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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운 리버 - 모두가 미워하는 자가 돌아온다 ㅣ 뫼비우스 서재
존 하트 지음, 나중길 옮김 / 노블마인 / 2012년 2월
평점 :
절판
애덤 체이스는 5년 전 아버지의 농장에서 발생한 살인 사건 당시 새어머니에 의해 범인으로 지목됐다가 무죄판결을 받았지만 결국 고향을 떠났던 인물입니다. 5년의 시간이 흐른 뒤, 애덤은 절친이었던 대니의 다급한 연락을 받곤 고향으로 돌아옵니다. 그러나 마을 사람들의 싸늘한 시선은 여전했고, 하필 애덤이 돌아온 직후 또다시 살인사건이 벌어지면서 상황은 최악으로 변합니다. 더구나 사건 현장에서 발견된 증거와 목격자들이 애덤을 가리키자 카운티 경찰은 유력한 용의자로 ‘돌아온 탕아’를 지목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습니다. 애덤은 5년 전처럼 고향을 등지는 대신 정면으로 사건과 마주합니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애덤의 상황은 악화일로를 걷습니다. 5년 전 살인사건은 물론 유년시절 겪었던 어머니의 자살에 이르기까지, 궁금했지만 동시에 알고 싶지 않았던 진실들이 차츰 그 민낯을 보이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존 하트의 대표작인 ‘라스트 차일드’에 앞서 ‘다운 리버’를 먼저 읽게 됐습니다. 착시 현상이긴 했지만, 제목에 들어간 ‘River’와 몽환적인 느낌의 표지 때문에 데니스 루헤인의 ‘미스틱 리버’와 비슷한 분위기가 아닐까, 하는 선입견을 갖기도 했습니다. 어느 정도는 맞아들었고, 어느 정도는 엉뚱한 편견이 되기도 했지만, 무겁고, 어둡고, 불편하고, 고통스러운, 하지만 흡인력이 대단하다는 점은 마찬가지였습니다.
“모두가 미워하는 자가 돌아온다.”는 테마는 낯익으면서도 매력적인 설정입니다. 더구나 돌아온 탕아가 살인용의자로 지목됨으로써 극적인 긴장감은 저절로 고조됐고, 그가 연루된 과거 사건의 소환은 ‘비밀과 거짓말’이라는 매력적인 코드까지 덤으로 맛볼 수 있게 해줬습니다.
다만, 속도감, 화려함, 깔끔한 추리와 대단한 반전과는 살짝 거리가 있는데다 적잖은 분량마저 부담스러울 수 있는 작품입니다. 그 분량 대부분이 가족, 진실, 선악, 증오, 용서 등 묵직한 주제들을 다루고 있는데, ‘범인 찾기’보다는 사건의 이면에 숨겨진 비하인드 스토리에 더 방점이 찍혔다는 점에서 고전적인 미덕이 훨씬 더 강한 작품이기도 합니다. 그 때문에 약간 지루할 수도 있고, 감정적인 표현이 과하다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군데군데 장황한 시퀀스들이 보이기도 하고, 조금은 작위적이란 생각이 들 정도로 감정을 강요하는 구절들도 발견할 수 있습니다.
편한 작가는 아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라스트 차일드’를 읽고 싶은 생각이 드는 걸 보면, 어둡고 묵직한 주제에 관한 한 은근히 중독성을 발산하는 작가임에는 분명한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