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우스메이드 3 - 하우스메이드의 집
프리다 맥파든 지음, 정미정 옮김 / 북플라자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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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살 딸 에이다와 9살 아들 니코를 둔 밀리와 엔조는 궁핍하게 지내던 뉴욕 브롱크스의 아파트를 떠나 롱아일랜드의 단독주택으로 이사합니다. 무리한 대출 때문에 경제적 부담은 커졌지만 밀리는 이제야 제대로 된 부모가 된 듯 뿌듯함과 행복을 만끽합니다. 하지만 이웃한 두 집 여자의 몰상식한 행태와 집안에서 감지되는 불쾌한 느낌 때문에 밀리의 행복은 금세 균열을 맞이합니다. 거기다가 이웃집 여자의 노골적인 추파를 받아주는 듯한 남편 엔조와 갑작스레 난폭해진 아들 니코 때문에 밀리의 고민은 점점 심각해집니다. 그러던 어느 날 이웃집에서 살인사건이 벌어지면서 밀리는 인생이 통째로 붕괴될 위기에 빠집니다.



미국 기준으로 ‘하우스메이드 2’가 출간된 건 2023년인데, 불과 1년 후인 2024년에 출간된 ‘하우스메이드 3’의 시간적 배경은 무려 11년이 지난 시점입니다. 보통 시리즈 주인공의 나이는 책의 출간에 맞춰 한두 살씩 먹기 마련인데, 그야말로 파격적인 점프라고밖에 할 수 없습니다. ‘하우스메이드 1’에서 25~26세였던 밀리는 32세의 ‘하우스메이드 2’를 거쳐 어느 새 40대 중반의 두 아이의 엄마가 됐는데, 여러 사람의 목숨을 거뒀던 잔혹한 과거에서 벗어나 가까스로 평범한 삶에 안착했다며 안심할 무렵 또다시 찾아든 불운한 사건과 감당하기 어려운 불행 때문에 절망하고 맙니다.


‘하우스메이드 3’는 프리다 맥파든과 여덟 번째로 만난 작품인데, 올해 읽은 ‘대리모’에 이어 두 번째로 별 3개라는, 제 기준으론 거의 최하에 가까운 평점을 준 작품이기도 합니다. 아이러니하게도 본문 가운데 “시리즈물에서 세 번째 책이 명작인 경우는 드문 편이니”라는 문구가 있는데, 마지막 장을 덮은 순간의 느낌을 조금도 에두르지 않고 표현하자면, ‘하우스메이드 3’는 1~2편의 명성에 폐를 끼친 것을 넘어 애초 출간되지 말았어야 할 작품입니다.


‘하우스메이드 2’의 서평에 “‘서론’이 너무 길고 장황했다”라고 쓴 적 있는데, 이 작품의 경우 그저 길고 장황한 수준이 아니라 이야기의 절반을 넘어서까지 전개되는 지루한 서론 때문에 메인 사건이 등장하기도 전에 이미 힘이 빠집니다. 

주인공이자 엄마이자 아내인 밀리는 “왜 저런 상황들을 죄다 참고 넘어갈까?”라는 의문이 수차례 들 정도로 민폐에 가까운 캐릭터가 됐고, 밀리의 과거를 모두 아는 동지이자 남편인 엔조는 순전히 밀리의 분노를 자아내기 위해 다분히 그답지 않은 행동을 억지스럽게 거듭합니다. 이웃집 여자들과 60대 가사도우미 등 주요 조연들은 몰상식하고 기이한 행동들로 밀리의 혈압을 높이곤 하지만 그들에게서 사실감이라곤 거의 느껴지지 않습니다. 그리고 이런 설정들을 반복적으로 설명하기 위해 전체 분량의 절반도 넘는 1부가 할애됩니다.

밀리의 가족들을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뜨린 사건은 잘 해야 중편 정도의 분량을 통해 익히 예측 가능한 방향대로만 전개됩니다. 반전은 조금도 놀랍지 않았고, 사건은 긴장감을 느낄 틈도 없이 초스피드로 해결됩니다. 말하자면 이 작품의 구성은 ‘과도한 가분수’에 가깝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우스메이드 1’이나 ‘네버 라이’에서 발휘됐던 프리다 맥파든의 쫄깃하고 매력적인 스릴러를 기억하는 독자라면 저처럼 이 작품이 진짜 프리다 맥파든이 쓴 게 맞나, 라는 의문을 품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무엇보다 플롯이나 캐릭터에 대한 고민이 현저히 부족해 보이는 작품을 시리즈의 성공에 편승해 상업적인 목적으로 내놓은 듯한 인상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물론 인터넷서점의 평점을 보면 대체로 호의적인 경우가 많았으니 어쩌면 저만 유독 날선 서평과 박한 평점을 준 걸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한 작가의 작품을 여덟 편쯤 읽었다면 그와 그의 작품에 거는 기대라는 게 남다를 수밖에 없고, 그 기대가 ‘출간되지 말았어야 할 작품’이란 생각이 들 정도로 무너졌다면 다른 여느 작가의 ‘수준 이하 작품’보다 더 심한 불쾌함을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하우스메이드 3’는 제게 딱 그런 작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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