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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담백경
오노 후유미 지음, 추지나 옮김 / 북홀릭(bookholic) / 2014년 2월
평점 :
장편 ‘잔예’와 함께 출간된 오노 후유미의 ‘초단편 괴담집’입니다. 초단편이라는 표현을 쓴 이유는 대부분의 에피소드가 세 페이지 전후로 마무리되며 심지어 한 페이지를 다 채우지 못한 분량의 에피소드도 간간이 눈에 띄기 때문입니다.
‘독자들로부터 투고 받은 짤막한 괴담 사연들을 다듬고, 본인이 창작한 이야기들을 가미한 99가지 이야기‘라는 출판사의 책 소개도 있었지만, 이 정도 초단편일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한 탓에 꽤 당혹스러웠습니다.
짧게 정리하자면, 간혹 정신이 번쩍 나거나 흥미로운 에피소드도 포함되어 있고, 괴담 마니아들에게는 연구대상이 될 법한 텍스트임에는 분명하지만 평범하거나 괴담스럽지(?) 못한 이야기들이 꽤 많은 편이었고, 내용이 겹치는 비슷한 종류의 에피소드도 종종 보였으며 (아마도 독자들의 투고 덕분이 아닌가 싶습니다) 너무 짧은 분량이다 보니 몰입감이나 괴기스러움을 느끼기엔 이런저런 아쉬움이 남는 작품이었습니다.
작년에 발간된 ‘흑사의 섬’을 재미있게 읽어서 오노 후유미의 장편을 기대하다가 출판사 이벤트 덕분에 ‘귀담백경’을 읽게 됐는데, 제겐 초단편이나 괴담 자체는 쉽지 않은 도전이라는 것을 새삼 깨달았습니다. 아무래도 동시에 발간된 ‘잔예’를 얼른 찾아 읽어봐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