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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덱스 ㅣ 레이코 형사 시리즈 7
혼다 데쓰야 지음, 이로미 옮김 / 자음과모음 / 2018년 8월
평점 :
‘히메카와 레이코 시리즈’의 일곱 번째 작품이자 8편의 단편이 수록된 작품집입니다.
시리즈 세 번째 작품인 ‘시머트리’ 역시 단편집이었고,
(아직 못 읽은) 다섯 번째 작품 ‘감염유희’가 외전이라 할 수 있는 작품인 걸 보면
작가가 꽤 독특하게 시리즈를 구성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인덱스’는 전편인 ‘블루 머더’ 이후의 히메카와 레이코를 그리고 있습니다.
시리즈 네 번째인 ‘인비저블 레인’에서 큰 사고(?)를 치고 이케부쿠로 서로 쫓겨난 레이코는
‘블루 머더’에서 큰 공을 세워 경시청으로의 복귀를 꿈꾸게 됩니다.
‘인덱스’는 단편집임에도 불구하고 레이코가 경시청으로 돌아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는데,
그런 면에서 보면 단순한 단편집이 아니라 시리즈의 중요한 변곡점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또, 각기 다른 사건을 다루고 있긴 해도 ‘블루 머더’ 이후의 사건 수습과정은 물론
경시청 복귀 후 새로운 동료를 만나는 이야기가 시간 순으로 그려지고 있어서
앞서 이 시리즈를 쭉 읽어온 독자에겐 별미 중의 별미처럼 읽힐 것입니다.
수록된 작품들은 소프트한 해프닝부터 진지한 수사까지 다양한 사건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어떤 작품은 너무 말랑말랑한 나머지 레이코의 캐릭터가 낯설게 보이기도 하는데,
약간은 수다스럽거나 말괄량이 여형사처럼 느껴지는 에피소드도 있습니다.
또, 젊은 날 경찰이 되기 전의 레이코를 동경했던 한 여성의 시점으로 그려진 작품도 있는데
레이코의 새로운 면모를 알게 된 듯한 신선한 경험이 되기도 했습니다.
물론 대부분 작품에서 레이코는 좌충우돌, 돌직구, 뛰어난 추리 등 고유한 매력을 발산합니다.
아무도 신경 쓰지 않거나 또는 일부러 레이코를 물 먹이려 만든 상황 속에서도
레이코는 특유의 촉으로 사건의 진상을 파악하곤 당당하게 그 결과물을 내놓습니다.
하지만 수록작 중 가장 인상적인 작품은 순직한 동료 오쓰카 신지의 묘지 앞에 선 레이코가
그와 함께 했던 첫 수사를 회상하는 이야기인 ‘여자의 적’이었습니다.
사건 자체는 그리 복잡하지 않지만 오쓰카 신지와의 첫 만남과 첫 수사는
이 시리즈를 첫 편부터 읽어온 독자에겐 각별하게 읽힐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다만, 아무래도 단편집이다 보니 이야기가 깊어지기 어렵고
시리즈 애독자 외에는 쉽게 이해하거나 공감하기 힘든 대목이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시리즈 첫 편부터 레이코와 인연을 맺어온 주변 인물들 이야기가 상당히 많이 등장하는데
그들간의 전사(前史)를 모르는 독자에겐 다소 낯설고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또, 한두 작품은 작가가 대놓고 ‘교훈적 메시지’를 주려고 작정한 것으로 보였는데
약간은 강요하는 느낌 또는 억지스러운 면이 있던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단편집의 한계에도 불구하고 ‘레이코의 경시청 복귀 과정’을 그리고 있다는 점에서
‘인덱스’는 단순히 시리즈 일곱 번째 작품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는 생각입니다.
혹시 이 작품으로 히메카와 레이코를 처음 만난 독자라면 조금은 실망할 수도 있겠지만,
시리즈 첫 편인 ‘스트로베리 나이트’만 읽어도 이 작품의 미덕을 쉽게 이해하게 될 것입니다.
이제 경시청으로 돌아온 레이코가 다음 장편에서 어떤 사건을 통해
‘히메카와 반 시즌2’의 오프닝을 장식할지 벌써부터 사뭇 기대가 됩니다.
사건도 사건이지만, 동료들은 물론 상관들까지 거의 물갈이 된 상태에서
레이코가 그들과 어떤 갈등과 충돌을 거쳐 이해와 화해에 이를지도 무척 궁금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