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그림 ㅣ 우케쓰 이상한 시리즈
우케쓰 지음, 김은모 옮김 / 북다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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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아내와 곧 태어날 아이에 대한 기대로 가득한 블로그. 그러나 행복은 오래가지 못한다. 아이를 낳던 도중 아내가 사망하고, 몇 년이 흘러 아내가 남긴 그림들의 진실을 깨달은 남편은 감당할 수 없는 충격에 블로그를 중단하고 만다. 우연히 블로그를 발견한 오컬트 동아리원 구리하라와 사사키는 이 그림들에 무시무시한 비밀이 숨어 있음을 알게 된다. 그리고 두 사람이 블로그에 숨겨진 소름 끼치는 진실에 조금씩 다가가면서 마침내 사건의 진상이 밝혀진다. (출판사 소개글을 인용했습니다)



일명 ‘이상한 시리즈’로 새롭고 독특한 호러 미스터리를 선보인 우케쓰의 작품입니다. 앞서 읽은 ‘이상한 집’과 ‘이상한 집 2’가 집의 평면도를 기반으로 전개된 괴담에 가까운 이야기였다면, ‘이상한 그림’은 제목대로 어딘가 기이해 보이는 네 장의 그림을 통해 오랫동안 자행되어 온 연쇄살인의 진상과 그것을 야기한 한 인간의 일그러진 욕망을 파헤칩니다.


프롤로그에 이어 모두 네 편의 연작단편이 실려 있는데, 각각 완결된 미스터리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50여 년의 시간에 걸친 하나의 미스터리로 연결돼있기도 합니다. 각 단편의 첫 머리엔 평범한 듯 하지만 불온한 기운을 발산하는 그림들이 먼저 소개됩니다. 이어 가해자 또는 피해자가 그린 이 그림들을 사건 당사자 또는 제3자가 분석하고 해석하는 과정이 세밀하게 그려집니다. 그리고 각각의 그림이 그려진 사연과 그 안에 깃든 비밀들이 파헤쳐지면서 오랜 시간 동안 차곡차곡 쌓여온 참혹한 비극의 실체가 드러납니다. 


마지막 장에 이르러 진실이 공개되는 순간 앞서 읽어온 이야기들이 머릿속에서 빠른 속도로 재생되는 걸 느낄 수 있는데, 빈틈없는 정교한 퍼즐이 순식간에 맞춰지는 듯한 짜릿한 쾌감과 함께 한 인간의 일그러진 욕망이 얼마나 거대한 비극을 초래할 수 있는지를 생생하게 목도할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런 식의 구성을 무척 좋아하는데 마치 반전 한 개를 보너스처럼 제공받은 듯한 즐거움을 누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상한 집’이 호러 서사에 주력했다면, ‘이상한 그림’은 심리 스릴러와 본격 미스터리의 맛도 함께 곁들여져 있어서 마지막 순간까지 긴장감을 고조시킵니다. 무엇보다 글과 그림이 혼재된 독특하고 파격적인 편집은 책을 읽는다기보다 영상물을 보는 듯한 몰입감을 자극해서 더욱 인상적이었습니다. 수록작 가운데 그림 설정이 다소 과하고 억지스러운 경우도 있지만 작품 전체의 매력을 훼손할 정도는 아닙니다.


‘이상한 그림’은 책갈피를 끼워 두며 여러 번에 걸쳐 읽으면 그 맛을 제대로 만끽하기 어렵습니다. 그리 길지 않은 분량에다 그림까지 적잖이 삽입되어 있어서 주말 한나절이면 충분히 완독할 수 있으니 한 번에 끝까지 읽을 것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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