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구멍에 빠졌어요 올리 그림책 60
케스 그레이 지음, 크리스 제번스 그림, 이현아 옮김 / 올리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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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자그니가 더크니를 찾고 있는데, 자신보다 작은 기린이 “내가 더크니야”라고 말해요. 알고 보니 깊은 구멍에 빠진 더크니가 자그니보다 더 작아 보였던 거예요. 자그니는 더크니를 구하기 위해 혼자 힘껏 잡아당겨 보지만 소용이 없지요. 그래서 멀리까지 가서 코끼리와 고릴라들을 데려와 함께 힘을 모아 보지만, 그래도 더크니는 꿈쩍도 하지 않아요. 과연 자그니는 이번에는 어떤 방법을 생각해 낼까요?


이번 이야기에서 가장 눈에 띈 건 옆으로 크게 펼쳐지는 플랩이었어요. 코끼리와 고릴라들이 힘을 모아 더크니를 끌어내려 애쓰는 장면은 책장을 옆으로 길게 펼치면서 한눈에 담을 수 있었지요. 많은 동물이 동시에 등장하는 장면이 이렇게 시원하게 펼쳐지니, 그 힘겨운 현장을 함께 지켜보는 것 같은 재미가 있었어요. 그림책의 판형 역시 전작과 마찬가지로 길쭉하게 제작되어, 두 권을 나란히 두었을 때 짝꿍 그림책으로서의 연결성을 느낄 수 있었지요. 무엇보다 이야기에 꼭 맞는 방식으로 공간이 확장되니, 책을 읽는 즐거움이 깊어지네요.


작아 보이는 키 큰 기린 더크니의 모습은 시각의 기준에 따라 달라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어요. 실제로는 크기가 변하지 않았는데 상황에 따라 전혀 달라 보이지요. “나는 지금 어떤 기준으로 세상을 보고 있을까?”라는 물음을 던져주는 대목이었어요.


더크니가 깊은 구멍에 빠져버린 장면은 우스꽝스럽지만, 의미 있게 다가왔어요. 누구나 삶에서 빠져나오기 힘든 ‘깊은 구멍’ 같은 순간을 만나지요. 혼자 힘으로는 벗어날 수 없고, 주변의 도움도 뜻대로 되지 않을 때가 많아요. 그런 순간에 누군가가 포기하지 않고 곁에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큰 힘이 되지요.


특히 저는 더크니가 구멍 속에서 “기다리고, 또 기다리고, 그리고 또 기다리고…” 있는 모습이 가장 마음에 남았어요. 더크니가 불안하면서도 끝내 자그니를 믿음을 놓지 않는 모습은, 우정이란 결국 서로를 끝까지 믿고 기다려 주는 데 있다는 걸 보여 주었어요. 또 자그니가 여러 번의 시도 끝에 새로운 방법을 찾아내려 애쓰는 모습은, 직접 당겨주거나 구해내는 힘도 필요하지만 결국은 함께 버티며 길을 찾아가는 과정이 우정이라는 걸 일깨워 주었지요. 두 기린의 모습은 누군가를 기다리고, 믿어주고, 다시 방법을 찾아 나서는 관계의 힘을 생각하게 하는 그림책이었어요.



<깊은 구멍에 빠졌어요>는 우리 삶의 모습과도 맞닿아 있는 그림책이었어요. 빠져나오기 힘든 순간에도 곁을 지켜주는 존재가 있다는 것, 그리고 끝내 서로를 믿으며 기다려 주는 일이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를 보여 주었지요. 때로는 기준이 바뀌면 세상이 전혀 다르게 보이기도 한다는 깨달음도 전해 주었어요. 책장을 덮고 나면 자연스럽게 이런 물음을 남기게 되네요.


"나는 지금 내 곁 사람들에게 어떤 친구일까?"




행복한 그림책 읽기! 투명 한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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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구름에 갇혔어요 올리 그림책 59
케스 그레이 지음, 크리스 제번스 그림, 이현아 옮김 / 올리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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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키가 큰 기린 더크니와 작은 기린 자그니가 산책을 나서요. 그런데 낮게 깔린 구름에 더크니의 목이 걸려 앞을 전혀 볼 수 없게 되지요. 더크니가 곤란해하자 자그니가 길을 안내하며 함께 걸어가요. 두 친구는 커다란 나무도 피하고, 가시 많은 덤불도 지나가요. 게으름 피우는 사자 앞도 무사히 지나고, 아슬아슬한 외줄 다리까지 건너게 되지요. 자그니의 도움 덕분에 더크니는 무사히 길을 이어갈 수 있었지요. 그런데 모든 게 끝났다고 안심한 순간, 더크니에게 갑자기 비가 쏟아지기 시작해요. 과연 자그니는 이번에는 어떤 방법을 생각해 낼까요?



처음 이 책을 펼쳤을 때 가장 먼저 눈길을 끈 건 세로로 길쭉한 독특한 판형이었어요. 기린의 긴 목을 따라 시선이 자연스럽게 위로 끌려 올라가면서, 책 자체가 이야기를 품고 있는 듯했지요. 그런데 책장을 열어보니 놀라움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어요. 페이지가 이리저리 펼쳐지고 접히며 이어지는 플랩 구성이 기다리고 있었거든요. 숨겨진 장면을 발견하는 순간마다 책 읽기의 재미가 더해지고, 이야기에 참여하는 듯한 경험을 했어요. 그래서 이 책은 판형의 독특함에서 출발해, 플랩을 여는 즐거움으로 이어지는 특별한 독서 경험을 안겨주었지요. 특히 세로로 긴 판형은 더크니가 구름에 갇힌 상황을 극적으로 보여 주고, 플랩을 열며 만나는 장면들은 예상치 못한 답을 던져 주었지요.



제가 두 기린을 만났을 때, 기린이라고 무조건 키가 크거나 긴 목과 다리를 가져야 한다는 생각에서 벗어나, 두 기린의 모습은 서로의 다름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데서 시작하는 것이 좋았어요. 더크니는 크고 자그니는 작지만, 그 차이는 불편함이 되지 않고 오히려 함께 걷는 길에서 서로를 더 의지하게 만들지요. 그렇게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두 기린의 관계는 우리에게도 다름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며 살아가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듯했어요.



두 기린의 여정은 모험담을 넘어, 우정과 관계의 의미를 깊이 떠올리게 했어요. 구름에 목이 걸려 앞을 보지 못하는 더크니의 모습은 엉뚱하지만 낯설지는 않았어요. 우리도 종종 보이지 않는 무언가에 걸려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할 때가 있지요. 그 옆에서 묵묵히 길을 안내해 주는 자그니의 모습은 막막한 순간에 곁을 지켜 주는 존재가 주는 힘을 전해 주지요. 친구란 문제를 대신 해결해 주는 사람이 아니라, 함께 버티며 믿음을 나누는 사람이라는 걸 새삼 느끼게 되었어요. 자그니의 모습은 내 곁에 있는 누군가의 모습일 수도 있고, 내가 되고 싶은 모습일 수도 있어요. 그래서 이 이야기는 기린의 모험이 아니라, 관계 속에서 버텨내고 서로를 믿는 일이 우리 삶을 얼마나 단단하게 만들어 주는지를 보여주는 그림책이었어요.


행복한 그림책 읽기! 투명 한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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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호텔 - 지구에서 가장 큰 야옹이로 떠나는 짜릿한 모험 자꾸 손이 가는 그림책 3
후쿠베 아키히로 지음, 가와시마 나나에 그림, 고향옥 옮김 / 지성주니어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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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성주니어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고양이 호텔 - 지구에서 가장 큰 야옹이로 떠나는 짜릿한 모험 / 후쿠베 아키히로 글 / 가와시마 나나에 그림 / 고향옥 역 / 지성주니어 / 자꾸 손이 가는 그림책 3 / 2025.08.04 / 원제 : ねこホテル (2024년)



그림책을 읽기 전


고양이의 표정만으로도 시선을 단숨에 빼앗기는 그림책이에요.

게다가 제목이 ‘고양이 호텔’이라니, 그 안에서 어떤 기발하고 신기한 일이 펼쳐질지 궁금해지지요.

책장을 열기 전부터 이미 마음은 그 호텔 문 앞에 서 있는 듯 두근거려요.




그림책 읽기




고양이 호텔? 고양이에 묵을 수 있다고요?

이 호텔이 보이십니까? 저희 호텔에는 별별 방이 다 있답니다.




7호 젤리 발바닥 방

맛있는 오므라이스가 레스토랑에 준비되어 있습니다.

다 드신 후에는, 말랑말랑 젤리 발바닥 방에서 푹 쉬세요.




이제 마지막 방으로 모시겠습니다. 저희 호텔의 자랑거리인 스위트룸입니다!

이야아아아옹!! 앗! 진짜 빨라! 엄청 높이 날고 있어!



그림책을 읽고


학교를 마치고 집으로 가던 주인공 앞에 커다란 고양이가 나타났어요. 살랑살랑 움직이는 꼬리를 따라 시선을 옮기니 ‘고양이 호텔’이 보였지요. 호텔 지배인인 집사 할아버지의 안내를 따라 들어간 곳은 평범한 방이 아니라, 고양이에 묵을 수 있는 특별한 방들이었어요. 식빵 방, 몽실몽실 뱃살 방, 콧바람 방, 냥모나이트 방…… 그리고 하늘을 나는 스위트룸까지 있는 독특한 호텔이었지요. 과연 어떤 방이 가장 즐거웠을지 더 궁금해지네요.


<고양이 호텔>은 상상력의 문을 활짝 열고 들어가면 만날 수 있는, 세상에 단 하나뿐인 공간을 그린 그림책이에요. 그러니까 고양이 자체가 호텔이 된 것이지요. 고양이만이 줄 수 있는 특별함을 호텔에서 경험하게 되지요. 부드러운 털과 푹신한 뱃살 위에서 뛰놀고, 길게 뻗은 등을 미끄럼틀 삼아 내려오며, 말랑한 젤리 발바닥 위에서 시간을 보내는 일은 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꿈꿀 만한 호사이지요.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은 귀여운 그림과 기발한 설정에 더해, ‘촉감’과 ‘소리’까지 그림 속에 고스란히 담아냈다는 점이에요. 덕분에 독자는 그 감각에 온전히 몰입하며, 마치 고양이 호텔 속을 함께 거니는 듯한 경험을 하게 되지요. 부드러움, 몰캉함, 시원한 콧바람, 그리고 가르릉거리는 울음소리가 페이지마다 전해져요. 덕분에 단순히 보는 것을 넘어, 만지고, 듣고, 느끼는 특별한 독서 경험을 하게 되지요. 의성어와 의태어가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읽는 재미를 더해 주고, 장면 속에 들어간 듯 몸이 절로 반응하지요.


그림 속 고양이의 표정 하나하나는 작은 이야기처럼 다가오고, 고양이의 다양한 동작 속에서 새로운 발견을 하게 되지요. 이야기의 흐름은 복잡하지 않지만, 주인공이 방마다 다른 놀라움을 발견하는 과정이 작은 행복처럼 차곡차곡 쌓여 가지요. 콧바람 방에서 시원한 숨결을 느끼고, 뱃살 방에서 몸이 푹 꺼지는 포근함에 젖으며, 등 미끄럼틀 방에서 아찔하게 내려오는 순간까지 모든 체험이 짧지만 강렬하게 남아요. 마지막 스위트룸에서 고양이가 하늘을 나는 장면은 긴 모험의 피날레 같았지요.


저라면 스위트룸도 좋지만, 8호 턱살 방이 가장 가보고 싶어요. 고양이 턱 아래로 전해지는 은근한 무게감과 보드라운 털에 푹 파묻힐 상상만으로도 벌써 마음이 포근해지거든요. 책장을 덮었을 때 남는 ‘또 가고 싶다’는 마음, 그것이야말로 고양이 호텔의 가장 큰 매력이겠지요.




- '자꾸 손이 가는 그림책' 시리즈 -



지성주니어는 현대지성 출판사의 어린이 브랜드이지요.

‘자꾸 손이 가는 그림책’ 시리즈는 아이와 어른 모두를 사로잡는 매력을 지녔어요.

한 번 읽기 시작하면 금세 빠져들고, 읽고 나서도 다시 펼치고 싶어지는 이야기와 그림이 가득하지요.

지성주니어가 앞으로 보여줄 새로운 작품들이 더더욱 기다려지네요.




- 작가 콤비 소개 : 후쿠베 아키히로 × 가와시마 나나에 -



후쿠베 아키히로 작가님의 글과 가와시마 나나에 작가님의 그림이 어우러진 작품들이지요.

오~ 두 작가님의 협업이 이렇게 재미있는 그림책을 탄생시켰네요.


후쿠베 아키히로 작가는 재치 있는 발상과 유머러스한 전개로 독자를 웃게 해요. 간결한 문장 속에도 반전과 상상력을 담아, 아이와 어른 모두를 즐겁게 하지요.

가와시마 나나에 작가는 생동감 넘치는 색감과 섬세한 표정 연출이 뛰어나, 인물과 동물 캐릭터에 개성을 불어넣어요. 장면마다 표정의 미묘한 변화와 세밀한 디테일을 담아, 글 속 유머를 한층 넓게 펼쳐 보이지요.




행복한 그림책 읽기! 투명 한지입니다.




#고양이호텔 #지성주니어 #책세상맘수다 #책세상맘수다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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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집, 달집 그리고 등대 이지북 어린이
김완진 지음 / 이지북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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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북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그림책을 읽기 전


무엇보다 김완진 작가님의 그림책이라 더욱 궁금했어요.

표지 속 인물들의 표정과 분위기가 평범한 듯하면서도 묘하게 이질적이었지요.

바람이 스치는 듯한 파란색과 하얀 구름, 그리고 멀리 보이는 등대에는 어떤 이야기가 숨어 있을까요?




그림책 읽기




작은 바위섬의 등대에 등대지기가 찾아옵니다.

"안녕, 등대"

비가 오고 눈이 와도 등대지기는 묵묵히 등대를 지킵니다.




언제부터인가 빨간 머리 아이가 매일 같은 시간에 등대를 찾아와요.

등대를 별집 때로는 달집이라고 불렀어요.

별집, 달집. 참 예쁜 이름이네요.




태풍이 오고 있어요. 하늘에 먹구름이 몰려오네요.

오고 가는 배들 걱정에 등대는 더 힘차게 불을 밝혀 봅니다.

등대지기가 떠나 더 이상 불을 밝히지 못하는 등대에게 누군가 찾아와 말을 건넵니다.

"안녕, 등대."




그림책을 읽고


작은 바위섬에 하얀·빨간 등대가 세워지고, 그 곁을 지키는 등대지기가 찾아오지요. 세월이 흐르며 섬에는 사람들이 오가고, 빨간 머리 아이도 매일 등대를 찾습니다. 비바람과 눈보라 속에서도 등대는 묵묵히 빛을 밝히지만, 시간이 지나 마을 사람들과 아이는 섬을 떠나고, 등대지기도 늙어가지요. 변해가는 세월 속에서도 등대는 여전히 그 자리에서 바다를 지키고 있어요.


<별집, 달집 그리고 등대>는 등대와 등대지기의 이야기가 아니라, 변하지 않는 것에 대한 이야기라고 생각해요. 등대가 빛을 밝히는 모습은 세상 속에서 변치 않는 마음이 어떤 것인지 보여주는 듯하지요. 누구에게나 삶 속에 ‘등대’ 같은 존재가 있잖아요. 직접 곁을 지키는 사람일 수도 있고, 말없이 응원해 주는 기억이나 장소일 수도 있고요.


책 속 사계절의 변화는 우리가 살아가는 시간과 닮아 있어요. 계절이 바뀌듯 사람도 변하고, 떠나기도 하고, 다시 오기도 하죠. 하지만 등대처럼 변하지 않는 힘을 가진, 제자리를 지키는 무언가가 있다면 그 변화 속에서도 마음이 잠시 흔들리더라도 곧 잔잔해지는 것 같아요.


등대 같은 사람은 세상의 변덕과 시간의 흐름 속에서도 한 자리를 지키며 빛을 내는 사람이에요. 어둠 속에서 길을 잃은 누군가에게는 단 하나의 희망이 될 수 있지요. 가까이 다가오지 않아도 멀리서 안도감을 주고, 무슨 말을 하지 않아도 “여기 있어, 괜찮아”라고 전해주는 존재. 그 빛은 타인의 삶을 대신 살아주지 않지만, 길을 찾도록 도와주지요.


등대를 보며 ‘누군가의 삶에 따뜻한 빛이 되어주는 일’이 거창할 필요는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그저 곁에 오래 있어 주는 것, 아무 말 없이도 변함없이 같은 자리를 지켜주는 것이 얼마나 큰 위로가 되는지를요. 그래서 이 그림책은 어린이에게는 포근한 이야기로 다가오지만, 어른에게는 오래도록 마음을 비추는 등대 같은 여운, 등대의 위로를 전해주는 것 같아요.


이야기의 중심은 분명 등대지만, 그림책을 읽는 동안에도, 덮은 후에도 이상하게도 제 시선은 등대지기와 아이에게 자주 머물렀어요. 왜 그럴까 생각해 보니, 아마도 김완진 작가님의 SNS에서 만난 캐릭터들 때문인 것 같아요. 새로운 인물을 만날 때마다 ‘이 사람은 어떤 이야기를 품고 있을까?’ 하는 궁금증이 저를 잡아끌었거든요.



한 자리에서 수많은 새벽과 낮, 노을이 물든 오후와 깊은 밤을 보낸 등대.

봄, 여름, 가을, 겨울을 차례로 지나며 변해가는 세상 속에서도 묵묵히 그 자리를 지킨 등대.

그 모든 장면들이 오래도록 마음에 남아요.




- 출판사 이지북은요 -



자음과모음이 10대 독자와 나누는 새로운 세상, 이지북📚

1997년, ㈜자음과모음은 세상의 모든 ‘글(字’)과 ‘소리(音)’를 ‘모으’기 위해 설립됐습니다. ㈜자음과모음은 어린이/청소년 도서 전문 브랜드 <이지북>, 장르문학 도서 브랜드 <네오픽션>을 포함해 다수의 임프린트 브랜드를 운영하며, 그간 1만 종이 넘는 책을 선봬 한국 출판계의 주축이 됐습니다. -내용 출처 : 자음과모음 홈페이지


https://www.instagram.com/ezbook20/




- 김완진 작가님 SNS -



김완진 작가님 SNS 그림 속 인물들은 마치 한 장의 사진 속에서 막 걸어나온 듯, 묘하게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에 서 있는 것 같아요. 표정은 담담하지만 그 안에 오래된 이야기와 작은 농담이 숨어 있고, 엉뚱한 듯 보이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삶의 무게가 느껴지지요. 인스타에서 만난 이 캐릭터들의 시선과 포즈는 늘 “이 사람은 어떤 하루를 살았을까?”라는 궁금증을 남겨요. 그래서 작가님의 그림책은 항상 들여다보고 싶어져요.


김완진 작가님 SNS : https://www.instagram.com/kim.wanjin.5/



행복한 그림책 읽기! 투명 한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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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륵차륵 구슬치기 - 2023년 한국안데르센상 우수상 수상작
이현정 지음, 김유진 그림 / 한림출판사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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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림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그림책을 읽기 전


구슬에 집중하는 아이의 모습에서 어릴 적 구슬치기가 생각나네요.

어떤 이야기가 있을지 궁금해요.

따뜻한 그림만으로도 더 궁금해지는 <차륵차륵 구슬치기>이네요.




그림책 읽기




"넌 오늘도 안 할 거지? 맨날 구경만 하고 같이 하지도 않으면서."

'하지만 내 구슬을 잃기라도 하면 어떡해.'




조그만 구슬들은 어디로 숨었는지 한 개도 보이지 않았어요.

"내 구슬이 저 안으로 굴러갔을까?"




"내 구슬이다!"

"이거 네 거니? 이름이 구슬이구나. 이름도 예쁘다."




그림책을 읽고


송이는 구슬이 너무 예쁘고 소중해서 늘 주머니 속에만 넣어 두었어요. 빨강, 파랑, 물결무늬가 어우러진 구슬은 바라보기만 해도 미소가 번지고, 절대 잃고 싶지 않을 만큼 마음에 꼭 품었지요. 하지만 혹시 잃어버릴까 봐, 친구들과 놀아본 적은 없었어요. ‘오늘은 꼭 해볼까?’ 하는 마음이 피어올라도, 구슬이 내 손을 떠나 다른 친구에게 갈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늘 그 마음을 붙잡아 두었어요.


그러던 어느 날, 송이는 구슬만 바라보며 걷다가 돌부리에 걸려 넘어질 뻔했어요. 손바닥 위의 구슬이 휙 튕겨 나가고, 아무리 찾아도 보이지 않았지요. 혹시 덤불 속 텅 빈 나무둥치에 빠진 걸까 하고, 깜깜한 속을 지나가니 눈앞에 같은 듯 다른 숲이 펼쳐졌어요. 그곳에서 회색 들쥐가 두 발로 감싸들고 있던 송이의 구슬 하나를 발견했지요. 이어 두더지와 다람쥐도 송이의 사정을 듣고 힘을 보탰어요. 마침내 친구들과 함께 모든 구슬을 찾았을 때, 송이의 얼굴에 안도의 미소가 번졌어요.


고마운 마음에 송이는 동물 친구들에게 구슬치기를 가르쳐 주었어요. 말만 들어도 신나는 놀이에 친구들은 당장 같이하자고 했지만, 송이는 또다시 대답을 망설였지요. 그때 친구들이 웃으며 말했어요.

“구슬은 원래 네 것이잖아.”


그 한마디에 송이는 주머니 속 두려움을 풀어놓고, 난생처음 구슬치기를 해 보았어요. 구슬이 오가는 순간마다 웃음이 피어나고, 마음속 벽이 조금씩 허물어졌지요. 이전까지 다른 친구들은 송이가 구슬을 꺼내지 않는 모습을 보고, 그 곁에 다가가지 않았어요. 송이 역시 선뜻 다가가지 못했지만, 동물 친구들의 한마디는 닫혀 있던 마음을 부드럽게 열어 주었어요.


저도 예전엔 누구와도 나누고 싶지 않은 것들이 있었어요. 하지만 시간이 흐르며, 좋은 것을 나누는 순간에 더 큰 행복이 깃든다는 걸 알게 되었지요. 소유하는 기쁨보다, 그 기쁨을 함께하는 시간이 더 오래 남는다는 것도요. 송이에게 구슬은 이제 혼자만의 보물이 아니었어요. 함께 웃는 순간, 구슬의 빛은 처음보다 더 환하게 반짝이네요.


김유진 작가의 그림에는 구슬치기의 공기와 햇살이 고스란히 담겨 있어요. 햇빛이 스며든 흙바닥의 질감, 구슬 표면의 반짝임, 마주 보는 시선의 긴장감이 섬세하게 표현되어 있지요. 특히 구슬이 부딪히는 ‘차륵’ 소리와 화면의 속도감은 책장을 넘기는 나까지 놀이에 앉게 만들었어요. 그 순간만큼은 저도 어린 시절로 돌아가 있었지요.


<차륵차륵 구슬치기>는 구슬 하나에 담긴 애착과 두려움, 그리고 용기가 어떻게 변해 가는지를 보여주어요. 나만의 ‘구슬’을 꼭 쥐고만 있던 마음이, 누군가와 나누며 더 큰 기쁨이 된다는 사실을 알게 해 주지요. 누구나 주머니 속에만 숨겨 둔 ‘나만의 구슬’이 있을 거예요. 그 구슬을 꺼내어 누군가와 함께 웃을 수 있다면, 그 순간이야말로 진짜 반짝이는 시간이겠지요.




- 김유진 작가님의 그림책 -



책과 그림이 가장 친한 친구였던 어린 시절을 되새기며 어린이에게 기쁨을 주는 책을 만들고자 노력해요. 쓰고 그린 책으로 <엄마의 여름 방학>, <거북이자리>, <비단 공장의 비밀>, <소방관 고양이 초이> 등이 있고, 그림을 그린 책으로 <하얀 밤의 고양이>, <오늘 상회>, <바람숲 도서관> 등이 있어요. <오늘 상회>로 ‘2022 아시아 어린이 콘텐츠 축제(AFCC)’ 일러스트레이터 갤러리에 선정되기도 했답니다. -출판사 작가 소개 내용 중




- '구슬치기'가 있는 그림책 -



구슬치기 그림책들은 어린 시절의 놀이터와 골목길을 다시 불러오지요.

손끝에서 굴러가는 작은 구슬 하나에 웃음과 경쟁, 우정이 담겨 있어요.

아빠와 동생들과 함께 앉아 구슬을 굴리던 그 시간,

환한 웃음소리와 장난기 가득한 표정들이 지금도 선명하지요.

세월이 흘러도 그 반짝임은 여전히 마음속에서 차륵차륵 굴러가고 있지요.



행복한 그림책 읽기! 투명 한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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