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죄 : 프로파일링 심리죄 시리즈
레이미 지음, 박소정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8년 3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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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J시에서 여성을 살해하고 그 피를 마시는 엽기적인 살인사건이 연속으로 발생한다.

수사는 오리무중에 빠지지만, 범죄학을 전공하는 J대학원생 팡무 덕분에 사건은 해결된다.

하지만 이후에도 피로 얼룩진 연쇄살인사건은 계속해서 일어난다.

천재적 프로파일러인 팡무는 과거의 트라우마로 인해 더는 수사에 개입하고 싶지 않았지만,

유명 연쇄살인범들을 모방한 끔찍한 수법의 살인극이 연이어 발생하는데다

범인이 살해 현장마다 다음 사건을 암시하는 단서를 남겨놓는 것은 물론

자신과 가까운 인물들까지 희생되기에 이르자 적극적으로 수사에 가담하기로 결심한다.

그러던 중 범인의 궁극적 목표를 깨달은 팡무는 이내 패닉상태에 빠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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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0페이지에 달하는 꽤 두툼한 분량의 중화권 미스터리입니다.

이 작품은 작가의 심리죄시리즈 중 한 편인데,

(시리즈 첫 편이 아닌 것 같지만) 국내에 제일 먼저 소개된 걸 보면

아마 가장 대중적으로 성공했던 작품이 아닌가 여겨집니다.

 

과거 끔찍한 살인사건에 연루됐던 팡무는 그 트라우마로 인해 여전히 고통을 겪습니다.

(시리즈 가운데 일곱 번째 독자가 그 사건을 다룬 작품입니다만 아직 미출간 상태입니다.)

그 때문에 천재적 프로파일러임에도 불구하고 살인사건에 연루되고 싶어 하지 않지만

운명은 그에게 편안한 삶을 허락하지 않습니다.

우연한 계기로 흡혈살인이라 불리는 끔찍한 사건을 해결하는데 일조한 팡무는

그 과정에서 공안경찰인 타이웨이와 인연을 맺게 되고,

이후 그와 함께 J대학을 무대로 벌어지는 희대의 연쇄살인사건에 깊숙이 개입하게 됩니다.

 

중화권 미스터리 가운데 잔혹함으로 치면 마옌난의 사신의 술래잡기에 버금가는데

팡무가 상대하는 범인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연쇄살인범의 범행수법을 모방하는 것을 넘어

자신만의 엽기적인 창의성까지 발휘하여 현장목격자들을 충격에 빠뜨립니다.

, 현장에 다음 사건을 암시하는 듯한 단서들을 남겨놓는데

그것은 팡무만이 눈치 채고 해석할 수 있을 정도로 모호하거나 정교하게 설계돼 있습니다.

거듭되는 끔찍한 살인사건 속에서 팡무는 범인의 의도와 심리를 조금씩 캐내지만

그 궁극적인 목표를 알아낸 뒤에는 급격하게 패닉 상태에 빠지고 맙니다.

제목대로 심리죄또는 심리전쟁을 방불케 하는 서사가 아닐 수 없습니다.

 

범인의 범행수법이나 주인공을 비롯한 인물 캐릭터 설정만 보면

역시 대륙의 스케일이라는 느낌을 저절로 받게 되는데,

그 점은 동시에 좀 과장이 심하다라는 역설적인 느낌을 주기도 합니다.

결과를 위해 과정을 지나치게 인공적이거나 작위적으로 부풀렸다고 할까요?

(이 때문에 별 0.5개가 빠졌으니, 이 작품에서 가장 아쉬운 부분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방대한 분량이 큰 위화감 없이 순식간에 읽히는 걸 보면

잔혹함이나 선정성뿐 아니라 디테일한 미스터리와 꼼꼼하고 리얼한 범죄심리 묘사가

독자의 기대를 상회한 것도 분명해 보입니다.

 

팡무의 과거와 현재를 설명하기 위해 이런저런 조연들과 사연들이 등장하는데,

(전작을 못 읽은 탓이겠지만) 다소 과하게 동어반복되거나 사족처럼 길게 설명된 탓에

간혹 모호함과 지루함을 준 것도 사실입니다.

이 모호함을 불식시키려면 팡무의 과거를 다룬 일곱 번째 독자를 읽어야만 하는데,

프로파일링이 좋은 반응을 얻어 다른 시리즈들도 조만간 국내에 소개되기를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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