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은 이것을 상상력이라고 한다 - 우리가 오해한 ‘과학적 상상력’에 관한 아주 특별한 강의
이상욱 지음 / 휴머니스트 / 2019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흔히 과학자라고 하면, 차갑고 이성적인 이미지가 강하다. 드라마나 소설에서만 봐도 과학자들은 독단적이고 공감력이 떨어진 인물로 그려지는 경우도 많다. 누구나 체득할 만큼 과학기술은 크게 발전하였으나 그 성과를 이룬 과정은 잘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일 수 있다. 


책은 시작하기 앞서 서양의 교양과목 변천을 통해 우리가 자유로운 시민으로서 과학기술을 통합적으로 이해하고 토론하여 중요한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바랐다. 그리고 '과학기술의 혁신을 이루는 데 결정적 기여를 한 상상력'과 '과학기술 연구의 예술적 성격', '과학기술 연구에 필요한 창의성', '21세기 한국사회가 처한 탈추격형 과학기술개발단계'를 다양한 사례와 함께 소개했다.


그 사례들 덕분에 그동안 막연히 과학에도 '상상력'이 있다고 생각한 무심함을 자각할 수 있었다. 처음 알려주신 '코페르니쿠스 혁명'부터 참 인상적이었다. 지구중심 우주모형에 누구보다 통달했던 분이 새로운 이론을 제시한 점에 담긴 많은 의미를 알려주셔서 좋았다. 또 태양중심설은 단순히 기존 이론을 뒤엎은 이론이라고만 생각했는데 꼭 그렇게 이분법적으로 생각할 필요가 없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이뿐 아니라 '천왕성과 뉴턴의 만유인력'에서도 발산적 상상력과 수렴적 상상력이 적용되는 경우를 알기 쉽게 들려주셔서 좋았다. '보일의 진공펌프실험'에서는 당시 정치사회적 절차가 과학연구결과가 인정받는 데 어떤 영향을 주는지 알 수 있어 흥미로웠다.


한편 '갈릴레이의 환원적 접근법'과 '인공-자연 이중정체성을 지닌 온코마우스'를 통해 이제껏 오해한 '통제실험'에 대해서도 새롭게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 보통 과학하면 극단적으로 통제된 실험이 떠올랐는데, 이는 자연과 전혀 괴리되는 게 아니라 오히려 복잡하고 다양한 자연현상을 개별적인 인과작용을 통해 이해하기 위한 과정임을 알 수 있었다. 또 우리가 상상하는 '자연'은 원시자연이지만 실제로 우리에게 영향을 주는 자연은 그렇지 않아서 실험의 통제도 이해됐다.


과학의 상상력이란, 단순히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는데 그치지 않고 가설과 실험, 검증하기까지 반영되지 않는 부분이 없었다. 실패도 전환의 계기가 되듯 무의미한 실험은 없다. 앞으로의 과학기술이 상상력을 통해 더나은 '유'로 거듭나길 바라며, 이 책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과학을 보는 시선이 넓어지면 좋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