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죽일 수밖에 없었어 킴스톤 1
안젤라 마슨즈 지음, 강동혁 옮김 / 품스토리 / 2020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네이버 카페 러니의 스릴러 월드에서 이 작품의 소개글을 읽었을 때 가장 눈에 띈 대목은

출판사를 차리게 한 책이라는 역자이자 편집자의 일성이었습니다.

, 3년이란 시간을 기다리면서까지 기어이 한국어 판권을 따냈다는 점,

캐릭터와 스토리의 미덕과 매력에 대해 하나하나 친절한 설명을 단 점도 호기심을 자극했는데

덕분에 역자로 하여금 출판사까지 차리게 만들었다는 이 작품을 안 읽을 수 없었습니다.

 

지역 사립학교 교장이 살해된 사건에 투입된 걸 크러쉬 형사킴 스톤은

피해자가 과거 보육원 부지 발굴사업에 남다른 관심을 가졌다는 얘기를 듣습니다.

, 얼마 전 누군가 그 발굴사업을 중지하라며 협박장을 보낸 사실까지 알게 됩니다.

그 상황에서 또 다른 살인이 벌어지고 희생자들이 모두 과거 보육원 근무자로 밝혀지자

킴은 상부의 지시를 어기면서까지 보육원 부지 조사를 시작하고

얼마 안 가 유골만 남은 미성년자의 시신을 찾아내기에 이릅니다.

하지만 킴의 은 보육원 부지 안에 더 많은 시신이 있을 거라고 확신합니다.

 

읽는 내내 역자 겸 편집자의 자신감이 어디서 나온 것인지 여러 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가장 매력적이었던 건 주인공 킴 스톤의 캐릭터입니다.

뛰어난 수사력으로 또래 남자들에 비해 이른 승진을 한 킴은 한마디로 돌직구 형사입니다.

거침없는 언행과 뛰어난 직감, 자신의 대로 밀어붙이는 수사 스타일과 확실한 실적 등

형사로서는 만점을 주고도 남을 뛰어난 능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하지만 킴에겐 치명적인 약점이 있습니다.

거의 제로에 가까운 사교술, 휘발된 감정과 공감능력, 상대는 안중에도 없는 거친 태도 등

킴은 일종의 화이트 사이코패스라고도 할 수 있는 인물입니다.

수사에 초빙된 법의 인류학자는 참다못해 이렇게 킴에게 따집니다.

어떻게 이 정도로 성공을 거두신 겁니까? 그렇게 무례하고 오만하고 불쾌하고...”

하지만 킴이 이런 성격을 갖게 된 사연은 무척이나 불행한 과거사 때문입니다.

그 과거사는 킴으로 하여금 이번 사건에 더욱 더 몰입하게 만드는 기폭제로 작동합니다.

 

조직의 논리나 정치적 맥락 따위는 무시하고 오롯이 자신이 옳다고 생각한 길만 걷는 걸 보면

마이클 코넬리의 해리 보슈나 요 네스뵈의 해리 홀레가 생각나고,

독불장군에 다혈질인 모습을 보면 테스 게리첸의 제인 리졸리가 저절로 떠오르는데

사실 킴은 그보다 100배쯤은 더 세고 독한 캐릭터라는 생각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능력을 인정하는 상관, 척척 호흡이 잘 맞는 동료들 덕분에

킴은 매번 자신의 스타일대로 수사를 지휘하여 큰 성과를 올려왔습니다.

 

킴의 캐릭터 못잖게 매력적이었던 건 유쾌한 영국식 블랙 유머입니다.

현재 시점의 연쇄살인사건과 과거에 벌어진 보육원 내 살인사건이란 센 설정에도 불구하고

킴과 그 주변인물들이 나누는 블랙 유머는 피식피식 웃음이 나게 만들곤 하는데,

특히 그 재미를 더욱 배가시킨 건 건 킴이 구사하는 , , 말투입니다.

개인적으론 번역의 참맛이란 게 이런 거구나, 싶을 정도로 그녀의 말투가 사랑스러웠는데(?)

덕분에 영국식 블랙 유머를 더욱 더 재미있게 만끽할 수 있었습니다.

 

사건에 관해선 스포일러가 될 내용이 많아서 자세하게 언급하긴 어렵지만

10년 전 누군가를 매장하는 다섯 명의 음울한 모습을 그린 프롤로그 때문에

독자는 그 다섯 명을 향한 복수극이 전개될 거란 걸 쉽게 짐작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과거와 현재의 살인사건이 복잡한 층위를 지닌데다

보육원 부지에서 발견된 유골만 남은 시신은 좀처럼 과거의 단서들을 드러내지 않아서

미스터리 구도는 독자의 짐작과는 달리 그리 쉽게 윤곽을 드러내지 않습니다.

까도 까도 양파 같은 플롯이란 역자 겸 편집자의 설명은

바로 이런 점을 압축해서 설명하고 있다는 생각입니다.

 

0.5개를 뺀 아쉬움의 이유는 모두 막판의 불친절함때문입니다.

영국의 미스터리나 스릴러에서 종종 이런 아쉬움을 느끼곤 했는데,

딱 떨어지고 확실한 설명이 필요한 대목에서 이게 뭐지?”라는 의문이 들게 할 정도로

살짝 두루뭉술하거나 모호하게 넘어가는 경우들이 있다는 뜻입니다.

한참 긴장감이 고조된 상태에서 이제 뭔가 설명이 되겠구나.”, 싶은데

뜬금없는 비약 아니면 의도적인 생략 때문에 꽤나 찜찜한 기분이 들곤 했습니다.

 

하지만 어쨌든 재미있고 흥미로운 작품인 건 분명합니다.

무엇보다 시리즈 후속권을 꾸준히 읽었다.”는 역자 겸 편집자의 언급이 반가웠는데

그건 곧 앞으로 킴 스톤 시리즈가 계속 출간될 거란 뜻이기 때문입니다.

머잖아 킴 스톤의 두 번째 이야기를 만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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