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 혁명보다 뜨겁고 천국보다 낯선
정승구 지음 / 아카넷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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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구 감독의 쿠바 여행기이자 쿠바 혁명 개론서. 피델과 카스트로, 가난하지만 행복한 국가에 대한 그의 기분 좋은 편파 해석.

글, 사진, 시선 그리고 쿠바까지. 모자람이 없다. 부러운 사람. 근데 만든 영화가 펜트하우스 코끼리?

나에게 있어 쿠바에 대한 관심은 99% 체 게바라 때문에 생긴 것이다. 거기에, 바로 위에 두고 가지 못하는 공산국가에 대한 호기심. 지독히 가난하지만 누구보다 행복하다는 쿠바 사람들은 어떻게 행복하게 사는지 궁금했다. 멸종한 것으로 알았는데 그 나라엔 아직도 행복한 사람이 있다고 하니까.

체 게바라에 대해서는 관심있게 알아보았었지만 피델에 대해선 사실 별 관심이 없었다. 정승구 작가는 피델을 미래의 인간이라며 치세웠지만 사실 나는 피델을 체 게바라가 만들어 놓은 혁명국가 쿠바를 혼자 독식해 장기집권에 빠진, 여타 다른 식민지 국가에서 흔히 보이는, 적당한 시기에 드라마틱하게 죽지 못해 젊은 시절의 아름다운 이야기는 다 까먹고 추한 모습을 보이는 독재자로 생각했다. 그런데 아닌가 보다. 그게 다가 아닌가보다. 피델에 대해서도 알아봐야겠다.

처음부터 끝까지 글과 내용 사진이 알맞게 차들어있는 느낌이다.

에덴의 동산이나 지상 낙원 따위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냥 땅 위에 각자의 문화와 역사를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들, 그리고 그들이 만들어가는 시간, 그 것을 경험하는 나의 시간들만 있을 뿐이지. 땅이 중요한게 아니다. 그 공간을 채우는 모든 것의 이상하리만치 자연스러운 조화, 그 안에 내가 어느 정도 조화되어보고 오는가가 중요할 것 같다. 그 장소에 있다고 해서 그 흐름에 들어갈 수 없고 그곳에 없다고 해서 그 흐름에 들어 앉을 수 없는 건 아닐거다. 그러나 직접 그 안으로 들어가보고 싶다. 가능하지 않겠지만 가능한 정도라도.

밑줄, 생각

57쪽
마그다를 포함한 다수의 쿠바인들은 과세 제도를 체험한 지가 10년이 채 안 됐고, 국가에서 교육과 의료를 무상으로 지원해주는 나라에서 평생 살아온 그들로서는 왜 인류 역사상 가장 부자 나라인 미국이 자국민들의 보건과 복지를 책임져주지 않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개개인이 자신의 노후를 걱정해야 하면 불안해서 정신질환에 걸리지 않겠느냐며 마그다는 염려했다.

: 정신질환에 걸린 거 같다. 나도 우리 사회도. 돈 때문에 인생의 행복을 포기하고 평생을 경쟁하고 잠을 못자고 가정이 파괴되고. 이게 정신질환에 걸린 게 아니라면 뭐가 정신질환일까.

57쪽
˝모든 미국인들이 부자는 아닐 거 아냐? 그러면 그들이 말하는 ‘자유‘는 돈이야?˝

58쪽
˝자유는 공짜가 아니에요. 자본주의에서는 공짜가 없어요.˝

: 자본주의 체제하에서 돌아가는 민주주의 국가의 국민들은 정말 자유로울까. 그중에 몇이나 자유로울까. 나는 살면서 어떤 자유를 행사하며 살고 있나. 거주 이동의 자유는 집값 비싼 서울에서 살지 않을 자유를 말하고 직업 선택의 자유는 양질의 직업을 선택하지 않을 자유를 뜻하고 정치적 자유는 언론이 만들어놓는 프레임을 믿을 자유를 의미하는 거 같은데.

73쪽
˝쿠바에서는 예술적 자유에 제한이 많죠. 그렇지만 자본주의에서도 검열이 있잖아요? 시장에서 팔릴지 고민해야 하는 작가들의 무의식적인 자체 검열이 더 위험하지 않을까요?˝

: 헐. 예술 뿐만이 아니라 사업에 이르기까지 인간의 모든 창작활동이 수익성을 목표로 하는 것 역시 검열이라고 생각하지를 못했다. 그렇다. 이것 역시 검열이다. 아무도 이상하다고 느끼지 못하지만. 수익성에 배반하는 생각은 공산주의 국가의 폭압보다 더 무서운 폭력, 가난이라는 죄를 지워버린다.

81쪽
쿠바 정부가 자랑하는 평등주의 정책의 성과는 모두 사실이다. 그러나 그들이 말하지 않는 진실이 있다. 쿠바의 평등주의는 너무나 ‘평등‘해서 남자, 여자, 의사, 과학자, 법조인, 야구선수, 미용사, 무용수, 너나 할 것 없이 수입에 큰 차이가 없다. 오히려 관광산업에 종사하는 이들의 수입이 월등히 높다. 외국어를 여럿 하는 전문 가이드가 아니라도, 호텔에서 일하며 매일 팁을 챙기는 벨보이들도 의사나 과학자들보다 많이 번다. 그러니 외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고부가가치 사업으로서 매춘은 쿠바인들에게 유혹적일 수밖에 없다.

85쪽
자살을 엄청난 뉴스로 여기는 쿠바인들은 내게 종종 묻곤 했다. 왜 경제적으로 유복한 한국에서 자살을 그렇게 많이 하는지.

: 우리 나라는 왜 행복하지 않을까. 왜 그 많이 사람들이 사회에 떠밀려 한강으로 빠지게 될까. 한강은 대한민국 경제 성장 뿐만이 아니라 그 어두운 그림자도 모두 담고 흐른다. 이 사회의 이면을 한강이 다 담아내어 흘러내려간다. 한강이 얼마나 더 많은 사람들을 이 사회에서 벗어나게 해주어야 더이상 그 강물에 목숨을 내맡기지 않는 세상이 될까.

86쪽
인터넷에서 이뤄지는 사회적 네트워크와 달리 사람과 사람이 직접 엮인 촘촘한 공동체는 쿠바 사회를 받쳐주는 든든한 기반이다.

: 인터넷으로 세상의 모든 사람이 연결된다 해도 현실에서 얼굴을 맞대고 이야기 하고 웃고 울고 다투고 시기하고 질투하고 혐오하고 사랑할 수 있는 사람들, 그 사람들과 함께하는 공동체, 관계가 필요하다. 그런 공동체를 만들고 싶다. 고립된 사회가 아니라 사람과 사람이 오프라인으로 만날 수 있는 장을 만들고 싶다. 페이스북이 구름 위에 플랫폼을 세운 것처럼 나는 이 땅 위에 사람들이 모일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고 싶다. 사람을 만나고 싶은 사람들이 모일 수 있는.

88쪽
일반적인 한국 드라마는 여자들이 신분 상승을 위해 부자 남자들에게 기생하는 이야기라서 정서적으로 불편하다고 했다.

90쪽
쿠바가 자랑하는 평등주의는 동성애자들에게는 해당되지 않았다.

: 그동안의 진보가 계급에 집중했다면 이제는 성으로 그 초점이 옮겨가는 것 같다. 옮겨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직 계급 문제가 해결된 것이 아니지만, 아니 오히려 그 문제가 심화되고 있지만 오히려 그보다는 성 문제에서 진보를 이루어내면 더 많은 사람들과 연대하여 더 큰 목소리를 내어 반쪽짜리 진보가 아닌 온전한 하나의 진보가 일어날 수 있을 것이다. 같이 갈 생각부터 해야 한다.

2008년 라울 카스트로가 집권하면서부터 LGBT들의 권익은 향상되기 시작했다. 이런 변화에 가장 크게 기여한 인물은 LGBT인권운동가이자 쿠바 정부의 실세인 라울의 딸 마리엘라 카스트로이다.

: 우리나라의 비선실세는 최순실인데 쿠바는 LGBT인권운동가란다. 슬프다 정말.

95쪽
여행이란 관습과 습관에 길들여진 나를 자극하고 변화시키기 위한 도전이다. 변화란 익숙한 것들과의 결별이다. 그러나 낯설고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 일은 생각보다 불편하고 쉽지 않다. 누구나 새로움을 갈망하지만 낡고 친근한 것들을 버리지 못해 집착한다. 그래서 자유롭지 못하다.

108쪽
쿠바인들은 행복하다.

: 인간이 고통 속에서 순간적인 행복을 느끼는 게 아니라 행복한 삶을 살고 있는 게 가능했단 말인가.

116쪽
까사 데 벨라즈케즈 같은 대저택이 아닌 일반인들이 살던 평범한 집들을 보고 싶다면 중남부 해안에 위치한 트리니다드에 가야 한다. 트리니다드에서 플라자 마요르라는 광장을 중심으로 퍼져 있는 작은 마을은 아메리카 대륙에서 식민지 시대의 건축물들이 가장 잘 보존된 지역 중 하나이다. 그래서 1988년에 마을 전체가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122쪽
아메리카의 자원을 모국으로 보내는 거점이자 카리브 해의 전략적 요충지였던 쿠바는 스페인 제국에서 매우 중요한 식민지였다.

123쪽
17세기의 아바나는 스페인 제국의 신대륙 수도 역할을 하면서 경제적으로 급속히 성장했다. 중남미에서 나오는 엄청난 양의 금과 은이 모두 아바나를 통해 스페인으로 갔고, 쿠바에서는 자체적으로 담배와 커피를 본토로 수출했다.

쿠바에서는 18세기에서 19세기까지 ‘백금‘으로 불렸던 설탕을 지구상에서 가장 많이 생산해냈다.

128쪽
18세기 아메리카에서 무역의 중심지였던 아바나는 미국의 보스턴이나 뉴욕보다 훨씬 부유했고, 리마와 멕시코시티에 이어 신대륙에서 세 번째로 인구가 많은 도시였다. 18세기부터는 또 다른 스페인 식민지 필리핀을 통해 청나라의 물품들까지 쿠바로 들어와 문화의 다양성에 크게 기여했다.

130쪽
바로크는 원래 ‘변형된 모양의 진주‘라는 뜻이지만 ‘기괴하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바로크 건축은 원래 종교개혁에 대항하는 가톨릭의 반종교개혁과 함께 태어났다.

131쪽
쿠바의 소설가 까르펜티에는 이 성당(산 크리스토발 성당)을 ‘음악이 석재로 변한 것‘이라고 묘사했다.

133쪽
영국은 아바나를 장악하자마자 곧바로 자신들의 식민지인 북미와의 무역을 활성화시켰다. 영국은 스페인 지배하에 존재했던 독과점과 불필요한 무역 장벽들을 제거했고, 아바나를 일종의 ‘자유무역 지대‘로 탈바꿈시켰다.

135쪽
19세기 초 나폴레옹 전쟁의 여파로 국왕 페르난도 7세가 쫓겨나면서 스페인은 정치적으로 매우 혼란스러웠다. 이 틈을 타서 쿠바의 설탕 귀족들 일부는 독립을 모색하기도 했지만, 대다수의 쿠바 기득권층은 스페인과의 분리를 반대했다. 그들은 스페인의 제도적인 후원과 정치 지배 아래서만, 막대한 경제적 이익을 가져다주는 노예제도를 유지할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그들 중 일부는 자신들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오히려 쿠바를 탐내는 미국 대통령 제퍼슨과 미국과의 병합을 비밀리에 추진하기도 했다.

: 미국의 파운딩파더가 이토 히로부미나 다름 없었던 것인가. 쿠바나 어디에나 을사오적들은 강고하게 자리잡고 있었나보다.

140쪽
1812년부터 노예 봉기가 일어나면서 노예제 폐지를 향한 움직임으로 이어졌다. 그러다 1868년에 독립주의자 세스페데스가 자신의 노예들을 모두 풀어주면서 쿠바의 독립을 위해 싸우자고 결의했다. 이 선언이 쿠바 독립투쟁의 시발점이었다.

143쪽
미국 정부는 미군함 메인 호를 아바나로 보냈다. 아바나 항구에 정박한 지 한 달도 채 안 된 어느 저녁, 메인 호에서 원인 모를 거대한 폭발이 일어났다. 배가 침몰하면서 266명의 선원이 사망했다.

: 통킹만인가.

144쪽
미서전쟁은 반년도 지나지 않아 미국의 일방적인 승리로 끝났다. 전승국 미국은 쿠바의 독립을 지원한다면서 1902년까지 쿠바를 점령 통치하기로 결정했다.
1902년 이후부터 미국은 아예 플랫 수정법을 만들어서 쿠바의 외교권과 경제적인 실권을 가져갔다. 그래서 많은 역사학자들은 스페인이 나간 1898년과 혁명이 일어난 1959년 사이의 기간을 ‘공화정의 시대‘가 아닌 ‘신식민지 시대‘라고 부른다.

: 미국은 일본이다.

147쪽
잔디밭 한쪽에는 과학 건물이, 그 맞은편에는 성당이 있었다. 지식과 믿음은, 사실과 진실은 그 잔디밭을 두고 마주 보고 있었다. 아니 평행을 이루고 있었다.

148쪽
˝미국은 남미를 입맛에 맞게 활용하기 위해 남미의 지도층을 매수하고, 그 남미의 지도층은 민중을 부리기 위해 하느님을 입맛에 맞게 활용한다고.˝

˝쿠바가 훌륭한 나라죠. 쿠바는 미국도 하느님도 쿠바 입맛에 맞게 부려먹잖아요.˝

148쪽
모던 건축을 간단하게 정의한다면 기능과 목적에 충실한 단순한 건축 형식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150쪽
시각적으로 멋져 보이는 많은 모던 건축물들은 우리에게 말을 걸기보다는 혼자서 외친다는 느낌을 줄 때가 많다. 프로파간다에 가까운 그 외침은 대화가 아닌 일방적인 가르침에 가깝다. 그런 건물들은 우리에게서 감정적인 반응을 일으키지 못한다. 세상에, 삶에, 인간에 대한 대화를 시도하는 건축만이 우리의 느낌과 생각을 자극한다. 우리를 감동시키는 것은 기능이 아닌 예술이기 때문이다.

154쪽
˝우리는 건물을 만들지만 그 건물들은 결국 우리를 만든다.˝ 처칠이 자주 쓰던 표현이다.

일상적인 건축 환경이 거주자의 사고와 판단에 암묵적으로 영향을 미친다는 과학적 연구 결과들은 수없이 많다.

162쪽
˝넌 호기심과 상상력이 있잖아. 타인에게 관심과 배려를 갖고 다른 생각을 이해하려고 노력해서 좋아. 그게 교양이야. 죽은 유명인들의 이론이나 예술 작품 따위를 외운다고 교양이 생기는 게 아니지. 대학에서 아무리 책을 읽고 학위를 받아도, 생각이 바뀌지 않고 삶이 바뀌지 않는 한심한 것들은 영혼 없는 좀비들과 다르지 않아.˝

˝아무런 감동도 받지 못하면서 낯선 배경 앞에서 셀카나 찍어대고, 먹고 마시고 쇼핑만 하는 인간들에게는 의미 있는 변화나 성장을 바라기 어렵지.˝

˝교양 없는 사람들은 매력도 없고 지루해. 호기심이 없으니 의문도 질문도 당연히 없고, 삶에 대한 그 어떤 흥분도 없어. 그런 사람들은 돈이나 정보가 아무리 많아도 그들의 이야기는 늘 재미가 없지. 하지만 호기심이 없는 것들은 상상력도 없어서 자기들이 지루하다는 사실도 몰라.˝

˝교식한 사람들도 교양이 없는 경우가 많아. 음....교양이 있고 없고를 측정하는 적합한 시험은 유머감각이야. 교양 없는 것들은 유머가 단조롭고 질이 떠어져.˝

˝내가 아는 대부분의 교양 없는 인간들은 다 자기들이 균형 감각이 있다고 믿어. 근데 균형이라는 것도 무엇과 무엇 사이에서 잡는지가 중요하고, 또 그보다 그 사이의 거리가 훨씬 더 중요해. 그 균형을 잡는 길이 또는 넒이가 결국 지식과 상상력의 폭이니까.˝

165쪽
쿠바인들이 행복한 것은 일상에서 행복을 포착해내는 기술을 오래전부터 연마해왔기 때문이다. 내가 사진을 찍어서 순간을 간직하듯이 그들은 일상 속에서 행복을 자유자재로 찾아내서 느낄 줄 알았다.

166쪽
행복은 쾌락이 아니라 의미 있는 가치다.

168쪽
붏ㅇ한 이들에게서 나타나는 가장 뚜렷한 특징은 행복은 과거에만 존재한다고 믿는 증세다. 현재의 일상에서 징징거리며 감사할줄 모르는 태도를 보이는 그들은 기본적으로 ‘행복의 기술‘이 없다.

203쪽
체가 그린 ‘신인간‘이란 이타적이고 협조적이며, 인간을 차별하지 않고, 부패하지 않고, 반물질주의적이고, 반제국주의적이고, 물질적인 이익이 아닌 도덕적 동기에 의해 행동하는 의식 있는 인간이다.

213쪽
체 게바라를 잡기 위해 투입된 특수부대원들을 이끄는 CIA 요원은 몇 년 전 어린 나이에 피그스 만 침공에 참여했던 쿠바계 미국인 펠릭스 로드리게즈였다. 로드리게즈 일행은 1967년 10월 7일 현지 정보원들이 파악한 위치에서 치열한 교전 끝에 체 게바라를 생포하게 된다.

216쪽
체 게바라를 사살한 볼리비아인은 테란이라는 서른한 살의 주정뱅이 군인이었다. 그는 자신의 친구들이 체의 게릴라들에 의해 죽었다며 복수에 혈안이 돼 있었다.

220쪽
상상력으로 시작된 변화는 희생으로 영원해졌다.

: 제국주의 미국의 혈맹 국가인 대한민국에 사는 한 20대 남자도 체 게바라를 공부하고 있으니 영원이라는 표현이 어색하지 않을 것 같다.

224족
˝체의 사상? 그게 도대체 뭐니?˝

˝우리는 더 좋은 세상을 만들 수 있다는 거죠!˝

234쪽
˝체는 너무나 많은 것들을 이분법으로 나누고 단순화시켰어요. 그것도 아주 마초적으로요. 미국은 제국주의라서 무조건 싸워야 한다고 강요했어요. 하지만 싸우고 싶지 않은 사람들도 있어요. 조국이 아니면 죽음을? 왜 둘 중 하나여야 하죠? 미국으로 이민 갈 수도 있어요. 그것도 자유잖아요.˝

˝체 게바라가 종교인이나 성소수자에 대한 사회적 탄압과 학대를 주도한 건 아시죠? 체 때문에 혁명정부는 조금이라도 다른 생각을 가진 이들을 사회의 질병으로 간주하며 잡아 가뒀다고요. 그런 폭력적인 전체주의가 과연 ‘신인간‘들이 사는 해방된 사회일까요?˝

˝그거 아세요? 1960년대에는 한동안 쿠바에서 영어로 된 음악을 듣는 게 불법이었어요. 그래서 비틀즈를 숨어서 들어야 했대요.˝

249쪽
하비에는 쿠바인들이 불평불만을 더 이상 공개적으로 표출하지 않는 이유는 정부가 무서워서가 아니라 바뀌는 게 없을 거라는 사실을 너무 잘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250쪽
인생의 많은 부분은 우리의 선택과는 무관하게 무작위적인 운에 따라 정해진다. 언제 어디서 어떤 환경과 부모에 의해 어떤 유전자를 갖고 태어나는지가 인생의 상당 부분을 결정한다. 하지만 의외로 이런 사실을 간과하는 사람들이 많다. 특히 자신이 나름대로 성취한 것에 큰 자부심을 가진 이들 중에는 오만한 인간들이 꽤 있다. 자기 운명의 주인은 자신이고, 인생의 성패를 개인의 노력과 책임으로만 생각하는 이들은 기본적으로 상상력만 모자란 게 아니라, 과학적인 사고를 하지 못하는 병자들 같다. 그들은 약자에 대한 배려도, 삶에 대한 감사도 없다. 물론 사회생활을 하며, ‘정치적 올바름‘으로 듣고 외운 것들이 있어서 말로는 다르게 얘기하지만, 기본적으로 그들은 자신의 성공과 기쁨은 자신이 이룬 것이고, 타인의 실패와 아픔은 타인의 책임이기 떄문에 본인 외에는 그 누군가에게 깊이 감사하거나 또 원망할 이유가 없다고 굳게 믿는다. 이런 정신상태는 자본주의사회에만 국한된 현상이 아니다. 내가 만난 쿠바의 기득권층 역시 크게 다르지 않았다.

252쪽
행운을 믿지 않거나 숨기려는 자들에게도 행운은 계속 함께해줄까? 나는 그런 부류의 인간들을 접할 때마다 늘 그게 궁금했다.

288쪽
˝피델 카스트로는 공산주의자입니까?˝
미국 기자들이 피델을 만나고 나온 흐루시초프에게 물었다. 그러나 그가 활짝 웃으며 답했다.
˝피델이 공산주의자인지는 모르겟지만, 확실한 건 내가 피델주의자fidelist라는 겁니다!˝

291쪽
역사적으로 패망하는 지배 집단의 특징은 도덕적 타락과 무능함이다. 아니 도대체 얼마나 한심한 상태였으면, 국가권력과 체제가 고작 열 몇 명의 청년들에게 고스란히 넘어간단 말인가?

295쪽
자기 자신을 변호한 피델은 그 유명한 ˝역사가 나를 용서할 것이다!˝라는 말을 남기며 감옥으로 끌려갔다. 그 와중에도 그는 법정에 취재하러 온 로하스라는 여기자에게 자신의 최후 변론을 제대로 받아 적었는지 확인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296쪽
몬카다 병영 습격에 가담했던 M-26-7 대원들 중 가장 잔인한 고문을 경험한 이들은 아이데 산타마리아와 아벨 산타마리아 남매다. 아바나에서 대학 시절부터 피델과 운동을 함께해온 그들은 정부군에 잡혔을 당시 묵비권을 행사하며 취조에 협조하지 않았다. 그러자 아이데가 홀로 잡혀 있는 취조실에 경찰이 안구를 하나 들고 왔다. 경찰은 남동생 아벨이 나머지 눈이라도 간직하게 하려면 누이가 협조하라고 협박했다. 그러자 아이데는 단호하게 말했다. ˝눈을 파낸 내 동생도 말을 안 했는데 내가 말을 하겠나?˝ 결국 아벨은 두 눈을 모두 잃고 감옥에서 사망했다. 오늘날 산타클라라에는 아벨 산타마리아의 이름을 딴 공항이 있다.

: 도대체 어떻게 하면 이렇게 위대해질 수가 있는 거지. 나는 아마 끌려가는 그 순간부터 다 불었을 거다. 눈은 고사하고 목소리만 조금 높혀도 다 불었을거다.

296쪽
훗날 피델은 감옥이 최고의 학교였다고 회고했다. 그는 감옥에서 하루에 열네 시간씩 독서와 집필을 했고

: 역사를 둘러보면 정말 감옥에서 성장해 나오는 위인들이 많은 것 같다.

305쪽
1957년 <뉴욕타임스>의 보도 이후 미국의 방송사 CBS도 게릴라 캠프로 찾아왔다.

: 아니 언론사는 게릴라들을 이렇게 잘 찾아냈는데 한 나라의 정부군과 미국의 FBI는 왜 못찾았을까.

306쪽
‘지금의 투쟁이 끝나면 나는 더 큰 투쟁을 맞이할 거요. 그 투쟁은 미국과의 싸움이 될 것이고, 그것이 운명이요.‘

: 이미 거대한 적과 겨우고 있는데, 그 뒤에 미국이 있다는 것을 알고도 계속 싸울 수 있다니. 역사 속의 영웅들은 시대가 부여하는 역할을 받아낼 뿐이라고 생각했는데 그 무거운 역할을 받아낼 수 있는 그릇은 아무나 가지고 있지 않은가보다. 그 무게에 무너지는 사람과 그 무게를 받아내어 자신의 이름을 남기는 사람. 나는 내 삶 하나의 무게도 버거워하는데 역사의 무게라니.

312쪽
피델은 웃으면서 수행원들에게 이런 농담을 던졌다.
˝내가 사냥을 하다가 실수로 흐루시초프를 쏘면 어떻게 될까?˝

315쪽
피델은 ‘천만 톤 설탕 생산‘이라는 국가적 목표를 세우고 모든 자원을 동원했다.
1970년 5월 피델은 설탕 천만 톤 생산 사업의 종료와 실패를 공식적으로 선언했다.

: 중국이나 북한이나 쿠바나, 사회주의국가에서 국가 주도하에 실시되었던 전 국가적인 사업은 결국 다 그렇게 망하고 마는구나.

미국은 소련의 앞잡이가 되는 것이 쿠바혁명의 종착역이냐면서 쿠바와 피델을 비웃었다. 피델은 미국의 이런 비판에 대해 ˝배를 침목시킨 자들이 구명보트를 얻어 탄 자를 욕하는 격˝이라고 했따.

316쪽
˝내가 입는 유일한 조끼는 ‘도덕의 조끼‘요.˝

: 와우.

319쪽
인민을 감시하고 사찰하는 사복 경찰이 쿠바 전역에 깔려 있고, 친정부 시위를 주도하고 또 반혁명 세력을 색출해 폭력을 가하는 민간 청년단도 아직까지 활동하고 있다.

323쪽
정작 피델은 사회주의의 모태인 소련이 망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가 어려웠던 모양이다. 그의 지인들은 모두 그때 피델이 늙었다고 했다.

324쪽
능력이 권력을 따라가지 못하는 이들은 권위주의에 의존하지만, 진정한 지도자는 권위와 권위주의를 분리할 줄 아는 법이다.

: 권위주의로 일관하는 자들의 능력과 도덕은 의심해봐야 한다. 권위주의의 장막 뒤에 숨어 본인의 무능력과 부도덕함을 숨기고 있을 것이다.

333쪽
쿠바의 교육은 불필요한 경쟁보다는 건설적인 협력을, 타인을 다스리는 방법보다는 자신을 다스리는 방법을 가르치면서 더불어 사는 사회와 공존하는 세상을 추구한다.

: 학교에서 리더십을 가르치려는 열정만큼이나 명상과 독서에 대해 가르쳐야 하지 않겠나. 학교에서 리더십을 가르치다니. 리더십을 가르치다니! 학교에서!! 옳지 않을 뿐만 아니라 효과도 없는 걸 가르치다니!

아침마다 학교에서 체 게바라처럼 되겠다고 맹세한 아이들은 커서 의사가 되어 죽음을 무릅쓰고 에볼라 퇴치를 위해 아프리카로 주저 없이 떠난다. 이들은 오로지 돈을 벌기 위해 생명이나 건강과는 별 상관 없는 성형외과를 운영하는 의사들과는 본질적으로 다른 인간들이다.
자신의 이익이 아닌 더 큰 목적을 위해 헌신하는 이들은 분명 고귀한 존재들임에 틀립없다.

경제적으로 기적을 이룬 나라는 기쁨을 잃었지만, 경제적으로 불편한 쿠바가 불행하지 않은 이유는 어쩌면 쿠바인들이 아닌 우리 자신들이 더 잘 알고 있을 것이다.

336쪽
모든 악의 근원은 무지에서 온다고 믿은 피델은 인민들에게 늘 강조했다. 의식주보다 중요한 것은 가치관이고, 가치관은 자식과 문화에서만 나올 수 있다고.

336쪽
혁명정부 초기에 시행한 토지개혁의 첫 대상은 다름 아닌 피델의 부모가 소유한 농장이었다. 총명한 아들이 변호사가 됐을 때 집안의 부를 지켜주고 불려줄 것이라고 자랑했던 피델의 부모는 실망을 감추지 못했다고 한다.

355쪽
˝피델이 우리에게 변기물을 내렸다.˝
그 당시 마이애미 시장이 한 말이다.

377쪽
˝하지만 나도 언젠가는 어딘가로 떠나고 싶은 마음이 없어지는 날이 왔으면 좋겠어요. 그냥 사는 곳에 만족하고, 정착하고 싶은 그런 마음을 갖고 싶어요˝

: 그런 날이 오면, 그건 정착하고 싶은 곳을 찾아서일까 아니면 결국 어디로가나 똑같다는 포기에 따른 것일까.

405쪽
내일을 앞으로 당기는 방법은 돈이다.

431쪽
˝이유가 있는 삶은 그 어떤 과정도 견딜 수 있다.˝
니체가 한 말이다. 아마 그래서 우리는 끊임없이 질문하는지도 모른다. 의미가 없는 우연한 인생보다 더 비극적인 삶은 없을지도 모르니까.

: 그래서 내 삶은 안락한데도 힙겹나보다

438쪽
소방 당국은 왜 최초로 신고한 학생에게 탈출하라고 지시하지 않았나? 해경은 왜 선장과 선원들을 구하면서 배 안에서 창문을 두드리며 애원하는 어린 학생들을 외면했나? 경제 부국인 한국 해군의 첨단 장비와 배는 그날 무엇을 했나? 왜 첫날 아무런 구조 작전이 이뤄지지 않았나? 이 엄청난 비극에 대해 한국 정부에서는 누가 어떤 책임을 졌나? 관리 감독을 하는 관련 공무원들이 어떻게 해당 기업으로부터 돈을 받아먹나? 한국의 정경 유착과 부정부패는 어디까지 올라가는가? 왜 그날 한국 정부는 304명을 구조하지 않았나? 도대체 왜 한국 정부는 국민들을 버렸나?

440쪽
김 선생과 하비에는 눈물을 글썽였따. 순간 나는 너무도 당연한 사실을 깨달았다. 아, 맞다. 이런 게 사람이지. 타인의 슬픔을 공감할 줄 아는 게 인간이지. 비록 지구 반대편에서 일어난 비극이라 할지라도....

445쪽
왜 쿠바에도 답이 없는 거죠? 쿠바는 진정 빠라이소인가요? 낙원은 존재하나요? 자유란 무엇인가요? 왜 세상의 수많은 약속들과 꿈들은 지켜지지도 이뤄지지도 않는 건가요?
왜 따뜻한 사람들보다 친절한 사람들이 성공하고, 왜 가식은 늘 지식을 지배하나요?
왜 부와 빈은 상속되나요? 왜 나쁜 놈들이 더 잘사는 건가요? 왜 교육을 받은 멀쩡한 인간들이 자발적으로 영혼을 팔고 노예를 자처하나요? 왜 우리는 필요 없는 것들을 원하고, 그것을 사기 위해 뼈빠지게 일해야 하나요?
예술이란 무엇인가요? 왜 시장은 예술가보다 사기꾼을 선호하나요? 영감은 노인인가요, 아니면 바다인가요?
아름다움은 무엇인가요? 왜 ‘내모‘라는 단어는 없고 ‘외모‘라는 단어만 있는 건가요? 못생기고 돈도 없고 공부도 못하면 살지 말아야 하는 건가요?
메카니코처럼 열과 성을 다해 창의력을 발휘하면 의미도 행복도 만들어지는 건가요? 왜 사람들은 행복을 갈망하면서 권력과 돈에 집착하나요? 왜 아무도 진지하게 고민하며 행복을 추구하지 않나요?
하느님은 하나님인가요? 신은 지금 어디서 뭘 하고 계시나요? 우리는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나요?
왜 한국 정부는 그날 304명을 구출하지 않았나요? 왜 슬픔은 세상 어느 곳에서나 반짝이나요? 왜.....?
답을 좀 알려주세요.

466쪽
서울 시간의 기본값이 ‘빠르게‘라면 트리니다드의 시간은 ‘어쩔 수 없이‘ 움직이고 있었다.

471쪽
미국의 손길이 닿기 전, 자본주의의 떄가 묻기 전, 그런 풋풋한 쿠바의 마지막 모습을 포착하고 온 나로서는 왠지 쿠바인들을 떠올리면 호모사피엔스들에 의해 멸종된 ‘노래하는 네안데르탈인들‘ 같다는 우울한 생각이 들기도 한다.

: 변해가는 쿠바의 끝자락이라도 보고 싶다. 나도 그 사라져가는 거대한 사회의 조각이라도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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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적왕 정성공 - 중국의 아들, 대만의 아버지
조너선 클레멘츠 지음, 허강 옮김 / 삼우반 / 2008년 1월
평점 :
품절


대만 여행을 하기 전에 자료수집 차 읽어본 책인데 상당히 재미있다. 북플에 이 책의 후기를 올린 사람이 아무도 없는 것으로 보아 널리 읽힌 책은 아닌 것 같지만 정성공이라는 인물을 알 수 있는 훌륭한 전기이자 명말청초 시대의 상황을 알 수 있는 좋은 역사서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일단 책 자체가 재미있다. 정성공이라는 인물의 곡절 많은 삶 자체도 흥미롭고 명말청초 시대의 역사적인 이야기 역시 재미있게 읽힌다. 단지 재미를 위해서 읽어도 좋은 책일듯 싶다.

정성공의 대만 점령 이후 대만 역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다 보니 정성공은 대만에서 파운딩 파더의 의미를 가지고 있지만 사실 이는 중국 중심적인 역사를 기준으로 놓고 봤을 때나 그렇고 대만에는 그전에 이미 오스트로네시안계의 선주민들이 살고 있었다. 이놈의 문명화되었다는 국가들 중에서는 도대체 선주민들을 신경 쓰는 데가 없다. 현재 대만에서 고산족으로 분류되는 선주민들은 전체 인구의 2%밖에 되지 않아 정치적 목소리를 내기 힘들지만 네덜란드가 대만에 들어가기 전에, 정성공이 청나라에 밀려 대만에 오기 전에도 그 섬에 살고 있던 사람들이 있었음을 기억해야 한다.

마카오를 공격했다 포르투갈에 패배하고 대만으로 들어가 자리 잡은 네덜란드, 명나라 말기 이자성에게 망해버린 명을 점령하기 위해 중국의 중심부로 쏟아져 내려오는 청나라, 망해버린 명의 부흥을 위해 복건에서 항거하다 대만으로 쫓겨나는 정성공. 대만을 차지하기 위한 네덜란드와 정성공의 싸움. 그 이후 명의 유신을 뿌리뽑으려는 청과 명을 부흥시키려는 정씨 왕조와의 싸움. 청과 명(정성공) 네덜란드를 세 축으로 하는 삼국지를 읽는 기분이다.

현재 정성공에 대한 평가는 국가별로 상이하다. 대만을 빼앗긴 네덜란드에서는 해적으로, 중국에서는 대항해 시대 서양 세력을 무찌른 영웅으로, 19세기 말 20세기 초 대만을 식민화했던 일본에서는 대만 식민화의 명분으로(정성공의 어머니가 일본인이기 때문에 대만은 일본인의 땅이었다는 것..), 대만에서는 대만의 파운딩파더로(어디까지나 본성인과 외성인의 시각이지 선주민의 시각은 아닐 것 같다). 어떤 평가가 정성공에게 가장 어울리는 수식어인지는 모르겠으나 정성공이라는 인물 자체가 역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고 오랜 시간 이야기될 삶을 살아왔다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정말로 천년 동안 이야기될 인물이지 싶다.

내용 대충 정리

명조 숭정제 시기 이자성의 반란이 일어났다. 이자성의 군대는 북경에 입성했으며 숭정제는 자금성 뒷산 현 경산공원에서 자결하였다. 산해관에서 청나라와 대치하고 있던 명나라 장수 오삼계는 자신의 애첩이 이자성에게 겁탈당했다는 소식을 듣고 청을 불러들였다. 청나라의 실권자인 청황제의 숙부인 도르곤은 군을 이끌고 오삼계와 함께 북경으로 공격해들어갔다.

청나라에 저항하여 명나라를 다시 일으키려는 ‘남명‘ 정권의 수립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인물이 있었으니, 바로 정지룡이었다. 세례명 니콜라스 이콴. 상인이자 무인이었으며 해적들과 사략선으로 조직된 집단의 우두머리로 중국 동남부를 실질적으로 지배한 군벌이자 재력가였다. 정성공의 아버지.

정성공의 어머니는 일본인이었고, 그의 경호병들은 아프리카 흑인들과 인디언들로 구성되었다. 그가 신뢰한 특사는 이탈리아인이었으며 그가 통솔하던 ‘중국인‘ 부대에는 도주한 독일인과 프랑스인들도 포함되어 있었다.

마조는 본래 복건 지방 처녀로서 잠자는 몸에서 혼이 빠져나와 곤경에 처한 뱃사람들을 구조하는 능력이 있었다고 한다. 그녀가 죽은 후에 해안가에서는 그녀의 유령을 보았다는 이야기가 자주 보고되었고, 뱃사람들은 안전한 항해를 위해서 그녀에게 제물을 올리게 되었다는 것이다. 전하는 바에 따르면, 인신도 제물로 바쳐졌다고 한다. 현재까지도 대만에서는 마조를 신으로 모시고 있다.

정지룡의 어머니는 첩이었고 정소조에게 그닥 사랑을 받지 못하게 된 이후로는 정지룡도 아버지와 반목하게 되었다. 아버지의 눈 밖에 난 정지룡은 10대에 자신의 두 동생을 데리고 마카오의 현지 상인이었던 외조부를 찾아간다. 정지룡은 ‘이단‘의 선단에 몸담고 이곳저곳을 다니면서 일본에 대한 관심을 가지게 되었음. 당시 일본의 히라도와 나가사키의 제한구역에는 네덜란드인들과 영국인, 중국인들이 함께 거주하고 있었고 그곳에서 정지룡은 그의 운명에 영향을 미칠 많은 외국인들과 접촉하게 된다. 또한 정지룡은 일본에서 다가와라는 여인에게 반하게 되는데 그녀는 영주 마쓰라에게 봉사하던 사무라이 다가와 시치자에몬의 딸로 추정된다. (일본이 주장했던 대만 식민화의 명분으로 사용했던 근거)

중국과 교역하기 위해 네덜란드는 포르투갈이 점령하고 있던 마카오를 공격. 그러나 포르투갈에 패배한 네덜란드 선박은 그 목적지를 팽호열도로 바꾸었다. 그러나 팽호열도는 중국과 교역을 하기 위한 항구도시로 만들기엔 그 환경이 열악하였고 다시 그 목적지를 대만으로 바꾸었다. 팽호열도에서 중국 정규군에게 패배한 네덜란드는 이단의 중재로 대만으로 옮겨갔고 정지룡은 네덜란드 선단을 따라다녔다.

중국인들에게 네덜란드인들은 그들의 조상이 이미 오래전에 중국의 위대한 항해가 정화를 영접한 바 있었던 무지몽매한 오랑캐일 뿐이었다.

당시 중국 본토는 명나라 말기로 15세에 황제로 등극한 천계제는 어머니와 결탁한 환관들에게 나라를 맡겼고 황제로부터 전권을 넘겨받은 이들은 폭정을 일삼았다. 거기에 중국 본토는 기근과 가뭄으로(소빙하기) 백성들이 고통받자 대만으로 이주하려는 사람들이 많았고 정지룡은 이들을 대만으로 이송함.

이단과 안사제가 연달아 사망하자 그 휘하에 있던 세력이 분열함. 정성공은 7살에 일본을 떠나 혼자 정지룡에게 왔다. 일본인 어머니는 새로운 사람을 만나 일본에 남아있기로 함. 정성공은 어렸을 때부터 무예에 소질을 보였으며 용감했다고 한다. 아프리카 출신 흑인 병사들에게 호위를 받으며 자람. 믿을 사람 없다고 생각한 정지룡은 중국, 네덜란드, 일본 등 자신의 적들과 완전히 무관한 아프리카에서 사람을 데려와 호위를 시킨 것. 1639년 15세의 정성공은 안해를 떠나 남경으로 갔다. 고등교육을 받기 위해 태학에 입학한 소년 정성공은 유명한 학자이자 문인인 전겸익의 문하에서 공부하게 되었다.

복건 해안의 왕이 된 정지룡을 경계하는 조정에서 정지룡을 뭍으로 불러들임. 산간지방의 반란을 막으라고 명을 내림.

이후 새로운 대만 총독이 된 푸트만스는 포르투갈이 마카오를 통해 중국과 교역하는 것처럼 자신도 해안 항구를 얻기 위해 계략을 세움. 과거 정지룡과 일했던 인물인 유향이란 자를 책동해 해적질을 시켰고 이를 명분으로 네덜란드는 해적과 정지룡을 공격, 중국 황실의 인정을 받으려고 함. 푸트만스는 자신의 구상을 중국 고관에게 보냈지만 사실 이는 정지룡이 내세운 바지(?)고관이었다. 즉 푸트만스는 계속 정지룡에게 자신의 계획과 구상을 알렸던 것이고 정지룡은 이를 계속 받아보며 지켜보고 있었다. 정지룡은 유향과 이단의 아들 이국조, 네덜란드를 잇달아 패퇴시킴. 푸트만스는 대만으로 돌아갔고 정지룡을 통해 다시 무역을 재개함.

황득공의 진영으로 간 홍광제는 청군에 잡혀 결국 처형당하고 새로운 황제로 옹립된 주율건(융무제)는 복주로 이동하여 정지룡의 힘에 기대었다. 이때 융무제는 정복송(정성공)을 아껴 성공이라는 이름을 하사하고 황실의 성인 ‘주‘씨를 써도 좋다고 윤허한다. 이때부터 정성공은 ‘황실 성을 쓰는 자‘라는 존칭의 뜻을 지닌 국성야로 기록된다. 국성야의 복건 방언인 ‘콕선야 koksenya‘가 ‘콕싱아 COXINGA‘로 표기되고 이게 오늘까지 이어져 옴. 1645년 다가와 부인은 이때 복건으로 와 10년간 헤어져 살았던 큰아들 정성공과 상봉했다.

정지룡은 중상정책을 통해 전쟁비용을 충당할 것을 주장하였다. 이는 결국 정지룡에게 이득이 될 전략이기도 하였다. 이후 정지룡은 청나라 장수 볼로에게 항복하고 북경으로 보내졌으나 정성공을 비롯한 정씨 가문의 유력자들은 청에 항복하기를 거부하고 안평에 정씨 진영을 차리고 청에 항전했다. 이 과정에서 다가와(정성공의 모친)는 끝까지 항전하다 성벽에서 자결하였다. 이걸 본 만주족들은 일본의 여인이 저럴진대 일본의 남자들은 어떻겠냐며 일본과 싸우는 일만큼은 피하고 싶다고 말했다고도 한다. 반청의 무리는 서쪽으로 피신하는 영락제와 복건에서 항전하는 정씨 가문 두 세력 밖에 남지 않았다. 정성공은 영락제에게 충성하고자 하였으나 두 무리는 서로 연락이 어려웠고 협조가 되지 않고 있었다.

섭정왕 도르곤은 사냥하던 중 불의의 사고로 사망하였고 순치제(복림)는 아담 샬을 신뢰함. 만주족은 양자강 전투에서 정성공에게 승리했지만 정성공은 함대를 이끌고 바다로 나가버렸다. 이를 완전히 제압하기 위해 해금령을 시행하여 정성공과 육지의 비밀 지원 세력을 차단했고, 나아가 중국의 관심 범위에서 바다를 제외시켜 버리고자 했다. 만주족은 한족도 바다에 대해서 무지하게 되기를 바랐던 것이다. 바다에서 50km까지는 아무도 살 수 없게 만들어버렸고 밀수나 교역은 금지시켰다.

동생의 아내이자 애첩이었던 효헌을 잃고 우울증에 빠진 순치체는 그 역시 천연두에 걸렸고 이에 양위하기를 결정하였다. 그다음의 황위를 이은 자는 6살 난 현엽이었고 그는 훗날 강희제로 불리게 된다.

남명 황제 영력제는 버마로 넘어갔다.

만주족의 해금령으로 갈 곳을 잃은 유민들은 대만으로 떠났다.

대륙에서 보급이 끊긴 정성공 부대는 새로운 보급로가 필요했고 대만은 이 역할을 맡기에 충분했다. 대륙을 떠난 한족들은 대만에서 자리 잡아 정성공 부대에 보급을 지원해줄 수 있었고 해금령은 정성공의 대륙 공격을 막는 역할도 했지만 반대로 대만을 청나라로부터 보호해주기도 하였다.

정성공의 대만 원정 함대는 약 900척의 전함과 25,000명의 병력으로 편성되었다. 프로빈샤 요새는 정성공에게 금방 투항했으나 제란디아 요새는 항전을 지속했다. 바타비아에서 네덜란드 지원군 700명을 실은 10척의 배가 대만에 도착. 복건 도독 이솔태는 코예트에게 동맹 협상을 제안했다. 이솔태는 네덜란드의 힘을 빌려 본토에 남아있는 정씨 일가의 잔당을 제거하려는 목적이었고 코예트는 그들의 힘들 빌려 정성공을 제거하고 이 기회를 통해 청나라와의 영속적인 관계를 유지하려고 했다. 이솔태의 요청으로 5척의 배를 이끌고 본토로 떠난 캐우의 배는 팽호열도에 정박했고 캐우는 그중 2대를 이끌고 시암으로 도망쳐버렸다. 이로 인해 대만의 제란디아성은 물자와 병력이 감소되었다. 정성공은 투항해온 라디스의 조언에 따라 워트레흐트 탑을 공략. 1662년 2월 1일을 기해 네덜란드 선박들이 항구를 떠나자, 정성공의 부하들은 제란디아 요새를 접수하고, 한때 붉은 핏빛 기가 날리던 곳에 정씨 가문의 기를 올렸다. 네덜란드인들의 입장에서는 대만이 ˝본래의 야만적인 이단 풍습과 중국식 우상 숭배로 회기했다.˝ 대만에 거주하고 있던 중국인들의 생각은 달랐다. 그들은 정성공을 영웅으로 환영했다. 대만 원주민들은 별 감흥이 없었다. 단지 그들이 사는 섬의 정복자가 바뀐 데 불과했기 때문이다.

오삼계에게 인도된 영력제는 처형을 당했고 이 소식을 들은 정성공도 곧이어 자신의 황제를 따라 그 생을 다했다. 정성공 사후 정씨 가문은 분열했다. 본토에 있던 정경은 자신의 사형집행인이었던 주전빈을 총사령관으로 해서 대만을 정복했고 청나라에 독립된 왕국으로 인정해줄 것을 요청하였다. 그러나 결국 대만은 청나라에 복속되게 된다.

정성공의 말

˝ 정성공은 융무제가 자신의 운명을 탄식하는 것을 보고 다음과 같이 말했다고 한다. ˝어찌 폐하의 용안에 수심이 가득하옵니까? 제 아비가 폐하를 향한 마음을 돌렸다고 여기시기 때문이옵니까? 미천하나마 소신이 목숨을 바쳐 폐하를 보필하겠나이다.˝

˝애비를 죽이고, 나라를 되찾으라.˝

˝나는 오랑캐들의 말을 믿지 못하며, 반역자들과는 협상하지 않노라.˝

정성공이 지은 시

커다란 기쁨과 슬픔이 교차한 한 해로다
사람은 입신양명에 열심이지만,
죽음이 그를 놓아주지 않으니,
쓸데없는 놀이처럼 모든 것이 끝내 헛되도다
사람들의 마음은 눈먼다 해도
천도는 진정한 마음을 알아줄 것이니
비록 나의 삶이 한낱 장기놀이에 불과하다 해도
나는 최후의 한 수도 두렵지 않구나
백성들이 원하는 것을 말하게 하라
정직한 사람이 되기가 쉽지 않으니
비통하고 사악한 시기로다

˝정부가 학정을 일삼으면 부와 명예를 부끄럽게 생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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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피용 (양장)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뫼비우스 그림 / 열린책들 / 2008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인간 종이 멸종하지 않아야할 이유가 있을까?

아서 클라크의 유년기의 끝과 같이 인간이 진화를 거듭해 폭력성이 제거된 새로운 종으로 거듭나지 않는 이상 인간들이 스스로에게 행하는 자학행위는 멈추지 않을 것이다.

다음 인류는 아마 적자생존의 자연 법칙에 따라 진화하는것이 아니라 구글이나 보스턴 다이내믹스에서 개발될 것 같은데 단점은 제거하고 인간의 욕망을 투여하여 만들어낸 새로운 종은 무엇을 위해 그리 완벽한 상태로 죽지 않고 살아가게 될까. 전체 종 단위에서 보면 결국 모든 존재는 단지 존재하기 때문에 존재하는 것이지 삶에 이유가 없는 것인데 더 나은 존재를 만들어서 도대체 뭘 하겠다는 거지? 고통을 줄이는 것 외에 삶을 무한히 연장시키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거지?

현재에도 몇몇 이브이자 맥 나마라인, 몽상가이자 권력자이며 동시에 부자이기도 한 IT업계의 거물들은 화성에 인간의 새로운 안식처를 만들려고 하지만, 인간의 진화 없는 단순한 영토 확장은 지옥의 평수를 늘리는 것밖에는 되지 않을 것이다. 인간의 마지막 희망은 지구를 탈출하는 것이 아니라 좀 더 사랑하고 공감하고 생각하고 공부하는 것이 아닐까.

베르나르 베르베르라는 작가의 저 작은 머리에 도대체 얼마나 거대한 세상이 존재하는 것인지. 인간에 대한 이해는 기본으로 하고 역사와 신화 그리고 우주, 거기에 개미를 더해 새로운데다 재미있기까지한 이야기를 센스 있는 문장으로 만들어내는 능력을 한 사람이 다 가지고 있다니.

스스로 나아지지 않는 이상 탈출구는 없다.


밑줄, 생각

95쪽
인간이 자기 내부의 공간도 정복하지 못하면서 외부의 공간을 정복하는 게 무슨 소용일까? 우리 가슴 속에 있는 별에 다가가지도 못하면서 멀리 있는 별을 찾아가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98쪽
제 생각에 꼭 필요하지 않은 사람은 정치인, 군인, 목사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권력과 폭력, 신앙 이 세 가지야말로 대표적인 의존 형태지요.

107쪽
현명하다는 것은,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이게 제 담화문의 제목입니다.
나라도, 국가도, 국경도, 종교도 없다고 생각한다. 그저 지구의 껍데기 위에 우글우글 모여 있는 인간종이라는 존재밖에 없다는 것이 자신의 생각이라고 밝혔다.
상대적으로 유약하고 의지도 박약한 많은 개인들을 쥐고 흔드는 이런저런 압력 집단의 입맛에 맞춰 별 볼일 없는 사람들을 억지로 뽑을 의향은 없다고 했다.
어디에나, 어떤 민족에나, 어떤 종교에나, 어떤 국가에나 천재도 있고 바보도 있다는 것을 모르는 바 아니었다. 하지만 인종 차별주의와 광신주의를 부추기면서 창조성과 관용, 공감과 같은 가치들을 평가절하하는 곳이 너무 많다는 사실을 지적하지 않을수 없었다. 이런 나라들이 이 세상의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을 뿐 아니라 대단한 영향력까지 행사한다고 해서 그런 나라들에서 프로젝트에 참가할 표본을 추출하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나는 지금 두려움과 미신, 어리석음을 이용해서 획득한 당신들의 기득권 보호를 이야기하는 게 아닙니다. 부모 세대에도 그랬다는 단 한 가지 핑계를 대며 비효율적이고 해로운 데다 위험하기까ㅣ한 행동 양식을 반복하는 당신들의 전통을 이야기하는 게 아닙니다. 나는 지금 인간이라는 종의 생존을 말하고 있습니다. 현명하다는 것은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의식적으로 행동한다는 것은 언제나 무기력한 합의 속에 갇혀 있는 다수의 뜻에 굴복하는 것이 아니란 말입니다. 우리가 모든 사람들에게 일일이 물어보았더라면, 기술 관료드로가 정치인들에게 문의했더라면, <마지막 희망>이 존재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까? 기억력이 좋지 않은 여러분께 다시 환기해 드리겠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이브 크라메르라는 이름의 엔지니어가 구상한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항공 우주국 상부에서 퇴짜를 놓았습니다. 정말로 참신한 프로젝트는 경직된 사고의 소유자들의 관심을 끌지 못하는 법이죠. 당신들은 이제야 정신을 차렸습니다! 우리가 일을 다 완성시키고 난 뒤에 말입니다! 누워서 떡 먹자는 심산 아닙니까!
유감입니다만 인류의 다수를 차지한다는 이유만으로 내 우주선에 <멍청이>들을 태우지는 않겠습니다. 그렇게 되면 매매하며 당신들을 따르는 양 떼 앞에서 당신들의 인기가 높아질지는 모르지만 말이오.
나는 지금 당신들에 대한 지지도 여론 조사나 인기, 당신들의 유권자 이야기르 하는 게 아니라 인류의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당신들의 특권이나 당신들이 받아서 관리하는 뇌물을 이야기하고 있는 게 아니란 말입니다. 새로운 지평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당신들은 단 1분이라도 코앞에 닥친 일에 연연하지 않고 조금 더 멀리 내다볼 수는 없습니까? 당신들을 위해서가 아니라도, 적어도 당신 자시들을 위해서라도 말이오.
당신들은 자식을 사랑하기는 합니까? 여기 모인 정부 대표 중에는 자기 자식이 민간인을 가득 실은 버스에서 자폭 테러를 감행했을 때 박수를 치던 사람들도 보이는군요! 지하철에서 폭탄 테러가 일어났을 때 환호를 보내던 대표들의 모습도 보입니다. 최대한 많은 사람을 살상하기 위해 원자 폭탄을 제조하려는 국가에서 온 대표단의 얼굴도! 이런 분들이 지금 나한테 한 수 가르치려 드는 겁니까?
당신들이 자식을 사랑한다면, 후손들을 위한 계획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지금처럼 아무렇지도 않게 공기와 물을 오염시킬 수 있겠습니까? 언젠가 찾아올 더 나은 미래를 꿈꾸려면 지금부터 그 미래를 구상해야 합니다. 이브 크라메르가 그것을 구상했소! 그리고 내가 그의 생각을 지원하고 있소. 건절석인 일을 할 능력이 없으면 차라리 남들에게 맡기고 지켜보기나 하십시오! 우릴 가만히 내버려두란 말입니다! 당신들이 큰일이라도 터진 것처럼 난리 법석을 떠는 동안 조금이나마 건설적이 ㄴ일을 할 수 있게 날 조용히 내버려두란 말입니다.
이 자리에도 역시나 시대착오적인 사고의 소유자들이 다수를 차지하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내 생각에는 어떤.....

114쪽
<역설>이라는 개념을 도입해서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는 흔히 밤보다는 낮에 더 잘 보인다고 생각하죠. 하지만 틀린 생각이에요. 낮에는 기껏해야 수십 킬로미터 정도밖에 분간이 되지 않습니다. 게다가 하늘에 있는 구름과 대기층 때문에 우리 시야가 제한되죠. 하지만 밤에는......밤에는 몇백만 킬로미터 떨어진 별들도 눈에 보이죠. 밤에는 멀리 보입니다. 우주를, 그리고 시간을 보는 겁니다.

120쪽
이번에도 인간이라는 요소가 모든 걸 뒤죽박죽으로 만들어 놓고 말았다.

: 초인간으로 진화하지 않고 땅만 개척해대는 것은 얼마나 무의미한 일인가.

126쪽
난 불가능한 일인 줄 몰랐어요. 그래서 해낸 거에요.

135쪽
세 종류의 적이 존재한다. 이거 아닙니까? 똑같이 하고 싶은 자들, 반대로 하려는 자들, 아무것도 하지 않으려는 자들, 이 세 종류 말입니다. <모난 돌이 정 맞는다>는 이야기일 테지요.

209쪽
사상적 지도자가 될 생각은 없어요?
아니, 없어. 절대로. 그러려면 내가 더 이상 틀리는 일도, 거짓말을 하지도, 멍청한 소리를 하지도 말아야 한다는 거 아닌가. 난 이 세 가지 자유를 무척 좋아해서 다른 특권들과 맞바꿀 생각이 없어.

212쪽
난 아미노산을 운반하는 운석들이 지구에 생명을 가져왔다고 믿어. 이 운석들은 우주의 정자와 같은 존재지. 운석들이 행성에 닿으면 수정이 되는 거야.

215쪽
실수를 저질러 놓고도 굳건한 모습을 보이는 게 진실을 확보해 놓고도 흔들리는 것보다 낫지. 회의를 품은 사람들의 이야기는 누구도 귀 기울여 듣지 않거든.

이 세계가 얼마나 복잡한데. 사실 조금이라도 확신을 갖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거지.

216쪽
사람들에게는 노예 기질이 있으니까. 사람들은 자유를 요구하면서도 정말로 자유가 주어질까 봐 전전긍긍하고 있어. 반대로 권위와 폭력 앞에서는 안도감을 느끼지.

229쪽
사회적인 동물들의 자연스러운 진화 경향을 보여 주는 두 가지 대표적인 예죠. 개미들의 연대와 쥐들의 이기주의. 인간들은 딱 중간이에요. 협력의 법칙이냐, 양육강식의 법칙이냐. 개미들의 법칙이냐 쥐들의 법칙이냐.

239쪽
인간이라는 요소가 가장 제어하기 힘들어. 빌어먹을.

243쪽
이제 <지구에서처럼>할 때에요. 아니 그보다는 <현실감>을 되찾을 때라고 해야겠군요. 우리들은 그저 인간일 뿐인걸요.

244쪽
˝난 무정부주의자였고. 언제나 경찰도 정부도 없는 세상을 꿈꿨지.˝
˝그건 유토피아에요. 현실에서 법의 공백은 협잡군과 우두머리들에게만 유리할 뿐이에요. 이들은 제재가 없는 틈을 타서 폭력을 이용해 자기들의 법을 다르라고 강요할 거에요.˝

247쪽
최초의 범죄는 최초의 감옥, 최초의 법정, 최초의 무덤, 최초의 경찰, 최초의 정부, 최초의 의회, 최초의 헌법을 탄생시켰다.

250쪽
개미는 경찰이 없이도 도시를 꾸려가는 데 성공했어
모두 자발적으로 참여한 덕분이지

266쪽
우리가 현재 상태에 절대 만족하지 못하는 인간의 속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던 것 같소. 인간은 지구에 있을 땐 우주로 떠나고 싶어하지. 그리고 우주에 있으면 다시 지구로 되돌아가고 싶어 하고.

389쪽
영원히 탈출을 계속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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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타이완을 만났다 - 삶이 깊어지는 이지상의 인문여행기
이지상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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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고 타이완에 가고 싶어진 것은 아니다.
타이완에 가고 싶어져서 이 책을 읽었다.

이지상 작가에게 타이완은 추억이고 첫사랑이었지만
나에게 타이완은 이름만 들어본 낯선 사람이어서
작가가 추억하는 이야기를 조용히 읽고 있자니 소외받는 느낌이다.

어머니가 돌아가신 상처를 안고 타이완에 갔던 작가는
첫 여행의 추억을 따라 타이완을 다니며 다시 삶의 생기를 찾았다길래
나도 그러고 싶었다.

취업의 실패를 어머니를 잃은 슬픔과 상실감에 비유할 수는 없겠지만
사회에서 나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것을 공식적으로 확인해가는 것도 꽤나 힘들다.

요즘엔 낙오자, 실패자, 열등감, 무기력감, 회의주의, 귀차니즘, 잉여로움 등 인생을 좀먹는 감정에 휩싸여 아무것도 안 하고 책이나 찔끔찔끔 읽고 영화와 TV 프로그램이나 하루 종일 보고 있다. 이건 아니다 싶어 뭔가 활력이 될만한 것을 찾았고, 여행을 가기로 했다.

아무 의욕이 없던지라 계획을 치밀하게 세워야 하는 여행은 하고 싶지 않았고 멀리 가고 싶지도 않았다. 돈도 없고. 그래서 대만을 가보기로 했다. 일본은 말이 안 통했고 중국은 비자를 받아야 했다. 또 서울비자신청센터에 가서 서류 작성하고 비자 받고 하기가 귀찮아 비자도 필요 없고 중국어도 통하는 대만을 가기로 했다. 그래서 이 책을 읽었다.

특별한 에피소드나 열정 넘치는 여행이라기보다는 작가의 추억을 되새기며 상처를 치유해가는 여행이기에 책 자체가 흥미진진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타이완과 여행, 세상을 살아가는 것 등에 대한 작가의 시선과 생각이 많이 기록되어 있었고 인문여행이라는 카테고리에 들어맞기 위해 중간중간 타이완의 역사와 문화를 알려주곤 한다.

사실 인문여행이라는 말 자체를 별로 좋아하진 않는다. 세상을 보고 음식을 먹고 사람을 만나고 경험을 하고 새로움을 대하는데 여행이 어찌 인문적이지 않을 수가 있는가. 가끔은 작가의 시선이 인문의 강박에 휩싸여 무리하게 의미를 찾아 나서는 것 같을 때도 있지만, 컨셉이 인문여행인 걸 다시 생각해보면 일관성 있고 목적에 부합하는 것이라고도 볼 수 있겠다. 그래도, 인생에 지나치게 의미를 부여하고 사물에서 무리하게 삶의 의미를 추출해 내는 것은 자연스럽지 않을 때도 있다.

오래된 여행자의 여행을 들여다보는 건 새로 여행을 시작하는 사람에게 길잡이가 되어주고 오래된 여행자의 생각은 새로운 여행자의 시선을 넓혀줄 수 있으니, 이 책이 나의 대만 여행을 더 깊고 넓고 풍부하게 만들어줄 것이라 믿는다. (사실 책 자체는그냥 평이하게 읽었다)

˝삶이 힘들다고 느껴지는 분들, 낯선 땅을 헤쳐 가는 여행이 두렵거나 귀찮아진 분들이라면 타이완에 한 번 가보세요. 거창한 것 기대하지 말고 이웃집 마실 가듯 가보세요. 잘 먹고, 잘 쉬고, 잘 놀다 보면 문득 ‘이게 행복이구나.‘ 하는 기쁨을 누릴 수 있을 겁니다. 단, 겸손하고 느긋한 여행자가 되어.˝

나도 타이완을 다녀와서 다시 잘 살아갈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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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다큐프라임 자본주의
EBS 자본주의 제작팀 지음 / 가나출판사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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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초에 빚이 있어야 돌아가게끔 만들어진 자본주의 사회에서 우리는 아무것도 모르고 금융상품을 사재끼다 파산하고, 정교하고 과학적으로 설계된 마케팅 전략에 의해 소비가 곧 행복이라 믿으며 바닷물을 마심으로 갈증을 해소하려고 한다. 자본주의는 그 구조 자체가 모두가 행복할 수 없는 시스템이고 이제는 1%와 99%의 사회가 되어버렸다. 1%만이 부와 행복을 차지하고 있는 고장 난 자본주의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는 복지 자본주의를 이뤄가야 한다. 복지는 동정에 기반한 기부가 아니라 자본주의가 굴러가기 위한 필요조건이자 창조경제를 이룩하기 위한 최소요건이다. 정부, 은행가, 1%의 사람들만을 위한 자본주의가 아니라 국민 모두가 행복해질 수 있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복지라는 안전망을 깔고 그 위에서 도전하고 창의력을 발휘하여 더 나은 세상, 더 생산성 높은 사회, 모두가 사람답게 살 수 있는 국가를 만들어 가야 한다. 고 이 책은 주장하는 것 같다.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망가진 국가 시스템을 바로잡기 위해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몇 주째 광화문에 모여 주인 노릇을 하고 있다. 이러한 힘을 경제 시스템을 바로잡기 위해 사용할 수는 없을까. 우리나라 국민들은 지금 자신이 나라의 주인임을 재확인하고 주인의 권리를 행사하고 있다. 이러한 경험이 축적되고 성공의 기억이 쌓인다면 정치체제뿐만이 아니라 경제체제를 바꿀 수도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한 해 13,000명이 자살로 목숨을 끊는 나라는 무언가 잘못된 것이 분명하지 않은가. 나라가 성장해도 사람들은 불행하다면 무언가 잘못되지 않았는가. 바꿔야 한다. 더 이상 실패의 책임과 고통을 개개인에게만 돌림으로써 그들을 죽음으로 내몰면 안 된다. 한 번 사는 세상인데 다 같이 잘 살아야 하지 않겠나.

밑줄, 생각

1장. ‘빚‘이 있어야 돌아가는 사회, 자본주의의 비밀

34쪽
‘지급준비율‘은 전체 예금액 중에서 10%만 남기고 나머지는 다시 대출을 해도 된다는 의미다.

35쪽
모두가 한꺼번에 예금액을 찾으려 하면 그 금융기관은 무너집니다.(뱅크런 bank run)

42쪽
은행의 이름에 흔히 들어간 ‘Chartered‘라는 말은 바로 ‘면허받은‘, ‘공인된‘이라는 뜻이다. 풀어서 이야기하면 ‘정부로부터 가상의 돈을 찍어낼 수 있는 면허를 받았다‘는 의미다.

44쪽
˝은행은 무엇을 할까요? 남의 돈을 가지고 돈을 법니다.˝

45쪽
우리나라는 중앙은행인 한국은행이 지급준비율을 결정하며, 현재 지급준비율은 평균 3.5% 내외이다.

47쪽
현대 경제에서 중앙은행은 통화량을 관리합니다.

첫째는 이자율(기준금리)을 통제하는 것.

49쪽
양적완화를 단행했다는 것은 심각한 위기상황에서 통화량을 늘리기 위해 미국 중앙은행이 달러를 더 많이 찍어냈다는 의미다. 앞서 말했던 이자율을 낮춰서 경기를 부양하는 것이 한계에 부딪혔을 때 중앙은행은 직접 화폐를 찍어내서 국채를 매입하는 방법으로 통화량을 늘린다.

50쪽
중앙은행이 이렇게 통화량을 조절하기 위해 돈을 찍어낸다고 말했지만, 사실 중앙은행이 계속 돈을 찍어낼 수밖에 없는 이유는 따로 있다. 그것은 바로 ‘이자‘ 때문이다.

53쪽
은행 시스템에는 ‘이자‘라는 것이 없기 때문에 중앙은행은 이 이자를 만들기 위해서 끊임없이 돈을 찍어낼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55쪽
돈의 양이 늘어나면 물가 상승의 원인이 되고, 인플레이션이 따라온다.

58쪽
슘페터 역시 자본주의 경제는 물결처럼 상승과 하강을 반복(48~60년주기)한다고 주장하면서 이를 ‘콘드라티예프(러시아 경제학자 이름) 파동‘이라고 이름 붙였다.

61쪽
인플레이션 후에 디플레이션이 오는 것은 숙명과도 같은 일이다. 왜냐하면 이제껏 누렸던 호황이라는 것이 진정한 돈이 아닌 빚으로 쌓아올린 것이기 때문이다.

63쪽
내가 이자를 갚으면 누군가의 대출금을 가져와야 한다.

65쪽
그렇다면 누가 파산하게 될까. 당연히 수입이 적고 빚은 많은 사람들, 경제 사정에 어두운 사람들, 사회의 가장 약자들이 파산을 하게 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경쟁‘이라는 것은 필연적일 수밖에 없다. 시스템에는 없는 ‘이자‘가 실제로는 존재하는 한, 우리는 다른 이의 돈을 뺏기 위해 끊임없이 경쟁해야만 한다.

71쪽
서브프라임 모기지론이란 저신용자에 대한 주택 담보 대출을 의미하는 것이다. 돈을 갚을 능력이 없는 사람들에게까지 돈을 빌려줬던 것이다.

72쪽
계속해서 오르던 부동산 가격이 어느 순간 그 거품이 터져버렸고, 금융위기의 원인이 되고 말았다.

73쪽
파생상품이란 금융 계약으로, 신용부도 스왑(Credit Defalt Swap)이 여기 속하죠. 특정 투자의 위험을 여러 투자자들에게 분산시킬 수 있는 상품입니다

75쪽
이 모든 것이 돈을 갚을 수 없는 저신용자에게 대출을 확대한 은행에 큰 책임이 있다고 할 수 있다.

77쪽
자본주의 사회에서 은행이 돈 갚을 능력이 없는 사람에게 돈을 빌려주는 것은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의 차원이 아니다. 그들이 동정심이 있어서, 또는 가혹한 현실에 처한 저신용자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기 위해서도 아니다. 그 모든 것은 이미 자본주의 체제 안에 내재된 법칙이며, 또한 약자를 공멸로 몰아가는 비정한 원리다.

82쪽
처음 달러가 기축통화로 결정된 것은 1944년 7월이었다. 당시 미국을 중심으로 44개 연합국 대표가 미국 뉴햄프셔주 브레튼우즈에 모여 외환금융시장을 안정시키고 무역을 활성화시킨다는 목적으로 ‘브레튼우즈 협정‘을 맺었다. 35달러를 내면 금 1온스를 주겠다는 약속을 하면서 세계 각국의 통화를 달러에 고정시킨 것이다.

83쪽
1971년 미국의 닉슨 대통령은 일방적으로 ˝미국 달러를 보호해야 한다˝며 ‘금태환제‘를 철폐하겠다고 발표했다.

85쪽
달러를 발행하는 곳은 미국 연방준비은행 (Federal Reserve Bank), 흔히 줄여서 FRB라고 부르는 곳이다.

91쪽
기축통화의 조건은 세 가지다. 첫째, 해당 국가의 경제 규모가 세계 경제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해야 한다. 둘째, 국제 거래에서 거부감 없이 많이 사용되어야 한다. 셋째, 안전성이 있어야 한다.

92쪽
˝나는 어떤 꼭두각시가 권력을 획득하는지 신경 쓰지 않는다. 영국의 통화를 지배하는 자가 대영제국을 지배하는 것이고, 나는 영국의 통화를 지배한다˝ - 네이선 로스차일드(로스차일드 금융 설립자)

2장. 위기의 시대에 꼭 알아야 할 금융상품의 비밀
109쪽
˝(은행)직원들이 특정 상품을 추천하는 이유는 딱 하나입니다. 본사에서 프로모션이 나온 거죠.˝

115쪽
은행은 그저 기업일 뿐이다.

117쪽
모든 상품은 장단점이 있게 마련이란 사실을 인식하고, 그 상품의 수익률과 함께 위험성에 대한 설명도 반드시 들어야 한다. 모르면 묻고, 이해가 될 때까지 질문해야 한다. 그것이 ‘자신의 이익을 먼저 추구하는 은행‘과의 공정한 거래법이다.

123쪽
BIS는 은행의 자산이 얼마나 건전한지, 그러니까 얼마나 ‘믿을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표라고 할 수 있다.
이 지표가 5% 미만이면 경영개선권고, 3% 미만이면 경영개선요구, 1%미만이면 경영개선명령을 내릴 수 있다.
만약 은행이 예금을 빼서 후순위채권으로 돌리면 부채가 줄어들게 된다. 그렇게 해서 BIS가 높아지면 ‘자산이 건전하다‘는 인정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125쪽
예금 같으면 은행 측에서 보면 빚이죠. 언젠가 고객에게 돌려주어야 하니까 부채로 잡힙니다. 하지만 채권은 부채로 잡히지 않습니다. 따라서 BIS비율을 높일 수 있는 것입니다.

126쪽
은행은 맑은 날에는 우산을 빌려줬다가 비가 오면 우산을 걷는다.

131쪽
펀드란 다수의 사람들에게서 자금을 끌어모은 후, 이 돈을 채권이나 주식에 투자해서 그 수익을 나눠 갖는 금융상품이다.
내가 펀드를 사면, 나와 같은 상품을 산 사람들의 돈을 합쳐서 ‘수탁회사‘로 가게 되고, 수탁회사는 돈을 보관하고 있으면서 자산운용회사에 있는 펀드매니저와 협의를 해 투자를 결정한다.

펀드는 저축이 아니라 투자라는 점이다. 투자라는 말은 한마디로 돈을 전부 날릴 수도 있다는 뜻이다.

펀드는 어디에 투자하는지에 따라서 주식형, 채권형, 혼합형으로 나뉜다. 그중에서 주식형은 고수익이 가능하지만 위험이 큰 ‘고위험 상품‘으로 분류된다.

137쪽
매매회전이란 고객의 돈으로 주식을 샀다가 다시 돈으로 환매하는 것을 말한다. 이렇게 한 바퀴 도는 것을 ‘회전율 100%‘라고 말한다.
회전율이 높다면 당연히 수수료가 높아지고 이는 투자자의 손실로 돌아온다.

150쪽
보험은 크게 ‘정액보장 상품‘과 ‘실손보장 상품‘이 있다.

151쪽
정액보장 상품으로 1억짜리 암보험 세 개를 든 후 암에 걸렸다면 중복보상이 가능하기 때문에 각각 1억씩, 총 3억 원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실손보장 상품은 말 그대로 실제 일어난 손실에 비례해 보상해 주는 상품이다. 보험을 세 개나 들었어도 손해액을 나눠서 지급하기 때문에 받을 수 있는 돈은 딱 1억 원뿐이다.

152쪽
파생상품은 ‘그 가치가 통화, 채권, 주식 등 기초금융자산의 가치변동에 의해 결정되는 금융계약‘이다.
파생상품에는 선도계약, 선물, 옵션, 스왑이 있다.

188쪽
˝한 나라를 정복해 예속시키는 방법은 두 가지다. 하나는 칼로 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빚으로 하는 것이다˝ - 존 애덤스(미국 대통령)

3장. 나도 모르게 지갑이 털리는 소비 마케팅의 비밀
201쪽
˝마케터들이 키즈 마케팅을 하는 이유는 부모의 구매 행동에 영향을 주기 때문입니다. ˝

205쪽
˝남성과 여성은 큰 차이가 있어요. 여성이 감정적으로 훨씬 더 약하죠. 여성들은 때로 더 나약하고, 그래서 ‘화장품 병 속의 희망‘을 찾죠.˝

206쪽
여성은 판매자와의 감정적 교류도 상당히 중요하게 생각한다. 여성이 상대적으로 비합리적인 소비를 하는 또 하나의 이유는 ‘관계지향적 소비‘를 한다는 점이다.

210쪽
‘여성 마케팅‘이란 곧 ‘소비에서는 여성들이 훨씬 더 약점을 가지고 있으니 더 집중공략하라‘는 자본주의의 주문일 뿐이다.

214쪽
˝마케팅이란 다양한 기술을 사용해 전략적으로 유혹해서, 이유는 모르지만 그 상품이 필요하다고 느끼게 하는 것입니다.˝

215쪽
실제로 반시계 방향으로 매장을 돌 때 7% 더 많이 구매합니다. 또한 과속 방지 턱을 설치하기도 하죠. 그러면 쇼핑 카트가 진동하기 때문에 천천히 걷게 돼요. 그 결과 상품을 더 사게 되죠. 쇼핑 카트의 크기를 더 크게 만들기도 합니다. 클수록 더 많이 구매하니까요.

216쪽
음식 등 무언가의 냄새를 맡으면, 감각을 자극하고 오감 모두를 통해 허기를 더 느껴요. 결국 더 많이 사게 되죠. 음식뿐 아니라 모든 상품을 더 많이 사게 됩니다. 몸에 갈망이라는 감각을 심어놓기 때문이에요.

217쪽
소비자들은 ‘필요한 것을 구매하는 사람‘이 아니라 ‘필요하지 않은 것까지도 소비해 자본주의의 잉여생산물을 떠맡는 사람‘이 되어주어야 하는 것이다.

221쪽
우리의 소비 행동은 95% 이상 무의식이 결정한다고 한다. 이러한 무의식적 소비행위에 있어서 가장 중요하게 작용하는 것은 ‘오감자극 마케팅‘이라고 할 수 있다.

일단 사고 싶다는 욕망이 든 후에는 그것을 의식적으로 합리화하는 과정이 발생합니다.

232쪽
과소비 지수
1 : 재정적 파탄 상태
0.7 : 과소비 상태
0.6 : 적정소비 상태
0.5 : 근검절약형

234쪽
첫째가 불안할 때, 둘째로 우울할 때, 그리고 셋째 화가 났을 때 소비가 더 쉽게 일어난다고 한다.

243쪽
사회적으로 배척을 당했을 때는 이를 보완하고 싶은 욕구가 생기고 타인에게 ‘나는 이런사람이다‘라는 것을 드러내고 싶은 마음이 생겨난다.이것이 과소비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이다.

246쪽
청소년들이 가장 많이 느끼는 감정은 바로 외로움입니다. 이 외로움을 메워줄 수 있는 곳이 바로 또래집단이죠. 또래가 가지고 있는 물건을 나도 가짐으로써 같은 소속감을 가지게 됩니다.

249쪽
일반적으로 현금을 쓰면 뇌는 고통을 느낀다. 자신에게 있던 중요한 자산이 손실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카드를 쓰면 뇌에서 고통을 느끼는 중추신경이 마비가 된다.

252쪽
사람들은 자신들이 깨닫지 못하는 사이,실연이나 슬픈감정을 느낄 때면 평소보다 더 간절히 물건이 갖고 싶어지고, 더 많은 돈을 내려고 합니다.

255쪽
사람들은 슬프면 평상시보다 소유한 것을 더 낮은 가격에 팔려고 합니다. 그리고 물건을 살 때 평상시보다 더 많은 돈을 지불하려 하죠.

이제까지의 모든 실험을 정리해 보면 소비는 결코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것이 아니다. 오히려 소비는 감정에 의해 더욱 영향을 받는다. 슬픔, 불안, 우울, 외로움이 소비를 더 부추기며, 외적 요인인 신용카드가 뇌의 고통을 덜어주어 더 많은 소비를 유발하는 것이다.

260쪽
사람들의 내부에는 ‘현실적인 나‘와 ‘이상적인 나‘라는 것이 있다. 현실의 나는 늘 이상적인 나를 따라가려고 애쓴다. 하지만 둘 사이에는 언제나 거리가 존재한다. 그리고 그 간극을 메우기 위한 행위로 소비를 하는 것이다. 자존감이 낮을수록 현실 자아보다 이상 자아가 높고, 그만큼 많은 차이가 나게 된다. 그래서 자존감이 낮을수록 그 간극을 메우기 위해 더 많은 소비를 하게 되는 것이다.

262쪽
˝미국은 과소비에 중독된 사람들의 나라입니다. 더 깊은 만족을 이루기 위해서는 쾌락을 잠시 미뤄둬야 하는데 그걸 너무 못해요. 아무 미성숙한 사회에요. 우리는 성숙하지 못하고 더 깊은 만족을 얻는 것을 이해 못 해서, 과소비를 하죠. 너무 슬프게도, 많은 제3세계 국가들이 미국의 제일 나쁜 점을 모방한다고 생각해요. 크고 화려한 제품들이며 새 휴대폰을 원하죠. 우리 문화에서 좋은 면이 아니라 가장 나쁜 면을 받아들였어요.˝

263쪽
쇼핑중독 체크 리스트 일부
(1) 쇼핑 습관을 스스로 통제하지 못한다.
(2) 쇼핑할 때 죄책감이 든다.
(3) 쇼핑할 때 드는 돈과 시간이 점점 늘어나지만 별다른 느낌이 없다.
(4) 가족이 보지 못하도록 쇼핑한 물건들을 숨기곤 한다.
(5) 쇼핑은 긴장이나 불안을 풀어주는 취미 생활이다.
(6) 물건이 필요해서, 라기보다는 사는 행위 자체를 더 즐긴다.
(7) 쇼핑을 한 뒤 사용하지 않는 물건이 집안에 가득하다.
(8) 주위에 돈 문제를 일으킬 정도로 쇼핑을 많이 한다.
(9) 얼마나 쇼핑을 많이 하는지 알면 다른 사람이 기절할 정도다.
(10) 물건을 사면 기분이 좋아진다.

5, 6, 10번 : 기분파
2, 3, 4, 7, 9번 : 과소비
1, 8번 : 쇼핑중독

268쪽
소비와 행복은 결코 정비례하지 않는다.

271쪽
물질에 대해서 돈을 쓰는 소비보다는 내 삶을 풍요롭게 하는 어떤 삶의 경험에 투자하는 쪽이 훨씬 더 오래 기억되고 또 그 만족감과 행복감도 오래 지속됩니다.

272쪽
폴 새무엘슨은 ‘행복은 소비를 욕망으로 나눈 것‘이라는 행복지수 공식을 만들었다.

273쪽
유한한 소비를 늘릴 수 없다면 우리는 욕망을 줄여야 한다.

4장. 위기의 자본주의를 구할 아이디어는 있는가

281쪽
자본주의는 구조적인 특성상 계속해서 악순환의 굴레를 만들어간다. 자본주의 체제가 존재하는 한 은행은 끊임없이 신용창조를 통해 돈을 부풀릴 수밖에 없고, 누군가는 빚을 지고 파산을 해야 하며, 그 안에서 금융자본은 계속해서 더 많은 수익을 올린다.

290쪽
‘인간은 이기적인 존재이다. 그런데 어떻게 인간이 이기심을 누르고 도덕적인 판단을 할 수 있을까?‘
이 질문에 대해서 아담 스미스는 기본적으로 인간은 사회적인 존재이고, 사회적 존재로서 도덕적인 행동을 해야만 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것이 가능한 것은 마음속에 우리의 행동을 지켜보고 있는 ‘공명정대한 관찰자‘가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294쪽
그 결과 스미스는 ‘국부‘는 ‘모든 국민이 해마다 소비하는 생활필수품과 편의품의 양‘이라고 새롭게 정의를 내렸다. ‘어디서든지 노동이 이루어지면 부가 생산될 수 있다‘는 생각을 정리한 것이었다.

또한 모든 가치는 노동에 의해 생기므로 상품의 교환가치는 그것을 생산하는 데 들어간 노동량으로 정해야 한다고 했다.

299쪽
그의 이상은 ‘인간의 도덕적 범위 내에서 완전히 자유로운 시장 체제‘로 요약할 수 있다.

300쪽
국민 대부분이 가난하고 비참한 생활을 하는데, 그 나라가 부유하다고 말할 수는 없다. (애덤 스미스)

303
변증법은 세상의 모든 것, 즉 인간도, 자연도, 사회도, 그 어떤 것도 고정불변이 아니라 정반합의 법칙으로 끊임없이 변화한다는 철학이다.

309쪽
<자본론>에서 제일 먼저 다루는 것은 바로 ‘상품‘이다. 상품은 인간이 생산하고 사용하는 모든 물건을 말한다. 상품은 쓸모가 있는지를 따지는 ‘사용가치‘와 교환할 수 있는지를 따지는 ‘교환가치‘, 두 가지를 다 가지고 있는 것이라고 마르크스는 정의했다. 그리고 이러한 상품은 노동을 통해 생산해 낸 것이라고 주장했다. 즉, 상품의 가치를 표시하는 수단이라고 보고, 돈이면 뭐든지 다 된다는 화폐의 물신성이 생겨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한 그는 아담 스미스와 데이비드 리카도의 노동가치론을 이어받아 노동이 최고의 가치라고 전제했다. 하지만 아담 스미스의 분업은 오히려 노동자를 기계 부품처럼 만들어버린다고 주장했다.

314쪽
마르크스는 노동시간의 연장으로 만들어지는 잉여가치를 ‘절대적 잉여가치‘라고 정의했다.

315쪽
그(마르크스)는 더 많은 이윤을 얻으려 하는 자본가의 이기심 때문에 기계가 계속 노동을 대신하면, 실업자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렇게 되면 일하려는 사람이 많기 때문에 임금은 더 낮아지고, 상품은 쏟아져 나올 수 있지만 팔리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결국 나중에는 기업도 자본가도 망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따라서 이때부터 자본주의의 위기인 공황이 시작되고, 참다못한 노동자들이 혁명을 일으킬 것이라고 했다. 마르크스는 ‘‘결국 자본주의는 무너지고 사회주의가 나타날 것이다‘라고 경고했다.

324쪽
1929년 10월 29일 미국 대공황

325쪽
이 책(고용, 이자 및 화폐에 관한 일반 이론)에서 케인스는 공황의 원인을 수요부족이라고 주장했다. 소득이 늘어난다고 수요가 똑같이 늘어나지 않으며, 현실적인 수요량을 ‘유효수요‘라고 정의했다.

326쪽
경제가 잘 돌아가려면 소득과 수요가 거의 같아야 하는데, 덜 쓰다 보니 경기가 침체되어 공황이라는 현상이 나타났다는 이야기다. 정부의 역할에 관한 케인스의 새로운 이론은 ‘거시경제학‘이라는 학문을 탄생시켰다.

327쪽
공황에서 벗어나는 길은 정부가 재정지출을 확대해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며, 그렇게 완전고용이 이루어지면 현실적인 수요가 늘어나 경제가 되살아날 것이라고 주장한다.

329쪽
˝케이스는 두 가지 문제를 해결하면 자본주의는 생존할 수 있을 거라고 했어요. 첫째, 좋은 수준의 고용률, 둘째, 더 평등한 사회. 정부는 완전 공용에 대한 책임이 있습니다. 최상의 고용률과 생산율을 유지해야 하는 거죠.˝

˝불평등한 소득분배는 세금제도를 통해 해결할 수 있어요.

333쪽
그(하이에크)는 1944년 자신의 주장을 담은 책, <노예의 길>을 펴냈다. 하이에크는 너무 많이 투자됐고, 너무 많이 써서 공황이 왔다고 진단했다. 그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시장의 조정능력을 신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335쪽
1970년대가 들어서자, 끝나지 않을 것만 같았던 호황에도 위기가 찾아왔다. 그런데 그때의 위기는 이제까지와는 전혀 다른 양상으로 번졌다. 바로 경ㅇ기 불ㄹ황과 인플레이션이 동시에 오는 ‘스테그플레이션‘이 시작된 것이다.

˝하이에크의 주요 이론은 인간이 이성적인 존재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인간의 행동은 불완전한 지식에 기초합니다. 이 기본적인 통찰에서 하이에크의 주요 이론이 나옵니다. 그의 주요 이론은 ‘계획자의 부족한 지식 때문에 중앙경제 계획은 실패하기 쉽다‘는 것입니다.

338쪽
레이건은 하이에크와 같은 시장주의자인 시카고학파 밀턴 프리드만의 이론을 기반으로 레이거노믹스를 시행했다.

5장. 복지자본주의를 다시 생각한다.

352쪽
자본주의가 위대한 이유는 개인에 맞게 행복을 추구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354쪽
자본주의는 가난한 사람들을 양산하는 시스템을 만들었습니다. 근로자를 양산하는 시스템이 아니라요.

355쪽
˝아마도 몇 가지는 수정이 되더라도 제발 유일하게 기능하는 자본주의를 내다 버리지 않게 조심해야 합니다.˝

361쪽
2012년 4월 기준으로 우리나라 소득 상위 1%가 한 해 버는 돈이 38조 4천790억 원. 상위 1%가 국민소득 16.6%를 가져가는 상황이다. 더 놀라운 것은 OECD국가 중 미국의 17.7%에 이어 2위라는 점이다.

366쪽
무역은 일자리의 수를 바꾸지 않습니다. 일자리의 종류를 변경시킵니다.

370쪽
˝복지란 비참한 사람들이 발생하게 된 것에 대한 부담을 나누기로 하는 것이죠. 일종의 보험과 같습니다. 자본주의를 보험 없이 할 수 없어요. 보험 없이 배를 바다로 내보낼 사람은 없을 겁니다.˝

˝복지란 우리가 서로에게 해주는 보험입니다.˝

˝복지란 사회가 가장 연약한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한 사회 안전망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고장 난 자본주의를 바꾸기 위해 바로 국민을 위한 복지를 생각해야만 한다. 정부도 시장도 아닌 국민이 주인이 되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371쪽
현대 자본주의가 낳은 양극화, 불평등, 빈부격차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복지자본주의‘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372쪽
경제발전을 위해서는 공급이 늘어나는 데에 따라 수요가 늘어나야 한다. 그런데 만약 경제성장의 결과가 사회의 구성원들에게 골고루 분배되지 않으면, 생산의 증가를 따라갈 수 있는 소비의 증가가 수반되지 않는다. 그렇게 되면 과잉생산이 발생하여 공황이 일어나게 된다. 한마디로 공황은 ‘분배의 불균형‘에서 발생한다는 것이다. 역으로 말하면, 경제성장은 제대로 된 분배에 의해서만 달성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맬더스는 이렇게 말했다.
‘가난한 자의 주머니를 채워라. 그러면 소비가 촉진된다.‘
가난한 사람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사회적인 비용이 많이 들게 되므로, 방치하는 만큼 더 큰 부메랑이 되어 모두를 힘들게 할 것이라는 뜻이다. 그러므로 복지를 하는 것이 더 경제적이라고 할 수 있다.

373쪽
소비성향 : 처분가능한 소득 중에서 얼마나 소비하는지의 비율
최상위 계층은 평균보다 소비성향이 낮다. 최하의 계층은 평균보다 소비성향이 높다. 소득과 소비성향의 관계 때문에 사회 내 빈부격차가 커지면 전체소비는 오히려 감소한다.

374쪽
가난한 사람들이 있으면 돈이 많이 들어요. 세금을 내지 않고 세금을 받기만 하죠. 복지의 목적은 사람들이 힘든 시기를 지나서 생산적이 되도록 돕는 것이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 일자리가 있어야 하죠.

376쪽
창의성에서 상위권을 차지하는 나라와 복지지수 상위권의 나라가 중복된다.
한마디로 복지국가의 국민이 창의성 지수가 높다고 할 수 있다.

378쪽
재기할 수 있다는 보장이 있기 대문에 사람들이 모험할 수 있게 됩니다. 모험과 창의력, 발명과 혁신, 이런 것을 촉진하는 효과를 복지국가가 갖는 것이죠.

379쪽
한 연구에 의하면 부유한 계층일수록 그 자녀들은 모험적인 일을 선택한다고 한다.

복지국가는 단순히 ‘약자를 돕자‘는 차원을 넘어서 창의성을 키우는 기본 조건이며, 국가의 미래 성장을 위해서 꼭 필요한 조건이 된다.

384쪽
˝덴마크의 경우입니다. 어던 사람이 일자리를 잃었습니다. 본인 잘ㄹ못이 아니고 산업이 변화해서요. 그러면 정부가 교육훈련 프로그램에 보냅니다. 6주가 걸릴 수도 있고,, 박사 학위가 필요할 수도 있어요. 정부에서 이 과정을 마칠 때까지 수입의 90%를 제공해 줍니다. 그 후 일자리를 찾아주죠. 구직자는 일자리를 거부할 수 있습니다. 그럼 두 번째 일자리를 찾아줘요. 그것을 거부하면 보조금의 90%를 잃어요. 다음에 어떻게 되냐고요? 사람들이 스스로 일자리를 찾죠.˝

386쪽
간디가 말한 7가지 악덕
철학 없는 정치
도덕 없는 경제
노동 없는 부
인격 없는 교육
인간성 없는 과학
윤리 없는 쾌락
헌신 없는 종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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