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이 같은 사람들 프로파일러 김성호 시리즈
김재희 지음 / 시공사 / 2018년 4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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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가 근처 산 중턱에 버려진 냉장고에서 소년의 시신이 발견된다.

벌거벗은 시신은 혈흔이나 지문 하나 찾을 수 없을 정도로 깨끗이 닦인 상태다.

냉장고의 주인인 서연은 중고 사이트를 통해 냉장고를 팔았을 뿐이라고 주장한다.

서연은 곧 혐의에서 풀려나지만 냉장고에서 시신으로 발견된 소년이

자신이 근무했던 학교에서 일어난 폭력사건의 가해자임을 알게 되곤 큰 충격을 받는다.

(출판사의 소개글을 일부 수정, 인용했습니다.)

 

● ● ●

 

, 짓하다에 이은 프로파일러 김성호 시리즈의 두 번째 작품입니다.

사실 전작에 그리 후한 점수를 주지 못했던 터라, 읽을까 말까 꽤 고민했던 작품인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전작의 아쉬움들이 고스란히 재방송된 느낌이었습니다.

 

냉장고에서 소년의 시신이 발견된 사건은 분량(340여 페이지)에 어울리는 소소한 규모지만

600페이지 이상의 방대한 분량에 어울리는 너무 많은 인물들이 등장합니다.

담당형사, 과학수사팀, 지능수사대, 용의자와 피해자, 그들의 가족, 그들의 이웃 등

거의 대하드라마 급 출연진이 등장하는데,

작가는 거의 단역에 가까운 인물의 개인사까지 언급하는 것은 물론,

굳이 왜 나온 건지 알 수 없는 인물들에게까지 적잖은 분량을 할애합니다.

 

하지만 주인공 김성호는 분량도 소소하고, 비중도 조연인 형사에 비해 심하게 왜소합니다.

그가 이 작품의 메인사건을 접하는 것은 140페이지 근처인데,

그 전까지 그에게 할당된 내용은 전작 , 짓하다와 연관된 전사(前史)들입니다.

문제는, (오래 전이긴 해도) 그 작품을 읽은 저조차도 무슨 상황인지 추정하기 어려울 정도로

설명 자체가 무척 불친절하다는 점입니다.

메인사건을 접한 후에도 김성호는 주인공이 아니라 방관자처럼 이리저리 부유합니다.

, 그가 용의자와 피해자를 다루는 방식 역시 프로파일러와는 거리가 멀어 보입니다.

 

사건 역시 이웃의 이야기인지, ‘학폭 이야기인지, ‘소시오패스의 탄생기인지 헷갈릴 정도로

나아갈 방향을 잃고 산만하게 그려집니다.

다 읽고도 어떤 사건, 어떤 주제를 이야기하려 한 것인지 무척 모호하게 여겨졌습니다.

인물은 과도하게 많고, 주인공은 메인 사건에 그다지 몰입하지 않고 있는 것은 물론,

프로파일러임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프로파일링하는 대목이 별로 눈에 띄지 않다 보니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이 오히려 당연하다는 생각입니다.

 

대신 작가는 현장조사나 부검 등 디테일한 지식 설명에 공을 들였는데,

솔직히 너무 장황하고 그다지 궁금증이 생기지도 않아서 스킵하듯 넘어가곤 했습니다.

전작인 , 짓하다의 서평에서도 프로파일링에 관한 지식들을 강의하듯 주입하는 느낌.”,

자료 조사한 내용을 그대로 읊는다는 느낌.”이라고 언급한 걸 보면

이런 디테일한 묘사가 작가의 특별한 습관이라고밖에 생각할 수 없습니다.

 

정리하면, ‘작가가 하고 싶었던 이야기가 너무 많았던 것 같다.’는 게 저의 한 줄 평가입니다.

다 읽고도 머릿속에 주인공이 뭘 했는지, 무슨 사건을 다뤘던 것인지조차 불분명하다는 건

미스터리로서 가장 기본적인 덕목 자체가 제대로 설계되지 않았다는 반증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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