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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집, 달집 그리고 등대 ㅣ 이지북 어린이
김완진 지음 / 이지북 / 2025년 7월
평점 :
이지북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그림책을 읽기 전
무엇보다 김완진 작가님의 그림책이라 더욱 궁금했어요.
표지 속 인물들의 표정과 분위기가 평범한 듯하면서도 묘하게 이질적이었지요.
바람이 스치는 듯한 파란색과 하얀 구름, 그리고 멀리 보이는 등대에는 어떤 이야기가 숨어 있을까요?
그림책 읽기

작은 바위섬의 등대에 등대지기가 찾아옵니다.
"안녕, 등대"
비가 오고 눈이 와도 등대지기는 묵묵히 등대를 지킵니다.

언제부터인가 빨간 머리 아이가 매일 같은 시간에 등대를 찾아와요.
등대를 별집 때로는 달집이라고 불렀어요.
별집, 달집. 참 예쁜 이름이네요.

태풍이 오고 있어요. 하늘에 먹구름이 몰려오네요.
오고 가는 배들 걱정에 등대는 더 힘차게 불을 밝혀 봅니다.
등대지기가 떠나 더 이상 불을 밝히지 못하는 등대에게 누군가 찾아와 말을 건넵니다.
"안녕, 등대."
그림책을 읽고
작은 바위섬에 하얀·빨간 등대가 세워지고, 그 곁을 지키는 등대지기가 찾아오지요. 세월이 흐르며 섬에는 사람들이 오가고, 빨간 머리 아이도 매일 등대를 찾습니다. 비바람과 눈보라 속에서도 등대는 묵묵히 빛을 밝히지만, 시간이 지나 마을 사람들과 아이는 섬을 떠나고, 등대지기도 늙어가지요. 변해가는 세월 속에서도 등대는 여전히 그 자리에서 바다를 지키고 있어요.
<별집, 달집 그리고 등대>는 등대와 등대지기의 이야기가 아니라, 변하지 않는 것에 대한 이야기라고 생각해요. 등대가 빛을 밝히는 모습은 세상 속에서 변치 않는 마음이 어떤 것인지 보여주는 듯하지요. 누구에게나 삶 속에 ‘등대’ 같은 존재가 있잖아요. 직접 곁을 지키는 사람일 수도 있고, 말없이 응원해 주는 기억이나 장소일 수도 있고요.
책 속 사계절의 변화는 우리가 살아가는 시간과 닮아 있어요. 계절이 바뀌듯 사람도 변하고, 떠나기도 하고, 다시 오기도 하죠. 하지만 등대처럼 변하지 않는 힘을 가진, 제자리를 지키는 무언가가 있다면 그 변화 속에서도 마음이 잠시 흔들리더라도 곧 잔잔해지는 것 같아요.
등대 같은 사람은 세상의 변덕과 시간의 흐름 속에서도 한 자리를 지키며 빛을 내는 사람이에요. 어둠 속에서 길을 잃은 누군가에게는 단 하나의 희망이 될 수 있지요. 가까이 다가오지 않아도 멀리서 안도감을 주고, 무슨 말을 하지 않아도 “여기 있어, 괜찮아”라고 전해주는 존재. 그 빛은 타인의 삶을 대신 살아주지 않지만, 길을 찾도록 도와주지요.
등대를 보며 ‘누군가의 삶에 따뜻한 빛이 되어주는 일’이 거창할 필요는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그저 곁에 오래 있어 주는 것, 아무 말 없이도 변함없이 같은 자리를 지켜주는 것이 얼마나 큰 위로가 되는지를요. 그래서 이 그림책은 어린이에게는 포근한 이야기로 다가오지만, 어른에게는 오래도록 마음을 비추는 등대 같은 여운, 등대의 위로를 전해주는 것 같아요.
이야기의 중심은 분명 등대지만, 그림책을 읽는 동안에도, 덮은 후에도 이상하게도 제 시선은 등대지기와 아이에게 자주 머물렀어요. 왜 그럴까 생각해 보니, 아마도 김완진 작가님의 SNS에서 만난 캐릭터들 때문인 것 같아요. 새로운 인물을 만날 때마다 ‘이 사람은 어떤 이야기를 품고 있을까?’ 하는 궁금증이 저를 잡아끌었거든요.

한 자리에서 수많은 새벽과 낮, 노을이 물든 오후와 깊은 밤을 보낸 등대.
봄, 여름, 가을, 겨울을 차례로 지나며 변해가는 세상 속에서도 묵묵히 그 자리를 지킨 등대.
그 모든 장면들이 오래도록 마음에 남아요.
- 출판사 이지북은요 -

자음과모음이 10대 독자와 나누는 새로운 세상, 이지북📚
1997년, ㈜자음과모음은 세상의 모든 ‘글(字’)과 ‘소리(音)’를 ‘모으’기 위해 설립됐습니다. ㈜자음과모음은 어린이/청소년 도서 전문 브랜드 <이지북>, 장르문학 도서 브랜드 <네오픽션>을 포함해 다수의 임프린트 브랜드를 운영하며, 그간 1만 종이 넘는 책을 선봬 한국 출판계의 주축이 됐습니다. -내용 출처 : 자음과모음 홈페이지
https://www.instagram.com/ezbook20/
- 김완진 작가님 SNS -

김완진 작가님 SNS 그림 속 인물들은 마치 한 장의 사진 속에서 막 걸어나온 듯, 묘하게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에 서 있는 것 같아요. 표정은 담담하지만 그 안에 오래된 이야기와 작은 농담이 숨어 있고, 엉뚱한 듯 보이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삶의 무게가 느껴지지요. 인스타에서 만난 이 캐릭터들의 시선과 포즈는 늘 “이 사람은 어떤 하루를 살았을까?”라는 궁금증을 남겨요. 그래서 작가님의 그림책은 항상 들여다보고 싶어져요.
김완진 작가님 SNS : https://www.instagram.com/kim.wanjin.5/
행복한 그림책 읽기! 투명 한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