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가지 흑역사로 읽는 세계사 : 고대~근대 편 - 마라톤전투에서 마피아의 전성시대까지 101가지 흑역사로 읽는 세계사
빌 포셋 외 지음, 김정혜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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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에 관한 한 그때 그랬더라면...”이라는 가정법이 허무한 망상이란 건 당연한 사실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구나 한번쯤은 그런 망상에 빠져본 적이 있을 것입니다.

물론 그 망상대로 역사가 바뀌었다 해도 긍정적이고 바람직한 결과를 가져온다는 보장은 없고

오히려 더 큰 비극이나 참사를 이끌어냈을 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그래서인지 작가는 서문에서 인류 역사 전반에 일관된 현상이 하나 있다면,

아무 것도 계획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일지도 모르겠다.”라는 표현을 쓴 것 같습니다.

 

흥미를 돋우는 독특한 주제와 형식이라도 지루한 강의 스타일의 역사서라면 금세 질렸겠지만

재미있는 인강을 듣는 듯 재치 있고 유머 넘치는 문장들 덕분에

잘 모르거나 어렴풋이 알던 역사적 사건의 비하인드 스토리까지 쉽게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여몽연합군의 일본 정벌과 임진왜란 등 조선이 등장하는 챕터도 몇몇 들어있는데

아무래도 좀더 눈길이 끌릴 수밖에 없었던 게 사실입니다.

무엇보다 각 챕터마다 역사적 팩트를 기술한 뒤에 언급된 가정법이 재미있었는데,

그때 그랬더라면 이렇게 달라지지 않았을까?”라는 작가의 바람(?)

때론 고개를 끄덕이게 만들기도, 때론 갸웃거리게 만들기도 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인상 깊었던 챕터는,

탈출 순간에도 화려한 마차를 고집했던 탓에 스스로 발목을 잡힌 마리 앙투아네트의 이야기,

문화적 차이를 간과한 탓에 식민지 군대의 반란을 자초한 영국 동인도회사의 어이없는 실수,

러시아가 알래스카를 미국에 팔아넘기게 된 역사적 사건의 비하인드 스토리,

애초의 목적과 달리 오히려 미국의 경제를 후퇴시킨 금주법의 아이러니,

히틀러가 나치의 괴수가 아니라 평범한 화가가 될 수도 있었던 기막힌 사연 등입니다.

 

고대~근대 편에는 모두 50개의 에피소드가 실려 있는데

기초지식 자체가 별로 없는 오랜 역사적 사건은 아무래도 100% 몰입하기 쉽지 않았지만

그래서인지 현대편에 실려 있을 에피소드들이 무척 궁금해졌습니다.

 

흑역사라는 건 어차피 결과론일 뿐 그 당시에는 피할 수 없는 운명이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렇게 지나간 역사를 되짚어보는 것 자체도 분명히 유의미한 일이라는 생각입니다.

몇몇 에피소드에서는 지금의 권력자들이 꼭 읽어봐야 할 것 같다는 인상을 받기도 했는데

흑역사라는 것 대부분이 위정자 또는 권력자들의 손에 의해 저질러진 것을 생각하면

이 책을 어떻게 해서라도 그들의 필독서로 만드는 것도 나쁘지 않아 보이기 때문입니다.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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