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가 저택의 살인
코지마 마사키 지음, 김소연 옮김 / 북홀릭(bookholic) / 2016년 3월
평점 :
절판


신참 변호사 카와지는 갓난아기 때 버려져 고아원에서 자란 한 여자로부터

자신의 부모와 생가를 찾아달라는 의뢰를 받는다.

그녀의 과거를 찾을 유일한 단서는 고아원에 버려졌을 때 함께 들어 있었다던 편지와 일기뿐.

하지만 일기에는 20년 전의 살인과 사라진 미라에 대한 이야기만 횡설수설 쓰여 있었다.

그저 막막하기만 한 카와지를 도와준 것은 리버카약 동료인 나카 쿠니히코.

그의 도움으로 일기 속 단서를 추적해 고색창연한 무가 저택에 당도한 카와지 일행.

의뢰를 해결했다고 생각한 그 순간, 갑자기 머리 없는 사체가 발견된다.

그리고 윤곽이 드러난 듯했던 출생의 비밀과 일기 속 수수께끼의 전모는

어느 순간 전혀 다른 형태로 반전하게 되는데...

(출판사의 소개글을 일부 수정, 인용했습니다.)

 

● ● ●

 

개인적으로 따로 줄거리를 정리해볼까 하다가

도저히 자신이 없어 출판사의 소개글을 거의 그대로 인용했습니다.

일본에서 출간 당시 출판사마저도 책 소개에 트릭이 과하다고 했을 정도로

이 작품은 본격 미스터리에서 가능한 대부분의 트릭이 총동원된데다

그 트릭만큼 복잡한 인물관계, 더 복잡한 이야기로 이뤄진 작품이기 때문입니다.

 

무슨 무슨 트릭이 있었다.”라고 서평에 쓰는 것만으로도 스포일러가 될 수 있어

인터넷 서점에서 공개적으로 소개된 부분만 인용하면

살아난 시체, 사라진 미라, 머리 없는 시체의 시간 차 트릭, 애너그램등입니다.

이뿐 아니라 다채로운 트릭이 등장하기 때문에

취향이 맞는 분들은 500페이지가 넘는 분량의 트릭 퍼레이드를 만끽하실 수 있습니다.

 

작품에 관해 거의 정보가 없는 상태에서 읽었는데도

이 느낌, 시마다 소지 때와 비슷하다는 인상을 곳곳에서 받았는데,

아니나 다를까, 코지마 마사키의 데뷔작이 시마다 소지와의 공동저작이며,

이후에 출간된 작품들도 시마다 소지에게 큰 영향을 받았다고 소개돼있었습니다.

대략 코지마 마사키의 작품 경향을 엿볼 수 있는 결정적인 힌트입니다.

 

트릭도 트릭이지만 사건을 해결하는 두 주인공의 캐릭터도 눈에 띄는데,

오지랖 넓고 사람 좋은 신참 변호사 카와지 코타로와

뛰어난 리버카약 마니아이자 한참 삐딱한 성격의 추리 천재 나카 쿠니히코가 그들입니다.

카와지가 성실함의 대명사라면 쿠니히코는 그와는 180도 다른 성향의 대명사입니다.

의뢰인을 위해 열정을 다해 복잡한 수수께끼에 도전해도 늘 모자란 성과를 내는 게 카와지라면,

의뢰인의 간절함 따윈 안중에도 없고, 건방지고 안하무인격인 태도로 일관하면서도

빠른 시간 안에 깔끔하고 정확한 정답만 내놓는 건 언제나 쿠니히코의 몫입니다.

 

둘이 함께 추리를 하는 대목은 얼마 안 돼서 팀플레이를 별로 볼 수 없던 점이 아쉽지만,

사실 캐릭터의 매력이란 관점에서만 보면 둘 다 A급이라고 하기는 좀 어렵습니다.

카와지는 너무 두루뭉술해서, 쿠니히코는 그 반대로 과도하게 삐딱하기 때문인데,

독자에 따라 꽤나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캐릭터란 생각입니다.

 

그동안 읽었던 시마다 소지의 작품들에서 워낙 편차가 큰 느낌을 받았던 터라

그의 영향을 많이 받은 코지마 마사키의 작품 역시 신간 소식이 들려와도

이리저리 평을 들어보고 고를 것 같긴 합니다. (엄청난 편견이긴 하지만요)

이 작품 역시 나름 재미있게 읽었음에도 불구하고

좀 억지스럽게 배배 꼰 이야기를 싫어하는 분들께는 그다지 추천하고 싶진 않고

저의 평점도 그런 면에서 그리 후하진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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