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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나 : 목적은 수단을 정당화한다 ㅣ 레오나 시리즈 The Leona Series
제니 롱느뷔 지음, 박여명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8년 1월
평점 :
절판
‘목적은 수단을 정당화한다’는 부제처럼 이 작품의 주인공인 강력범죄 수사관 레오나는
자신의 목적인 ‘자유로운 삶’을 위해 극단적 수단인 ‘완전범죄’를 저지르기로 결심합니다.
아이러니한 것은 범죄자들을 모아 특별과외(?)까지 시키며 완전범죄를 세밀하게 기획하면서도
동시에 스웨덴 국회의사당 앞에서 벌어진 폭탄테러 사건의 진상을 조사한다는 점입니다.
전작인 ‘레오나 : 주사위는 던져졌다’에서 이미 파격적인 모습을 보였던 레오나는
이번에는 극심한 정신적 피로와 딸 양육 문제 때문에 거의 제정신이 아닌 상태로 등장합니다.
그 와중에 범죄자들과 함께 어마어마한 한탕을 기획하는가 하면
당연히 비밀경찰이 맡아야 할 폭탄테러범 단독수사까지 떠맡게 됩니다.
그야말로 심신이 엉망인 상태에서 혼자서 세 명의 인생을 사는 듯한 느낌이랄까요?
그래서인지 읽는 내내 수면부족 때문에 종일 몽롱함에서 못 벗어나는 레오나에게 전염된 듯
저 역시 어딘가 나사 하나가 풀린 상태로 페이지를 넘기는 것 같았습니다.
대부분 시리즈가 전작을 읽지 않고도 텍스트를 이해하는데 별 문제가 없지만
개인적으로 이 작품은 전작을 읽어야 제 맛을 만끽할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무엇보다 레오나라는 주인공의 전사(前史)를 이해하지 못하면
그녀가 왜 무모한 범죄를 통해서라도 자유로운 삶을 쟁취하려는 것인지 공감하기 힘들고,
그녀에게 가장 큰 위협인 아르망이라는 인물과의 악연도 납득하기 힘들고,
딸 베아트리세에 대한 집착에 가까운 애정도 따라가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물론 전작 없이도 충분히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작품이지만
좀더 진한 맛을 느끼고 싶은 독자라면 순서대로 읽을 것을 권하고 싶습니다.
아쉬움이라면, 별개로 전개되던 두 개의 이야기(폭탄테러범 조사와 완전범죄 설계)가
후반부에 이르러 접점을 갖긴 하는데 그 대목이 좀 석연치 않다는 점입니다.
또, 분량으로만 보면 거의 두 이야기가 절반씩을 나눠 갖고 있는데,
폭탄테러범 이야기는 확장성이 부족해서 그다지 위기감이 느껴지지 않았고,
완전범죄 설계는 대부분 ‘경찰에게 잡히지 않는 방법에 관한 특강’처럼 포장돼서
긴박감이라든가 스릴러로서의 미덕이 좀 부족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재미 면에서만 보면 1편에 비해 여러 가지로 아쉬운 느낌이었습니다.
3부작으로 기획된 작품이라 예상대로 열린 결말로 이야기가 마무리됐는데,
심신이 엉망이 된 레오나가 최종편에서 자신에게 닥친 위기를 어떻게 해결할지 궁금해집니다.
이왕이면 최종편은 좀더 오락적 요소와 스릴러의 미덕이 가미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