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밤 안녕을 - 판타스틱 픽션 BLACK 14-1 탐정 링컨 페리 시리즈 1
마이클 코리타 지음, 김하락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2년 3월
평점 :
절판


불미스러운 사고로 경찰복을 벗은 링컨 페리와 경찰 조직에 염증을 느낀 베테랑 조 프리처드는 사립탐정 사무소를 차린 후 처음으로 큼직한 사건을 의뢰받습니다. 의뢰자 존 웨스턴은 경찰이 자살이라 단정한 아들 웨인의 죽음의 진실을 알아내고 실종된 며느리 줄리와 손녀 베시의 행방을 파악해달라고 의뢰합니다.

하지만 조사를 시작하자마자 클리블랜드 경찰과 FBI가 끼어들어 조사중지를 요구하고, 사건의 배후에 클리블랜드 최고의 거부 제러마이아 허버드는 물론 새롭게 영역을 개척하고 있는 러시아 마피아 두목 대니우스 벨로프까지 개입됐단 사실을 알곤 링컨과 조는 자신들이 맡은 사건이 평범한 탐정놀이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특히 죽은 웨인과 가장 가까웠던 친구를 찾아 사우스캐롤라이나로 향한 링컨은 그곳에서 충격적인 현장과 마주합니다. 그리고 웨인의 죽음의 동기는 물론 클리블랜드 거부와 러시아 마피아의 관계, 사건 수사에 끼어들었던 경찰과 FBI의 비밀을 하나씩 파헤치기 시작합니다.

 

밤을 탐하다이후 두 번째로 만나는 마이클 코리타의 작품입니다. 액션스릴러, 그것도 재벌이나 마피아, FBI가 등장하는 작품은 별로 선호하지 않지만 밤을 탐하다덕분에 마이클 코리타의 다른 작품들에도 관심을 갖게 됐고, 최근 인터넷서점의 행사를 통해 오늘 밤 안녕을숨은 강두 편을 구입했습니다. ‘링컨 페리 시리즈의 첫 편이기도 한 오늘 밤 안녕을밤을 탐하다와 마찬가지로 할리우드 영화의 원작에 잘 어울리는 재미있고 빨리 읽히는 엔터테인먼트 소설입니다.

 

어딘가 삐딱해 보이고 모난 돌처럼 제멋대로인 젊은 링컨 페리와 장년의 조 프리처드는 상투적이긴 하지만 안정감 있고 매력적인 사립탐정 콤비입니다. 탐정, 살인사건, 마피아, 재벌, 경찰, FBI, 그리고 애틋한 로맨스와 거듭된 반전 등 흥미 요소가 가득한데다 롤러코스터처럼 한시도 안심할 수 없게 이야기가 요동치고, 단순 탐문에서부터 목숨을 건 총격전까지 눈앞에서 목격하듯 생동감 있게 묘사된 덕분에 페이지는 거의 빛의 속도로 빠르게 넘어갑니다. 결정적인 첫 반전이 중반쯤 등장해서 그 이후의 스토리를 언급할 수 없는 점이 아쉽지만, 확실한 것은 일단 시작하면 마지막 페이지까지 쉴 새 없이 달리게 될 거라는 점과 후반부의 연이은 반전 때문에 뒤통수를 맞는 느낌을 여러 번 경험하게 될 거라는 점입니다.

 

조연들의 배치도 적절하고 효과적이어서 이야기를 풍성하게 만들어줍니다. 감초처럼 빠지지 않는 기자 역할이면서 동시에 링컨과 묘한 관계를 맺고 있는 매력녀 에이미, 죽은 웨인의 옛 동업자이자 링컨과 조의 수사에 합류한 전직 탐정 킨케이드 등 주요 조연부터 몇 장면 등장하지 않는 작은 조연들에 이르기까지 뚜렷한 존재감과 역할을 맡고 있어서 그들의 행동이나 말 하나하나에 신경 쓰면서 읽다보면 의외의 재미를 느낄 수도 있습니다.

 

아쉬운 점이라면 어딘가 좀 초점이 맞지 않는 듯한 번역이었는데, 딱히 오역은 아니지만 몇 번씩 다시 읽어도 그 의미가 불분명한 문장들이 꽤 있었습니다. 영어권 독자가 아니면 이해할 수 없는 묘사에 대해 친절하게 설명한 부분은 좋았지만, 가끔씩 목격되는 직역인지 오역인지 헷갈리는 문장들은 옥의 티였습니다.

 

마이클 코리타가 만 21살이 되기 전에 이 작품을 썼다는 사실에 놀라 홈페이지를 찾아봤더니 중년으로 보이는 그의 사진이 제일 먼저 눈에 띄었습니다. (하지만 계산을 해보니 이제 만 서른 전후였습니다.) 홈페이지에는 모두 11편의 작품이 게재돼있는데, ‘링컨 페리 시리즈4, 스탠드얼론이 6, 그리고 단편이 1편입니다. 이 가운데 한국 출간작은 오늘 밤 안녕을외에 스탠드얼론 2(‘밤을 탐하다’, ‘숨은 강’) 뿐입니다. ‘링컨 페리 시리즈정도면 한국에서도 환영받을 만한 수준인데 이 작품이 소개된 2012년 이후 아무 소식이 없어서 아쉽기도 하고 궁금하기도 합니다.

 

오늘 밤 안녕을은 홍보카피대로 서스펜스, 긴장감, 트릭 등 여러 미덕을 갖추고 있어서 요즘처럼 더운 날 다른 생각이 날 틈도 없는 재미있는 책을 찾는 독자에겐 특별히 더 추천하고 싶은 작품입니다. 좀 늦은 감은 있지만 좀더 많은 독자들이 링컨 페리에게 관심을 갖고 입소문을 내준다면 머잖아 한두 편이라도 더 소개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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