 외모인지, 어떤 성격인지 종잡을 수 없다.
닥터 팽 뿐만 아니라 나의 이야기도 좀 이상하다.
도대체 난 어떤 이야기를 할려고 하는 것인지, 어떤 이야기가 진실인지 알 수가 없다.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닥터 팽이라는 인물은 내가 꾸며낸 허구의 인물같다.
그리고 지금까지 내가 닥터 팽에게 했던 말들도 다 거짓같다.
난 이렇게 내 스스로에게도 진실이 아닌 허구의 이야기를 꾸며내어 진실인것처럼
자기최면을 걸더니 결국은 나 자신도 분간할 수 없는 허구의 기억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오즈의 닥터>는 허구와 진실, 환각이 뒤섞여 어떤 기억도 믿지 못하게 만드는
저자의 솜씨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나의 기억속에는 얼마만큼의 날조된 기억이 잠들어 있을지
이 책을 읽으며 한번 생각해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