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셜록 : 크로니클 ㅣ 셜록 시리즈
스티브 트라이브 엮음, 하현길 옮김 / 비채 / 2015년 9월
평점 :
한 편의 영화나 드라마의 팬이 되면 단순히 이야기나 배우뿐 아니라 기획부터 최종 편집 단계까지의 모든 제작 과정에 관심을 갖는 것이 당연한 일입니다. 영드 ‘셜록’은 미드처럼 에피소드가 길지도 않고, 외양 역시 자극적으로 포장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잘 만들어진 캐릭터와 탄탄한 스토리 덕분에 한국에서도 많은 팬과 마니아를 확보한 ‘성공한 영드’ 중 한 편이 됐습니다.
‘셜록 : 크로니클’은 제목대로 영드 ‘셜록’의 제작기입니다. 아이디어 단계, 기획, 캐스팅, 대본 등 초기 프로세스부터 실제 제작 과정 전체 – 연출, 촬영, 특수효과, 미술 등을 방대한 분량에 정리했는데, 거의 ‘셜록’의 모든 것을 담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글과 사진으로 꽉 들어차 있습니다.
특히 눈길이 간 것은 엄청난 규모와 꼼꼼한 디테일을 자랑하는 세트에 관한 내용과 화려한 비주얼을 맡았던 미술 분야에 관한 내용입니다. 한국의 경우 미술에 대한 투자는 드라마보다 제작 집중도가 높은 영화에서나 가능한데, 미드나 영드의 경우 우리와는 비교가 안 되는 시장의 규모라는 환경 덕분이겠지만, 늘 볼 때마다 놀랍기도 하고, 부럽기도 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셜록’ 역시 드라마로 보면서 미술의 규모와 디테일에 감탄했던 작품 중 하나여서 그런지 이렇게 인쇄된 매체를 통해 그 과정 하나하나를 설명 듣듯 들여다보고 있자니 드라마로 볼 때와는 또 다른 감탄사를 연발하게 됩니다. 별 생각 없이 보고 지났던 장면들이 많은 사람들의 노력으로 완성된 것을 알게 됐을 땐 그렇게 무심하게 지나쳤던 일들이 미안하게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미술뿐 아니라 모든 제작과정에 대한 설명과 첨부된 사진이나 기록들 역시 대단합니다. 일단 책을 드는 순간 그 무게감에 압도당하지만, 랜덤하게 몇 페이지만 읽어봐도 얼마나 공들여 만들어진 기록인지 쉽게 알 수 있습니다. 드라마 ‘셜록’에 폭 빠졌던 팬이라면 소장할 가치가 충분한 작품일 것이고, ‘셜록’의 재미를 아직 체험하지 못했거나 혹 그럴 생각이 없는(?) 경우라 하더라도 한 편의 드라마가 어떻게 제작되는지, 또, 스크린 뒤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흥미롭게 들여다볼 수 있게 해주는 유용한 자료가 돼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