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냥꾼 파커 시리즈 Parker Series 1
리처드 스타크 지음, 전행선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5년 10월
평점 :
절판


1년에 1~2번씩 현금수송차량을 턴 뒤 휴양지에서 아내 린과 함께 럭셔리한 휴가를 보내다가

돈이 떨어지면 새로운 일에 착수하며 유유자적한 삶을 살아오던 파커는

함께 거액의 무기밀매대금을 강탈한 말 레스닉의 배신으로 인해 죽음 일보직전에 이릅니다.

천운으로 목숨을 건진 파커는 말 레스닉에게 처절한 복수를 다짐하며 뉴욕에 입성합니다.

수소문 끝에 거대 범죄조직 아웃핏의 중간보스가 된 말 레스닉을 찾아내 복수를 마친 파커는

이번에는 자신의 돈을 되찾기 위해 아웃핏과의 일전을 불사합니다.

 

● ● ●

 

한 편의 속 시원한 액션 영화를 본 느낌입니다.

이야기 구조는 무척 심플합니다. 통쾌한 복수극 그 자체입니다.

딱히 미스터리나 반전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흡입력이 대단한 작품입니다.

분량도 300페이지가 채 안 돼서 서너 시간이면 충분히 끝낼 수 있습니다.

 

도널드 웨스크레이크가 리처드 스타크라는 필명으로 발표한 '악당 파커 시리즈'의 첫 편으로

속도감과 스릴감, 적절한 폭력성과 선정성에 매력적인 주인공까지 겸비한 덕분에

지금까지 두 번이나 영화로 만들어지기도 했습니다.

멜 깁슨이 주연을 맡은 페이백도 그 중 한편인데,

아쉽게도 보진 못했지만 대략 어떤 톤의 작품이었을지는 쉽게 짐작이 갑니다.

 

파커는 분명 법을 어기며 살아온 악당이지만 나름 원칙과 도덕을 고수해온 인물입니다.

필요한 만큼의 돈을 얻으면 누구에게도 해를 끼치지 않고 휴양지에서의 삶을 영위했고,

그 과정에서 무고한 인명피해를 끼친 적도 없습니다.

그런 그가 동료와 아내의 배신으로 인해 18년 동안 지켜온 삶의 방식을 포기하게 됩니다.

무수한 살인을 저지르고, 무모하다고 밖에 할 수 없는 조직과의 전쟁을 선포합니다.

독자는 그의 과거를 알면서도 그의 폭주하는 복수를 응원하지 않을 수 없게 됩니다.

악당이지만 인간적인 매력을 지닌 주인공이 사악하고 거대한 진짜 악에 맞서 싸우는 이야기는

지금은 영화나 소설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지만

이 작품이 1962년에 나온 것을 보면 아마 그런 장르의 원조라고 해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한 가지 아쉬움이라면 너무 심플하고 직선적인 서사때문에

롤러코스터 같은 아찔함이나 오르락내리락 하는 맛이 덜하다는 점인데,

골치 아픈 서사 대신 거침없는 액션을 맛보고 싶은 독자에겐

오히려 딱 맞는 스토리와 캐릭터일 수도 있습니다.

 

스마트폰도 컴퓨터도 없던 시대의 악당이지만

파커는 오히려 그런 아날로그적인 면 때문에 더욱 그 매력이 돋보이는 인물입니다.

목숨을 건 미션을 마치고 조직에 쓴맛을 보여준 뒤 유유히 길을 떠난 파커가

그 이후에 어떤 행보를 걷게 될지 궁금해지지 않을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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