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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수 있을까? - 층간 소음을 맞이하는 우리의 자세
주로 지음 / 한림출판사 / 2025년 9월
평점 :
한림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그림책을 읽기 전
선명한 노란색 배경이 눈을 번쩍 뜨이게 하고, 문틈마다 고개를 내민 동물들에게서 묘하게 불편한 기운이 느껴지네요. 불만도, 화도 아닌데 어쩐지 날이 선 공기가 감돌아요. ‘잘 수 있을까?’라는 제목을 바라보니 노란빛이 점점 더 시끄럽게 번지는 듯해요. 잠들지 못하는 이 밤, 저마다의 이유로 깨어 있는 이웃들의 표정이 보이네요. 과연, 이 중 누가 가장 먼저 잠들 수 있을까요?
그림책 읽기

잘 수 있을까?
도저히 못 참겠다.

아래층이에요. 너무 시끄러워요. 조용히 좀 해 주세요.
그럴 리가요. 나 혼자 살아요. 보실래요?

아... 지네시구나.
난 아니니까 위층으로 가 보세요.
그림책을 읽고
“아래층이에요. 조용히 좀 해 주세요!”
지하 301호 공벌레는 시끄러운 소리에 잠을 이루지 못하지요. 결심 끝에 위층으로 향했는데… 신발이 가득한 집, 하지만 혼자 산다는 지네. 발이 많을 뿐, 진짜 혼자였어요. “난 아니에요. 위층으로 가 보세요.” 터덜터덜, 공벌레는 다시 위층으로 향하지요. 지하 101호에는 누가 살고 있을까요? 소음의 주인공은 과연 누구일까요?
공벌레의 잠을 방해하는 이웃들을 보며 ‘이유 없는 소음은 없겠구나’ 싶었어요. 그런데 책장을 넘길수록 나 역시 같은 생각으로 살고 있었다는 걸 깨달았지요. 내가 낼 땐 괜찮고, 남이 내면 불편한 소리. 며칠 전 밤 12시 넘어서 들린 세탁기 소리에 잠을 설쳤지만, 그 시간에 세탁기를 돌릴 수밖에 없었던 사정도 있었겠지요. 나 역시도 소음을 줄이려 노력하지만, 완벽히 조용할 순 없는 순간이 있듯이요.
공벌레의 잠을 방해하는 이웃들을 보며 ‘이유 없는 소음은 없겠구나’ 싶었어요. 그런데 책장을 넘길수록 나 역시 같은 생각으로 살고 있었다는 걸 깨달았지요. 내가 낼 땐 괜찮고, 남이 내면 불편한 소리. 며칠 전, 밤 12시가 넘어서 들린 세탁기 소리에 잠을 설쳤지만 그 시간에 세탁기를 돌릴 수밖에 없었던 사정도 있었겠지요. 나 역시 소음을 줄이려 노력하지만, 완벽히 조용할 순 없는 순간이 있듯이요.
이 책을 읽고 있으면, 묘하게 ‘우리 집 이야기 같네’ 싶은 순간이 찾아와요. 공벌레가 한밤중에 “조용히 좀 해 주세요!”라며 위층으로 올라가는 장면에서 웃음이 나다가도, 어느새 마음 한쪽이 콕 찔리더라고요. 지네는 발이 많고, 개미는 식구가 많고, 딱따구리는 나무를 쪼아야 하고, 매미는 칠 년을 땅속에 있다가 겨우 세상으로 나와 칠 일 안에 짝을 찾아야 하지요. 모두 시끄러울 수밖에 없는 이유를 가지고 있어요. 그저 자기 자리에서 자기 리듬대로 살아가고 있을 뿐인데, 그게 누군가에겐 시끄러움이 되고 불편이 되지요. “서로 다른 존재들이 부딪히며 살아가는 세상”인 거예요.
노란 배경의 표지는 밝지만, 그 안의 세계는 꽤 현실적이에요. 우리가 사는 도시처럼 늘 뭔가 들리고, 움직이고, 부딪혀요. 결국 <잘 수 있을까?>는 층간 소음 이야기를 빌려 ‘공존’과 ‘이해'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어요. 우리는 너무 쉽게 “위층 때문이야”라고 말하지만, 사실 나도 누군가의 위층이 될 수 있다는 걸 잊고 살 때가 많지요.
이야기의 끝에서 공벌레의 아랫집에서 “조용히 좀 해 주세요.”라는 목소리가 들려와요. 처음엔 피해자였던 공벌레가 어느새 누군가의 위층이 되어 있었던 거예요. 그리고 뒤표지에 적힌 문장, “조용히 좀 해 주세요! 작고 하찮지만 오늘은 쉬고 싶다.” 그 한 줄이 모든 걸 말해주지요.
누구나 누군가의 위층이 되고, 누구나 누군가의 소음이 되는 세상. 그래도 오늘은, 잠시 조용히 쉬고 싶은 마음.
밤은 조용하지 않아요. 도시는 언제나 웅웅거리고, 그 안에서 우리는 서로의 삶의 소리를 내며 살아가요. <잘 수 있을까?>는 그 소리들을 잠시 멈추고, “그래도 괜찮아. 다들 나름대로 살아가고 있잖아.”라고 말해주는 책이에요. 어쩌면 진짜 ‘잘 자는 법’은 세상을 완전히 조용하게 만드는 게 아니라, 그 시끄러움 속에서도 마음의 귀를 다정하게 여는 일일지도 모르겠어요.
소리가 나쁜 건 아닐 거예요. 문제는 ‘소리’가 아니라, ‘듣는 방식’이겠지요. 어쩌면 우리 모두는 누군가의 위층이자 아래층으로 살고 있는지도 몰라요. 오늘 밤, 조금은 다정한 귀로 이웃의 소리를 들어보면 어떨까요?

앞면지의 공벌레의 집, 지하 301호에서 이야기가 시작되지요. 뒤면지에는 지하 301호에서부터 지상으로 이어진 나무 위의 501호 꼭대기 층까지의 공간이 단면도로 펼쳐져 있어요. 층마다 다른 소리와 삶의 리듬이 한눈에 들어오지요. 그런데 놀랍게도, 공벌레의 집보다 더 아랫집도 있어요. 와~ 정말 밤은 조용할 틈이 없네요.
노란빛 속 문틈 사이로 이어지는 방들은 마치 우리가 사는 도시의 축소판 같아요.
- <잘 수 있을까?> 초기 스케치 -

분명 개미와 딱따구리와 애벌레가 깨워서 밤새 <잘 수 있을까?>를 만들었어요. 그 소리에 또 누군가는 잠을 못 잤을지도요. 밤은 조용하지 않아요. 오해입니다. <잘 수 있을까?>는 쓰고 그린 첫 번째 그림책입니다. - 출판사 작가 소개 내용 중
주로 작가님의 SNS 스토리 속에는 2024년 작업 당시의 어마어마한 양의 더미북과 초기 스케치들이 남아 있었어요. 노란 표지 사이사이로 아직 형태가 완성되지 않은 캐릭터들이(개미와 딱따구리, 애벌레) 밤마다 깨어나 작가의 손끝에서 태어나는 장면이 그려지네요. 작가님 다음 이야기를 천천히 기다릴게요.
주로 작가님의 SNS : https://www.instagram.com/jjuropipe
- 층간 소음에 관한 그림책 모음 -

층간 소음을 다르게 바라본 그림책들을 함께 모아봤어요.
다른 그림책 속에서도, 각자의 리듬으로 살아가는 이웃들의 소리가 이어지고 있지요.
시끄럽지만 따뜻한 세상, 그 안에서 우리가 어떻게 함께 살아갈 수 있을지 생각해 보게 될 거예요.
소리와 함께 사는 일, 그건 결국 서로를 이해하는 일이지요.
층간 소음, 소음 그림책 모음 : https://blog.naver.com/shj0033/224021933372
행복한 그림책 읽기! 투명 한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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