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하늘은 올려다보는 그대에게 상냥하게 - JM북스
마쿠라기 미루타 지음, 손지상 옮김 / 제우미디어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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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하늘을 올려다봤다.
밝은 게 둥둥 떠 있다. 조용히 불타오르는 듯 보이기도 한다.
오늘 밤도 야광 애드벌룬은 밤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SNS글을 긁어모으고 있다. (2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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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하늘은 올려다보는 그대에게 상냥하게》는 아름답지만 그 말을 꺼내기 미안할 정도로 슬픈 이야기였다. 그럼에도 아름다운 건 미어지는 가슴에 따뜻한 온기를 전해주기 때문이다.

주인공 다스쿠는 낮에는 기간제 교사, 밤에는 야광 애드벌룬 관리인 속칭 '벌룬 선생님'이었다. 그가 띄운 애드벌룬의 그물현수막에는 SNS '오퍼스' 이용자들이 입력한 메시지가 매초 달라지면서 밤하늘을 비추었다. 때로는 독백, 때로는 비밀대화처럼 반짝인 메시지들은 다스쿠의 섬세한 관리로 정도의 선을 달리고 있었다. 그러나 '시부야구 계획정전'으로 달아오른 SNS 분위기 속에 다스쿠도 남긴 들뜬 메시지는 뜻밖의 상황을 일으키게 된다.

>> 밤이 무서운 사람도 있거든요.

평화롭던 밤하늘에 찬물을 끼얹은 메시지.

책은 다스쿠가 메시지의 주인과 만나면서 느낀 감정을 따뜻하고 잔잔하게 그려냈다. 다스쿠가 가르친 마키세의 다정한 미소처럼, 책안의 행복과 슬픔은 수면의 잔물결처럼 넘칠듯 넘치지 않아 더 깊은 여운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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뺨이 흐르는
눈물 닦지 않은 채
한 줌의 모래 움켜쥐어 보이던 사람 잊지 못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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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하늘의 애드벌룬이 달보다 낭만적인 소설. 

《밤하늘은 올려다보는 그대에게 상냥하게》의 애드벌룬은 단순히 SNS 메시지창이 아니었다. 때로는 고독에서 벗어나게 해주고, 때로는 더욱 고독하게 만들어주는 매체였지만, 다스쿠와 등장인물들에게는 서로 교감하고 마음을 치유하는 등불이었다.
내가 사는 곳은 애드벌룬을 보기 힘들지만, 언젠가 어느 도시의 밤하늘에서 애드벌룬을 보게 된다면, 그 문구가 무엇이든 누군가에게 어쩌면 나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아른아른 반짝일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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