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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병아리 ㅣ 인생그림책 44
장현정 지음 / 길벗어린이 / 2025년 7월
평점 :
길벗어린이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그림책을 읽기 전
작고 노란, 홀쭉한 몸. 앙상한 다리…
표지를 보는 순간 마음 한가운데로 툭, 들어왔어요.
조용히 다가가 말을 걸고 싶었어요.
괜찮냐고, 외롭진 않냐고.
그림책 읽기

나에게 귀여운 친구가 생겼거든요.
내 마음은 부드럽게 폭신폭신 노랗게 날아오를 것만 같았어요.

어? 그런데..... 병아리가 이상해요.
으악! 병아리가 죽었어!

나는 그냥... 같이 놀고 싶었던 것뿐이에요.
미안해.... 병아리야.
그림책을 읽고
아이에게 노란 병아리 친구가 생기고, 함께 뛰놀며 행복한 시간을 보내지요. 하지만 병아리는 물에 젖어 쓰러지고, 결국 죽음을 맞이해요. 충격과 죄책감 속에서 아이 앞에 거대한 병아리 귀신이 나타나고, 아이는 그 존재를 피해 숨지요. 그러나 울고 있는 병아리를 마주한 순간, 아이는 진심으로 사과하고 병아리를 따뜻하게 보살피기 시작해요.
‘사랑’이라는 마음이 항상 좋은 결과만을 만드는 건 아니라는 사실을 이제는 알지만, 그때는 알지 못했지요.
<내 병아리> 속 아이는 작은 노란 병아리를 만난 날, 아이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했어요. 매니큐어를 발라주고, 미끄럼틀을 태우고, 하루 종일 함께 놀았지요. 하지만 물에 젖은 병아리는 비틀거리다 쓰러지고, 결국 죽음을 맞아요. 아이에게는 충격과 죄책감이 몰려오고, 그 무게는 거대한 병아리 귀신의 모습으로 나타나지요.
그 순수한 마음이 병아리를 힘들게 할 수 있다는 건 너무 늦게 깨닫게 돼요. 두려움에 숨어 있던 아이는 울고 있는 병아리를 마주하고서야, 진심 어린 사과를 건네지요. 그리고 병아리가 아프지 않게, 놀라지 않고, 춥지 않도록 조심스레 돌보아요. 그 마음이 전해지자 병아리는 다시 보송보송한 노란빛을 되찾아요.
잘못의 무게를 진심으로 마주하는 과정을 보며, 저는 화해를 넘어 관계의 회복이 만드는 변화를 느끼게 되었지요. 우리는 살면서 실수를 하고, 그로 인해 누군가를 다치게 할 때가 있어요. 하지만 그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하는 용기를 낸다면, 조금은 따뜻한 변화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네요.
소중한 이와 모든 것을 함께 하고픈 마음이 너무 커서, 정작 그 마음이 상대에게 어떻게 전해질지, 어떤 영향을 미칠지 잘 알지 못하는 시절이 있지요. 저 역시 학교 앞 문방구에서 데려온 병아리와 강에서 데려온 작은 물고기가 있었어요. 내 즐거움과 사랑이 곧 상대의 행복일 거라 믿었지만, 그 마음이 의도치 않게 상처를 줄 수 있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지요. ‘함께’라는 것은 나만의 기쁨이 아니라, 상대를 배려하는 시간과 방식에서 시작된다는 걸 시간이 지나 깨닫게 되었어요.
<내 병아리>는 제가 지나온 서툰 시절을 돌아보게 하는 이야기이었어요. 그리고 지금이라도 누군가를 더 깊이 이해하고, 더 따뜻하게 대할 수 있는 용기, 책임과 배려의 마음을 다시 생각하게 하는 그림책이지요.
이 그림책을 손에 들기가 쉽지 않았어요. 페이지를 펼치기도 전에 감정이 먼저 밀려왔지요. 아마도 작가님의 실제 기억과 감정이 담긴 마지막 작품이라는 사실이, 이야기 속 이별과 맞물렸던 것 같아요. 책장을 넘기는 일은 작가님의 마지막 이야기를 듣는 것처럼 느껴져서, 마음 한켠이 오래도록 먹먹했어요.
- 장현정 작가님의 작품 -

오랜 기다림 끝에 피어나는 생명, 하찮은 개구리의 힘찬 외침, 장현정 작가는 늘 커다란 세상에서 힘껏 살아가는 작은 것들의 목소리를 듣고자 애썼고, 그러한 마음을 그림책으로 그려냈습니다.
쓰고 그린 책으로 <맴>, <그래봤자 개구리>, <피어나다>가 있고, 그린 책으로 <쉿! 비구름>이 있습니다.
그림책 <내 병아리>는 신중했고, 섬세했고, 다정했던, 그리운 장현정 작가님의 마지막 작품입니다.
- 길벗어린이 작가 소개 내용 중
<피어나다> : https://blog.naver.com/shj0033/222101365736
- 장현정 작가 추모 전시 -

[전시 안내]
기간 : 7월 29일(화) 오후 6시 ~ 8월 10일(일) 오후 7시
장소 : 책방사춘기
“어린 시절 나 때문에 죽은 병아리 얘길 하고 싶어요.”
어느 봄날, 장현정 작가님이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습니다.
⠀⠀<내 병아리>는 그렇게 시작되었지만, 2024년 7월 25일 장현정 작가님이 우리 곁을 떠났습니다. 마지막 작품이 되어 버린 <내 병아리>를, 강박에 가까울 만큼 완벽주의자였던 작가님의 최종 컨펌 없이 책으로 낼 자신이 없었습니다.
⠀긴 고민 끝에 생전 장현정 작가님과 친했던 작가님들께 묻고, 여기저기 또 묻고, 마지막으로 작가님 어머님과 의논하여 1주기가 되는 날에 책을 출간하기로 하였습니다.
그리고… 2025년 7월 25일, 장현정 작가님의 생명을 향한 착한 마음과 고백을 담은 《내 병아리》를 출간합니다. 부디 작가님 마음에 드시길 바라며…. (전문은 길벗어린이 SNS)
길벗어린이 SNS : https://www.instagram.com/gilbutkid_book/
행복한 그림책 읽기! 투명 한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