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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 먼저 음악이 먼저
정준호 지음 / 삼우반 / 2006년 11월
평점 :
품절
이 책을 한 문장으로 표현하자면 '시와 음악과 문학이 멋지게 어우러진 한편의 교향곡'일 것이다. 문학과 음악의 어울림을 에세이형식으로 읽기좋게 풀어냈다.
이 시대에 교양인이라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을까? 홀로 교양인이길 자처한다고, 그것을 논할 사람이 없다면 무의미 할텐데...교양인이 되고 싶어 하는 한 음악 칼럼니스트의 자조적인 희망이 고스란히 담긴 책이다. 또한 지금까지 내가 읽었던 수 많은 고전들이 명곡과 어우러져있어 읽는 기쁨이 쏠쏠했다. 더구나 내내 지루하게만 읽은 휠덜린의 표지를 보니 그림의 웅장한 느낌에 그 작품을 다시 읽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또 작가의 차분하면서도 약간 위트있는 말솜씨도 좋았다.
총 4부로 구성된 내용이지만 순서는 크게 의미가 없는 것 같고, 관심이 있는 주제부터 읽어도 좋을 것 같다. 모두 흥미로운 소재였지만 특히 1부에서 할애된 음악과 문학, 그리스도라는 종교적 요소가 얽힌 다양한 이야기가 좋았고, 2부 세상의 노래에서 또 다시 보게되는 아우슈비츠에 관한 것은 내 가슴을 뭉클하게 해놓았다.
'나무를 얘기하는 것이
그 많은 불의에 대한 침묵이므로,
거의 범죄나 마찬가지인 시대,
도대체 언제인가?'
-----page 148
'아우슈비츠 이후에 시를 쓴다는 것은 야만이다.'라는 철학자 테오도르 아도르노의 선언과 '말할 수 없는 것에는 침묵해야 한다'고 한 비트겐슈타인은 예술가의 시대 정신을 고스란히 나타내고 있고, 또 시대를 외면하는 예술를 지양한 그들에게 나는 마음을 연다.
베토벤이 사랑한 괴테의 이야기도 인상적이였고, 자주 인용되고 있는 파우스트와 다양한 조각, 명화, 연극, 영화가 작가의 풍부한 예술적 깊이를 잘 나타내고 있다.
나에겐 오래 전에 선물받은 KBS에서 제작한 클래식 시디가 2장 있다. 이미 수 없이 들었지만 이 책을 읽은 후. 그 감동이 더 깊어짐은 따뜻한 햇살처럼 한없이 평화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