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는 철학, 답하는 종교
하카리 요시하루 지음, 김청균 옮김 / 어문학사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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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학술문고로 채택된 이 책은 어느 한 종교에 귀착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책이다. 성경 일독을 목표로 이제 막 발걸음을 내딛은 지 한 달이 되어가는 나는 아직도 종교라는 것, 기독교라는 것, 신이라는 존재. 하나님에 대해서 아리송한 부분이 많이 있다. 그래서 이러한 종교적 서적을 접할 때마다 궁극적으로는 신앙에 대한 의심을 없애주길 기대하면서 읽는다. 이 책은 기독교 뿐만 아니라 세계의 3대 종교인 불교, 이슬람교의 종교철학을 살펴본다.

현실에 존재하는 어떤 종료를 전제하는 특수적 종교철학의 분석을 통해서 종료철학 일반의 본질적인 과제를 발견하는 데 힘을 쏟기로 한다. ----- page 20

간단하게 불교, 기독교, 이슬람교의 탄생과 번성의 과정을 살펴보고 종교철학의 관점으로 각각의 종교를 고찰한다. 그리고 종교, 신을 비판한 철학자들과 종교가 가지는 구제의 의미, 신앙과 행위의 문제를 살펴보고 있다.

나에게 종교라는 것은, 기독교라는 것은 나를 낮추는데 있다고 본다. 아니, 그렇게 생각하기로 했다. 그리고 작가가 여러번 심도있게 다룬 구제, 영생의 문제는 아직 잘 모르겠다. 또 내가 종교를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많은 신앙인들의 신앙과 행위의 모순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나역시 많은 부분에서 그럴터이다. 자신이 없기 때문에 생활 속에서 신을 생각할 때마다 나를 낮추고 반성하는 것을 예수님을 따르는 것이라 생각한다.

마지막 부분에서 다룬 종교에 있어서 진리는 진리와 대립하면서 융화된다는 저자의 말이 의미있게 다가왔다. 열린 마음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신앙을 유적으로 절대화하고 다른 신앙을 심판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것에 확실한 지지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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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 먼저 음악이 먼저
정준호 지음 / 삼우반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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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한 문장으로 표현하자면 '시와 음악과 문학이 멋지게 어우러진 한편의 교향곡'일 것이다. 문학과 음악의 어울림을 에세이형식으로 읽기좋게 풀어냈다.

이 시대에 교양인이라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을까? 홀로 교양인이길 자처한다고, 그것을 논할 사람이 없다면 무의미 할텐데...교양인이 되고 싶어 하는 한 음악 칼럼니스트의 자조적인 희망이 고스란히 담긴 책이다. 또한 지금까지 내가 읽었던 수 많은 고전들이 명곡과 어우러져있어 읽는 기쁨이 쏠쏠했다. 더구나 내내 지루하게만 읽은 휠덜린의 표지를 보니 그림의 웅장한 느낌에 그 작품을 다시 읽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또 작가의 차분하면서도 약간 위트있는 말솜씨도 좋았다.

총 4부로 구성된 내용이지만 순서는 크게 의미가 없는 것 같고, 관심이 있는 주제부터 읽어도 좋을 것 같다. 모두 흥미로운 소재였지만 특히 1부에서 할애된 음악과 문학, 그리스도라는 종교적 요소가 얽힌 다양한 이야기가 좋았고, 2부 세상의 노래에서 또 다시 보게되는 아우슈비츠에 관한 것은 내 가슴을 뭉클하게 해놓았다.

'나무를 얘기하는 것이
그 많은 불의에 대한 침묵이므로,
거의 범죄나 마찬가지인 시대,
도대체 언제인가?'
-----page 148

'아우슈비츠 이후에 시를 쓴다는 것은 야만이다.'라는 철학자 테오도르 아도르노의 선언과 '말할 수 없는 것에는 침묵해야 한다'고 한 비트겐슈타인은 예술가의 시대 정신을 고스란히 나타내고 있고, 또 시대를 외면하는 예술를 지양한 그들에게 나는 마음을 연다.

베토벤이 사랑한 괴테의 이야기도 인상적이였고, 자주 인용되고 있는 파우스트와 다양한 조각, 명화, 연극, 영화가 작가의 풍부한 예술적 깊이를 잘 나타내고 있다.

나에겐 오래 전에 선물받은 KBS에서 제작한 클래식 시디가 2장 있다. 이미 수 없이 들었지만 이 책을 읽은 후. 그 감동이 더 깊어짐은 따뜻한 햇살처럼 한없이 평화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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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생활자의 수기 문예출판사 세계문학 (문예 세계문학선) 22
도스토예프스키 지음, 이동현 옮김 / 문예출판사 / 199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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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든 살면서 한 번 이상은 자신만의 안식처에 묻힌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그곳이 자신의 단칸방이 될 수도 있고 산 속의 어느 암자가 될 수도 있고, 오롯이 자신이 주인인 한 채의 집이 될 수도 있을테지만 그건 별로 중요하지 않다. 주인공의 넉넉하지 못한 형편에 약간의 돈을 주고 고용하는 하인. 주인공은 먼 친척으로부터 어느 정도의 유산을 받게 되었다는 사실을 안 후 박봉의 직장을 그만두고 본격적으로 지하생활을 시작하게된다.

주인공인 나는 은둔자이기전에 학생이였고, 직장인이였지만 그 어느 것에도 적응하지 못한 일종의 사회부적응자이다. 그렇다고 딱히 문제를 일으키는 사람은 아니였지만 대화조차도 책을 읽는 것 같이 말하는 나는 타인에게 약간의 거부감을 일으키는 존재이다. 자신만의 도피처에서 그는 무엇을 할까? 그는 이 수기를 써내려갔다. 타인을 비웃으면 자신의 존재를 느끼지만 그렇다고 자신이 우월하다는 생각도 딱히 없다. 1부와 2부로 나뉘어진 이 수기는 지루한 듯 하지만 모두가 한 번쯤은 이런 생각을 해봤기때문에 공감하면서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그에게 연민을 느낀다.

인간은 자기가 한낱 핀이 아니라 어엿한 인간임으라 끊임없이 증명하고 싶어할 뿐 아니라, 인간의 일이란 실제에 있어 그것 한 가지 뿐이라며 나 이외의 인간을 경멸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주인공. 그의 속삭임이 한낱 신세타령은 아니기에 책을 다 읽은 지금의 기분이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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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아이 (백색인), 신들의 아이 (황색인)
엔도 슈사쿠 지음, 이평춘 옮김 / 어문학사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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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도 문학'이라는 일련의 작가 특유의 고집이랄까..작가인 그에게 어쩌면 이렇게도 철저하게 이분법적 사고가(백색인, 황색인) 뿌리내렸을까..의문이 들었다. 역자의 설명으로 그 배경은 알 수 있게 되었지만 (유년 시절에 받은 세례와 대학 졸업 후 떠난 프랑스에서의 유학체험) 아직도 온전히 이해하기는 힘들다.

백색인, 신의 아이. 황색인, 신들의 아이는 각각 6개월의 시간차를 두고 발표한 종교적 소설이다. 독자가 가톨릭교나 개신교 신자라면 읽는데 버거움이 느껴 질만한 내용이지만 같은 출판사(어문학사)의 [웃고 있는 예수]도 읽은 나는 그닥 심각하게 받아들이지는 않으면서 읽을 수 있었다.

대략 내용은 피부색에서 오는 문화, 종교적인 차이가 과연 타문화, 타인종도 완전히 포용할 수 있는가이다. 익히 알다시피 프랑스를 포함한 유럽은 가톨릭교의 대대적인 우세로 거의 유일신인 지경이다. (소수 타종교도 많이 있겠지만 유럽 배낭여행을 하다보면 유럽의 문화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가톨릭교를 필히 알아야함을 느낄 수 있고, 가톨릭교 아래에서 탄생된 수 많은 유적이 유럽 그 자체라는 생각도 든다. 반대로 우리나라의 역사와 문화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불교를 알아야 하듯이..) 타종교에 다르게 포교에 굉장히 열심인 그리스도교는 일본에도 스며든다. 하지만 백색인이 믿는 그 종교와 미신을 비롯하여 예수가 없는 수 많은 종교, 또 황색인이 살아가는 땅에서 우세한 불교가 존재하는 그 토양의 황색인을 온전히 포용하느냐의 문제는 작가에게 심각한 고민을 안겨준다.

유다를 용서하지 않으신 예수님. 기독교의 기본 교리와 어긋나지만 이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 내치심에 차가움이 느껴지지만 [웃고 있는 예수]에서 지적한 것 처럼 성경은 예수님이 저자가 아니다. 나는 오히려 그것으로 위안을 삼고 신앙을 키우고 있다.

피부색에서 오는 차이가 그토록 예민하게 닿지 않는 생활이여서인지 깊이 공감할 수는 없지만 (분명 차이는 있겠지.. 차이를 수용하느냐, 비판하느냐, 수용불가느냐는 사람마다 또 차이가 있을 것이다.) 역자의 말대로 '신으로 인해 아픈 사람들에게 위로가 될 책'은 분명한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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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의 심리학 - 자기실현에 이르는 인간 행동과 욕구의 매니지먼트
아브라함 H. 매슬로 지음, 정태연.노현정 옮김 / 문예출판사 / 200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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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실현에 도달하기 위하여, 또는 자기실현에 이른 사람을 토대로 인간의 다양한 행동을 분석한 심리학책이다. 예전엔 심리학 하면 막연하고 공상적인 것 같아 철학서보다 더 거리감이 느껴졌는데 매슬로의 이 저서를 통하여 심리학이 이처럼 경쾌하니 인생도 참 즐겁게 살만하다...라고 느낄 수 있게 되었다.

삶 속에서 누군가의 '존재'성, 그리고 나의 존재. 매슬로는 왜 존재의 심리학이라 명명하였을까? 당연히 이 질문의 답은 책 속에 있다.
' .... 더 포괄적이고 광범위한 구조에서 기존의 모든 발견을 이론적으로 통합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러한 심리학은 수단보다는 목적, 즉 궁극적 경험, 궁극적 가치, 궁극적 인지 그리고 목적으로서의 인간에 관심을 두고 있기 때문에 나는 이를 존재의 심리학(Being-psychology)이라고 부르기로 했다.' ----- page187

철학자로서, 심리학자로서 저자 자신의 임무를 '사람들이 지니고 있는 진정한 내면의 모습을 아는 것'이라 생각한 그는 사람을 여러 방향에서 연구함으로서 인간의 긍정적인 가치를 찾고 있다. 그리고 우리를 안내하고 있다. 특히, 성장과 동기, 성장과 인지 분야에서 그의 관찰과 탐구는 흥미로웠다. 아동 시기의 '성장'에 관한 그의 이론은 굉장히 긍정적이여서 이보다 더 뛰어난 부모가 있을까?란 생각도 들었다. 아동을 비롯하여 사람은 보다 즐겁고, 더 기쁘고, 내적으로 더 만족스러운 일이 발생하게 될 때 바로 성장이 이루어진다는 것은 하나의 진리와도 같이 느껴진다. 또, '절정경험'을 누리는 자아의 존재 인식은 세상에 꼭 필요한 소금이요, 공기임을 알게 되었다. 그것을 통해서 세상은 조금 더 진보하고 활력적이 될 것이리라...

심리학 분야에서 인간을 바라보는 관점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고 한다. 매슬로는 인본주의적 관점으로 사람을 바라보았다. 그의 시선은 따뜻하고 긍정적이여서 그의 글을 읽는 것 자체로 나도 이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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